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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일선 검사들의 노력에도 여전히 부조리한 검찰이라는 건

 

윗선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건 일선 검사들이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정의가 살아날까.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서 오래도록 자기 일에 충실해왔던 김인주(정재성) 진양지청장이 검사장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쓸쓸히 물러나는 대목은 한 마디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인주가 시쳇말로 ‘물을 먹은’ 건 진양시 국회의원 아들이 저지른 사건을 무마하라는 검사장의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그 범법자를 검거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인주에게 은근히 전주지청 자리를 이야기했던 검사장은 그를 천거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자신보다도 한참 밑엣 기수인 인물이 오른다. 그는 퇴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검사직을 포기하고 로펌에 들어갈 궁리를 한다.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진양지청 사람들은 김인주 퇴임식에 맞춰 마음을 담은 영상을 만들어 틀어준다. 하지만 김인주는 퇴직하지 않고 수원지청으로 출근할 거라고 선언한다. 후배 밑에서 지내야 하지만 그래도 감수하겠다는 것. 그 이유는 아직 자신이 제대로 된 검사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윗선에서 청탁이 들어와도 그걸 어기고 권력에 기대려는 범법자를 검거해내는 에피소드가 담으려한 메시지는 검찰의 진짜 힘이 바로 이런 일선에서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소신을 지키는 검사들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또 퇴직할 거라 여겼던 김인주 지청장이 검사로 남겠다 선언하는 것도 그 메시지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자신 같은 사람들이 끝까지 버티고 있어야 그나마 정의는 살아날 수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과연 현실적일까 싶은 면이 많다. 그런 식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검찰의 시스템 문제를 해결해주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검찰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아무리 낮은 곳에서 열심히 해도 그 결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드라마에서조차 그렇게 김인주에게 청탁했던 검사장이나, 시키는 대로 말 잘 들었던 이들이 제 자리를 보전하고 영전하는 권력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만일 제대로 된 검찰 시스템이라면 김인주와 진양지청이 청탁까지 내려온 그 사건을 해결할 때 검찰 내부의 사정 또한 이뤄졌어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 김인주가 더 낮은 자리로 물러나게 되지 않았나. 그는 자신이 자리에 연연해 청탁을 받지 않게 한 차명주(정려원)에게 “명예”를 지켜줘 특히 감사하다 말하지만, 소신 있게 일하는 것으로 자신들조차 지키지 못하는 검사들을 국민들이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검사내전>은 지금껏 검사를 다루던 여타의 콘텐츠들과 달리 지극히 일상적인 검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검사도 사람’이라는 걸 짚어낸 것은 이 드라마가 가진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한 사람으로서의 검사들이 열심히 일한 죄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데 박수를 치면서도 씁쓸함이 남는 건, 그런 묵묵한 노력만으로 제대로 정의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사내전>은 이런 검찰의 부조리를 뒤틀어 비판하고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일까. 그런 면이 없잖아 있다. 깔깔 웃으면서도 남는 페이소스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 작품의 원작을 쓴 김웅 검사가 갑자기 현실에 등장해 검찰 개혁에 대해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한 말은 이 드라마를 블랙코미디로 보기 어렵게 만드는 면이 있다. 물론 드라마적 변용이 있어 김웅 검사의 이야기와는 논조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의구심은 남는다. 과연 시스템의 개혁 없이 일선 검사들의 노력만으로 정의는 살아날 수 있을까.(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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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도 피할 수 없었던 ‘비밀의 숲’의 문제

 

