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7 (36)
주간 정덕현
‘유퀴즈’, 문래동을 열정과 휴식으로 정리해낸다는 건 문래동을 찾아간 tvN 예능 은 퀸의 ‘Don’t stop me now’가 깔리며 그 곳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의 면면과 함께 시작되었다. 부제 역시 ‘Don’t stop me now‘로 찍혀 있어 오래된 철공소들이 많은 문래동의 풍경은 새삼스런 의미가 더해진다. 지금도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며 일하고 싶은 그 곳 사장님들의 목소리가 그 노래와 제목에 그대로 담겨있는 듯 하다.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무수한 철공소들이 도산을 하기도 했던 그 곳이다. 살아남은 분들도 요즘 “경기가 안 좋다”며 힘든 현실을 애써 짓는 웃음과 함께 전하셨다. 한 편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점점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밀려난 예술가들이 그 곳의 빈 철공소를 작업실로 사용..
‘열여덟의 순간’, 청춘의 미숙함이 풋풋함으로 다가오는 이유 미숙한 청춘의 아픔과 풋풋함이 느껴진다. 아마도 이건 JTBC 월화드라마 이 포착한 이 드라마만의 매력일 게다.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자꾸만 오해를 받는 최준우(옹성우). 이전 학교에서 폭행과 절도로 강제전학을 당했다는 사실은 전학 온 학교에서도 단 하루 만에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쓰게 만든다. 실제로는 반장으로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까지 완벽한 신뢰를 얻고 있는 마휘영(신승호)의 짓이라는 사실을 최준우는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한다. 하지만 최준우는 마휘영이 앞에서는 그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그를 도둑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걸 알고는 그 앞에 나선다. 그러자 마휘영이 드디어 그 숨겨진 얼굴을 드러낸다. “알면 어쩔건..
우울한 현실 위로하는 '호텔 델루나'의 독특한 판타지 과연 구찬성(여진구)은 장만월(이지은)을 구원할 것인가. tvN 토일드라마 에서 장만월은 삶과 죽음을 벗어나 있는 존재다. 그는 고목이 되어버린 나무에 묶여버린 채, 천년 넘게 죽지 못하고 살아왔다. 물론 살아있다고 해도 그것을 삶이라 부르기 어렵다. 오래 전 그가 사랑했던 고청명(이도현)이 오기를 그는 기다린다. 한 자리에 붙박여 고목이 되어 잎 하나 내놓지 못하는 나무는 그래서 장만월 자신이다. 그 나무가 있는 곳에 세워진 호텔 델루나 역시 장만월의 모습 그대로다. 그 곳은 억울하게 죽은 원귀들이 찾는 곳이다. 장만월은 그들을 ‘힐링’시키고 그렇게 이승의 원을 지워준 후 저 세상으로 보낸다. 그 곳은 실제 구청에 등록되어 있는 곳이지만 사람들의 눈..
고통과 안락사 사이, ‘의사요한’이 집어낸 새로운 지점 드디어 SBS 금토드라마 이 기존의 의학드라마와는 어떤 다른 지점을 갖고 있는가가 드러났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소재로 가져온 ‘통증의학과’와 관련이 있다. 흔히 마취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통증의학과. 하지만 통증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이들이 하는 일이 가진 논쟁적 부분들을 끄집어낸다. 그것은 안락사와 관련된 이슈이기도 하다. 의 시작은 강시영(이세영) 통증의학과 레지던트가 자신의 환자가 죽는 경험을 한 후 의사직을 포기하고 마다가스카르로 떠나려던 지점부터다. 강시영은 삼촌이 교도소장으로 있는 교도소에 아르바이트로 잠깐 갔다가 거기서 환자를 죽게 했다는 사실로 복역 중인 차요한(지성)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되돌린다. 당장 눈앞에 자신이 손을 쓰지 ..
‘놀면 뭐하니?’의 실험 참신하지만, 복병은 과거와의 싸움 프리뷰라고는 하지만 이제 드디어 김태호 PD의 새 프로그램은 그 베일을 벗은 것이나 다름없다. MBC 예능 가 토요일 의 시간대에 들어온 것. 이 프리뷰는 이미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그러니 사실상 진짜 시작은 다음 주라고 봐야한다. 김태호 PD의 신작이라는 점은 굉장한 부담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는 무게를 갖는다. 그래서 왠지 대작을 기대하게 하지만 김태호 PD는 거꾸로 ‘소소함’을 선택했다. 물론 그 ‘소소함’은 시작이다. 그 ‘소소함’이 점점 ‘큰 일’로 번져가는 과정을 우리는 이미 에서 목격한 바 있다. 어느 날 유재석을 만나 불쑥 카메라를 건네고 아무 거나 메모리를 채워오라는 그 미션 하나로 그 릴레이 카메라는 ‘여정’을 떠났다...
해외 버스킹 전 ‘비긴어게인3’의 서울 버스킹의 효과 아주머니가 요리를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퇴근길에 앉아 소주를 기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가 오가는 포장마차. 구석에 앉은 김필과 하림이 주섬주섬 기타와 우쿠렐레를 꺼내놓고 조율을 하기 시작한다. 버스킹 경험이 많은 하림이 말했듯, 조율하는 악기 소리만으로도 거기 앉아 있던 사람들의 귀가 쫑긋 세워진다. 설마... 여기서 노래를? 하고 생각할 즈음 김필이 조용히 부르는 고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그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에 빠져든다. JTBC 가 해외 버스킹을 가기 전 갖게 된 서울 버스킹의 풍경은 이 프로그램만이 연출할 수 있는 특유의 감성들이 더 생생하게 전해졌다. 낯선 타국이 아니라 우리가 걷고 지나치던 서울의 거리들이다. ..
‘검블유’, 임수정의 공정한 일과 멜로가 말하는 건 “그 이혼 선언한 며느리가 그럽디다. 포털을 조작하면 논란만 야기시킬 뿐 얻을게 아무 것도 없는 시대라구요. 맞는 말이죠?” tvN 수목드라마 에서 KU그룹 장회장(예수정)은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그렇게 말한다. 필요하면 실검을 삭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관철시키려던 담합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면서 만들어진 대통령과 장회장 사이의 긴장감이다. 물론 장회장은 포털 조작을 허용해주고 대신 얻어갈 것을 얻어가려 했지만 그걸 막은 건 바로의 배타미(임수정)와 유니콘의 송가경(전혜진)이었다. 배타미는 그 안건에 사인하려던 걸 저지했고 결국 대표직으로 돌아온 민홍주(권해효)에 의해 포털 조작 의도는 무산되었다. 또 본사의 힘을 얻어 유니콘의 대표자리에 오르게 된 ..
죽음의 외주화 고발, ‘닥터탐정’이 드라마화한 현실 “3년 전 우리는 그 곳에서 또 다른 하랑이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혼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열아홉 청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하청업체 비정규직이란 낙인은 열아홉 김군의 빛나는 젊음과 남은 가족의 삶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제대로 된 끼니는 고사하고 라면 한 그릇조차 먹을 수 없었던 김군의 마지막 하루는 생일을 몇 시간 앞둔 날이었습니다. 7시간만 더 살아있었다면 스무살이 되었을 김군에게 축하대신 추모를 전해야 했던 3년 전 그 날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SBS 월화드라마 은 에필로그로 3년 전 구의역에서 있었던 열아홉 김군의 비극을 전했다. 비정규직으로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섰다가 승강장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