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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자친구’가 박보검과 송혜교의 멜로로 말하려는 건

캐스팅만으로 드라마가 이만한 화제가 됐다는 건 박보검과 송혜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가를 잘 말해준다.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는 첫 방송으로 8.7%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역대 tvN 수목극 첫 회 최고 기록을 만들었다. 

실제로 <남자친구>의 첫 회 방송은 온전히 쿠바의 이국적인 풍광과 그 속에서 돋보이는 송혜교와 박보검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잡아끌었다. 워낙 햇볕이 좋고 색감이 좋은 쿠바의 말레콘 비치에서 바라보는 석양 속에, 나란히 앉아 있는 송혜교와 박보검의 모습은 한 장의 화보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비주얼 뒤에는 이들이 엮어갈 이야기가 어떤 것인가를 예감케 하는 포석들이 존재했다. 차수현(송혜교)이 재벌가 자제와 결혼했다 이혼한 이혼녀이고 그 후 동화호텔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대표라는 사실이 짧지만 속도감 있게 이야기에 전제를 깔았다.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딸로 살았고, 재벌가에 입성한 며느리였다가, 이제는 이혼해 성공한 사업가로 살고 있는 차수현은 꽤 오랫동안 사적인 일상이 없는 삶을 살았다. 

그가 쿠바에 호텔 사업을 하기 위해 갔다가 우연히 김진혁(박보검)을 만나 보내게 된 1박2일 간의 일들이 굉장한 ‘모험’처럼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엽서에 담겨진 말레콘 비치의 석양에 이끌려 무작정 홀로 길을 나섰다가 가방을 소매치기 당하고 앞서 먹었던 수면제 기운에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김진혁은 그의 어깨를 내어주었다. 

차수현이 나중에 다 돈으로 갚겠다며 김진혁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것이고, 길거리에서 파는 샌들 하나를 사서 신는 것이며, 배고픔을 달래줄 한 끼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다. 모이면 어디서든 춤을 춘다는 쿠바 사람들이 추는 살사 춤 속에 슬쩍 들어가 함께 춤을 추는 정도만 해도 그에게는 일상의 모험이 된다. 

차수현이 김진혁에게 이끌리는 건 자신이 살던 세계의 사람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김진혁은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청년이다. 차수현이 탄 차가 그가 앉아 있던 테이블을 들이받아 상처 입은 카메라를 굳이 새 것으로 바꿔주겠다고 하지만 거기 담겨진 추억까지 살 수는 없다며 그걸 거부하는 인물. 사람의 손때와 흔적들이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쿠바의 풍광은 그래서 김진혁이 소중히 여기는 일상과 어울리는 면이 있다. 그 곳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것도.

결국 <남자친구>는 차수현과 김진혁의 멜로를 그릴 게다. 그렇다면 그 멜로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과거 신데렐라 이야기를 담던 멜로들은 왕자님에 천거되어 신분상승을 이루는 신데렐라를 담곤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오히려 거꾸로 된 상황을 이야기하려는 것 같다. 남자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라, 이 남자친구가 갖고 있는 일상과 소소함 속으로 화려해보이지만 실상은 황량한 성공으로 치장된 삶에 지친 차수현이 빠져드는 이야기. 

하지만 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소소한 일상을 세상은 가만히 놔둘까. 이미 공적인 얼굴을 갖게 된 차수현에게 이런 일상이 허락될까. 심지어 그가 다가옴으로써 김진혁의 일상까지 파괴되어 가는 건 아닐까. 이 긴장감이 <남자친구>가 멜로를 통해 담아내려는 특별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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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이보영이 진정한 엄마임을 증명한 허율

그 누가 이들이 진정한 모녀 사이라는 걸 부정할 수 있을까. tvN 수목드라마 <마더>에서 결국 수진(이보영)은 혜나(허율)와 밀항을 하려는 와중에 미행하는 형사들에 의해 체포됐다. 창근(조한철)은 수진에게 수갑을 채우고 이렇게 말했다. “강수진 씨.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긴급체포합니다.” 

하지만 체포된 수진에게서 혜나는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수진을 엄마라고 부르며 혜나는 “우리 엄마 아프게 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서로를 애타게 부르며 흘리는 눈물은 수진을 체포하는 창근의 마음까지 흔들리게 만들었다. 

