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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진짜 맛있는데 너무 맛있다고만 하니까 연기라고 하실 것 같다며 ‘맛있다’는 또 다른 표현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기가 잘해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담이가 불을 잘 피워서, 세아가 양념을 너무 맛있게 만들어서, 정아 언니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린다.

 

두 번째 게스트로 온 오나라로 JTBC <스카이캐슬>이 순식간에 <삼시세끼>와 겹쳐지는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 분위기는 드라마와는 정반대다. 드라마에서는 서로 으르렁대며 “아갈머리를...”했던 그들이지만, 여기선 서로 토닥이며 친자매들 같은 끈끈함을 보여준다. 게스트라는 위치가 조금 익숙하지 않을 법도 싶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은 그런 낯설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옆으로 다가와 눈에 보이지 않게 오나라를 편하게 해주려 애쓴다. 그래서일까. 금세 적응한 오나라는 불편한 수도호스를 밴드로 고정해 편하게 만들어내는 ‘맥가이버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요리 실력 같은 걸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주부로서 어느 정도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을 테지만, 염정아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며 그 원인이 가마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 맛있을 리가 없거든. 저거 하나 해야겠어 집에다.” 그리고 윤세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사실상) 대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해 척척 일을 돕지만 티는 거의 내지 않는 윤세아에 대한 염정아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박소담도 계란 10개를 털어 넣은 계란말이를 척 해놓고는 별 생색이 없다. 그 와중에도 케첩을 넣어도 되냐고 묻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잊지 않는다.

 

아마 혼자서 라면 조금 당황했을 지도 모르지만, 세 사람이 빈틈없이 쉬지 않고 제 자리에서 역할을 해주니,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당혹감이나 허둥댐 같은 것들이 주는 재미의 포인트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 맞는 이들이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며 함께 일하고 먹는 그 과정을 보는 맛이 의외로 괜찮다. 그건 아마도 집안일을 해왔던 이들만이 아는, ‘내가 안하면 누군가 힘들다’는 걸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사실 도시에서 우리를 힘겹게 하는 건 일 자체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는 건 자연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을 피해서인 지도 모른다.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면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다. 너무나 따뜻한 배려와 나눔이 오고가는 걸 이들이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 그 과정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프로그램을 보면 나도 저런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그 녹음 짙은 자연이 주는 힐링만큼 더 우리를 힐링시켜주는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1박2일’, 방송 재개 전 고려해야 할 것들

 

KBS 예능 <1박2일>이 돌아온다. 올해 초 정준영의 몰카 사건에 김준호와 차태현의 골프 논란으로 잠정 중단됐던 <1박2일>이 하반기에 돌아온다고 KBS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예능 부활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며 “방송 시작일과 출연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지난 3월 정준영 사태가 워낙 충격적이었던 지라 <1박2일>이 방송을 잠정 중단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 중에는 아예 폐지하라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그건 당시 사건도 사건이지만, 10여 년을 이어온 <1박2일>이 너무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어 동력 자체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S로서 <1박2일>은 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인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상 KBS에서 <1박2일>이 벌어주는 수익이 만만찮다. 힘이 빠졌다고 해도 연간 수백억에 달하는 광고수익이 존재한다. 잘 나가던 시절에는 연간 매출 500억 원대에 이르러 KBS 예능국 1년 예산에 맞먹는 수익을 거둬들이기도 했었다. 그러니 <1박2일>의 방송 중단은 KBS로서는 경영적으로 봐도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1박2일>은 공영방송인 KBS의 공공적 가치로서도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어 있고 심지어 여행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 <1박2일> 같은 국내의 여행지를 찾아가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그만한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건 우리네 대중들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도 그렇다.

 

이처럼 프로그램이 가진 명분과 가치는 충분하다 여겨진다. 다만 남는 문제는 올해 초에 있었던 불미스런 사건들이 만들어놓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일소할 것이며, 나아가 ‘장수 예능’이 갖는 피로감을 떨쳐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을 어떻게 넣을 것이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얼굴들을 어떻게 참신하게 구성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찮은 문제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사실상 한 가지로 묶여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완전히 새롭고 참신하며 호감 가는 얼굴들을 세우는 것이고, 지금까지 <1박2일>의 고정적인 패턴이 되어왔던 복불복 게임 대신 프로그램을 참신하게 만드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문제 중 무엇이 선결되는 문제일까. 출연자보다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먼저 고민하는 편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출연자에 맞춘 스토리텔링이란 이제 뻔한 것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 들어 스타 MC 프리미엄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프리미엄이 아니라 독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떤 스타 MC가 들어오면 늘 봐왔던 그 방식이 여지없이 전개되는 걸 시청자들은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즌4로 새로 돌아올 <1박2일>의 스토리텔링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1박2일>이 처음부터 지금껏 해왔던 스토리텔링의 두 가지 요소는 여행과 게임이다. 애초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이명한 현 tvN 본부장은 여행을 소재로 날 것의 예능 프로그램을 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너무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고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복불복 게임’을 넣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일종의 자극제 역할로서 게임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1박2일>은 여행보다 게임의 자극 속에 빠져 그 패턴을 반복하는 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게임 예능은 이제 SBS <런닝맨>이 거의 전담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역시 식상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남는 카드는 결국 여행이 된다.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면서 국내여행이 어딘가 폄하된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릴 수 있는 스토리들이 발굴되어야 한다. 국내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여행의 스토리텔링.

