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치'가 비무장지대에서의 사건들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실종과 살인사건들. 그런데 어쩐지 범인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처음에는 공수병에 걸린 개나 늑대의 소행처럼 보이지만, 카메라에 슬쩍 찍힌 그 형상은 인간의 형태. 도대체 이 괴생명체는 무얼까.
OCN 드라마틱 시네마 <써치>는 군인들이 등장하고 비무장지대가 배경이지만 남북 간에 벌어지는 교전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물론 드라마 도입에 등장한 북에서 남측으로 아이를 안고 귀순하려던 여인을 두고 남북한 군인들이 대치하는 상황과, 그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이혁(유성주)에 의해 시작된 교전으로 양측 군인들이 사상자를 낸 사건은 대치중인 남북 간의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군견병 용동진(장동윤)과 손예림(정수정) 중위 그리고 송민규(윤박) 대위를 위시해 꾸려진 이른바 북극성 특임대의 목표는 북한군이 아니다. 이들은 비무장지대에서 연달아 실종과 살인사건을 벌이고 있는 어떤 괴생명체를 찾아내 제거하려 한다.
그리고 괴생명체는 2회에 손예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무언가에 의해 감염되어 그런 괴물이 되었을 거라고 추정되는데 아마도 그건 드라마 초반에 북측에서 남으로 급하게 넘어온 한 군인이 손에 들고 있던 박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안고 도망친 여인이 핵 개발을 연구했던 인물이라는 사실도 그 단서가 된다.
흥미로운 건 손예림이 바로 그 북측에서 도망쳐 내려왔다 사망한 여인이 안고 있던 아이라는 사실이고, 당시 사건을 촉발시켰던 이혁은 국민적인 영웅이 되어 국회의원이자 국방위원장이 되었으며 그와 함께 살아남은 한 대식(최덕문)은 국방부 국군사령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 때의 그 사건의 실상을 숨기고 싶어 한다. 이를 미화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영웅이 되어 권력을 잡고 있는 인물들. 그런데 마침 비무장지대 당시 총격전이 벌어졌던 인근에서 연달아 터진 실종 살인사건과 괴생명체의 존재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를 덮기 위해 송민규를 특임대 엘리트 팀장으로 세워놓는다. 이로써 함께 비무장지대에 들어가 작전을 수행하지만 용동진과 송민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게 된다.
<써치>가 그저 그런 군대 소재의 드라마의 틀을 뛰어넘는 건 그 접근방식이 독특해서다. 비무장지대 안에서 벌어진 모종의 사건과 그 진실을 숨기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이들과 맞서는 용동진과 손예림의 이야기를 통해 남북 대치 정국의 한반도 상황을 에둘러 그려내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에 의해 탄생한 괴물이나, 총격전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고 영웅행세를 하는 남한의 권력자들이 모두 의미심장하게 읽히는 건 그것이 환기시키는 우리네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용동진과 손예림이 마주할 진짜 두려움의 정체는 괴물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런 괴물을 탄생시키는 대치 정국과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더 큰 두려움의 존재라는 것. 과연 이들은 이 두려움을 깨치고 진실을 향해 나갈 수 있을까. <써치>의 향후 전개될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다.(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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