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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리에는 청춘의 봄이 완연했다
    옛글들/명랑TV 2010. 4. 2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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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불패'에 찾아온 봄, 유치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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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홍천군 남면 유치리. '청춘불패' 아이돌촌은 지극히 평범하다. 무심코 가다보면 지나치기 쉬운 그런 동네. 그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청춘불패' 촬영하는 날이다. 아이돌촌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멀찌감치 서서 그 신기한 일(?)을 구경하는 점잖은 시골 아저씨들은 때 아닌 북적임이 그다지 싫지 않다는 얼굴이다. 예쁘장하게 생긴 젊은 것들(?)이 몸빼 바지에 장화 신고 농사일이라고 서툰 짓을 하는 게 마냥 예쁘다는 표정이다.

    아이돌촌 주변으로는 출연진과 촬영팀과 스텝들로 정신이 없다. 시골 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바닥에 이리저리 뻗어나간 전선줄들이 촬영을 실감케 한다. 집 바깥에서 뭔가를 심으려는 듯 곰태우와 효민은 푯말을 들고 노촌장과 뭐라 한참 신나는 대화를 나누고, 트랙터로 밭을 순식간에 갈아버린 구하라는 멋지게 거기에서 뛰어내린다. 몸빼를 입어도 아이돌은 아이돌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어쩜 저리도 빛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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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샤는 성인돌 답게 농익은 몸 개그를 선보이고, 써니는 주부애(주먹을 부르는 애교)를, 선화는 특유의 백지 순수 캐릭터를 돋보인다. 청순한 듯 섹시한 자태로 서 있는 유리와 노란 머릿결을 휘날리며 막내 티를 내는 현아는 또 어떻고. 선글라스를 낀 효민은 장난스럽게 써니 뒤에 서서 '병풍 개그'를 한다. 김신영이 쉴 새 없이 포복절도의 입담을 과시하면 훤칠한 키의 곰태우(김태우)는 느물느물하게 개그를 잘도 받아친다. 노촌장(노주현)은 연세에 걸맞게 점잔을 빼다가도 소녀들의 "'수상한 삼형제'에서 하는 애교 좀 보여주세요."하는 요청에 나이도 잊고 주부애를 선보인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 마디에 연출팀을 비롯해 모든 스텝들이 까르르 웃으면 아이돌촌은 그 평소의 무게를 잊은 듯 허공으로 잠깐 들어 올려졌다가 내려진다. 도대체 저들 속의 어떤 에너지가 시골동네에 오래도록 무겁게 내려졌던 침묵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걸까. 그것은 아마도 청춘의 힘일 것이다. 그 날도 소 푸름이 훈련시키랴, 밭 갈랴, 아이돌촌 찾는 분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이정표 세우랴,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그 가녀린 손이 곡괭이와 삽을 들어도 힘겨운 내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곤한 얼굴로 쉬고 있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펄펄 나는 그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청춘불패'가 낳은 유치리의 명사, 로드리와 전 이장님은 촬영 현장을 이리저리 다니며 아이돌들의 서툰 농사일을 도와준다. 그네들의 G7과의 서슴없는 모습이 이제 유치리라는 동네와 아이돌이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는 실감을 갖게 만든다. 사람 손이 많이 탔는지 누구에게나 꼬리를 흔드는 왕유치(아이돌촌의 개)는 물론이고, 축사에 말없이 순하디 순한 눈을 껌벅이는 푸름이(아이돌촌의 소), 그리고 닭장에 자리한 청춘이와 불패까지. 그들 하나하나의 존재는 이 농촌과 도시를 이어주는 존재들 마냥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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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청춘불패'의 아이돌들이 이곳을 찾았던 스산한 늦가을에는 그저 덩그마니 낡은 집 한 채가 서 있었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유치리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경인년 새해 늘푸름 홍천한우가 청춘불패 대박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붙은 길을 따라 아이돌촌 우측으로 넓은 밭에는 그네들이 심은 작물들이 자라고 있고, 처음에는 없던 화장실이며 축사며 울타리가 지어진 가옥은 벽면 가득 채워진 구준엽이 그려준 그래피티가 아이돌촌의 랜드마크가 되어있다. 어디 변화가 아이돌촌의 일만이랴. 곰태우가 먹었다고 해서 아예 곰태우 짬뽕으로 유명해진 부흥반점과 G7이 찾았던 수정닭갈비와 학생사 역시 이 마을의 명물이 되었다. 주말이면 이제 유치리는 일부러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스산한 늦가을에 들어와 낯설지만 예쁜 만남을 가졌던 아이돌과 유치리는, 몹시도 추웠던 겨울을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보내고, 드디어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유치리 아이돌촌에는 6개월 간의 일들이 맥 플라이의 'all about you'에 맞춰 흐르던 멈춰버린 사진 속의 추억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어찌 이 봄이 그저 겨울이 지나서 찾아온 것일까. 그 날 유치리에는 청춘의 봄이 완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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