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002)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791)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358,515
Today243
Yesterday372

공식적 틀에 갇혀버린 tvN 드라마, 기획만 보인다

 

한때 잘 나가던 tvN 드라마가 어찌된 일인지 주춤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는 애초 문근영의 주연작이라는 점과 지하철 경찰대라는 소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갈수록 기운이 빠져간다. 첫 회 4.1%(닐슨 코리아)의 높은 시청률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매회 뚝뚝 떨어지더니 급기야 2.4%까지 추락했다.

 

이유는 첫 회에 끌어 모았던 주목을 드라마가 계속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연쇄살인범 지하철 유령을 추적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곁가지 스토리들로 매회 채워지고 있고 그 스토리들도 그다지 큰 몰입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겨우겨우 유령(문근영)과 고지석(김선호)의 멜로 라인으로 이어가려 하고 있지만, 이 지하철 범죄 수사라는 공적 사안과 사적인 멜로의 결합은 어딘지 언발란스하게 느껴진다. 애초 기획과 소재는 그럴 듯했지만 빈약한 스토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수목극으로 방영되고 있는 <청일전자 미쓰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사이다 풍자 코미디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퍽퍽한 고구마 현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드라마를 답답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말단경리직원으로 있다 등 떠밀려 사장 자리에 앉게 된 이선심(이혜리)의 캐릭터는 누가 봐도 코미디 장르에 어울리는데, 스토리는 짠 내 나는 을의 위치에서 핍박받는 중소기업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다. 이 작품 역시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미숙한 스토리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tvN이 <미스터 션샤인>이나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 같은 작품들로 어느 정도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던 토일 시간대도 마찬가지다. <날 녹여주오>는 점점 관심에서 벌어져 이제는 1%대 시청률로 뚝 떨어져 버렸다. 지창욱이 주연으로 등장한 작품으로 이렇게 화제조차 안 되는 드라마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최근 tvN에서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는 건 금요일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정도다. 하지만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본래 웹툰 원작을 충실히 담아온 부분과 이를 과감하게 드라마화하겠다는 그 기획적 선택이 가장 주효했던 작품이다. 물론 연출이나 연기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지만 그래도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성공이 tvN드라마의 기획 그 이상의 성취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렇게 tvN 드라마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지상파 드라마들이 약진하고 있다. 월화에 새로 들어온 SBS <VIP>는 6.8%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9.1%까지 올랐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가져왔지만 우리네 사회의 위계구조를 VIP 전담팀이라는 특정한 직업군의 이야기를 더해 들여다본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수목에는 KBS <동백꽃 필 무렵>이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6.3%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입소문이 점점 퍼지더니 이미 18%를 넘겨서며 20% 시청률까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드라마들이 물량공세에 도회적인 이야기들의 틀에 갇혀 있을 때 정반대로 촌스러움의 가치를 끄집어낸 역발상이 주효했다.

 

수목에 포진된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시청률은 3%대에 머물러 있지만 화제성이 높은 드라마로 호평 받고 있다. 웹툰 속 캐릭터들에게 의식이 생겨나고 그래서 그 정해진 설정값(운명)을 넘어서려 노력하는 이야기는 판타지 설정이지만 현실적인 공감대까지 만들었다. 우리네 삶의 모습이 태생부터 정해진 설정값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가 이렇게 주춤하며 위기에 몰리게 된 건 어딘가 공식적 틀에 갇혀버린 느낌 때문이다. 이미 <위대한 쇼> 같은 전작들을 통해서도 느껴진 것이지만 창대한 기획 그 이상의 스토리의 완성도를 최근 방영된 tvN 드라마들은 보여주지 못했다. 적당한 스릴러나 코미디에 멜로를 더하는 방식은 과거 지상파 드라마들이 위기에 처하게 됐던 이유가 아니었던가. 애초 지상파에 밀리던 시절 tvN 드라마의 과감했던 그 선택들을 다시금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그게 아니라면 잠시 주춤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게 만든 위치가 무너지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