자동차 수리에 제대로 된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험사에는 제대로 돈을 청구하는 이른바 ‘가짜 청구’ 범죄. 하지만 그 업체 사장이 그 지역의 국회의원 아들이다. 진영지청 차명주(정려원)는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지만 국회의원의 줄을 타고 저 위에서부터 서서히 압력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검사장이 직접 전화해 김인주(정재성) 진영지청장에게 사건 무마를 명령하고, 그래도 계속 수사를 이어가는 차명주까지 만나 청탁을 한다. 담당검사가 차명주에서 이선웅(이선균)으로 바뀌지만, 또다시 차명주로 바뀌더니 그는 검거된 이들을 무혐의로 풀어준다.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국회의원 아들은 수배가 풀리자 유유히 귀국한다....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은 지금껏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봐왔던 검사들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검사들을 다뤄왔지만, 그래도 검찰 내부의 비리 문제를 끄집어내지 않을 수 없었던가 보다. 물론 코미디 설정이 들어 있고 가벼운 터치로 그려져 있어 그 무게감이 다르지만 그래도 <검사내전>에 등장한 검사장까지 개입된 사건 무마 청탁 이야기는 꽤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동차 부품을 갖고 장난을 친 범죄가 아닌가. 그 부품 하나만으로도 자칫 많은 인명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검사내전>은 이 문제를 다루면서 마침 이야기가 나오고 있던 김인주 진영지청장의 인사이동 가능성을 더해 넣는다. 지청장에서 검사장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걸 알려준 후, 전주쪽을 이야기하는 검사장으로 인해 은근히 기대하는 김인주 지청장을 보여준다. 인사이동이라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상황이니 마치 군대 말년 병장처럼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조심해야 하는 진영지청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국회의원과 검사장까지 개입된 범죄가 등장하면서 김인주 지청장과 진양지청 검사들은 모두 고민에 빠진다.

 

사실 <검사내전>이 그리려고 하는 ‘검사도 사람’이라는 메시지 때문인지 초반 검사장을 꿈꾸는 김인주와 이를 도우려 조심하는 진양지청 검사들의 이야기는 다소 ‘검사들의 변명’처럼 보이기도 했다. 외부에서 보면 청탁 비리로 보일 수 있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저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 검사도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가는 샐러리맨들과 그리 다를 바 없다는 걸 그간 드라마가 그려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오해였다는 게 드라마 말미에 밝혀진다. 그 범법자들을 모두 검거하기 위한 작전으로 김인주 지청장과 조민호(이성재) 부장검사 그리고 차명주 검사가 이선웅을 속여 가며 일을 꾸민 것. 결국 사건이 그대로 무마되는 줄 알고 귀국하던 국회의원 아들은 공항에서 검거된다. 하지만 이로써 김인주 지청장이 꿈꿨던 검사장의 꿈은 날아간다. 그는 웃으며 자신이 읽고 있었던 전주 관련 자료들을 버린다. 그리고 드라마 첫 장면에 나왔던 것처럼 낚시터에 앉아 한가로이 낚시를 한다.

 

<검사내전>이 다룬 이 에피소드는 검사장 같은 높은 지위가 가진 힘이 있지만 검찰의 진짜 힘은 일선에서 뛰는 검사들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워낙 검찰 내 비리에 대한 뉴스들을 많이 접하고 최근 들어 국민들의 요구가 더 커지고 있는 ‘검찰개혁’ 문제를 염두에 두고 보면 과연 이처럼 검사들이 자신의 꿈이나 성공을 포기하고 소신을 선택할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 드라마였다. 검찰 내 비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고 그것은 지위체계 안에서 촘촘히 연결되어 도무지 풀어낼 수 없는 실타래처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비밀의 숲>에서 이창준 서부지검 차장검사(유재명)가 검찰 개혁을 하려 나서며 검찰 비리의 그 첫 발이 아주 사소한 밥 한 끼로부터 비롯된다는 걸 통찰한 부분은 이런 비리가 일상에서부터 조금씩 엮어진다는 걸 드러낸다.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며 낼 수도 있는, 다만 그 날 따라 내가 안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내가 낮을 때 인맥은 힘이지만, 어느 순간 약점이 되고, 더 올라서면 치부다. 첫 발에서 빼야한다, 첫 시작에서. 마지막에서 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그렇다 해도 기꺼이.”

