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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각, 버스커, 울랄라까지 대중문화 장악한 <슈퍼스타K>

 

<불후의 명곡2>의 첫무대에 오른 울랄라세션은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주었다. 박지윤이 불렀던 '성인식'을 흥겨운 퍼포먼스와 절정의 하모니로 보여준 무대에 선배 가수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홍경민은 '멘탈 붕괴'의 느낌을 받았다며 바로 다음 무대에 서지 않기를 기원하는 모습이었고, 이런 분위기는 거기 있는 모든 가수들의 공통된 느낌이었다.

 

 

'불후의 명곡2'(사진출처:KBS)

<슈퍼스타K3>의 우승자이지만 가요계로 보면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신인일 뿐인 이들을 보는 관객과 가수들의 시선은 남달랐다. 마치 슈퍼스타가 <불후의 명곡2>라는 무대에 드디어 입성한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울랄라세션의 지상파 첫무대는 그 어느 신인의 무대보다 파괴력이 넘치는 것이었다.

 

허각이 <불후의 명곡2>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절정의 감성적인 목소리는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었고, 선배 가수들 역시 그런 허각을 신인 그 이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방송 출연은 거의 하지 않고 있지만, 음원 차트로 돌풍을 일으킨 버스커 버스커는 또 어떤가. 봄날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면, 또는 혹 여수 밤바다를 거닐게 될 때면 아마도 이제 우리는 버스커 버스커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음악이 가요계 전체에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대중문화 전반에 <슈퍼스타K>가 배출한 가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케이블 오디션 출신으로 어려웠던 지상파 방송 출연의 금기가 깨지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기운이 폭발했다고나 할까. 그들은 지금 가요 프로그램, 가요 차트,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맹활약 하고 있다.

 

<슈퍼스타K> 시즌1의 우승자인 서인국은 <사랑비>를 통해 연기자로서도 꽤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본래 4회 출연하고 빠질 예정이던 서인국은 감독의 권유에 의해 지금도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최근 <슈퍼스타K> 출신 가수 중 처음으로 MBC <라디오스타>에 허각과 함께 출연했다. 이것은 지금껏 KBS가 홀로 열어놓았던 이들의 무대에 MBC도 동참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이들의 문호를 제일 먼저 활짝 연 것은 KBS다. KBS는 <뮤직뱅크>에 허각과 존박, 장재인을 세웠고, <불후의 명곡2>에 허각에 이어 울랄라세션을 세웠다. 울랄라세션은 토요일 저녁 토크쇼인 <두드림>에도 출연해 그들의 독특한 음악세계는 물론이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까지 드러냈다. 고정 출연 무대에서 토크쇼까지, 본격적인 지상파 활동을 선언한 셈이다.

 

그간 <슈퍼스타K>의 아킬레스건은 케이블 오디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지상파 출연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아마도 이런 편견은 이제 깨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지상파와 가요계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나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사이익까지 얻고 있다. 대중들은 지상파에 나온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열광을 보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열광은 그저 지나가는 한 순간의 열기가 아니다.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만이 갖고 있는 그 헝그리하고 독특한 느낌은 기성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버스커 버스커와 울랄라세션 같은 아티스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가수들은 역시 <슈퍼스타K>가 오디션의 슈퍼 갑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지상파 출연을 본격화한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맹활약은 결국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이어진다.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오디션 프로그램의 피로감 속에서도 진정한 슈퍼스타의 출연을 목도한 대중들에게 <슈퍼스타K>는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4>는 또 어떤 슈퍼스타들을 배출해낼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오디션이 깨운 아날로그, 아날로그가 일으키는 인디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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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수수한 옷차림의 장재인이 '슈퍼스타K2' 오디션 현장에서 맨 바닥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를 때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기획사 가수들의 화려한 옷차림에 눈멀고, 기계음으로 잔뜩 포장된 사운드에 귀 먼 우리들의 감각을 깨운 그것은? 꾸미지 않은 장재인의 스타일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가난해 보여도 모든 음악적 감성을 한껏 품고 있는 기타라는 악기가 가진 힘이었을까. 그 순간 우리가 느낀 건 디지털로 무장된 세상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 아날로그의 힘이 아니었을까.