실제로 그는 이 사건을 추적하며 혜나의 친엄마 자영(고성희)이 하는 행동들이 엄마라고 볼 수 없는 비정한 것들이라는 걸 확인한 바 있다. 반면 수진이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설악(손석구)으로부터 혜나를 구해낸 사실에 그 진심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수사를 해온 후배 동료는 수진을 잡기 위해 홍희(남기애)를 미행하며 창근에게 이들을 놓아주자고 말하기도 했다. “팀장님도 봤잖아요. 혜나 엄마. 우리가 오늘 강수진 잡으면 혜나는 다시 그런 여자한테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 목숨 걸고 도망친 애에요. 진짜 죽을 뻔 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오늘 하루 바보 되고 강수진 놓아주면 안 될까요? 사람들이 다 그러잖아요. 강수진이 정말 애를 아끼는 것 같다고.”

수진의 진심은 우연히 남이섬에서 만나게 된 운재(박호산) 부자와의 인연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운재의 아들과 금방 친해지게 된 혜나 때문에 함께 저녁식사까지 한 운재는 아내가 난소암이었는데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아들을 낳았다고 했다. 위험하지만 그의 아내는 아이를 위해 기꺼이 함께 모험을 했다는 것. 그렇게 아내는 세상을 떠났지만 자신의 아들은 “엄마의 사랑, 엄마의 용기를” 그냥 느끼고 있다고 운재는 말했다. 

수진은 운재가 한 그 이야기에 용기를 냈다. ‘아이를 위해 기꺼이 함께 모험을 하는 것’이 엄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걸 운재의 아내 이야기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혜나의 진정한 엄마로서 수진은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혜나에게 솔직하게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해준다. 잘되면 함께 도망칠 수 있지만 잘못되면 자신은 경찰에 체포될 수 있다고. 

과거 수진의 엄마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이 경찰에 잡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수진을 보육원에 버리고 가는 모진 선택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수진은 혜나에게 같은 선택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 때로 돌아간다면 엄마에게 끝까지 함께 하자고 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수진은 그렇게 자신의 경험을 통해 혜나의 마음까지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수진과 혜나는 이제 어떻게 될까. 그저 겉으로 드러난 행적대로 수진은 유괴범이 되고 혜나는 그 비정한 친엄마에게 돌아가게 될까. 그간의 행적들을 통해 수진이야말로 진정한 혜나의 엄마라는 사실을 이젠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핏줄이 같다고 엄마가 아니라는 것. 과연 수진은 그 사실을 입증하고 혜나의 진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진정한 엄마가 되기 위한 수진의 첫 걸음은 지금부터 시작이 아닐까. 결국 진짜 엄마가 누구인가는 그 아이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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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너사', 발연기야 그렇다치고 대본·연출은 왜 이러나

tvN 새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는 시작 전부터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그 첫 번째는 이 작품의 원작이 2009년부터 연재된 일본 만화라는 점이다. 물론 일본 만화 원작의 리메이크 드라마가 모두 실패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일본 원작들이 그 정서적 차이를 넘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본 바 있고, 게다가 2009년 시작된 작품으로서 무려 8년의 시차를(작품에 대한 느낌은 시청자들의 변화에 의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우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사진출처:tvN)'

하지만 무엇보다 큰 불안감은 캐스팅이었다. 물론 남자 주인공 강한결 역할로 이현우가 자리하고 있어 그나마 어떤 기대를 갖게 만들었지만, 그를 둘러싼 중요한 배역들이 조이, 이서원, 홍서영, 성주, 신재민, 장기용 같은 연기 검증이 거의 되지 않은 신인들로 채워졌다는 건 너무 모험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연기라는 것이 한 사람이 잘 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상대역들이 같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 아무리 베테랑 연기자들도 같이 망가질 수 있는 게 연기가 아닌가. 

실제로 <그거너사>에서 여주인공 윤소림 역할을 맡은 조이의 연기 문제는 첫 회부터 드러났다. 사실 이 역할은 결코 쉽지 않은 연기를 요구한다. 처음 만난 윤소림에게 돌직구 호감을 표현하며 다가가는 모습은 잘못 연기하면 뜬금없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걸 믿느냐는 식으로 툭 던지며 들어오는 윤소림이 공감가려면 그 캐릭터가 본래 그런 성격이라는 걸 충분히 납득시켰거나 강한결과의 우연적 관계 속에서 그녀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근거를 확실히 마련해 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거너사>는 대본을 통해 윤소림이라는 캐릭터에게 그런 정도의 인상적인 캐릭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아 무대 공포증이 있고,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자라 공부 빼고는 뭐든 열심히 하는 성격이며, 노래에 재능이 있다는 것 정도가 그녀가 그나마 보여준 캐릭터였다. 

