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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달달 오가는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놀라운 연기 폭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은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닮았다. 비행기가 붕붕 떠오르는 그 곳은 상상력도 한없이 커지는 설렘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엄청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하는 두려운 현실 공간이기도 하다.

이수연(이제훈)이 사고를 당해 몸의 반쪽이 로봇 보조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정은 공항이 갖는 설렘과 두려움, 상상력과 현실을 캐릭터화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럴 듯한 과학적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SF 장르가 아니라 현실을 동화처럼 담아내는 판타지 장르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이수연이라는 캐릭터가 그럴 듯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도 시청자들을 몰입시켜야 한다는 것. 이 캐릭터의 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다시 보인다.

괴력을 드러내며 생명을 구해내는 슈퍼히어로이면서, 남과는 다른 몸을 갖고 있어 그 특별함을 오히려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인물. 하지만 한여름(채수빈)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 숨겼던 자신의 특별함을 그 앞에서 드러내며 “이런 나라도 괜찮겠냐”고 묻는 인물이 바로 이수연이다.

이제훈의 연기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드디어 한여름에게 자신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보조기를 떼고 휠체어를 타고 그를 만나러 갔다가 사고를 겪는 장면이다. 한여름이 공항에서 난동객에게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듣던 중 지나치는 행인에 부딪쳐 전화기가 계단 밑으로 떨어지자 그걸 주우려다 굴러 떨어지는 장면에서 이수연의 적나라한 실체가 드러난다.

보조기를 찼을 때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몸이지만, 그걸 떼고 나면 장애를 가진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수연은 사랑하는 사람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도 단박에 뛰어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실감한다. 그러면서 그와의 사랑을 꿈꿨던 것이 너무 섣불렀다는 알게 된다.

장애를 가진 존재로서의 절망감과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한 난동객에 대한 분노가 더해지며 이수연은 보조기를 한 후 그 난동객을 찾아가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섬뜩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분풀이가 끝난 후 제 주먹에 남은 폭력의 흔적들을 보며 그는 더 큰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통제 가능하지 않은 특별한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가 하는 걸 스스로 자인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토록 섬뜩했던 얼굴이 한여름 앞에 서면 한없이 녹아내리는 달달함으로 바뀐다. 그러고 보면 이수연이라는 이 인물은 너무나 많은 감정들을 동시에 껴안고 있다. 분노, 절망감, 기쁨, 슬픔, 사랑, 증오 같은 감정들이 매일 같이 반복되고 변화한다.

실로 이런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와 그래서 갖게 되는 복잡한 심경을 연기를 통해 설득시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게다. 하지만 이제훈은 이 인물에 제대로 무게감을 실어줌으로써 다소 과장된 설정과 과잉된 이야기들로 인해 허공으로 붕붕 떠오를 수 있는 이야기를 눌러주는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눈빛 하나 표정 하나로도 순간 변화하는 감정들을 표현해내는 이제훈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 드라마의 몰입이 가능했을까 싶다. 다시 보는 이제훈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장애, 그 특별함과 차별 사이

사고가 난 차량이 마치 요동치듯 날아오는 걸 맨 손으로 막아내면서 한여름(채수빈)을 구해낸 이수연(이제훈). 공항에서 난동을 부리는 여객을 한 손으로 제압하고, 화물을 실은 카트가 아이를 덮치려 할 때 맨손으로 그걸 막아내며 쇠막대를 팔로 막아 구부리는 괴력의 소유자.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의 이수연은 남다른 능력을 갖춘 슈퍼히어로처럼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달려가는 이 드라마 속에서 이수연은 더 이상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대신 사고로 한쪽 팔과 다리에 1급 장애를 가진 존재이고, 그래서 웨어러블 보조기를 함으로써 괴력을 갖게 됐지만 언제 어떻게 오작동이 일어날지 몰라 마치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같은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아마도 감정에 따른 체온의 변화 같은 것 때문에 생겨난 오작동일 가능성은 이수연이 한여름을 사랑하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로 만든다. 갑자기 생겨난 자력은 모든 쇠붙이를 끌어당길 정도로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하게 만든다. 그러니 한여름을 사랑하고 가까이하는 일을 그에게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일이 된다. 