바야흐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다. '슈퍼스타K2'의 성공 이후 이 형식은 이른바 '되는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슈퍼스타K2'의 따라 하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위대한 탄생'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 형식 자체가 가진 힘 때문이었다. 거기에는 현실을 끊임없이 환기시키며 대중들을 열광시키는 경쟁 시스템이 있고, 그 위에 '공정함'이나 '멘토링' 같은 판타지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음악이다. 실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이토록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경쟁자들은 무반주로, 혹은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나와 오로지 노래로 승부한다. 물론 춤을 추는 경쟁자들도 있지만 그들에게 심사위원들이 결국 주문하는 건 "노래를 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심사위원들은 발성의 문제나 스타일, 음색 등을 조목조목 잡아내며 경쟁자들이 갖고 있는 노래를 친절하게 분석해준다. 그러니 음악에 대한 감성을 깨우는 프로그램으로 오디션 프로그램만한 게 있을까. 우리는 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어떤 훈련을 받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기획사 가수들의 화려한 춤과 사운드에 묻혀 있던 가사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 건, 이 훈련이 우리가 잊고 있던 감성을 깨웠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날로그 감성이다. 물론 이 아날로그 감성은 음악에 있어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장기하가 '싸구려 커피'를 부를 때 우리의 가슴을 탁 치고 들어왔던 것. 각종 라이브 무대 혹은 그런 무대를 방송화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늘 그것을 봐왔다. 하지만 최근처럼 이 아날로그 감성의 음악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게 된 건, 분명 저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이 대중들의 가슴에 쏟아 부은 것도 다름 아닌 이 아날로그 감성이다. 처음 보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고, 어색하게 목소리를 맞춰가고(그것도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알 수 없는 뭉클함을 준 건 그 과정과 음악이 주는 아날로그의 힘 덕분이다. 그 대회에 나가는 과정이 오디션 프로그램과 거의 형식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노래와 하모니에 대한 일종의 학습을 받았다. 그래서 하모니를 그저 듣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세시봉'은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이라는 음악적 거장들을 세워두고 창조적인 음악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었다. 윤형주가 즉석에서 만난 여자들을 위해 '라라라'의 가사를 단 40분 만에 담아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그 놀라운 시적 가사들과 어우러지면서 진짜 음악의 단면을 끄집어냈다. 음악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힘으로 창조되는 것이라는 걸 그 이야기는 들려주었다. 그리고 누군가 악기를 퉁 퉁기며 노래를 하기 시작하면 즉흥적으로 하모니를 맞춰 가며 부르는 노래는 아날로그적인 감동을 안겨주었다. 악동 이하늘이 눈물을 흘린 건 바로 그 알 수 없는(사실은 잊고 있던) 감성을 거기서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장재인이 주목받고 있는 것처럼, 지금 인디 레이블에 대중들이 눈을 돌리는 것이 이런 아날로그적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제2의 장기하'라는 얘기를 들으며 주목받고 있는 인디밴드 10cm의 성공은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디지털 음원 사이트 100위권 내에 앨범 전곡이 랭크되고, 음반도 초도물량 1만장이 이미 다 팔려나가 추가 생산에 들어간 10cm의 성공에는 현재 국내 대중문화계에 쓰나미처럼 불어 닥친 아날로그 감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 때의 유행이 아니다. 이미 깨워놓은 아날로그 정서에 대한 욕망은 복제된 가짜 디지털 정서가 채워주기 힘든 면이 있다. 이미 진짜 향기 나는 꽃을 보게 된 대중들이 조화에 눈을 돌릴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홈레코딩 기술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내부적으로 실력을 쌓아온 인디씬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바로 이 대중들에게 깨어난 아날로그 감성 덕분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인디씬들의 음악이 유튜브 같은 지극히 디지털적인 매체를 타고 대중들에게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에 올려진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라는 곡의 라이브 영상을 보다보면 우리가 각종 쇼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통해 발견할 수 없는 아날로그적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노래를 하다가 악기를 떨어뜨리자 잠시 멈췄다 악기를 집어 다시 연주하는 그런 실수조차 하나의 감성으로 전해지는 상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부터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이 아날로그 감성은 어쩌면 대중가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맹아로 자라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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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탭송'을 들고온 슈퍼스타K 4인방.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슈퍼스타K2'는 아마도 작년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이제 슈퍼스타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대중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 의해 뽑혀지고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나간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죠. 그렇게 해서 뽑힌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지금도 그 감동적이었던 오디션 장면들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한데요, 이들 슈퍼스타K 4인방이 '슈스케 탭송'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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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사회를 맡은 박지윤 아나운서. 해산한 지 얼마 안되었다는데 역시 한 미모 하시는...


