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
'선덕여왕', 우리를 꿈꾸게 한 사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23. 00:27
'선덕여왕', 결국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 지난 5월 봄에 시작한 '선덕여왕'은 12월 겨울에 끝이 났다. 마지막에서 덕만(이요원)이 "스산하다"고 말하고 유신(엄태웅)이 "곧 봄이 올 것입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은 마치 이 '선덕여왕'의 처음과 끝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만 같다. 죽기 직전 덕만은 어린 시절 꾸었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꿈속에서 어린 덕만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던 여인. 덕만은 죽음 앞에서 바로 그녀가 성장한 덕만이었다고 생각한다. 성장한 덕만은 어린 덕만에게 앞으로 있을 시련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사실 가진 건 없을 거야."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그래도 "견뎌 내"라는 것이었다. 이 엔딩 장면은 지금껏 봄부..
-
'선덕여왕'은 연장방영으로 무엇을 잃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15. 07:36
연장방영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이라는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 사극의 구조 자체가 미실이라는 거목을 세워두고 그것을 하나하나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여왕이라는 자리까지 성장해가는 덕만(이요원)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드라마가 애초에 '삼한일통'을 목적으로 세워지지 않은 것이라면, 미실의 죽음과 함께(즉 덕만의 여왕즉위와 함께) 극은 끝나는 것이 정상이다. 극의 절정과 결말 사이가 길어지면 극이 흐트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선택은 연장방송이었다. 그리고 이 연장이 방송사에는 일정의 혜택으로 돌아간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네 사극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선덕여왕'에게는 불운이었다. 연장방송 속에서 미실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여운도 사라져..
-
이병헌과 고현정, 연기자 파워란 이런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30. 13:54
‘아이리스’의 이병헌, ‘선덕여왕’의 고현정 이른바 한류스타들의 연이은 드라마 참패 이후, 연기자 파워는 거품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올 최고의 연기자 파워를 보여준 두 인물이 있다. 바로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선덕여왕’의 고현정이다. ‘선덕여왕’의 성공은 물론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에 의한 것이지만, 그 중 미실 역할을 백 프로 이상 해낸 고현정의 힘이 컸다의는 것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사극은 간단하게 말해, 미실이라는 권력을 세워두고, 그 권력을 빼앗아가는 덕만(이요원)의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극의 힘은 전적으로 미실에서 비롯되고 미실에 의해 추진력이 생기며, 미실의 패배로 인해 마무리된다고 볼 수 있다. 고현정은 미실을 ..
-
우리네 영웅들은 왜 서민적일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11. 27. 07:30
대중은 지금 서민들의 영웅을 원한다 영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덕여왕'은 대부분의 사극이 그러하듯이 수많은 영웅들의 탄생과 성장을 그려냈다. 그 중 덕만(이요원)과 미실(고현정)은 난무하는 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세 치 혀만으로도 충분한 정치적 지도력을 선보이며 여성 영웅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여성성의 시대, 이 여성 영웅들의 리더십은 꿈꾸지 않는 작금의 현실 정치가 희구하는 것으로, 대중들은 그 강력한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었다. 덕만과 미실이 그 시대의 정점에 서서 그 통치를 통해 현실을 개척해나가는 영웅이라면, '아이리스'의 현준(이병헌)은 시대가 꺾어버린 개인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래서 그것이 결국은 시대를 바꿔버리는 그런 영웅이다. 그 시대란 다름 아닌 남북분단의 상황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