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서리 맞은 ‘변혁의 사랑’, 반려견 문화에도 악영향
한일관 대표가 목줄이 없는 이웃집 개에 정강이를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그 개의 주인이 최시원의 가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파만파로 커졌다. 최근 들어 반려견을 키우는 집이 급증하면서 종종 사회면에 등장하는 뉴스가 반려견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건 보도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뉴스가 나와도 그건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만 치부하며 넘기곤 했던 대중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그게 언제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
'변혁의 사랑(사진출처:tvN)'
사실 반려견을 동반해 외출을 할 때 목줄을 하는 건 당연한 에티켓이다. 흔히들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문다”고 말하곤 하지만 반려견이 어느 순간 어떻게 돌변할 지는 견주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그 결과는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동물보호법과 시행규칙에서도 반려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는 반드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고, 맹견의 경우 목줄 외에 입마개도 채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어겼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가 겨우 50만 원 이하라는 점이다. 잘못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규정 위반치고는 너무 약한 처벌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사망가족에게 최시원과 그의 부친은 사과의 뜻을 전했고, 유족 측도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적어도 이 사건이 법적으로는 일단락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는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 그건 최시원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의 사건들과는 달리 대중들의 시선은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시원 씨의 반려견이 이미 이전부터 사람을 무는 습성이 있었다는 내용들이 계속 이어져 나오고 있다. 그건 SNS를 통해 최시원의 가족들이 올렸던 글들 속에 담겨져 있다. 즉 이런 글이 올라왔다는 건 개에 물리는 일들이 종종 벌어졌어도 그 사안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각심 부족이 일으킨 사건이라는 점에서 법적 잣대와는 상관없이 윤리적 지탄을 받게 된 것.
그 파장은 최시원 개인의 차원을 조금씩 넘어서고 있다. 당장 현재 방영되고 있는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은 된서리를 맞았다. 강소라의 캐릭터와 연기가 드라마에서 점점 빛을 발휘하고 있고,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직격탄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철없어도 낭만적인 재벌3세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최시원에 대한 몰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유쾌함을 주어야 할 인물이 중대한 현실적 사안들이 주는 그림자가 덧씌워져 불편함을 주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게다가 이 사안은 지금 현재 방송가에서도 불고 있는 반려견 문화에도 상당한 부정적 이미지를 남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그건 반려견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견주들의 문화와 에티켓의 문제다. 자칫 이번 사안이 엉뚱하게 반려견 문화 자체에까지 불똥이 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이 사건은 이제 그냥 SNS를 통한 사죄 글 하나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게 되었다. 그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잘못을 바로잡아가는 모습을 당사자들 스스로 보여야 한다. 그것이 유족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도 있는 분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일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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