게다가 한 때는 이복형이었던 서인우(이동건)는 이수연의 이런 ‘특별함’을 문제 삼아 공항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만들려 한다. 과거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지금 현재도 누군가에 의해 위협을 당하고 있어 또 다시 이수연이 사고를 겪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어쨌든 이수연의 ‘특별함’을 위험요소로 보고 ‘차별’하는 인물이다. 

보통 이런 과정을 거쳐 괴력을 갖게 된 인물이라면 슈퍼히어로물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을 숨긴 채 누군가를 돕는 이야기로 그려지기도 하겠지만, <여우각시별>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 드라마는 이수연을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그 특별함을 갖게 되어 차별받는 존재로 그린다. 우리네 사회가 그러하듯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종종 차별의 이유가 된다. 남다른 능력으로도 볼 수 있는 그 힘을 다르다는 이유로 ‘괴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기서 생긴다. 

공항이라는 공간은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곳이란 점에서 이수연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담아내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비행기가 날아오를 때는 그 거대한 힘에 마치 슈퍼히어로의 그것처럼 설렘을 갖지만, 동시에 그 비행기가 착륙할 때마다 우리는 그 거대함이 안전하게 현실에 안착할 수 있을까를 두려워한다. 그것은 괴력의 이수연을 특별하게 바라보거나 아니면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닮았다. 

웨어러블을 벗은 이수연은 이제 정반대로 장애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그를 사람들은 차별적인 시선으로 흘끗흘끗 훔쳐본다. 자신이 태어난 게 여름이라 ‘한여름’이라 이름 붙여졌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계절은 부모를 만난 가을이라는 이야기로 자신의 비밀스런 가족사를 털어놓은 한여름에게 이수연은 휠체어를 탄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공항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나는 행인과 부딪쳐 떨어뜨린 휴대폰 하나를 줍지 못해 휠체어에서 떨어져 쓰러져버린 이수연은 자신의 본 모습으로는 무기력한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웨어러블 보조기를 했다고 그가 전혀 다른 이수연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존재는 한여름이다. 이수연이 자신이 달라서 두렵지 않냐고 물었을 때 한여름은 우린 어차피 모두 다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여우각시별>가 그리려는 건 그래서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바로 이 다름의 문제다. 그 특별함이 어째서 차별이 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가를 공항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두 사람의 특별한 사랑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여우각시별’, 공항은 어째서 드라마의 공간이 되었나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고 만나는 곳. 또 날고픈 비행의 설렘과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하는 운명을 가진 우리네 현실이 교차하는 곳. 공항은 어쩌면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이 담으려 하는 ‘평범’과 ‘비범’이 교차하는 지점으로는 최적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만 사고로 인해 비범한 몸을 갖게 된 이수연(이제훈)과, 누구보다 비범하게 인정받고 싶지만 실상은 지극히 평범해 오히려 사고만 치고 다니는 한여름(채수빈)이 만나는 공간.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그 길 위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설렘을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풀어냈던 것처럼, <여우각시별>은 가까이서 보면 별의 별 인간 군상들이 모여 복작대는 그 공간이지만 밤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여우각시별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공항처럼 그 부대낌 속에서 만들어지는 사랑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비행기들이 오르내리는 그 여우각시별에는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이지만 그 곳을 지나쳤던 우리들에게는 특별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최근 들어 공항이라는 공간이 자주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우각시별>은 아예 공항을 소재로 삼았고, JTBC <뷰티 인사이드>에서도 남자주인공 서도재(이민기)는 티로드항공 본부장으로 공항에서 그 첫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2007년에 방영된 <에어시티>가 그저 공간으로서의 공항만을 차용한 느낌에 머물렀다면, 2016년 방영됐던 <공항 가는 길>같은 작품은 공항에서 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공항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정서를 통해 풀어낸 바 있다. 이처럼 이제 공간은 그저 배경이 아니라 드라마가 담아내는 정조를 표징하는 곳으로까지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가 다루는 공간은 당대의 대중들이 갖는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이를테면 의학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 꽤 오래도록 드라마의 공간이 되고 있는 병원은 ‘생명’과 ‘자본’이 뒤얽혀 있어 극적인 사건들이(심지어 사람들이 살고 죽는) 벌어지는 곳으로서, 대중들이 갖고 있는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축소해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또 법정드라마의 법정은 대중들이 갖는 ‘법 정의’에 대한 갈증이 투영되는 공간이고.