'슈스케 탭송'은 물론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브랜드 캠페인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 노래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간 애니모션이나 햅틱미션, 아몰레드송 등의 노래들이 캠페인송에 머물지 않고 대중적인 사랑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효리나 손담비, 애프터스쿨 같은 톱 스타들이 그간의 주인공들이었죠. 그 연장선 위에 있는 '슈스케 탭송'은 '슈퍼스타K' 4인방을 끌어안으면서 좀더 진화된 형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먼저 의미가 새로운 것은 슈퍼스타K 4인방인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이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의 주모델로 선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껏, 그 자리는 이효리나 김연아 같은 늘 당대의 톱 셀러브리티들의 자리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대중들이 뽑은 대중들의 슈퍼스타들이 그 자리에 선다는 것은 꽤 의미심장한 일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상품과 톱스타가 선망의 대상으로 이미지화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좀더 대중 가까이 내려와 일상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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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보는 슈퍼스타K 허각과 존박. 진짜 형제같은 훈훈함이 여전하네.


'Life is Tab'. 이 슬로건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탭과 일상을 같은 위치에 놓는다는 것이죠. 그러니 이 슬로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들로 슈퍼스타K 4인방만한 인물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슈퍼스타K 4인방들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노래를 하다가 꿈을 키웠고 그 꿈이 자라서 슈퍼스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슈스케 탭송'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은 일상과 꿈, 그리고 그 실현의 과정을 슈퍼미디어인 갤럭시 탭과 어떻게 함께 이뤄나가는가를 보여줍니다. 먼저 강승윤, 장재인, 허각, 존박의 평범한 일상이 보여지고, 그들에게 마치 '슈퍼스타K'가 다시 돌아온 듯한 미션이 떨어집니다. 허각은 노래를 만들고, 존박은 랩 가사를 붙이고, 장재인은 무대의상을 그리고 강승윤은 댄스를 덧붙이는 미션이 주어지고, 그것이 하나로 묶여지면서 무대 위에서의 '슈스케 탭송'으로 시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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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로 예뻐진다"는 말에 "다 화장빨이예요"하고 말해 빵 터트린 장재인. 늘 소년 같은 강승윤.


즉 꿈을 향해 달려가는 슈퍼스타K 4인방과 그것을 도와주는 슈퍼미디어로서의 갤럭시 탭을 같은 선 상에 놓은 것이죠. 그렇게 해서 하나로 묶여진 '슈스케 탭송'은 4인방의 완벽한 하모니를 그려내며 노래를 만들어냅니다. 흥미로운 것은 경쾌하고 신나는 '슈스케 탭송'이 4인방의 음색에 맞춰 네 가지 버전으로 편곡되었다는 점입니다. 속시원하게 질러주는 창법의 허각은 록 버전을, 감미로운 선율로 녹여내는 존박은 R&B 버전으로, 상큼하고 발랄한 목소리의 장재인은 경쾌한 스윙 재즈 버전으로, 톡톡 튀는 강승윤은 일렉트로닉 댄스 버전으로. 그리고 이 네 버전은 온라인상(http://www.lifeistab.com)에서 투표 이벤트를 통해 최고를 가리게 됩니다. '슈퍼스타K'의 또다른 버전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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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탭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장재혁 감독.


'슈스케 탭송'으로 만나게 된 '슈퍼스타K' 4인방과 슈퍼미디어를 꿈꾸는 갤럭시 탭은 이 이벤트처럼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과연 '슈퍼스타K' 4인방은 '슈스케 탭송'으로 세간의 뜨거운 반응을 다시 얻게 될까요. 갤럭시 탭은 이 노래를 통해 대중들의 꿈을 이뤄주는 슈퍼미디어로 우뚝 설 수 있을까요. 4인방이든 탭이든, 이들의 '슈퍼스타K'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Posted by 더키앙

 ‘슈퍼스타K2' 그 전과 그 후

‘슈퍼스타K2'가 보여준 건 희망이었다. 단지 중졸 학력에 환풍기 수리공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노래를 놓지 않았던 허 각이라는 한 청년의 성공담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스타K2'는 현 획일화의 길로만 걷고 있는 가요계에도 큰 희망을 주었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들만이 우리네 가요의 전부인 양 비춰지고 조명되는 것은 큰 문제. 5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성격상, 파격적인 비주얼에 가수들이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선정성 논란도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슈퍼스타K2'의 무대는 비주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노래를 통해 충분히 대중들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것은 기존 가요 프로그램들에는 없는, '슈퍼스타K2'만의 그 무엇이 대중들의 갈증을 풀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그 갈증은 무엇이었을까.

