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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의 이성민, 서민들의 희망된 이유 세상의 모든 의사가 의 최인혁(이성민) 같다면... 이 의사, 정말 특별하다. 오로지 환자만을 생각한다. 수술금지 조치가 내려져 수술을 하면 징계를 먹을 것을 알면서도 당장 위급한 환자를 위해 메스를 들고, 쫓겨나듯 병원을 나가면서도 마지막까지 응급환자를 걱정한다. 사고 현장에서 우연히 보게 된 중증 부상자를 지나치지 못하고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까지 이송해 아무도 손을 대려 하지 않자 본인이 수술을 해서 위기를 넘긴다. 심지어 다른 병원에서 위급한 환자를 도와달라고 하자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가 환자를 구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의 모든 의사가 최인혁 같지는 않다. 최인혁이 구해놓은 환자가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공표되고 언론에 관심을 끌자, 그 때까지 나 몰..
, 에 를 더한 듯 마치 과 를 합쳐놓은 듯한 공분이다. 수차례 자동차로 깔아뭉개져 살해당한 수정(이해인)의 범인 PK준(이용우)의 재판에서 수정은 오히려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했다는 오명이 덧붙여졌고, PK준은 단지 사고였지만 그래도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식의 거짓 발언으로 양식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PK준을 추종하는 팬들은 그의 진술에 눈물까지 흘렸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수정은 악플로 두 번 죽음을 당했다. 수정을 위해 뭐든 돕겠다던 학교는 아마도 상부로부터의 압력을 받은 듯, 수정의 탄원서를 거부했다. 수정의 엄마 송미연(김도연) 앞에서 곤혹스러운 얼굴로 서 있는 교사에게 뒤편에 선 교장이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은 저 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법정에서 진실이 유린되고 피해자..
사극에서 당대의 현실과 정치가 투영되는 건, 대중들의 요구다. 대중들은 사극을 통해 현실에 부재한 정치적 비전을 발견하고 싶어 한다. 사극이 가진 역사의 재해석은 그래서 마치 '온고지신'처럼 현재의 정치를 일갈하기도 한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이 삼한통일에 앞서 그토록 찾으려 했던 '시대정신', '추노'가 보여줬던 역사의 한 줄 아래 수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의미했던 것, '공주의 남자'가 그려낸 혁명을 위해 역사와 대적하는 상상력의 힘 등은 그것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마음 한 구석을 자극한다.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밝힌, "어떤 시대를 쓰는지 보다 어떤 시대에 쓰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은 사극이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
'빛과 그림자', 이토록 유쾌해도 되는 걸까 '빛과 그림자'가 그리는 시대는 우리가 흔히 '어두웠던 시절'이라 부르는 독재시절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 어두움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렇게 유쾌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이 특유의 유쾌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빛과 그림자가 대결하던 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빛과 그림자의 싸움을 머릿속에 늘 그려왔지만, 사실 빛이 그림자를 내모는 방식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림자는 빛이 더 빛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빛과 그림자'의 유쾌함은 마치 시대의 어둠을 유쾌함으로 이겨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정치의 암울함에 맞서 딴따라라 불렸던 발랄한 쇼가 대결하는 드라마, 바로 '빛과 그림자'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 '빛과..
최효종과 '나꼼수'가 보여주는 대중정서 최효종은 '승승장구'에 나와 자신의 풍자 개그에 대해 명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 "풍자가 기분 나쁘면 진짜로 그런 사람이란 뜻"이란 거다. 즉 '사마귀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자신의 개그에 고소로 맞선다는 것이 결국은 본인이 그런 국회의원이란 걸 자인하는 셈이란 얘기다. 이것은 풍자가 가진 힘을 제대로 표현한 것이다. 풍자는 말해지는 순간, 진영을 나누는 힘이 있다. 웃는 사람과 웃지 못하는 사람. 게다가 이것은 웃음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웃지 못하는 사람마저 웃고 싶은 욕망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최효종의 풍자 개그와 그것에 대해 한 국회의원이 제기한 고소에 대해 개그맨들은 일제히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고 얘기했다. 대중들 역시 '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
'뿌리', 장르의 종합선물상자된 이유 '뿌리 깊은 나무'의 첫 시작은 액션 스릴러였다. 궁에 겸사복으로 들어온 채윤(장혁)이 세종(한석규)을 살해하기 위해 상상으로 재구성하는 액션 신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액션은 채윤의 어린 시절인 똘복(채상우)과 세종의 젊은 시절인 이도(송중기)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정치드라마라는 장르로 옮겨간다. 세종과 태종 이방원(백윤식) 그리고 정도전 일파의 정치 대결구도가 그것이다. 이 정치 대결의 이야기는 그러나 정치드라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휼(조진웅)과 조말생(이재용)의 대결구도로 넘어가면서 액션 장르와 뒤섞인다. 태종이 밀본(정도전에 의해 만들어진 비밀결사)을 찾아내는 과정은 정치적인 해석과 지적인 추리가 절묘하게 얽혀있는 시..
히틀러와 라디오로 한 판 붙은 말더듬이 왕, '킹스 스피치' 말더듬이가 연설을 했다. 만일 이런 스토리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더듬이가 한 국가의 왕이라면? 흥미를 느낄만하지만 그다지 확 끌만한 매력적인 스토리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 말더듬이 왕이 전쟁을 맞아 라디오로 대국민 연설을 해야 한다면? 이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없을 듯하다. 말이 가진 힘이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증폭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히틀러를 다룬 저술들이 말해주듯이 라디오는 나치즘을 말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매체다. 만일 라디오가 없었다면 히틀러의 나치즘도 없었을 것이라 말해질 정도로. 라디오는 전형적인 일방향적인 매체다. 한쪽에서만 말을 한다. 그것은 당연히 듣는 다수를 상정한다. 한쪽이 입이..
이 땅에서 정치 드라마는 왜 어려운가 이 땅에 정치 드라마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자이언트'는 극 초반부터 특정 정치인을 찬양하는 드라마로 오인 받았다. 60부작의 대장정에 첫발부터 이러니 그 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다. 하지만 뚝심의 장영철 작가와 유인식 PD는 이 위기를 스토리로 넘었다. 시대극으로서 당대의 사건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오면서도, 특유의 이야기성으로 극중 인물들이 현실의 어떤 인물과 비교되는 것을 막았다. 즉 정치를 다루긴 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드라마 특유의 허구성으로 넘어서려 했다는 점이다. '대물' 역시 그 시작은 '자이언트'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대통령 탄핵, 잠수함 침몰, 피랍사건 등 작금의 정치 현실을 초반부터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여 그 현실성이 강조되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