<여우각시별>의 공항은 갖가지 사건들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때로는 날아든 새 때문에 프로펠러에 불이 붙어 비행기가 불시착하기도 하는 그런 큰 사건들이 벌어진다. 또 난동을 부리는 진상 여객들 때문에 기물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사고들이 벌어진다. 물론 국가와 국가가 나뉘어지는 일종의 접경지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경계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특별하고 비범해 보이는 많은 사건들 속에서 <여우각시별>이 집중하고 있는 건 어쩌면 평범할 수 있는 이수연과 한여름 사이에 벌어지는 관계의 진전과 저마다의 성장담이다. 좌충우돌의 사고뭉치로 보이는 한여름을 마치 젊은 날의 자신처럼 바라봐주고, 또 남다른 몸을 갖게 된 이수연을 지극히 평범한 직원처럼 보듬어주는 양서군(김지수)이라는 인물은 이들의 나날이 벌어지는 사건들의 지향점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은 평범과 비범 사이에서 저마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들을 채우거나 넘치는 걸 덜어내 가면서 삶의 균형을 찾아간다. 냉철하고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감성을 가진 양서군의 모습 같은.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뀌고, 익숙해도 여전히 설레는 감정. 아마도 우리가 공항을 떠올리면 항상 반복해서 느끼는 그 감정의 교차는, <여우각시별>이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궁극적으로 담아내려는 그 특별함과 일상의 균형과 닮았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사는 삶의 진면목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담아내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복작대는 일상적인 삶의 공간이지만 부감으로 내려다보면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특별한 여우각시의 형상을 닮은 우리네 삶이라는.(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면.. 쏟아진 신작들 매력 포인트 총정리

한꺼번에 드라마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월화에 JTBC <뷰티 인사이드>, SBS <여우각시별>, MBC <배드파파>가 수목에 SBS <흉부외과>,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 이어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 경쟁에 합류했다. 너무 많아 어떤 걸 봐야할지 고민스러운 분들을 위해 각 드라마들의 중요 캐릭터와 그 장단점들을 정리했다.

◆ 이제훈의 <여우각시별>, 그 평범과 비범 사이

월화극의 최강자가 된 건 놀랍게도 tvN <백일의 낭군님>이다. 무려 9.2%(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지상파의 이런 선전에 그간 주춤했던 지상파들도 일제히 전열을 가다듬고 이 전장에 뛰어들었다. SBS <여우각시별>은 첫 회 5.9%로 시작해 4회 만에 8.6%를 찍을 만큼 그 관심의 상승곡선이 가파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이수연(이제훈)이라는 미스터리한 ‘무쇠팔’의 소유자다. 팔 하나로 사고로 날아든 자동차를 막아설 수 있을 만큼의 괴력을 보이는 이 인물은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보인다. 그 비범함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숨어 평범하게 자신을 숨기고 싶어 공항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그 곳 역시 매일같이 사건이 벌어지고 그래서 그 비범함을 숨길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특히 너무 평범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한여름(채수빈)이 같은 부서로 오면서 그의 사수가 된 이수연은 어쩔 수 없이 사건에 휘말려 그 비범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수연의 정체가 실로 궁금한 가운데, 비범과 평범을 대변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차츰 멜로 관계로 바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특장점이고, 무엇보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주는 막연한 판타지와 그 현실 사이의 경계가 슬쩍 슬쩍 드러나는 묘미 또한 쏠쏠하다. 우리에게 <낭만닥터 김사부>로 확실한 믿음을 준 강은경 작가와 과거 <연인> 시리즈부터 김은숙 작가와의 작품들을 통해 알려진 신우철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다만 초반부터 너무 오지랖을 보이며 민폐캐릭터 역할을 하게 된 한여름이 불안요소일 뿐.

