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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 토크가 봇물 터졌던 까닭

 

그저 앉아서 토크만 하고 있는 데도 이렇게 빵빵 터질 수 있을까.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포상으로 얻은 여행에 오래도록 함께 동고동락해온 지석진, 조세호, 이광수를 초대했다. 얼굴 표정 하나만 봐도 또 습관적인 동작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정도로 가까운 그들은 남산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남다른 웃음을 줬다.

 

찐캐미(진짜 관계에서 우러나는 찰떡궁합)’라는 표현이 딱 맞는 조합이었다. 지석진과는 30년 가까이, 이광수와는 <런닝맨> 등을 통해 10년 동안 함께 활동을 해왔고, 조세호는 최근 <유퀴즈 온 더 블록>은 물론이고 유산슬의 매니저 짜사이로 부쩍 유재석과 케미를 맞춰왔다. 조세호의 표현대로 초대된 이들은 유재석이 가장 ‘편하게 막 해도 되는’ 만만한(?)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취향의 부딪침만으로도 유재석을 눈물 나게 웃게 만들었다. 특히 지석진이 당황할 때마다 다리를 떨고 팔짱을 끼고 안경을 끌어올리는 그 습관은 유재석을 빵빵 터트렸고, 펭수와 만나 자극을 받은 조세호는 올해에는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를 모토로 한다며 명품 사랑을 있는 그대로 늘어놓는 것으로 큰 웃음을 줬다. 이광수는 오랜 관계를 통해 유재석의 음료 취향까지 파악하고 있었고, 지석진과 은근히 치고받는 토크로 웃음을 줬다.

 

‘인문학’의 뜻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주, 브런치의 의미 같은 단순한 걸 두고 벌이는 ‘무식 토크’는 오랜만에 보는 <노브레인 서바이버>의 재미를 끄집어냈다. 무엇보다 웃긴 건 이들이 너무나 진지하게 무식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건 오랜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서 나오는 경험의 결과처럼 보였다. 특정 상황들을 워낙 많이 함께 겪다보니 어떤 상황에 어떤 태도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재미를 극대화 하는지 알고 있는 것.

 

돈가스집을 찾아가 나누는 토크에서도 이들이 얼마나 가까운가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지석진은 자신이 형의 위치에 있다는 걸 슬쩍 무너뜨리는 후배들과 기꺼이 합을 맞춰 웃음을 만들었다. 조세호가 웃음을 위해 “어디까지 허용되냐”고 묻는 질문에 지석진은 “침만 안 뱉으면” 되고 “감정 없는 코미디 따귀까지 OK”라는 이야기로 약간의 허세를 더해 웃음을 줬고, 은근히 유산슬 이야기를 꺼내며 ‘지루박’ 캐릭터를 욕망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복 없이 먹는 스타일’이라는 유재석의 이야기에 이광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밥 맛 없는 스타일”이라고 던지자 조세호가 “이게 허용이 되냐”고 놀라고 지석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다”고 말하는 대목은 한 편의 잘 짜인 콩트 코미디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토크만으로도 유재석을 실제로 눈물이 날 정도로 웃게 만든 이유였다.

 

사실 이들이 이 날 한 거라곤 카페에 모여 토크를 나누고 돈가스집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토크하고 이태원의 서점을 찾아가 이야기를 한 게 전반부의 내용 전부였고, 방탈출카페를 찾아가 의외의 긴박감 넘치는 탐정놀이의 재미를 전한 게 후반부였다. 어찌 보면 어디선가 늘 봐왔던 토크와 게임의 향연이었지만, 의외로 <놀면 뭐하니>가 유산슬 성공의 포상으로 유재석에게 준 이 시간들을 빵빵 터지는 유쾌한 웃음을 만들었다.