 

<검사내전>은 검사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드라마지만, 그 일상에 슬쩍 틈입해 들어오는 유혹들이 적지 않다는 걸 드러내주기도 한다. 거대한 비리도 그 처음 시작은 ‘밥 한 끼’ 같은 작은 것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 윗선의 명령을 어기고 소신을 지키는 것으로 진양지청 같은 한직으로 물러나 있는 그 현실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그렇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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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초 겪는 '김사부2' 실제 모델과 옷 벗은 '검사내전' 원작자

 

월화드라마 안에 우리네 현실이 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가 우리네 의료계가 가진 자본화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면, tvN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치열한 입시교육과 비정규직의 현실을 그려낸다. 한편 JTBC <검사내전>은 검사하면 떠올리는 정의를 수호하는 슈퍼히어로나 부패한 적폐의 양극단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검사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런 인간적인 풍경들은 우리가 뉴스를 통해 본 일부 권력형 검사들과의 대비로 그려지는 느낌이다. 결국 프레임 안에서는 일상의 검사들을 다루지만 시청자들은 그 프레임 바깥의 시끌시끌한 ‘검찰개혁’이라는 사안을 염두에 둔다는 사실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최근 특히 주목받게 된 건 김사부의 실제 모델인 이국종 교수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다. 병원장의 욕설 내용이 공개되면서 쏟아낸 이국종 교수의 날선 비판들이 연일 화제가 되었다. 결국 고초를 겪으며 외상센터장을 떠나 일반의로 돌아가겠다 선언한 이국종 교수에게 대중들은 씁쓸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거대 자본화되어 있는 병원들이 내세우는 수익의 문제와 생명을 다뤄야 하는 병원의 본질이 부딪치는 지점을 <낭만닥터 김사부2>는 거대병원과 돌담병원의 대결로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국종 교수 사태를 통해 <낭만닥터 김사부2>에 더더욱 실감을 느끼고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에 빠져들게 됐다.

 

<블랙독>은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건드렸다 하면 터지는 입시교육 소재 콘텐츠 중 하나다. 이미 JTBC <스카이캐슬>이 그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우리네 입시교육의 현실을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종을 가진 인물을 통해 극화한 이 작품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블랙독>도 그 연장선이 있다. 대치고등학교에 들어온 한 기간제 교사가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선택과 자신을 위한 선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이야기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리얼리티를 끌어와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입시 교육의 다양한 현실들을 그려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사내전>은 최근 “검찰개혁은 사기극”이라는 날선 글을 남긴 채 사퇴한 김웅 검사 원작의 드라마로 “검사도 사람”이라는 걸 그려내는 작품이다. 물론 드라마 방영 중 김웅 검사의 이런 발언이 드라마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찰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는 그 발언이 <검사내전>이라는 작품이 보여준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다.

 

<검사내전>이 그리고자 한 건 저 뉴스에 등장하는 검사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용히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검사들이 더 많다는 것. 아마도 그건 사실일 게다. 그래서 <검사내전>은 그 내용만으로도 뉴스 속 검사들을 에둘러 비판하는 지점이 있었다. 최근 김웅 검사의 발언은 그 스스로를 뉴스 속에 등장시킨 면이 있어 아쉬움을 남기지만.

 

드라마가 현실을 얘기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드라마들이 담는 현실은 더 촘촘해졌다. 직접 경험을 통해서든 취재를 통해서든 리얼리티를 얻기 위해 노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를 보면 현실이 더 잘 보인다. 월화드라마에 의사, 교사, 검사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 면이 있다. 우리네 대중들이 가진 갈증들이 거기 묻어나기 때문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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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억지 사이다보다 현실 공감 택한 검사드라마

 

학교폭력에 자식이 휘말렸다. 그런데 그 부모가 검사다. 과연 그 검사는 자식을 위해 아는 연줄의 힘을 쓸까. 대부분의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라면 그 부모는 자식을 위한답시고 할 수 있는 모든 연줄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사건을 무마하려 했을 게다.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은 다르다.

 

이선웅 검사(이선균)는 자식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사건에 자신의 힘을 쓰지 않는다. 조민호 부장(이성재)과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가 관할서에 연줄이 있다며 도와주겠다 했지만 그 도움을 받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경찰서에서 직업을 묻는 경찰관에게 이선웅은 검사가 아닌 “회사원”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일선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지울 수 없는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을 봤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쉽게 사죄하고 용서를 이야기하지만 피해자는 결코 그걸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이선웅은 보게 된다. 그러니 자식의 잘못을 덮기보다는 그 잘못이 얼마나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됐는지를 아이가 알기를 바란다. 그는 아이에게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쉽지 않겠지만 아빤 지훈이가 뭘 잘못한 건지 그리고 그 친구한테 어떻게 해야 했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꼭 그 친구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좋겠고.”