◆ 장혁의 남자 냄새 물씬 나는 <배드파파>, 중년 가장이라면

MBC <배드파파>는 한 때는 유명한 복서였지만 승부조작으로 은퇴하고 형사 생활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한 가장 유지철(장혁)의 이야기. ‘Badman or Hero’라는 부제를 단 첫 회 첫 장면은 사고 난 버스에서 아이와 엄마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돈을 챙겨 도망칠 것인가 고민하는 유지철로 시작한다. 그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웅 따위는 포기하고 나쁜 놈이 되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돈을 구하기 위해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그 파란 약을 먹고 순간적으로 엄청난 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유지철은 격투기 도박장에 올라 거구의 상대를 무너뜨리고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어쩐지 이 신약은 부작용이 만만찮을 듯싶다. 그저 자신은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얻기 힘들어 집에서는 나쁜 아빠이자 가장이자 남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유지철은 가족을 위해 뭔가 찜찜한 이 신약을 먹고 ‘Family man’이 되려 한다.

이 드라마는 오랜만에 보는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유지철 역할의 장혁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절권도 실력으로 슈퍼히어로 액션을 보여준다. 또 남자들에게는 오래된 이야기 소재였으나 지금은 많이 사라져버린 ‘사각의 링’의 이야기가 아드레날린을 자극할만한 드라마다. 물론 가족을 위해 뛰고 또 뛰는 가장의 피곤함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 샐러리맨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쉽게도 여성 시청자들을 동시에 잡아끄는 고리들은 약한 편이다. 시청률이 4% 정도에 머물러 있는 건 아마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 서현진의 <뷰티 인사이드>, 변신하는 그녀와의 로맨스

이미 원작 영화로도 그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JTBC <뷰티 인사이드>는 서현진의 매력으로부터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가 터지며 눌러대는 셔터 소리 속에서 보여지는 한세계라는 인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서현진의 매력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그 공유점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 한세계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변신을 하는 마법에 걸리는데, 때론 할머니가 되었다가 때론 중년 미시가 되기도 하고 때론 아이가 되기도 한다. 사랑을 다루는 멜로드라마에서 한 사람의 존재 근거가 되는 외모가 바뀐다는 건 쉽지 않은 장애물이 놓여있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한세계의 ‘변신’만이 아니다. 그와 사랑에 빠질 서도재(이민기)라는 인물은 젊은 나이에 가질 것 다 가진 재벌3세지만 사고로 인해 타인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갖게 되었다. 얼굴이 계속 바뀌는 인물과 누군가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물 간의 로맨스가 <뷰티 인사이드>다.

<뷰티 인사이드>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멜로드라마는 어떤 인물의 외형(외모를 포함한 현실적 조건들)을 뛰어넘는 내면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해 피어나는 사랑의 이야기를 담으려 하고 있다. 톱 연예인과 재벌3세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그 흔한 멜로드라마에서 늘상 주인공으로 자리해온 이들이다. 하지만 그 외형적인 조건들과 상관없이 저마다의 공평한(?)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은 과연 무엇으로 서로에게 끌리게 될 것인가. 외모지상주의에 스펙사회를 슬쩍 뒤틀어놓은 판타지 코미디가 달달하고 유쾌한 멜로와 엮어지게 된 이유다. JTBC가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9시30분으로 바꿔 공격적으로 편성된 드라마지만, 경쟁작인 tvN <백일의 낭군님>에 밀려 다소 낮은 2.8%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도재 역할을 연기하는 이민기의 연기는 다소 호불호가 나뉠 법하다. 코믹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다소 과장된 면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 소지섭의 <내 뒤에 테리우스>, 첩보·멜로·육아까지 다 잡았다

수목드라마에서 MBC <내 뒤에 테리우스>가 9% 시청률로 초반 시청률 1위에 오른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이다.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어딘지 강렬한 액션과 절절한 멜로가 가능할 것 같은 배우.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살짝 망가뜨려 코믹한 웃음까지도 줄 수 있는 배우. 그게 바로 소지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초반 시청률 1위에 오른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여타의 수목극들과 달리 경쾌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가능해진 건 전직 정보원이었으나 지금은 쫓기는 신세가 된 김본(소지섭)이라는 캐릭터가 킹캐슬 단지에서 숨어 지내다 우연히 고애린(정인선)의 아이들을 챙겨주는 시터가 된다는 설정 때문이다. 살해된 전 국가안보실장 사건을 목격한 이유로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양동근)이 역시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본은 시터로 일하면서 동시에 자신과도 얽혀있는 사건들을 파헤쳐나간다.