 

도대체 뭐가 달랐던 걸까. 그건 그간 유재석이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그리고 이제 앞으로 이어질 유케스트라까지 다양한 부 캐릭터 활동을 해왔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혼자 활동하면서 갈증을 느꼈던 토크 욕구를 제대로 풀 수 있게 기회를 줬다는 점이 주효했다. 유재석은 진심으로 즐거워했고 쉬지 않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걸 가능하게 한 건 유재석 스스로 편한 인물들을 초대해 한 자리에 모았기 때문이었다. 굳이 뭘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얼굴 표정 하나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인물들이니 유재석은 마음껏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게다가 그건 그간 다양한 부 캐릭터로 당황하고 힘겨워했던 유재석을 봐온 시청자들에게도 흐뭇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부 캐릭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유재석을 우리는 언젠가부터 기대하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 또 이어질 유재석의 하프 도전이 주는 기대감은 더더욱 크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유재석 본 캐릭터로서 이렇게 깨알같이 웃고 떠들고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유재석으로서도 이 프로그램의 팬들로서도 즐거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주 가끔 부여되는 포상이어야 그 효과가 발휘되겠지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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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일로 만난 사이'에 담긴 유재석 토크의 변화

 

사실 MBC <무한도전>을 전면에서 이끌면서 특히 몸 쓰는 일(몸 개그부터 리얼 성장드라마까지)을 많이 해왔지만 유재석의 주력은 애초부터 토크에 있었다. 아주 오래 전 <토크박스>에 출연해 에피소드를 털어놓던 때부터 조금씩 진화해온 유재석의 토크는 <해피투게더>나 <놀러와>로 오면서 자기만의 색깔을 갖추기 시작했다.

 

당시 ‘리얼 토크쇼’라는 트렌드 속에서 <무릎팍도사>나 <강심장>처럼 독한 토크들이 쏟아져 나올 때도 유재석은 ‘햇볕 토크(바람보다는 햇볕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듯 배려하는 토크)’로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놀러와>의 골방토크나 <해피투게더>의 목욕탕토크는 그 공간이 갖는 편안함에 유재석의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는 ‘햇볕 토크’가 더해져 빛을 보았다.

 

하지만 <놀러와>는 이미 오래전 종영했고, <해피투게더>도 시즌4를 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화제를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건 그간 해왔던 토크쇼의 틀이 이제 한물 지나간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의 토크쇼들을 보면 지금의 예능 프로그램과 정확히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카메라가 전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나가는 와중에 밀폐된 스튜디오에 머물고 있고, 일반인들이 스타가 되고 있는 1인 미디어의 시대에 여전히 연예인이라는 직군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파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런 상황이니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에 유재석의 행보는 토크보다는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무한도전>식의 몸 쓰는 일에 집중되지 않을까 예상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재석의 행보를 보면 놀랍게도 그가 가진 장기인 토크를 지금의 트렌드에 맞게 진화시키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가장 도드라지는 건 역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길거리로 나가 그 곳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과 토크를 나누는 이 프로그램은 그간 토크쇼들이 해왔던 틀의 한계를 모두 깨고 있다. 즉 스튜디오를 벗어나 우리네 일상의 공간에 카메라를 드리우고 연예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을 만나 진솔한 토크를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여기서 유재석은 그간 연예인들을 무장해제 시켰던 그 토크 능력을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만난 분들의 짧지만 인생 전체가 묻어나는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데 발휘한다.

 

무명의 연예인들을 특유의 토크 능력으로 캐릭터까지 척척 잡아 스타덤에 오르게 해주기도 했던 유재석의 언변은 이제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삶의 현장에서의 보통 사람들에게 햇살처럼 뿌려진다. 그렇게 끄집어내진 그 분들의 이야기는 놀랍게도 한편의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고 스펙터클하다는 걸 알게 된다. 시청자들은 누구나의 삶이 그렇게 저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걸 경청해주는 ‘유느님’ 유재석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tvN <일로 만난 사이>는 유재석 토크의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라면, <일로 만난 사이>는 그 서민들이 하는 노동 속으로 깊게 들어가 그 분들의 삶을 체험을 통해 전해주는 토크를 구사한다. 이효리, 이상순과 함께 제주의 녹차밭에서 일하며 끊임없이 투덜대고 힘겨워 하는 유재석의 토크는, 우리가 편안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마시는 녹차 한 잔에 담긴 저분들의 노고를 체감하게 해준다. 차승원과 함께 무안에서 생고생을 하며 고구마를 캐며 나누는 이야기나, 쌈디, 그레이, 코드쿤스트와 함께 KTX 청소를 하며 나눴던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유재석의 토크는 진화하고 있다. 토크쇼는 이미 한물 간 형식이지만, 유재석의 진화된 토크는 그래서 흥미롭다. 거기에는 무엇보다 연예인들만이 아닌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려는 토크의 방향이 우리의 마음을 잡아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결국 토크라는 것이 말 자체가 아니라 마음부터 열려야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먼저 말하고 싶고 듣고 싶은 대상을 만나러 찾아가는 길. 유재석은 그 길 위를 걷기 시작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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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화제성 모두 잡은 ‘동상2’, 왜 잘 되나 했더니