역할 자체가 쉽지 않은데 그걸 연기 경험이 별로 없는 조이가 해낸다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조이가 연기를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미숙함을 드러낸다. 어떨 때는 지나칠 정도로 방긋방긋 웃고, 어떨 때는 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이런 감정 표현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것이 캐릭터의 심경과 어울려 어떤 공감대 속에서 조절되지 않으면 안정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캐릭터가 너무 감정변화가 급박하게 마구 드러나는 듯 보이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조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 등장하는 대부분의 신인 연기자들이 비슷한 문제들을 갖고 있다. 채유나 역할의 홍서영도 그렇고, 강한결과 같은 크루드플레이 멤버이면서 대립각을 세우는 기타리스트 이윤 역할의 신제민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연기는 화를 내는 장면에서도 소리만 지를 뿐 그것이 감정적인 공감을 주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물론 이런 과감한 신인 캐스팅을 했다면 대본과 연출이 이들의 이미지와 성격 등을 충분히 분석해 그걸 캐릭터와 맞춰주는 작업을 했어야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본도 자연스러운 흐름보다는 우연적 요소들이 겹쳐져 덜컥되는 느낌이 강하고, <라라랜드> 같은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하려 시도한 연출은 어색하다. 

연기에서 대본, 연출까지. <그거너사>는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1.5%(닐슨 코리아)로 초라하게 시작한 시청률이 2회에 1.3%로 떨어진 건 당연한 결과다. <또 오해영> 같은 작품으로 tvN 드라마가 월화 시간대에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던 그 때를 떠올려보면 <내성적인 보스>에 이어 <그거너사>로 이어지는 난국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의 무모한 모험으로는 그간 애써 힘겹게 쌓아놨던 tvN 드라마의 이미지만 깎아먹을 뿐이니.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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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반색, <인사이드 아웃>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화가 날 때나 두려움에 떨 때 당신의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인사이드 아웃>은 그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감정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각각의 캐릭터로 보여준다. 그 캐릭터들이 있는 곳은 라일리라는 소녀의 감정 콘트롤 본부.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라일리는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감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사진출처 : 영화 '인사이드 아웃'

낯선 환경에서 기쁨이 어떤 자신감을 준다면, 버럭은 용기를 갖게도 해주고, 까칠은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소심은 갖가지 위험으로부터 라일리를 보호해준다. 그런데 도대체 슬픔은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영화는 그 슬픔이라는 감정이 가진 비밀스럽지만 신비로운 힘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감정을 캐릭터화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애니메이션의 발상이 남다르다는 걸 말해준다. 우리가 막연히 느낌으로만 갖고 있던 그 감정들을 시각적인 세계로 구현해낸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그곳은 마치 상상으로 그려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오즈의 마법사>가 살 법한 세계들이다. 그 세계의 구조는 우리의 감정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고 그것이 우리가 생존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를 슬쩍 보여주기도 한다.

 

라일리가 외부의 자극들을 보고 느끼는 기쁨이나 슬픔, 분노나 두려움 같은 감정들은 그저 밖으로 표출되는 감정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사실은 그녀가 좀 더 잘 적응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들이다. 거기에 외부의 자극들이 주는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감정 콘트롤 본부에서는 옛 기억들을 이를 테면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가족과의 추억 같은 소환해오기도 하고, 두렵거나 아팠던 기억은 저 무의식 속으로 집어넣기도 하며, 때로는 빙봉 같은 상상의 캐릭터를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 한다.

 

사실 라일리가 이 애니메이션에서 겪는 일이란 사건이라고 할 만큼 큰 일처럼 여겨지진 않는다. 즉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 겪는 외로움과 두려움 같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감정 내부로 들어가면 이 작은 라일리의 감정적 사건들은 엄청난 스펙터클로 변모하게 된다. 감정 콘트롤 본부로부터 이탈하게 된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는 과정은 그래서 앨리스나 오즈가 걸어가는 모험의 길이 된다.

 

흥미로운 건 이 애니메이션이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특히 세월호에서 메르스까지 갖가지 사태들은 물론이고 회복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 경제나 그로 인해 취업이 어려운 청춘들과 밀려나 퇴직을 걱정하는 중년들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각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겪는 감정 상태들을 저 라일리가 겪는 스트레스에 빙의시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섯 개의 감정들 중에서 전면에 나와 있는 건 기쁨이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궁극적으로 들여다보려는 건 슬픔이라는 감정이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후반부에 이르면 뭉클한 감동에 어쩔 수 없이 찡한 눈물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것은 아이들에게는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 메시지일 수 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지금 이 땅에 사는 어른들에게는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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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9 23:15 BlogIcon 정인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우리 아이들과 봤지만 오히려 아내와 제가 더 감동! 어른들의 감성도 제대로 건드렸네요. 시나리오 작가분 대박! ^^ 너무 멋진 에니메이션을 보았네요. 감동이였습니다.