그 첫 번째는 다양한 음악이다.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음악들은 거의 젊은 아이돌 그룹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음악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마련이라 다양성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슈퍼스타K2'는 비교적 다양한 음악들을 보여주었다. 댄스와 R&B는 물론이고 포크나 록에 이르기까지 이르는 음악의 다채로움이 있었다.

장재인이 보여주는 독특한 창법에 얹어진 포크적인 감성은 심사위원 윤종신이 “떨어진다 해도 비주류 음악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그녀의 공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강승윤의 시원스런 록 보컬은 ‘본능적으로’라는 윤종신의 노래를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존 박은 자기 스타일로 ‘취중진담’을 다르게 해석했고, 허 각은 특유의 강렬하고도 매력적인 고음으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노래했다.

이처럼 가수들이 저마다의 창법과 스타일로 해석해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노래의 다채로움 그 자체다. 늘 비슷비슷한 스타일들이 유행처럼 반복될 때,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가수 자신의 개성으로 재해석해내는 ‘슈퍼스타K2'의 면면은 참신하다. 트렌드에 가수가 꿰맞춰지는 무대보다, 가수가 가진 개성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수에 집중하는 형식으로서 가져온 음악과 스토리텔링의 조화는 우리가 기존 가요 프로그램에서 느끼던 두 번째 갈증이다. 무대에서 잠깐 동안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는 달리, ‘슈퍼스타K2'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형식을 무대와 연동함으로써 노래 밑바탕에 스토리를 깔았다. 똑같은 노래를 해도 강승윤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허각이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에는 확실한 차이가 생긴다. 노래의 기교와 퍼포먼스만이 아니라, 그 노래가 담는 마음까지 들려주기 때문이다.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된 것은 단지 그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만이 아니다. 냉철하게 스토리적으로 바라보면 허각이 가진 스토리가 존박이 가진 스토리보다 훨씬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이미 20위권에 들었던 존박이 ‘슈퍼스타K2'에서 우승을 하는 장면보다, 생계를 위해 환풍기 수리공을 하면서 무대를 포기하지 않고 노래해왔던 허각이 우승하는 장면을 더 바란다.

현재 대중들은 노래와 가수만이 아니라 거기에 깔려있는 스토리도 원한다.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마치 놀이처럼 만들어지고 불려진 노래가 음원 차트에 올라가는 것은 바로 이런 스토리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작금의 가요 프로그램의 무대는 이러한 변화된 대중들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순위별로 가수들이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는 오래된 형식의 반복이다.

주로 자정에 편성되는 라이브 무대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더 많은 스토리를 전해주지만 편성 자체가 밀려있는 데다가 그것 역시 옛 형식의 재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슈퍼스타K2'는 그런 점에서 대중들의 달라진 무대에 대한 요구를 어느 정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전부 오디션 형식일 필요는 없다. 다양한 가수들의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 해답은 나오지 않을까.

‘슈퍼스타K2'는 끝났다. 이제 여기서 주목받은 허각이나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같은 가수들은 본격적인 가요계 진입을 위해 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설 무대가 없거나(이미 지상파들은 이들의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 눈치다), 선다 하더라도 그저 달라지지 않는 기존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과 색깔이 사라지게 된다면 그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 ‘슈퍼스타K3'만을 기다리며 지낼 것인가.

Posted by 더키앙

'슈퍼스타K'가 배출해야할 슈퍼스타는 어떤 가수일까

장재인이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나와서 "바닥이 더 편해요"하며 털썩 주저앉아 또박또박 가사를 음미하듯 노래할 때, 아주 오랜만에 가슴 한 켠을 가득 채우는 어떤 설렘을 느낀 것은 거기에서 '음악'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현란한 댄스, 그리고 음악 자체는 물론이고 비주얼조차 점점 찍어낸 듯 비슷비슷해진 작금의 가요계에서 그 노래를 들으며 어떤 정서적 감흥을 느끼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아마도 음악이라기보다는 프로듀서에 의해 잘 포장된 하나의 음악상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 것이다.

