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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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은 끝없는 논란, 이게 앵커가 할 일인가

D.H.Jung 2012. 12.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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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은씨 아나운서가 맞긴 맞나요

 

이정희 후보가 언제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나? 지난 16일 주말 저녁 <뉴스데스크>에서는 귀를 의심케 하는 양승은 앵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가 오늘 토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통합진보당 전 대선후보였던 이정희 후보를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라 말한 것. 말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중대한 사안이고 중대한 시기다. 대선을 겨우 3일 앞두고 있어 모든 유권자들의 귀가 뉴스보도에 집중되어 있는 시점이 아닌가.

 

'뉴스데스크'(사진출처:MBC)

통합진보당을 민주통합당으로 그저 말실수 한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뉘앙스는 너무나 엄청나다. 이정희 후보의 대선 TV토론 출연의 의미를 곡해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정희 후보는 물론 문재인 후보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를 이번 선거의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두 후보의 정책노선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양승은 앵커의 이 말실수(?)는 마치 이 두 후보를 한 카테고리로 묶어버린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에 민감한 유권자들이야 그 실수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유권자들로서는 오해하기 십상인 잘못이 아닐 수 없다.

 

답답한 것은 양승은 앵커의 이런 실수와 그로 인한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터넷에 양승은 앵커를 검색하면 쏟아져 나오는 단어들은 말실수, 멘트 실수, 방송사고, 논란 같은 부정적인 것들 일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난 달 11일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대선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고, ‘시사만평’ 코너에서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말하는 방송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런 방송사고가 MBC 뉴스에는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한 아나운서가 이렇게 반복해서 사고를 내는 건 심지어 그 의도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지난 달의 멘트 실수는 양승은 아나운서의 실수가 아니라 제작진이 스크립트를 잘못 넣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생기는 것 같다. 공교롭게도 겹쳐서 사고가 나 안타깝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또 벌어진 사고. 이것을 어떻게 그저 우연히 생겨난 실수로 볼 것인가. 제 아무리 스크립트가 잘못 들어왔다고 해도, 조금만 생각이 있다면 멘트를 할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을 게다. 그런 대처능력이 또한 필요한 자리가 앵커가 아닌가.

 

과거 올림픽 방송 때 양승은 아나운서는 이른바 ‘모자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나름 영국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의상이라고 해도 너무 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나운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이런 외적인 것이 아니라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있다. 바로 이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하지 못하면 그 뉴스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참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양승은 아나운서의 잇따른 실수와 방송사고, 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물론 그 반 이상은 제작진의 잘못이 맞겠지만 그것을 순간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앵무새처럼 전한 아나운서의 자질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쩌면 제작진의 의도로까지 비춰질 수 있을 게다. 한 번이야 실수로 눈 감아 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이미 어느 선을 넘어버렸다. 언제까지 시청자들이 엉터리 방송을 용인해줄 수 있을까. 이제 시청자들도 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