 

<검사내전>은 자식문제나 육아문제 같은 현실문제들에 있어서 검사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워킹맘 오윤진(이상희)이 육아에 일에 치여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상황은 여성이어서 감당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 구조를 드러낸다. 점심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남자들의 농담이 가진 성차별적 인식은 검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가 맡은 성폭력 사건이 무죄 판결나자 심지어 같은 여성인 차명주(정려원) 또한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 “애 키우면서 공판검사 하는 거 힘들면 하기 힘들다고 하세요. 내가 감안하고 볼 테니까.”

 

이선웅이 맡은 사내 성폭력 사건 또한 여성을 바라보는 차별적 시선을 드러낸다. 우연히 복도에서 부딪칠 때 스킨십이 있었다는 이유로 홍종학(김광규)이 마치 피해자를 ‘꽃뱀’보듯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뒤늦게 취직해 성공하고 싶었고 그래서 남자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기 위해 담배도 배우고 함께 술도 마셨지만 그러면서 남자들이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했다는 것. 피해자의 진술은 우리네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천장을 뚫어야 하는 여성들이 겪는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낸다.

 

<검사내전>에는 엄청난 연쇄살인이나 납치사건 같은 사건들이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사건들도 적지 않겠지만 이 드라마가 짚어내는 건 그런 사건들만큼 우리네 일상에 닿아있는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같은 사건들이 결코 작은 사건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슬며시 들어와 우리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중대한 일들일 테니 말이다.

 

<검사내전>은 이런 사건들을 검사들이 다루는 저 바깥의 일로 치부하지 않고 그들 역시 겪는 사건으로 그려낸다. 법을 집행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똑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때론 흔들리면서도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려 애쓴다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정당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드라마다. 억지 사이다보다는 현실 공감을 택한 검사 드라마라고나 할까. <검사내전>이라는 작품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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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타짜 된 정려원처럼 웃음 주는 검사 어디 없나요?

 

이번엔 ‘타짜’다. 산도박장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언더커버에 나선 차명주(정려원) 검사. 하지만 화투를 만져본 적도 없는 그를 위해 진양지청 형사2부의 타짜로 불리는 이선웅(이선균)이 특훈(?)에 들어간다. 밤새 알밤을 맞아가며 화투기술을 배운 차명주는 결국 산도박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이 그려나가는 코미디가 갈수록 빵빵 터진다. <타짜>라는 영화에서 봐왔던 산도박장이 등장하지만, 그 영화처럼 과장된 긴장감이나 폼나는 타짜들의 향연 따위는 없다. 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검사들의 때론 우스꽝스럽고 때론 짠내 나는 면면들이 그려지며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검사라기보다는 어느 샐러리맨들 집단처럼 보이는 형사2부 사람들은 우리가 봐왔던 검사 소재 드라마들과는 너무나 달라 그 자체로도 피식피식 웃게 만든다. 차명주가 산도박장에 잠입해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가기 위해 이정환 수사관(안창환)이 진두지휘하며 검거 작전에 들어가지만 후배 검사를 사지에 두고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다며 괜히 형사2부 사람들을 모두 작전에 투입시킨 조민호 부장검사(이성재)와 팀원들은 전혀 그 작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구두 신고 나타난 형사2부 사람들을 보며 혀를 차는 이정환 수사관이나, 그가 산을 넘어가야 한다는 말에 괜히 따라왔다는 티가 역력한 형사2부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봐온 장르물의 풍경과 달라 웃음을 준다. 무엇보다 도박장에 잠입한 차명주가 의외로 거는 족족 돈을 따 타짜로 의심받고, 스스로 점점 도박에 빠져드는 모습은 더더욱 그렇다. 그는 마지막으로 돈을 다 건 판에서 히든 패가 과연 장땡인가에 대한 궁금증만을 남긴 채 검거 작전이 시작되자 넋이 나가버린다.