심사위원으로 경쟁자들을 심사하던 윤종신이 한 후보자에게 "당신은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야 될 것"이라는 지적은 작금의 현실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목소리나 가창력 자체가 가진 거칠지만 독특한 개성은 작금의 가요계에서는 프로듀싱 되는 과정에서 연마되기 마련이다. 좀 더 폭넓은 대중을 상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강렬한 개성 자체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어필이다. 원석은 아무리 크다고 해도 연마되어 상품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슈퍼스타K'는 이승철이 매번 입에 달고 말하는 것처럼, "프로가 될 사람을 뽑는 자리"다. 따라서 아마추어들의 실력 없는 치기는 모두 '불합격'을 받기 마련이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130만 명이 넘는 경쟁을 뚫고 11명에 안착한 생존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기본적인 실력을 갖춘 이들이다. 포크를 하는 장재인이나 김지수는 바로 그 포크라는 장르가 갖는 어쿠스틱한 매력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성을 드러내고, 존박의 재즈적인 느낌마저 주는 R&B 스타일이나 허각의 감성적인 발라드 역시 그들만이 가진 개성적인 보컬에 의해 평이해 보이는 음악조차 돋보이게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미 실력도 갖추었고, 인지도도 갖춘 이들이 실제로 가요계에 슈퍼스타로 자리하는 문제일 것이다. 작년 '슈퍼스타K'가 배출한 가수들은 슈퍼스타K가 된 서인국, 박세미, 길학미 등이다. 어느 정도 인지도는 갖고 있지만 이들이 말 그대로 슈퍼스타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작년 '슈퍼스타K'는 올해처럼 많은 스타성 있는 후보들을 배출해내지 못한 결과가 크다. 만일 이런 상황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이것은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흠집을 낼 것이다. 아무리 '슈퍼스타K'가 되도 실제로 슈퍼스타가 배출되지 않는다면 그 오디션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슈퍼스타K'에 의해 실력을 검증받고 인기도 얻은 이들이 진정한 슈퍼스타로 서는 과정에는 반드시 상품화의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이른바 되는 음악과 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프로듀서들이 이 개성 넘치는 신인들을 어떻게 상품화시키느냐는 문제는 실로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개성은 무시될 수도 있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을 수도 있다. 개성 있고 실력 있는 가수들이 프로듀싱 과정에서 색깔을 잃어버리는 건 천편일률적인 가요시장의 흐름과 거기에 편승하려는 제작자들의 잘못된 마인드 때문이다.

아직 '슈퍼스타K'를 뽑는 오디션이 끝나기도 전에 거기 참가한 이들이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섣부른 걱정이 앞서는 것은, 오디션 과정에서 어떤 설렘까지도 던져주었던 날 것의 개성 넘치는 후보자들의 노래와 스타일이 훗날 프로듀싱 과정에서 똑같은 상품으로 찍혀 나오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제발 장재인이 지금처럼 털털하게 바닥에 앉아 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는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기 때문이며, 김지수가 특유의 소울 가득한 목소리로 포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들이 댄스가수들 속에 들어가 춤을 추고 전자음 가득한 음악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가요시장에서 버텨내려면 가장 상품화가 잘 되는 댄스음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일 시장이 진정 이렇다면 그것은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다. 어쿠스틱한 노래 하나로도 충분히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슈퍼스타K'는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네 가요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이 거의 장악해버린 가요 순위 프로그램들은 몇 분 안 되는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자신들을 어필하기 위해 댄스와 자극적인 음악을 선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슈퍼스타K' 같은 무대는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엮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이 대중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필요하다면 무대를 바꿔야지, 무대에 맞춰 가수들을 바꾸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원석을 세공할 때, 비죽비죽 삐져나온 부분은 잘려져 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은 보석에 대한 비유일 뿐, 한 사람의 가능성을 똑같이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정사각형을 둥그런 원으로 만드는 방법은 각을 잘라내는 방법도 있지만, 사각형 바깥으로 두툼한 원을 덧붙이는 방법도 있다. 날 것의 강렬한 개성을 버리기보다는 좀 더 감싸서 두드러지게 어필하는 방식은 어쩌면 지금 막 가요계로 발을 딛고 있는 이들 11명의 후보자들에게 필요한 일일 것이다. '슈퍼스타K'가 오디션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진정한 음악인들의 다듬어지지 않았어도 그대로 느껴지던 그 묵직한 진정성의 감동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상품성과는 별개로 '슈퍼스타K'는 이 시대에 진정한 슈퍼스타를 뽑는 대회로서 자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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