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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슈퍼밴드', 탈락자가 눈물로 고마움 표시하는 오디션이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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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밴드’의 이합집산 오디션, 가능성 확장의 시간

 

JTBC <슈퍼밴드>는 이제 팀 조합 오디션을 끝내고 최종 6팀의 밴드를 확정했다. 6팀은 이찬솔 팀(이찬솔 임형빈 강경윤 김준협 김형우), 케빈오 팀(케빈오 이종훈 최영진 디폴), 양지완 팀(양지완 채보훈 김하진 정광현 이나우), 아일 팀(아일 하현상 김영소 홍진호), 이주혁 팀(이주혁 신예찬 신광일 조원상), 자이로 팀(자이로 홍이삭 김우성 벤지 황민재)이다.

 

팀에 합류한 멤버들의 면면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간 팀 조합 오디션에서 저마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보다 선명하게 찾아내고 또는 확장시킨 그 과정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처음 무대에 나왔을 때는 버스킹의 공력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자기만의 목소리 색깔과 무대 매너까지 자연스러워진 가장 호소력 깊은 목소리를 가진 이찬솔. <슈퍼스타K>의 잔상이 강했지만 차츰 밴드 음악에 어우러지며 다양한 장르들을 소화해낸 케빈 오, 방구석 아티스트로 불렸지만 밴드들과 함께 하는 음악 실험(?)들을 통해 재미있는 프로듀싱의 세계를 보여준 디폴.

 

천재 피아니스트로 등장했지만 점점 락에 동화되어가는 모습으로 자신을 확장시킨 이나우, 어딘지 가녀린 목소리로 감성적인 보컬에 갇혀 있는 듯 보였으나 아일 같은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 자신감 넘치는 고음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선사한 하현상, 멋진 첼리스트인 건 분명했지만 이젠 밴드에 아일랜드풍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첼리스트가 된 홍진호, 워낙 타고난 목소리의 소유자였지만 갈수록 시원한 고음이 살아나고 유니크한 매력이 돋보이게 된 이주혁과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어떤 음악에도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늘 기분좋은 느낌을 주는 신예찬, 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오디션이 아닌 점점 자기 무대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벤지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종 6팀에 들어간 멤버들은 저마다 자신을 진화시킨 그 과정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했던 건 <슈퍼밴드>가 오디션이라는 틀을 가져오면서도 끝없이 팀 조합을 바꿈으로써 출연자들로 하여금 여러 음악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만일 이미 완성되어 있는 밴드들이 나와서 1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오디션을 벌였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진화이고 변화였다.

 

그래서일까. 이 오디션은 탈락자 발표에 있어서 여타의 오디션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연출되었다. 탈락하는 이들도 또 남은 이들도 심지어는 탈락자 발표를 하는 프로듀서들도 모두 눈물바다가 된 것. 그런데 그 눈물을 떨어진 것이 아쉬워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탈락자들이 일관되게 한 말은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인물들과 형 동생하며 이런 저런 음악들을 만들어보고 발표해보는 그 기회들이 자신들의 음악활동을 단기간에 성장시킨 중요한 동력이 되어주었다는 것. 그래서 그들은 다른 참가자들과, 프로듀서 또 프로그램 제작진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락했다고 해도 그것이 이들 관계의 끝은 아니라는 걸 윤종신 프로듀서는 명확히 했다. 그는 실력을 비교한 게 아니고 “최종 팀 구성에 필요한 참가자들을 선발한 후 나머지 남는 분들이 탈락자가 됐다”고 했다. “탈락자를 뽑은 것이 아니고 탈락자가 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 그 결과로 박영진, 지상, 안성진, 황승민, 박찬영, 조한결, 이시영, 신현빈, 박지환 등이 최종 탈락자가 되었다.

 

여러모로 이제 <슈퍼밴드>에 팬이 된 분들이라면 이들이 탈락자가 된 것이 아쉽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탈락자라고 해도 우리는 이미 이들이 얼마나 자신을 성장시키며 빛나는 무대들을 보여줬는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탈락자지만 빛나는 무대들이 떠오르고, 그들 역시 그런 무대를 했다는 경험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오디션. <슈퍼밴드>가 여타의 오디션과는 얼마나 다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