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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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새로운 진화, 미소가 살벌한 그녀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6. 29. 00:14
‘찬란한 유산’의 백성희, ‘선덕여왕’의 미실, ‘시티홀’의 고고해 ‘아내의 유혹’에서 악녀 신애리(김서형)의 트레이드마크는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며 눈을 치켜뜨는 것이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드라마는 거친 목소리만 들어도 뭔가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바로 이 연기로 시청자들을 바들바들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등장한 악녀들은 신애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차분해졌고, 감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논리적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눈을 치켜뜨기는커녕 잔잔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녀들이 더 살벌한 것은. ‘찬란한 유산’에서 백성희(김미숙)는 미소 짓는 악녀의 절정을 보여준다. 남편의 사고소식을 듣고는 보험금을 혼자 챙기려 배다른 딸인 은성(한효주)과 그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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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전쟁 스펙터클, 그 가치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6. 24. 10:02
'선덕여왕'의 전쟁신이 MBC사극에 위치하는 곳 사극에서 전쟁이라는 스펙터클이 가지는 힘은 자못 크다. 다른 내용을 차치하고라도 그 장면 자체가 대단한 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김명민)이 치르는 일련의 해전들은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방영됐다. 예고편에서도 마치 한일전이라도 치르듯 '이번엔 어디서 벌어진 무슨 해전이다'하고 자막이 붙었고, 실제로 사극을 시청하는 입장에서도 그 관점으로 스펙터클한 전쟁의 흥미진진함을 만끽했다. '태조 왕건', '대조영' 같은 일련의 KBS 대하사극이 주말의 권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능수능란한 전쟁과 전투신의 연출이었다. MBC와 SBS에서 아무리 따라하려 해도 그 노하우를 단번에 체득하기는 어려웠기에 사극 하면 KBS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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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된 '선덕여왕', 그 가능성과 숙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6. 23. 07:42
이미지의 충돌, 미션으로 승부 '선덕여왕'이 아역들을 떠나보내고 성인연기자들을 본격적으로 출연시켰다. 사실 드라마에서 아역의 존재는 가능성이면서도 그 자체로 위험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아역이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배역과 시간의 변화로 인해 반드시 이미지의 충돌이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덕여왕'처럼 어린 덕만(남지현)이 호연한 드라마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성인 역할을 맡은 이요원이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지금껏 가녀린 이미지의 역할을 해온 이요원으로서는 그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연기변신을 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본인 스스로 그런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가 지긋지긋하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녀에게 이 역할을 모험이자 기회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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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과 최민수, '모래시계'에서 사극악역으로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6. 17. 09:43
한 때 귀가시계라고 불렸던 '모래시계'는 고현정과 최민수에게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고현정의 순수하고 가녀린 이미지와 최민수의 강인하면서도 남성적인 이미지는 이 작품을 통해 빛을 발했죠. '모래시계'가 1995년도에 방영되었으니 벌써 14년이나 흘렀군요. 그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지나 공교롭게도 이 두 배우는 나란히 사극에서 악역을 맡았습니다. '태왕사신기'에서 화천회 대장로로 분한 최민수는 실로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쇠를 긁는듯한 낮은 목소리에 음침한 눈빛과 구부정한 몸 동작이 주는 섬칫한 느낌은 이 사극을 끌어가는 힘을 만들어주었죠. 그리고 지금 현재 방영되고 있는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은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이자 팜므파탈로서의 악역을 소화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