정보원이 시터가 됐다는 설정은 이 드라마가 가진 색깔이 온전히 코믹과 멜로라는 걸 잘 드러내준다. 그래서 실제로 이 킹캐슬 단지의 아줌마 모임인 KIS(Kingcastle Information System)같은 조직(?)은 우스꽝스러운 패러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패러디 뒤에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하는 일만큼 어렵고 중차대한 것이 ‘육아’라는 공감대가 깔려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코믹과 멜로에서 때때로 진짜 ‘본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은 첩보물과 액션 장르로의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소지섭이라는 배우의 다채로운 매력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빛날 수 있게 되었다. 가벼움과 무거움, 진지함과 코믹함,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결합된 흥미로운 드라마. 다만 옥에 티라면 너무 흔한 첩보물의 뻔한 설정들이 주는 클리셰의 반복이 많다는 정도.

◆ 고수의 <흉부외과>, 심장이라도 훔치고픈 절절함

수목에 동시에 만나 <내 뒤에 테리우스>와 1,2위 각축을 벌이고 있는 SBS <흉부외과>는 의학드라마의 디테일이 빛나는 작품이다. 과거 <종합병원>에서부터 차츰차츰 특정 과로 축소되고 디테일이 더해져왔던 우리네 의학드라마의 흐름은 <흉부외과>에서는 실제 의사들의 제대로 된 감수와 취재들을 통해 더더욱 생생해졌다. 좋은 스펙을 갖지 못해 늘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심장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엄마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며 살아가는 박태수(고수)와, 조작된 진단서로 당장 조치를 취해야 했던 아픈 딸 대신 이사장의 딸 윤수연(서지혜)을 수술함으로써 딸의 죽음을 바라봐야 했던 최석한(엄기준)의 얽히고설킨 절절한 관계들이 흉부외과라는 특정과의 특성과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박태수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그 먼 길을 달려 최석한에게 왔을 때 갑자기 병원장으로부터 내려진 오더로 어느 쪽을 수술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상황이나, 공항에서부터 쓰러진 환자를 긴급 처치해 수술을 하는 도중에 어머니가 쓰러져 수술을 그만둘 수도 그렇다고 어머니를 방치할 수도 없는 박태수의 상황처럼 이 드라마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있어도 위험한 수술에는 나서지 않으려는 흉부외과의 특성을 담아낸다. 하지만 거기에 얽혀 있는 스펙사회와 조직의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이전투구 속에서 환자의 생명만을 보는 의사들이 소외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라는 부제처럼 이 드라마는 심장이라도 훔치고픈 절절함을 담아낸다. 워낙 긴박한 상황들의 연속이라 한번 보면 한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드라마지만, 그 팽팽함과 절절함은 다소 시청자들이 바라보기가 힘들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 드라마.

◆ 서인국의 눈빛이 다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일본 원작 드라마가 바로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다. 2002년 방영되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기무라 타쿠야 출연작. 우리식 리메이크에는 그 기무라 타쿠야가 한 역할을 서인국이 연기하게 됐다. 드라마 외적인 이야기지만 군 면제 사실 때문에 논란을 겪고 있는 서인국에게는 이 작품이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이 드라마는 수제맥주 회사에서 일하는 김무영(서인국)이라는 인물이 가진 미스터리하고 때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 그 캐릭터에게 집중되어 있다.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그는 HJ그룹 계열사 부사장의 딸 백승아(서은수)와 만나 순식간에 그를 빠져들게 만들었고, 그의 친구인 유진강(정소민)과도 점점 알아가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유진강의 오빠인 형사 유진국(박성웅)에게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섬뜩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존재인 김무영의 미스터리함은 이 드라마가 후반부까지 흘러가며 그려낼 이야기 속에 꽤 많은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감지하게 한다. 그것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게 만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 다가와 친절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고는 또 그렇게 훅 지나가버리는 김무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시쳇말로 ‘츤데레’ 그대로다.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그 캐릭터가 빛나 보이는 건 서인국이 보이는 그 미소와 눈빛 속에 그 두 가지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어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 성패만큼이나 궁금해지는 것이 서인국이 과연 많은 논란들을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여성 시청자들이라면 빠져들 수 있는 매력. 물론 이 작품이 가진 리스크 역시 그 논란에 있지만.(사진 : MBC, SBS, JTBC, 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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