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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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거탑'식 군대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옛글들/명랑TV 2013. 2. 18. 11:03
과 의 성공 요인 군대 이야기만큼 닳고 닳은 소재가 없지만, 이 이야기만큼 공감가고 관심이 가는 소재도 없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이야기들. 그래서 흔해 빠질 수밖에 없는 군대 이야기의 관건은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 것인가가 된다. 똑같은 군대 이야기라도 어떤 이들은 군대 문턱에도 가보지 않았던 여성들의 귀까지 쫑긋 세우게 만들지만, 어떤 이들은 지겹게 들은 이야기의 반복으로 여겨지게 만들기도 한다. tvN의 과 공군에서 을 패러디해 만들어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미국 언론에도 호평을 받은 의 성공은 바로 이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낸 데 있다. 군대 이야기의 대부분은 과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혹한기 훈련을 이야기 하며 오줌만 눠도 얼음이 얼더라는 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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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의 패러디가 불편한가옛글들/명랑TV 2012. 11. 9. 09:16
왜 패러디를 패러디로 못볼까 ‘전통적인 사상이나 관념, 특정 작가의 문체를 모방하여 익살스럽게 변형하거나 개작하는 수법.’ 다소 문학적인 틀에 갇혀 있던 이러한 패러디의 고전적 의미는 현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영상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표현기법 중의 하나가 되었다. 표절과 헷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원본이 전면에 드러나느냐 아니냐다. 알다시피 패러디는 원본이 있다는 것을 수용자가 인지해야 가능한 기법이다. 을 같은 서체로 이라고 쓰고 그 형식을 가져오면 누구나 그것에서 이라는 원본을 떠올릴 수 있다. 따라서 패러디에서 원본은 늘 전면에 내세워진다. 반면 표절은 늘 원본을 숨긴다. 그저 가져다 도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본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술을 펴는 것. 그것이 바로 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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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수다', 이 사골 같은 개그가 사는 법옛글들/명랑TV 2011. 8. 23. 09:48
패러디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한 '나도 가수다' 패러디는 낮은 자의 전술이다. 즉 아무 것도 없는 자들은 권위 있는 어떤 것을 끌어와 패러디를 함으로써 시선을 집중시키고 동시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나도 가수다'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를 패러디한다. 신정수 PD가 '신들의 공연'이라고 추켜세웠던 그 무대. '는'이라는 조사를 '도'로 바꾼 것뿐이지만 그 뉘앙스가 주는 절절함은 이 사골 같은 개그의 밑바탕이 된다. '나도 가수다'에서 이소라를 패러디한 이소다(김세아)는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한다. "공연장에 와주신 관객여러분 그리고 청중평가단 여러분... 어디 계십니까?" 그렇다. 그들이 선 무대에는 관객도 청중평가단도 없다. 물론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도 많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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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과 패러디, 왜 뗄 수 없나옛글들/명랑TV 2009. 3. 14. 07:23
‘무한도전’, 패러디의 역사를 쓰다 “아버님은 일본 분이시잖아요?”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정준하에게 여자친구의 아버님에 대해 이렇게 물었을 때, 인터뷰 모양새로 이것저것 물어보던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 아버님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 때 마침 이런 자막이 나와 상황을 정리한다. ‘형돈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 올킬.’ 만일 이 자막에 웃음을 터뜨린 분들이라면 아마도 여기 등장한 ‘올킬’이라는 단어에서 저 ‘야심만만2’에서 새롭게 시도하다 사라진 올킬 시스템을 떠올렸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이처럼 이제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이든, 이미 사라져버린 포맷 형식이든 상관없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패러디의 소재로 받아들인다. 박명수가 ‘거성쇼’의 오프닝을 보여줄 때, 유재석이 “형 이건 자니 윤 선생님이 하던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