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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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기막히게 적절했던 벚꽃엔딩의 의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4. 5. 09:02
과 버스커버스커의 '벗꽃엔딩' 그것은 해피엔딩이었을까 새드엔딩이었을까. 의 엔딩은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는 어딘지 동화적인 공간 속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보게 된 오수(조인성)와 오영(송혜교)의 키스로 끝이 났다. 겉으로 보면 해피엔딩처럼 보여지지만, 그 장면이 가진 동화적인 느낌은 그것이 모두 한 자락 꿈 같은 아련함을 남기기도 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한 열린 선택이었던 셈이다. 드라마의 스토리구조 상 는 비극일 수밖에 없다. 죽음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그 위에서 삶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살아야 되는 이유’ 혹은 ‘사랑이라는 삶의 존재 근거’ 같은 주제의식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죽음일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이라는 비극을 그저 비극으로만 바라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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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멜로는 어떻게 세상과 대결하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3. 30. 08:30
'그 겨울', 이미 해피엔딩인 이유 멜로라는 장르는 그저 판타지에 불과할까. 우연적인 만남, 운명적인 사랑, 신분과 죽음마저 초월하는 사랑... 멜로라는 장르에는 분명 판타지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판타지들이 하나 둘 모여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어떤 울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멜로가 단지 판타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판타지가 환기하는 현실을 지향하기도 한다는 걸 말해준다. 는 ‘슬픈 동화’ 같은 판타지를 통해 돈에 지배된 살벌한 현실을 에둘러 보여주는 멜로다. “차라리 사기를 치지. 사랑을 하게 하지 말 걸. 나 같은 놈, 사랑을 하게 하지 말 걸.” 오수(조인성)의 참회는 이 드라마가 가진 대결의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짜 오빠 행세를 하며 78억을 받아내기 위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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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과 김태우가 보여준 악역의 품격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3. 23. 08:30
의 배종옥과 김태우, 악역에도 격이 있다 에서 왕비서(배종옥)과 조무철(김태우)은 미스테리한 인물들이다. 누가 봐도 악역이지만 그 속내를 좀체 알 수가 없다. 왕비서는 눈 먼 오영(송혜교)의 뒷바라지를 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마치 엄마처럼 오영을 걱정하고 챙기지만, 그녀가 사실 오영의 눈을 멀게 방치했다는 사실은 그것이 모성이 아니라 모성에 대한 괴물 같은 집착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녀는 오영을 평생 옆에 두고 챙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 했던 것. 왕비서가 자신의 집착이면서도 그것을 모성으로 꾸몄다면, 조무철은 정반대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무철은 오수(조인성)로 하여금 오영에게 거짓 오빠 노릇을 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100일 안에 78억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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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어쩌다 박정아는 잊혀진 존재 됐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1. 21. 08:27
, 최윤영과 박정아 주조연이 바뀌었나 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호정(최윤영)이다. 상우(박해진)가 본래 진지하게 사귀었던 인물이 호정이 아니라 미경(박정아)이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 갑작스런 변화는 당혹스러울 정도다. 한 회 분의 방송분량으로만 비교해 봐도 호정과 미경이란 캐릭터는 이제 주조연이 바뀌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우와 사귀던 시절만 해도 미경의 분량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호정은 그저 한 때 스쳐 지나는 한 조연에 불과했었지만, 지금은 미경의 존재감을 거의 지워버릴 만큼 그 방송분량이 많아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사랑과 결혼이라는 것이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래도 개연성이라는 것을 따라야 하는 게 사실이다. 상우와 미경은 서로 사랑했던 사이였고,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