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8/02 (6)
주간 정덕현
공정하지 못한 사회, 공정함을 기대했던 오디션의 배신 Mnet 시즌2에서 허각이 우승자로 뽑혔을 때 심지어 신드롬까지 생겨났던 건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정함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행사를 뛰며 노래를 해왔던 허각이지만, 의 무대는 그의 스펙이나 배경 따위는 뒤로 밀쳐두고 오로지 가창력으로 그를 최종 우승자로 세웠다. 스펙과 태생으로 미래가 규정되는 우리네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공정성의 판타지를 제공했고 그래서 허각 신드롬이 생겨났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Mnet 의 투표조작논란을 보고 있자면 이런 오디션의 판타지가 과연 진짜였는가를 의심하게 된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생방송 파이널에서 1위부터 20위 사이의 득표수가 ‘7494.44..
‘골목식당’ 백종원 팔아 장사하는 이대 백반집. 이래도 될까 SBS 이 여름특집으로 한 ‘재점검’은 일종의 ‘보너스’ 성격이 아니었을까. 이를테면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 같은 경우, 진짜로 지금도 잘 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러 왔지만 사실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사장님의 면면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백종원은 그래서 홍탁집 사장님의 건강까지 걱정했고, 헬스클럽을 끊어서 인증샷을 보내라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게다가 백종원은 이번 재점검을 통해 여름 장사를 위한 솔루션을 추가해주기도 했다. 닭곰탕이 아무래도 여름에는 더워서 찾는 분들이 줄었다는 홍탁집에 백종원은 여름 메뉴로 초계탕 레시피를 전수해줬다. 시청자들도 개과천선해 열심히 살아가는 홍탁집 사장님을 응원하는 터라, 백종원의 새 레시피 ..
‘나랏말싸미’, 세종대왕 폄훼 아니라고 하지만 영화적으로만 보면 는 꽤 잘 만든 영화다. 그것은 이 영화가 지금까지 세종대왕을 다루는 많은 콘텐츠들이 깊게 들어가 보지 않았던 한글의 창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어서다.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제목에 담긴 것처럼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의 서문처럼, 우리는 우리말을 하고 있는데 글자는 한자를 쓰는 당대 언어생활의 어려움은 세종대왕이 그 말을 소리 나는 대로 글자로 만들려한 중요한 이유다. 소리글자를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발성을 해가며 그 소리가 입안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내기 위해 손가락을 집어넣고 소리를 내는 과정들을 반복하고, 그 일관된 규칙을 찾아내며 나아가 점과 선만으로 다양한 글자의 ..
유재석의 '유퀴즈', 강호동의 '한끼줍쇼' 이들이 찾은 해법 워낙 오래도록 사랑받아왔던 예능 프로그램이어서인지, 방송을 재개해달라는 목소리가 솔솔 피어오른다. MBC 과 KBS 이야기다. 약 10여 년 간 이른바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를 이끈 양대 예능 프로그램은 지금 방영되지 않는다. 은 12년 만에 시즌 종영을 선언했고, 은 정준영 사태가 터지면서 제작 중단된 상태다. 과 이 지금 방영되지 않게 된 건 저마다의 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이상 이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먹히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 캐릭터쇼는 이제 조금은 구닥다리 예능 트렌드가 됐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온 건 일반인과 더해지는 관찰카메라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보고픈 대중..
‘60일, 지정생존자’에서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사건 전개가 지나치게 느리다. tvN 월화드라마 를 보다보면 어째서 이렇게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이야기에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이 드라마는 미드 원작과 달리 우리네 헌법에 맞게 ‘60일’이라는 시간제한을 뒀다. 그래서 드라마의 연출에서도 시작과 함께 자막으로 ‘○○일’ 같은 시간의 흐름을 적시해 놓았다. 보통 이런 구조의 시간제한은 마치 시한폭탄 같은 장치를 만들어 드라마를 긴박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여기서 60일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되기까지의 시간이다. 졸지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박무진(지진희)은 그 60일의 국정운영을 대신해야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60일 후 대통령 선거에서 박..
‘검법남녀2’, 시즌3를 위한 포석? 사이다 없는 결말 이 정도면 시즌제 드라마라고 아예 못을 박은 셈이다. MBC 월화드라마 는 종영했지만 끝난 건 없었다. 드라마 내내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들었던 갈대철 검사(이도국)는 끝내 표창까지 받으며 승리했고, 그 비리를 수사했던 도지한(오만석) 검사는 사직서를 내고 나갔다. 모든 사건은 닥터 K 장철(노민우)의 짓으로 덮여져 버렸다. 사건을 해결하고 증거를 통해 정의가 세워지는 것이 지금껏 가 그려온 세계라고 본다면 이 가장 큰 줄기의 에피소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그나마 해결된 건 시즌1에서 죽은 걸로 처리되었지만 사실 닥터 K에 의해 그렇게 꾸며졌던 오만상(김도현)이 붙잡힌 것 정도다. 그는 갖가지 살인죄에 은닉죄로 처벌받았고 재벌가에서도 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