 

필요하다면 여행과 정착을 오가는 방식도 피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최근의 여행 트렌드는 그저 지나치는 여행이 아니라 한 곳에 머무르며 그 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 소소한 일상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국을 여행하면서도 동시에 정착하며 보여줄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도 시도할 만 하다. <1박2일>이라는 제목에 너무 억매여 1박 여행으로만 머물면 한계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여행을 근간으로 하되, 해외 중에서도 한국의 의미를 갖는 곳을 찾는 여행 또한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될 필요가 있다. 어차피 글로벌한 시대에 들어선 마당에 해외라고 해서 무작정 피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해외여행이 많은 건 문제가 되겠지만, 아주 가끔씩 특별한 의미를 담는 해외여행은 국내 여행과 병치시키며 우리네 여행지 역시 해외처럼 좋다는 걸 그 자체로 보여줄 수 있다.

 

기왕에 돌아오려면 제대로 준비하고 와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게다. 초심도 좋지만 지금의 달라진 예능환경, 여행환경 등을 고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초반의 그 열정을 가져오되 지금의 환경에 맞게 유연한 자세로 새로운 여행 스토리를 찾아내려는 노력. 바로 거기에 돌아올 <1박2일>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공부가 머니' 유난 떠는 연예인 자식교육 우리가 왜 봐야 하나

 

2회 짜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회가 방영되자마자 엄청난 관심과 논란이 쏟아져 나오자 MBC <공부가 머니?>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이 사교육을 부추는 게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며 2회를 보면 그걸 알 수 있을 거라 했다. 하지만 2회를 보고 나서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2회는 1회가 보여줬던 대치동 학원 사교육 이야기는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불편함이 남는 건 왜일까.

 

2회에는 전 마라토너 이봉주네 부부와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 이야기였다. 이봉주 부부는 아이가 S대학교는 갔으면 좋겠지만 첫 고등학교 중간고사 성적을 보니 어려울 것 같아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학원을 보내야할 것 같지만 아이는 단호하게 혼자 공부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것. 결국 엄마가 무작정 학원을 끊어서 다니게 해서 성적이 조금 올랐지만 그것이 학원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아이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하고픈지 해야 하는 지를 잘 모르고 있고, 또 한 가지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는 데 있었다. 관찰카메라와 검사 결과를 통해 문제의 원인이 드러났다. 결국 스스로 결정하기 전에 먼저 결론을 내리고 할 일을 말해버리는 부모의 개입이 그 원인이었다. 17살이 난 된 아들이지만 차로 등하교를 해주고, 밥 먹는 일부터 세수하는 일, 심지어 양말 신는 것까지 하나하나 부모가 해주는 상황. 검사결과 아이는 높은 영재성을 갖고 있었지만 어려서 막연히 이봉주를 닮아 운동을 잘할 거라 믿고 갖가지 운동을 시켰던 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봉주 부부의 이야기는 결국 부모의 과한 애정이나 개입이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 그 메시지 자체는 시사하는 바가 충분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 방영분을 보며 느끼는 건 여전히 어째서 우리가 잘 사는 연예인들 자식교육 이야기를 봐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방송에 직접 등장하진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안 해본 것 없을 정도로 많은 운동을 가르쳤다는 건 일반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또 아침마다 차로 태워다 주고 또 데려오고 하루 종일 아이를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고, 문제집을 사러가서도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기 위해 더 많은 문제집을 사놓는 그런 일도 서민들의 자녀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이어 나온 유진의 5살 딸 아이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것 역시 어린 아이가 갖고 있는 타고난 인성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 메시지였지만, 그 이야기는 다른 말로 하면 여기서 제시되는 솔루션이 일반화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그런 솔루션을 받아야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고, 거기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서민들 중 이제 5살짜리 아이를 위해 이런 맞춤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공부가 머니?>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 솔루션을 받기 위해 등장하는 이들이 일반 대중들과 같다고 보기 힘든 연예인과 그 자녀들이라는 점이다. 그 안에서는 아이의 미래가 어떻고, 상위 몇 프로이며, 좋은 교육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마치 일반화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들과 삶의 환경 자체가 다른 보통의 서민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저들만의 세상’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대중들이 우리네 입시교육 안에서 느끼는 박탈감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게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공부가 머니?>는 지난 주 첫 방송이 4.1%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회에는 이보다 높은 4.3%를 기록해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해피투게더4> 3.1%, SBS <접속 무비월드>는 2.4%였다. 시청률만이 아니라 화제성도 높았다. 이렇게 된 건 우리 사회가 공부, 그것도 입시교육 앞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정도 성과라면 프로그램으로서는 정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규로 돌아오려면 먼저 상당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누구를 위한 ‘공부’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연예인들처럼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이들의 자녀 교육 이야기는 앞으로도 불편함을 줄 수밖에 없다. 그보다는 우리와 같은 보통 서민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입시와 사교육만이 아닌 진짜 공부에 대한 좀 더 과감한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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