 

이것은 <검사내전>이라는 드라마가 의도적으로 벗겨낸 극화된 검사들의 이미지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뭔가 정의의 사도거나 혹은 적폐의 대상으로 이미지화되어 있는 검사들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으로 그리고 있는 것. 이 지점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포인트지만 단지 코미디적 효과만이 목적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민생’이라고 부르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는 자잘한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연쇄살인범 검거 소식이나, 정치권, 경제계의 사건들이 TV뉴스나 신문지상을 주로 채우는 사건들이고, 그래서 그런 사건들만이 검사들이 건드릴만한 어떤 것처럼 치부되지만 어디 현실이 그러한가. 그런 사건들에 가려진 민생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 사건 뒤에 놓인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최근 들어 TV뉴스나 신문지상에서 검사들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등장하고 있다.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이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 상황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결코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웃음 주는 검사들의 이야기에 눈이 가는 건. <검사내전>은 그 TV뉴스에 가려져 어디선가 보이지 않지만 저마다 열심히 사건과 그 사건 속의 사람까지 들여다보는 일선 검사들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대중들이 검사라는 직업에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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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새 경향, 진짜 현실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

 

어떻게 저렇게 자세한 내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을까. 최근 방영되고 있는 몇몇 드라마들을 보다보면 드는 생각이다. 기간제 교사의 현실을 거의 실제 상황 같은 리얼리티로 다루고 있는 tvN <블랙독>이 그렇고, 우리가 드라마에서 봐왔던 극화된 검사들과는 너무나 다른 실제 검사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는 JTBC <검사내전>이 그러하며, 프로야구의 세계와 그 이면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치열한 삶을 그리고 있는 SBS <스토브리그>가 그 사례들이다.

 

<블랙독>은 학교판 <미생>이라고 불릴 만큼 기간제 교사로 대치고등학교에 부임한 고하늘(서현진)의 이야기가 리얼하게 다뤄져 있다. 기간제와 정교사로 나뉘어져 차별이 일상화된 현실을 그려내면서, 그런 현실이 교사들이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의욕 자체를 꺾어버리는 상황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이야기는 과장 없이 담담히 흘러가지만 그 실제 상황 같은 현실의 묵직함 때문에 드라마는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작품이 가능해진 건 이 작품을 쓴 박주연 작가의 개인경험이 녹아난 덕분이라고 얘기되고 있다. 박주연 작가가 실제로 교사 생활을 했었다는 것. 이런 진짜 경험이 바탕이 되어 드라마로 극화되기 때문에 작품은 진짜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검사내전>은 극화된 검사가 아닌 실제 검사의 면면을 가져온 독특한 드라마다. 진영지청이라는 다소 소외된 지역에서 그곳 현지인들의 자잘하지만 결코 작다 할 수 없는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다. 우리가 봐왔던 슈퍼히어로형 검사들이나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는 검사를 찾아보긴 어렵다. 대신 때론 갈등하고 때론 후회하며 때론 질투하고 경쟁하는 그런 인간적인 검사들이 등장한다.

 

이 작품이 이런 실제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게 된 건 동명의 원작 에세이가 있어서다. 현재 베스트셀러가 된 이 <검사내전> 에세이를 쓴 김웅은 현직 부장검사로 18년 간 해온 검사 생활을 에세이에 담았다. 드라마는 이 리얼한 검사들의 삶이 담겨진 에세이를 바탕으로 극화되었다. 그러니 이런 리얼리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스토브리그> 역시 너무나 실제 같은 프로야구와 그들 뒤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건 야구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이신화 작가가 무려 자문위원만 18명에 달하는 취재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었다. 너무 리얼해서 특정 구단 이야기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인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쉽게 빠져들 수 있을 만큼 리얼리티를 담보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들은 그 어느 때보다 사전 취재가 치열해졌다. 그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진데다, 특정 직업군을 다뤘을 때도 그 현실성에 대한 반응들이 곧바로 나와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지나치게 극적인 구성과 이야기에 몰두해오면서 어떤 패턴화된 경향을 보이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읽히게 되면서 이제는 재미있는 사실 자체를 담아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사실 자체가 주는 힘을 시청자들도 점점 더 크게 느끼게 된 것이다.

