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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네모난 세상

'휴먼다큐 사랑', 심금을 울린 다섯 엄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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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을 통해 가족애, 인간애를 담다

세상에 모성만큼 사랑을 그 자체로 표현해주는 것이 있을까. 올해 가족의 달을 맞아 다시 돌아온 '휴먼다큐 사랑'은 다섯 엄마의 다르지만 같은 모성을 통해 작게는 가족애를, 크게는 보편적인 인간의 사랑을 그려냈다. 이 다섯 엄마들의 사랑은 저마다 평범하지 않은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 피어올랐고 그 사랑을 통해 희망을 얘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입양되었다가 버림받기를 거듭한 12살 소녀 지원이를 입양해 노력해가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네 번째 엄마 송옥숙씨.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데다, 아빠 없이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 게다가 위암 말기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풀빵엄마 최정미씨.

두 다리와 오른손 손가락이 없는 세진이의 엄마가 되어 로봇다리보다 더 튼튼한 다리가 되어준 양정숙씨. 뇌종양 시한부 선고를 받은 딸 앞에서 얼마 남아있을 지 모르는 날들 앞에서도 하루하루를 희망과 사랑으로 채워 넣었던 재희 엄마 정자경씨. 그리고 도저히 아기를 낳을 수 없다고 했지만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윤선아씨. 이 다섯 엄마가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보여준 모성애는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주었다.

송옥숙씨의 사연을 통해서는 사랑은 서로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고, 풀빵엄마를 통해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세워줄 수 있는 사랑의 위대함을 알려주었으며, 세진이 엄마를 통해서는 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었다. 또 재희 엄마를 통해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었고, 엄마가 된 엄지공주를 통해서는 모성의 위대함을 목도할 수 있었다.

'휴먼다큐 사랑'이 이 다섯 모성을 절절히 담아내 그 진정성을 시청자들과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제작진과 다섯 가족들 간의 끈끈한 유대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풀빵엄마'와 '엄지공주'를 영상으로 담아낸 유해진 PD는 "제작이 끝나도 유대관계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방인처럼 만나지만 어느새 가족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 '세진이'를 찍은 김진만 PD는 심지어 자신이 아빠라도 된 듯한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깊은 유대감은 영상으로 드러나기 마련. 우리가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받았던 감동은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제작진들이 현장에서 받은 그 감동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것은 이 다큐의 내레이션이 가진 1인칭 화자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1인칭 화자를 쓰는 것은 그만큼 그 가족들의 내면과 깊게 접촉하지 못했다면 어설픈 일이 됐을 것이다. 그만큼 충분히 소통하고 충분히 교감을 하면서 '바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었기에 비로소 가능해진 것이다.

어쩌면 카메라가 조명하기 전까지 그들은 외롭게 혼자 세상과 싸워나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느 날 낯설게 다가와 차츰 익숙해지고 서로 동화되면서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그들을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만든 이 카메라가 어떤 모성애를 닮아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다섯 가족을 보듬어주고, 우리네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 '휴먼다큐 사랑'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엄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