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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캠핑클럽’, 이들의 캠핑여행에 우리도 동승하게 되는 이유 새벽 경주 화랑의 언덕에 해가 떠오른다. 너무 예쁜 모습에 이진은 한참 꿈나라에 있는 옥주현과 성유리도 그걸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번은 보라고 해야겠어.” 그러자 옆에 있던 이효리가 말한다. “애들도 때가 되면 보겠지. 다 때가 있는 거 아니겠어?” JTBC 예능 캠핑 4일 차, 해돋이를 보며 이효리와 이진이 나누는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이효리는 아마도 이 캠핑여행을 오기 전부터 이들과 하고팠지만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모양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이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먼저 꺼내 보인다. “너는 어떻게 잘 다 받아줘? 잘 이해하고?” 이효리가 불쑥 던지는 그 말은 이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그는 그렇지 않다며..
‘놀면 뭐하니?’, 유재석 측근과 멀어질수록 반응은 좋아진다는 건 기막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MBC 예능 의 시작은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건네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릴레이카메라는 당연한 결과지만, 유재석 주변의 인물들로 퍼져나갔다. 조세호에서 태항호, 딘딘, 유노윤호 등을 거치고 유희열과 정재형을 거쳐 장윤주로까지 가게 된 카메라는 거기서 갑자기 배우 이동휘로 넘어가면서 변곡점을 만들어낸다. 즉 이전까지만 해도 유재석과 어느 정도는 친분이 있는 예능인들로 쭉 이어져왔지만 갑자기 이동휘로 넘어가면서 이른바 ‘배우 라인’으로 릴레이 카메라가 흘러들어가기 시작한 것. 이동휘에서 카메라는 영화 의 배우들을 포착해내고, 그의 절친인 배우 박정민을 찾아가 뜬금없는 인터뷰를 하더니 난데없이 ..
‘의사요한’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메시지 이 드라마 어딘가 깊이가 다르다. SBS 금토드라마 은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의학드라마의 접근이 상당히 표피적이었다는 걸 깨닫게 한다. 대부분의 의학드라마가 보여줬던 건 아픈 환자와 이를 우여곡절 끝에 고치는 의사의 이야기가 대부분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은 그 환자의 고통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또 나아가 고통뿐인 삶이 과연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같은 지금껏 의학드라마가 던지지 않았던 질문들을 던진다. 중증 근무력증을 앓는 격투기 선수의 사례는 이런 질문들을 다차원적으로 담아낸다.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까를 고민한다는 주형우(하도권)는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일까를 고민하는 차요한(지성)에게 우리는 닮았다고 말한다. 주형우는 살아있다고 해..
경쟁 아닌 귀호강 힐링, 음악프로그램의 새 경향 눈도 귀도 호강이다. JTBC 예능 를 찾아보는 시청자라면 늘 느끼는 기분이 아닐까. 이탈리아로 간 는 일단 그 고풍스런 풍광에 마음을 빼앗긴다.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도시 소렌토.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낀 그 정겨운 도시에서 벌어지는 버스킹의 향연. 눈이 즐겁고 귀는 한없이 편안해지는 그런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심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악보가 날아가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버스킹을 하는 출연자들. 결국 노래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버스킹의 묘미는 현장에서의 관객들과 만들어지는 소통에 있다고 했던가.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며 오히려 분위기를 돋워주는 바람에 버스킹은 더 흥겨워졌다. 비가 내린 후라 바닷가 마을 어느 카페에서의 버스킹에서는 즉석..
‘엑시트’,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눈물과 웃음의 롤러코스터가 있다 이 영화 심상찮다. 재난과 코미디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싶지만, 의외로 웃음과 눈물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다. 그 중심에는 역시 울면서 웃기는데 이보다 잘 할 수 없는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있다. 그는 영화 내내 뛰어다니고 억울해하고 두려워 떨고 심지어 울지만, 그걸 보는 관객들에게는 시종일관 웃음을 안긴다. 바로 이 눈물과 웃음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는 지점이 바로 가 가진 가장 큰 묘미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조정석이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시를 탈출한다는 그 상황은 전형적인 재난영화의 틀을 갖고 오지만, 그 속의 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지극히 우리식의..
공정하지 못한 사회, 공정함을 기대했던 오디션의 배신 Mnet 시즌2에서 허각이 우승자로 뽑혔을 때 심지어 신드롬까지 생겨났던 건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정함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행사를 뛰며 노래를 해왔던 허각이지만, 의 무대는 그의 스펙이나 배경 따위는 뒤로 밀쳐두고 오로지 가창력으로 그를 최종 우승자로 세웠다. 스펙과 태생으로 미래가 규정되는 우리네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공정성의 판타지를 제공했고 그래서 허각 신드롬이 생겨났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Mnet 의 투표조작논란을 보고 있자면 이런 오디션의 판타지가 과연 진짜였는가를 의심하게 된다. 지난달 19일 방영된 생방송 파이널에서 1위부터 20위 사이의 득표수가 ‘7494.44..
‘골목식당’ 백종원 팔아 장사하는 이대 백반집. 이래도 될까 SBS 이 여름특집으로 한 ‘재점검’은 일종의 ‘보너스’ 성격이 아니었을까. 이를테면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 같은 경우, 진짜로 지금도 잘 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러 왔지만 사실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사장님의 면면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백종원은 그래서 홍탁집 사장님의 건강까지 걱정했고, 헬스클럽을 끊어서 인증샷을 보내라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게다가 백종원은 이번 재점검을 통해 여름 장사를 위한 솔루션을 추가해주기도 했다. 닭곰탕이 아무래도 여름에는 더워서 찾는 분들이 줄었다는 홍탁집에 백종원은 여름 메뉴로 초계탕 레시피를 전수해줬다. 시청자들도 개과천선해 열심히 살아가는 홍탁집 사장님을 응원하는 터라, 백종원의 새 레시피 ..
‘나랏말싸미’, 세종대왕 폄훼 아니라고 하지만 영화적으로만 보면 는 꽤 잘 만든 영화다. 그것은 이 영화가 지금까지 세종대왕을 다루는 많은 콘텐츠들이 깊게 들어가 보지 않았던 한글의 창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어서다.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제목에 담긴 것처럼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의 서문처럼, 우리는 우리말을 하고 있는데 글자는 한자를 쓰는 당대 언어생활의 어려움은 세종대왕이 그 말을 소리 나는 대로 글자로 만들려한 중요한 이유다. 소리글자를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발성을 해가며 그 소리가 입안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내기 위해 손가락을 집어넣고 소리를 내는 과정들을 반복하고, 그 일관된 규칙을 찾아내며 나아가 점과 선만으로 다양한 글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