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부럽지' 리얼연애는 됐고, 화기애애 혜림 가족은 진심 부럽다 본문

옛글들/명랑TV

'부럽지' 리얼연애는 됐고, 화기애애 혜림 가족은 진심 부럽다

D.H.Jung 2020. 5. 23. 10:57
728x90

가족으로 확장된 '부럽지', 연애 말고도 관계 보는 재미 톡톡

 

이건 전혀 예비사위와 예비장인, 장모의 모습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에서 이제 공식적인 결혼발표를 한 혜림의 남자친구 신민철과 혜림의 부모님의 모습이 그렇다. 물론 이들의 인연은 독특한 면이 있다. 사실상 신민철을 혜림과 맺어주게 한 장본인들이 바로 혜림의 부모님이나 마찬가지고, 그래서 두 사람은 연애를 하면서도 양가 부모들과 만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은 혜림과 신민철을 대하는 아버님과 어머님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보던 그런 예비 장인, 장모의 모습이 아니다. 찾아온 딸과 남자친구를 따뜻하게 포옹해주는 아버님의 거리낌 없는 모습에서 권위적인 모습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딸이 이제 곧 결혼한다는 사실에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사위가 될 신민철을 마치 아들처럼 대하는 모습이었다.

 

육식을 잘 안하신다는 혜림의 어머님은 예비사위를 위해 닭볶음탕을 만들겠다고 나섰고, 그러면서 예비사위에게 도와달라는 모습에서도 이 가족의 단란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예비사위와 함께 어머님이 요리를 하고 그 와중에 아버님은 딸과 옛 사진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그 편안한 풍경은 장인댁을 찾은 사위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한 가족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아버님이었다. 지긋한 나이가 엿보이는 흰 머리에도 딸 앞에서 옛 사진을 함께 보며 울컥하고, 귀여운 질투를 하는 등 애교 넘치는(?) 아버님이었다. 식성이 달라 32년 살면서 고기 한 번 얻어먹지 못했다는 아버님의 얼굴에서는 서운함보다는 다름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묻어났고, 꽃무늬 앞치마를 해주고 까르르 웃는 장모와 사위를 거실에서 바라보며 웃는 아버님에게서는 애정 섞인 미소가 피어난다.

 

생닭 손질이 낯선 장모와 사위를 보며 "내가 도와줘야겠구만"하는 아버님은 식성이 안맞아 어떻게 사셨냐는 사위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난 먹고 싶을 때는 나가서 사먹는다"며 웃는 그 모습에서도 여유로운 배려가 느껴졌다. 그런 모습은 딸 혜림이 지금처럼 잘 자랄 수 있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엄했던 아버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아버님. 그래서 자식들한테는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겠다 결심하셨다고 한다. "학교 가서 빵점을 받고 와도, 아빠 나 빵점 받았어 하는 이런 모습에 나는 너무 좋은 거야." 그렇게 말씀하시는 아버님의 얼굴은 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이 번져 있었다.

 

다 만들어진 닭볶음탕을 먹으면서도 아버님의 리액션이 폭발한다. "우리 마누라 잘 하네"라고 칭찬하고, 사위가 양념을 버무리고 씻어줬다는 얘길 듣고는 "그래서 맛있구나"하고 얘기해준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부부 사이의 좋은 금슬로 인해 만들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연애하는 듯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화기애애함.

 

사실 <부럽지>는 연예인 커플의 리얼 연애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지만, 최근 들어 연애만큼 이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졌다. 이전 방영분에서 최송현이 남자친구 이재한과 부모님을 만나 식사를 할 때 아버님과 나누던 대화가 그렇고, 이번 혜림의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그 화기애애한 광경이 그렇다.

 

물론 결국 연애는 당사자들 간의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좀 더 알 수 있다는 사실은, <부럽지>가 가족들까지 확장된 이야기를 함으로써 얻게 된 사랑의 좀 더 깊은 맛이 아닐 수 없다. 남녀 간의 사랑이 표피적인 연애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관계를 포함한다는 걸 이런 확장된 이야기가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달달한 연애만 부러운 게 아니라 그 관계가 부러운.(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