  2. 2015.07.20 22:34 신고 BlogIcon singenv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에 봤습니다^^ 중간에 조금 졸았지만ㅋㅋ;; 마지막으로 갈수록 좋더군요!

KBS의 오랜만의 성취, <프로듀사>가 보여준 것

 

무려 17.7%의 시청률로 KBS <프로듀사>는 종영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9%를 넘겼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지 않은가. 이 수치는 KBS가 지난 몇 년 간 미니시리즈를 통해서 단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수치다. 물론 방송 3사를 통틀어 봐도 찾기 힘든 시청률이다. 물론 시청률이 전부를 말해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프로듀사>는 드라마의 완성도나 새로운 시도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KBS 드라마들의 행보와는 너무나 다른 결과물을 보여줬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프로듀사(사진출처:KBS)'

<프로듀사>는 기획의 성공이 크다. 즉 드라마와 예능의 경계를 뛰어넘어 드라마작가와 예능 PD, 드라마 PD가 함께 작업에 뛰어드는 실험이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 기획은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 드라마와 예능을 접목시킨다는 것이 말이 쉽지 실행해내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은 작가 같은 예능과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깊은데다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 발군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었다. 여기에 서수민 PD의 기획력과 관리능력이 덧붙여졌고 초반 우왕좌왕했던 걸 드라마적으로 안정시킨 표민수 PD의 연출력이 더해졌다. 제작에 있어서 KBS가 이만큼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한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예능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이들 제작진들의 공조 덕분이다.

 

그리고 그 위에 김수현을 위시한 아이유, 공효진, 차태현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특히 김수현은 자신의 거의 모든 걸 다 뽑아내 보여주는 듯한 인상이었다.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가진 아우라를 모두 벗어버리고 그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어리버리하면서도 때론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려는 모습에, 때로는 애절한 순애보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든든한 어깨가 되어주기도 하는 사랑꾼의 모습, 게다가 맹구 흉내를 천연덕스럽게 내고 술 취한 연기만으로도 빵빵 터트리는 코미디언의 자질까지 보여줬다. 실로 김수현의 다양한 결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었다.

 

아이유는 새로운 발견이 되었다. 저렇게 연기를 잘 했나 싶을 정도로 갈수록 신디라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드러났고 도도했던 얼굴이 왈칵 눈물을 쏟을 때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나영희 같은 대 선배 배우와 함께 대립하는 장면에서도 그녀는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공효진이나 차태현의 안정적인 매력이 더해졌다. 그 안정적인 틀이 있어 김수현도 아이유도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KBS<프로듀사>를 통해 이런 성과를 얻게 된 건 이 프로젝트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예능과 드라마를 접목시키고 예능국의 리얼한 이야기를 때론 코미디로 때론 드라마틱하게 엮어낸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최고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김수현이나 공효진, 아이유 같은 인물들을 캐스팅해 의외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고, 금요일 토요일로 바뀌고 있는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과감하게 편성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프로듀사>의 기록적인 성공은 의미하는 바도 크다. KBS가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었다는 걸 에둘러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KBS 드라마는 오래 전부터 그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엉뚱하기 이를 데 없는 캐스팅이 나오거나 번복되는 경우도 많았고, 투자된 만큼 결과물의 완성도가 나오지 않아 어딘가 누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게다가 척 봐도 안 되는 기획물들을 반복해서 채택해 편성하는 무리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로듀사>가 거둔 가장 큰 것은 과감한 도전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KBS로서는 뼈아픈 얘기가 도전이 없고 늘 안전한 선택만을 한다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그 안전한 선택은 대개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프로듀사>의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도전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솔선수범해 보인다는 것.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 방송계에서 KBS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프로듀사>는 대중들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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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가 묻는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런 걸로 예능이 될지 누가 알았을까. 고추 장아찌를 담근다며 항아리를 사다가 고추를 넣고 간장 양념을 끓여 넣는다. 장아찌가 잘 되게 하기 위해 눌러 놓을 돌을 구하러 간 이서진은 소식이 없다. 알고 보니 뭐든 과한이서진이 짱돌 하나를 구하려고 별 고심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어찌해 고추 장아찌를 담아낸다는 이야기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이 아무 것도 아닌 짧은 에피소드는 그러나 <삼시세끼>라는 예능 신세계에서는 충분한 예능 소재가 된다. 가져온 짱돌이 항아리 구멍에 맞지 않아 투덜대는 이서진과 다 채워넣고 고추에 미리 냈어야할 구멍을 안내 다시 꺼내 고추 자르게 만드는 옥빙구 택연이 있으니 금상첨화다. 어떻게 이런 소소함이 예능이 될까.