 

이제는 다큐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드라마도 리얼리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저 황당한 상상력만으로 작가가 글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 리얼리티를 확보하기 위해 실제 직업을 경험하거나 그 직업을 가진 이들을 오래도록 심층 취재하는 건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드라마 작가의 자질 중 하나로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고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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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같은 이야기도 스토리텔링이 다르면 

 

전국구 연쇄 사기범 검거. 물론 액수가 수백억에 달하는 사기지만 그간 드라마에서 피가 튀고 시체가 넘쳐나던 사건들을 무수히 봐왔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평범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평범한 소재가 저 마다의 검사 캐릭터들의 미묘한 감정들이 더해지고, 이야기 구성이 달라지자 쫀쫀한 맛을 낸다.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이 그리는 독특한 세계의 특징이다.

 

사건은 단 하루에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한 아주머니가 입에 거품을 물고 진영지청에서 119 앰블런스에 실리고 그 곳에 모여든 형사2부 사람들의 면면들이 먼저 소개된다. 잔뜩 당황한 김정우(전성우)와 낭패한 얼굴이 역력한 차명주(정려원), 놀라서 달려오는 조민호(이성재)와 가슴을 부여안고 쓰러지는 홍종학(김광규) 그리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 의아해하는 이선웅(이선균).

 

그리고 이야기는 이들이 그날 하루 겪었던 저마다의 사연들로 풀어내진다. 가슴을 부여안고 쓰러진 홍종학은 보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이선웅과 차명주를 수석으로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조민호에게 지적을 당하고는 그 스트레스로 위경련 증세를 일으킨다. 어떻게든 화해를 시키려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한 아주머니가 쓰러지는 사건이 터지자 조민호 부장검사가 줄 스트레스에 결국 쓰러져버린다.

 

김정우는 마치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 같은 하루를 보냈다. 아침부터 스튜어디스와의 소개팅 약속이 잡혔고 맡은 사건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의외의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 내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게다가 차명주가 자신을 자기 팀에서 함께 일했으면 하는 뜻을 전하며 “능력 있다”는 얘기를 연거푸 들은 김정우는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건 한 불쌍해 보이는 아주머니를 만나면서 뒤집어졌다. 아들이 해외여행을 보내준다고 비행기표를 끊어놨는데 명의를 준 게 문제가 되어 내려진 수배령 때문에 출국을 못한다고 울며 애원하는 아주머니. 결국 소개팅 약속 때문에 일시 수배령을 풀어주기로 했지만 덜컥 차명주에게 붙잡혀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게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차명주의 그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태도는 의외로 이 아주머니가 전국구 연쇄 사기범이었다는 걸 밝혀내게 된다. 그는 이 연쇄사기범을 검거하게 되면 포상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까지 상상했지만 거기서 의외의 일이 벌어진다. 연쇄 사기범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것. 혹여나 사망하기라도 하면 그건 검찰의 과잉 압박수사로 오히려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이선웅은 그 연쇄 사기범이 하이타이를 입에 물고 거품을 냈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된다.

 

소재로만 보면 이 이야기는 연쇄 사기범이 해외 출국을 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 하에 진영지청을 찾아와 연기로 수배를 풀려다 덜미를 잡힌 사건이다. 그런데 이 다소 평범해 보이는 사건을 형사2부 사람들이 그 날 가졌던 저마다의 사연을 덧붙이고 그 구성을 극적으로 꾸며내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게다가 이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2부의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도 분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이선웅이나 차명주처럼 서로 으르렁대기도 하고, 홍종학처럼 제대로 관리를 못해 위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며, 김정우처럼 사건 그 자체보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사생활을 중요시해도 결국 모두의 협업으로 사건을 해결했다는 점이다. 저마다의 감정과 욕망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우리네 사회생활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

 

<검사내전>이 흥미로운 건 거대한 사건들이 아니라 우리네 가까이서 벌어질만한 사건들을 다루고 또 그걸 해결해가는 검사들 역시 드라마틱한 캐릭터가 아니라 마치 샐러리맨 같은 일상적 직업군으로 그려내고 있어서다. 어마어마한 사건을 해결하는 영웅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그런 사건들 역시 보통의 평범한 검사들의 티격태격하면서도 이뤄지는 공조로 해결되는 이야기. 바로 이 지점이 시청자들이 몰입하는 부분이 아닐까.(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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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판 ‘삼시세끼’?, ‘검사내전’의 소소함이 더 끌리는 건