일요일 집안 일 도와 달라는 아내와 좀 쉬고 싶은 남편. 그래도 관절이 안 좋은 아내를 위해 툴툴 대며 일어나 물걸레질을 하지만, 어딘지 돕는다기보다는 더 일거리만 만들어놓는 남편과 애써 잔소리를 꾹꾹 누르는 아내. 짐짓 스킨십을 시도했다가 괜스레 민망한 거부의 손길을 당하고 여름휴가 계획으로 낚시를 가자는 남편과 풀빌라가 있는 집으로 가자는 아내. 아마도 이런 서로 다른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우리는 그 많은 드라마와 콩트 코미디에서 봤을 게다. 하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는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설정이 아니라 실제 부부이고, 그 부부가 다름 아닌 이재명 시장 부부라는 점 때문이다. 

'동상이몽2(사진출처:SBS)'

지난 대선 당시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재명 시장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동상이몽2>가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현실 남편 그대로다. 일터에서는 그 누구보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그이지만 집안에서는 아내에게 구박받기도 하고 때론 구박받을 짓을 하기도 하는 그런 현실 남편. 그 모습이 남편들 입장에서는 200% 공감 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그의 부부생활을 같이 관찰하는 여성 출연자들은 이재명 시장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며 아내 입장에서 질색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 관찰카메라에 참여한 추자현과 이지애 아나운서는 이재명 시장이 한 행동에 “저러면 아내 입장에서는...”이라는 주석을 연실 달아 놓는다. 그러면 김구라가 마치 남편 입장을 대변이라도 하겠다는 듯 이재명 시장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저 현실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이지만, 이런 남편과 아내의 입장을 끄집어내는 스튜디오에서의 설전은 의외로 흥미진진한 남녀 관점 토크의 맛을 낸다. 

이재명 시장 부부의 일상이 현실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화제가 되고 있는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의 삶은 여성 관찰자들에게 로망이 될 수 있을 만큼의 판타지로 다가온다. 일을 하는 남편의 촬영장을 찾기 위해 100인분의 닭튀김을 직접 만드는 추자현의 모습은 그저 아내의 내조라기보다는 그녀가 어떻게 중국에서 그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서 촬영장 스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추자현 옆에서 하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밤에는 힘들었을 아내를 위해 발마사지를 해주는 남편 우효광에게서는 그가 어떻게 그녀의 사랑을 얻었는가를 확인하게 된다. 

우효광이 어떤 행동 하나를 할 때마다 스튜디오에서 그것을 관찰하는 남자 패널들은 질색을 하고 대신 여자 패널들은 일제히 로맨틱함에 빠져드는 그 상반된 반응은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웃음으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편의 입장과 아내의 입장으로서 같은 상황이라도 서로 다른 생각을 읽어내고 공감하게 된다. 

<동상이몽2>는 그런 점에서 보면 시즌1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재미와 의미까지를 모두 담보하는 형식으로 돌아왔다. 시즌1은 일반인들이 출연한다는 데서 가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가 있었고, 그 관점의 차이도 어쩌면 편집의 차이로 나타난 인위성 같은 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2는 그저 그들의 부부생활을 관찰하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를 남녀 관점으로 나누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동상이몽>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자연스럽게 살려내고 있다. 

물론 이런 관찰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를 관찰하느냐는 점이다. 캐스팅이 사실상 절반 이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이재명 시장 부부나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 같은 캐스팅은 신의 한수라고 해도 될 법하다. 이들의 진솔하고 때론 로망을 주는 삶이 소소한 갈등이 가득한 일상 속에서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니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거머쥘 수밖에.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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