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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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개리 돌아와야 되는 이유

D.H.Jung 2012. 9. 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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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에서 개리가 차지하는 비중

 

<슈퍼7> 콘서트 논란으로 개리는 예능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 멀쩡히 잘 하고 있는 <런닝맨>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런닝맨> 제작진은 물론이고 <런닝맨> 팬들에게도 그렇다. 개리가 <런닝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중단 선언과 함께 <런닝맨> 팬들이 “개리쒸 없으면 무슨 재미로...”라고 우려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런닝맨'(사진출처:SBS)

아마도 <슈퍼7> 콘서트 논란이 가중되기 이전에 찍은 것이겠지만, 태연과 중년의 미친 존재감들 손병호, 신정근, 이종원, 고창석이 출연한 분량에서 개리는 그 존재만으로도 <런닝맨>에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개리는 송지효와 짝을 이뤄 서로의 존재감을 키워낸 인물이기도 하다. 둘의 밀고 당기는 멜로적인 관계 설정은 액션과 승부의 장일 수밖에 없는 <런닝맨>에 로맨틱 코미디적인 웃음을 만들어주곤 했다.

 

송지효의 열애사실이 공표된 후에도 개리는 그녀와의 관계를 잊지 못하는 자신의 캐릭터를 고수하곤 했다. 마치 헤어진 연인처럼. 이 관계는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 적절히 활용될 수 있었다. 멋진 남자 게스트가 나와 송지효와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개리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식이다. 이런 순애보적인 느낌은 순수한 멜로의 주인공처럼 개리를 캐릭터화 했고 바로 이 캐릭터는 여자 게스트가 나왔을 때도 그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태연과 우연하게 포옹을 하게 되자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파티션을 넘어뜨리기도 하는 그런 장면은 개리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분량이다. 이것은 <런닝맨>에서 여성 시청층들에게 개리가 어떤 존재인가를 잘 말해준다. 개리가 있어 만들어지는 그 남녀 간의 밀당과 로맨틱한 분위기의 웃음(게다가 순수한 느낌까지 준다)은 하하나 광수가 만들어내는 조금은 장난기 가득한 설정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개리가 있는 <런닝맨>과 없는 <런닝맨>은 그 공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굳이 개리가 예능 중단 선언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사실 <슈퍼7> 콘서트 논란에서 리쌍이 그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됐던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리나 길이나 모두 예능에서는 한참 후배격일 수밖에 없다. <슈퍼7> 콘서트를 (주)리쌍컴퍼니에서 주최했다고 해도 그 주도권이 리쌍에게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한도전>의 예능 선배들이 어쩌면 부탁한 일일 것이며, 그래서 좀 더 잘해보자 했던 것이었을 게다. 김장훈도 실질적으로 콘서트를 구상한 건 자신이라고 밝히지 않았던가.

 

물론 자신이 대중들에게 곡해되는 그 심경이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건 이해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던 프로그램을(해도 너무 잘 하던) 갑자기 그만 두는 것은 자칫 그 프로그램과 그걸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 수 있다. 개리 스스로도 <런닝맨>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또 시청자들도 그런 개리를 계속 보고 싶어 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될 것이 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런닝맨>측은 “개리가 하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말하며 그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들도 원하는 일이다. 물론 힘겨운 선택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대중과 함께하는 개리이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런닝맨>에서 다시 힘차게 달리는 그를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