 

그것은 메인으로 내세울만한 극적 내러티브가 없는 <삼시세끼>라는 신세계 덕분이다. 도시와 유리된 이 곳에서는 뭐든 하나하나가 작은 모험(?)처럼 다가온다. 사실 곰탕 한 그릇 먹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할까. 도시에서라면 유명한 곰탕집을 찾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삼시세끼>에서는 다르다. 가마솥에 밤새 우려낸 국물에 기름을 덜어내고 직접 담근 깍두기와 텃밭에서 갓 뽑은 파를 썰어 가마솥 밥과 함께 내놓는 곰탕. 하나하나 손길이 닿은 그 일련의 과정들은 곰탕 한 그릇의 맛은 물론이고 그 훈훈함까지 더해준다.

 

없다는 것은 <삼시세끼>에서는 이 새로운 공간에서의 설렘과 모험의 시작이다. TV가 없어 할 게 서로 떠드는 일이고, 보일러가 따로 없어 군불을 때며, 커피 메이커가 없어 맷돌로 갈아 커피를 한약 내듯 뽑아낸다. 물론 해야 될 일들이 많아 바로 눈앞에 펼쳐진 구름 낀 옥순봉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그렇게 옥순봉 풍경 한 번 쳐다보고 지나갈 도시인들이 느낄 수 없는 시골 체험의 묘미가 거기에는 있다. 하다못해 이 곳에서는 강아지 밍키의 성장 하나도 볼거리다.

 

갓 딴 텃밭 채소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솥뚜껑에 기름 뿌려 만든 달걀프라이를 솥밥에 얹어 참기름, , 고추장을 넣고 썩썩 비벼먹는 맛은 그래서 그대로 도시인들에게는 로망이 될 수밖에 없다. 생김에 숟가락으로 기름을 살살 칠하고 소금을 뿌려 숯불에 직접 구워낸 김은 또 어떤가. 비록 손은 많이 가지만 그렇게 한 장 한 장 구워내 한 통 가득 담긴 김이 주는 느낌은 말 그대로 뿌듯하다. 석쇠에 구운 고등어 한 점이 주는 훈훈함. <삼시세끼>는 멀리서 바라보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곳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매번 새로운 사건(?)들이 벌어진다.

 

여기에 수수밭 베기같은 노예 놀이는 마치 <12>의 복불복처럼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에 팽팽함을 만들어낸다. 노동이 만들어내는 땀의 힘은 <삼시세끼>에서도 여지없이 효력을 발휘한다. 그저 삼시세끼 챙겨먹는 시골 생활의 소소함을 클로즈업하고 거기에 강도 높은 노동을 얹으니 나영석 PD만의 균형 잡힌 예능 신세계가 탄생한다. 마치 소꿉장난하는 듯한 설렘은 이 세계가 건네는 꿀잼의 덤이다.

 

여기에 이서진처럼 전혀 과하지 않은 나영석 PD만의 스타일로 재미에 의미가 덧붙여진다. 물 한 잔을 얻어 마시러 군청에 들어간 택연을 차에서 서진이 기다릴 때 마치 맞춘 것처럼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내레이션.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표이며 지향점이다.” 힘든 하루의 노동에서 잠시 허리를 펴고 거실에서 뒹굴대는 이서진과 택연의 모습이 그 내레이션 위에 겹쳐진다.

 

조지 오웰.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행복할 수 있다.” 서진이 수수를 베는 모습이 이어지고, “빅토르 위고.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라는 멘트에 백일섭이 이서진에게 무언가를 먹여주는 장면이 보여진다. 그리고 자막. ‘아아 나는 정말 노예인가 아닌가 과연 행복은 무엇인가...’ 아마도 이 자막의 목소리는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되지 않았을까.

 

마침 군청에서 물 한 잔 얻어 마시고 돌아온 택연이 패트병에 담아온 물을 서진에게 건네자 그가 물을 마시는 장면에 이런 자막이 붙는다. ‘아 역시 난 행복해..’ 이것은 나영석 PD<삼시세끼>가 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는 이들을 훈훈하고 흐뭇하게 만드는가를 잘 보여주는 편집 영상들이다. 이제 나영석 PD는 시골의 짱돌 하나로도 예능을 만들어내는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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