 

이건 검사판 <삼시세끼>를 보는 듯하다. 검사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지나치게 극화된 면이 있다. ‘정의’와 ‘적폐청산’이 시대의 소명이 되어버린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양극단으로 나뉜다. 정치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적폐 검사거나, 세상의 부정과 범죄에 맞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사이다 검사거나.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서 그런 검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어깨에 힘을 쭉 빼놓는다. 어느 섬의 군사지역에 들어가 여유롭게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선웅(이선균)과 김인주 지청장(정재성).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읊조리는 이선웅에게 김인주는 말한다. “낚싯대만 보고 있기에는 아까운 날이지요. 우리도 돌도 보고 물도 보고 또 달도 봅시다.”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의 첫 장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김인주 지청장의 말은 <검사내전>이 앞으로 어떤 검사들의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암시한다. 낚싯대가 상징하는 누굴 잡을 것인가 잡힐 것인가 같은 치고받는 권력과의 치열한 싸움이 아니라, 돌, 물, 달이 뜻하는 우리의 주변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들여다보겠다는 것. 이건 여기 등장하는 검사들이나 검찰총장조차 ‘깜박 잊고’ 찾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남해안 구석에 자리한 진영지청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갑자기 등장한 경찰들에 의해 군사지역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붙잡히게 될 위기에 처하자 지청장이 과감하게 물로 뛰어들어 몇 킬로나 되는 거리를 수영해 뭍으로 빠져나오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인물들이 무엇에 목숨을 거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건 출세도 아니고, 굉장한 정의감도 아니다. 그저 ‘쪽팔림’을 면하기 위한 사투일 뿐.

 

그리고 진영지청 형사2부의 검사들의 면면이 이선웅의 목소리로 소개된다. 돌싱남 조민호 부장검사(이성재)는 젊어지려 안간힘을 쓰고, 한 때 조폭도 때려잡던 오윤진 검사(이상희)는 이제 조폭보다 무서운 육아와 사투를 벌이는 열혈 워킹맘이다. 복권에 집착하는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나 SNS에 사진을 올리는 일에 집착하는 ‘요즘애들’ 막내 김정우(전성우). 어느 누구 하나 우리가 봐왔던 검사 드라마에 어울리는 인물들은 없다.

 

이들이 맡게 되는 사건도 너무나 일상적인 사건이다. 첫 케이스로 등장한 ‘200만 원 굿 값 사기사건’은 무속인이 굿값만 받고 굿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된 사건이지만, 기가 막히게 맞추는 점 때문에 형사2부 사람들은 무속인을 점점 신뢰하게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늘 힘을 빼고 있어 무슨 능력이 있을까 싶던 이선웅은 의외로 사건에서는 예리한 면을 보여준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재조사를 통해 무속인이 자신이 맞췄던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그의 자작극이었다는 걸 밝혀낸 것.

 

TV 뉴스에서는 2,000억 원이 오가는 비리를 캐는 검사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처리하는 일들은 200만 원짜리 사기극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TV 속에 등장하는 2,000억 원짜리 사건보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200만 원짜리 사건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2,000억 원이 저들의 이야기라면 200만 원은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 때 예능 프로그램들은 한껏 어깨에 힘이 들어가 출연자들을 가만 놔두지 않고 이런 저런 미션 속에 연달아 빠뜨리곤 했다. 그러다 갑자기 <삼시세끼> 같은 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예능이 등장했지만 대중들은 의외로 거기에 빠져들었다. 이유는 저 치열한 세계가 주는 피로감이 컸고 나아가 너무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비현실감 때문이었다. 차라리 소소해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훨씬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검사내전>은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검사 소재의 장르물의 정반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한껏 어깨에 들어가 있던 힘을 빼고 거대한 악과 싸우는 검사가 아니라 작아도 서민들에게는 더 치열한 현실일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건들과 싸우는 검사. 물론 대단한 정의감보다는 그들 역시 일상인으로서 때론 작은 범법 행위들을 저지르지만 그래도 하는 일에 있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검사들의 이야기. 이러니 그 소소한 이야기에 더더욱 끌릴 수밖에.(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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