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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덴돈집 고민 토로에 응원 이어진 까닭

이젠 손님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신포시장 청년몰 마지막편에는 지금껏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점주들의 새로운 고민이 등장했다. 그건 프로그램과 백종원의 솔루션으로 가게들이 성업을 하게 되면서 생겨난 고민이다. 너무 많은 손님들이 전국에서부터 몰려오자 땡볕에 기다리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미안해 부담감이 커졌고, 그래서 빨리 만들다보니 본래의 맛도 잃어가는 상황을 맞이한 것. 

첫 방송부터 ‘제2의 백종원’이라고 지칭되며 별다른 솔루션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모범생’의 면모를 보이던 덴돈집 사장은 왜 방송에 나와 찾아갔지만 생각보다 맛이 별로였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평상시가 100%라면 지금은 60% 정도밖에 음식 맛을 내지 못한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덴돈집 사장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SNS를 통해 올라온 댓글들을 통해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반응에 스스로도 그 문제가 어디에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이런 문제가 사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성업을 맞게 된 많은 점주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였다고 했다.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방송이 끝나고 나서 맞이한 문제들이 그것이라는 것. 다만 워낙 처음부터 모범적인 음식점이었던 덴돈집은 그 문제를 일찍 맞닥뜨린 것뿐이었다.

백종원의 솔루션은 간단했다. 손님이 왜 기다리는가를 사장에게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손님은 눈앞에 보이는 음식을 빨리 먹으려고 온 게 아니다”라는 게 그의 답이었다. 방송에서 백종원이 맛있게 먹던 그대로 그 맛을 느끼고 싶어 왔다는 것. 그러니 조급하게 할 일이 아니고 하던 대로 천천히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사가 잘되게 됐다고 평소 “60인분 하던 사람이 100인분을 하는 건” 무리가 될 수 있다며 “한계치 이상의 음식을 팔지 말라”고도 했다. 양이 아니라 음식의 질이 유지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며 장사는 단기적인 효과가 아니라 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사실 덴돈집 사장의 이런 고민은 마치 ‘배부른 고민’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외려 덴돈집 사장의 고민에 응원의 목소리들을 더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건 거기서 요식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되는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발견할 수 있어서다. 그의 고민은 ‘당장의 장사’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나올 수 없는 것일 수 있었다. 그것보다 그는 손님들의 만족을 원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오래 지금의 만족을 지속적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이다. 

음식을 소재로 하는 방송들이 늘어나고, 굳이 방송이 아니라도 SNS시대에 입소문으로 유명해지는 음식점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렇게 유명해져 찾아간 음식점의 음식이 의외로 별로인 경우가 적지 않다. 거기에는 덴돈집 사장이 마주한 양이 질을 잡아먹는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어디 그 많은 유명해진 음식점들이 덴돈집 사장처럼 질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을 하던가. 그래서 홍보의 맛을 본 음식점들은 또 다른 홍보를 통해 수익만을 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덴돈집 사장의 고민에 시청자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낸 건 이런 집이야말로 음식점을 할 자격이 있다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많이 팔려 하기보다는 단 한 사람의 손님이라도 제대로 만족할 수 있는 음식을 내놓으려 고민하는 자세. 그것이 진정한 맛집을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밥블레스유’, 유쾌한 수다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먹방

최근 대세 먹방러로 자리한 이영자, 입담만큼 먹는 것까지 우아한 최화정, 개그우먼이라는 본업보다 ‘새싹PD’가 더 잘 어울리는 대세 기획자 송은이 그리고 어느 자리에서건 위 아래 눈치 보지 않고 비집고 들어와 빵빵 터트리는 대세 개그우먼 김숙. 이렇게 네 사람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올리브TV <밥블레스유>는 기대감이 넘친다. 

이미 사적으로도 오랜 우정을 쌓아왔기 때문에 처음 만나 케미를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 따위는 필요 없다. 그래서 포스터 촬영을 하러 모인 자리에서 이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케미를 보여준다. 먹이사슬로 표현한 이들의 서열은 ‘최화정〉이영자〉송은이〉김숙’이지만 먹는 데 있어서, 또 빵빵 터지는 멘트를 던지는데 있어서 서열 따위는 없다. 

이들은 먹는 모습도 남다르다. 이영자의 말대로 최화정은 국밥을 먹어도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먹는 우아한 느낌을 주지만, 이영자는 이태리 요리를 먹어도 국밥 먹듯이 한다. 위경련이 있어 첫 방부터 잘 먹지 못하는 김숙에게 “양이 부족하다”며 먹지 말라고 하고, 그나마 챙겨온 죽을 돌려가며 뺏어먹는 모습은 이들의 남다른 식탐이 만들어낼 깨알같은 재미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밥블레스유>는 오랜 우정으로 다져진 이들의 케미에서 나오는 유쾌한 먹방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그 사연에 걸맞는 음식을 제시해주는 쌍방향 소통 먹방이다. ‘진상고객들이 상담 전화할 때 화내고 소리쳐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사연에 최화정은 제대로 된 ‘엄마의 가정식’을 권하고 이영자는 그런 음식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또 최화정은 소고기뭇국 같은 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김숙은 그 뭇국에 오도독거리는 무말랭이 하나 얹어 먹으면 절로 스트레스가 풀릴 거라고 말한다. 

살짝 선보인 것이지만 <밥블레스유>는 그래서 고민에 맞는 먹방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푸드테라피’라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다. 물론 그들의 제안이 100% 맞는 건 아니지만, 그들 나름대로 경험을 더해 던져놓는 푸드테라피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기분을 준다. 마치 고민마저 꼭꼭 씹어 먹어버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여성 출연자들이 주축이 된 예능 프로그램들을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 이렇게 네 명의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크다. 프로그램 제목을 고민하면서 <맛있는 녀석들>에 대항하는 <맛있는 ×들>은 어떠냐고 농담하는 김숙의 발랄함이 남다르게 느껴지고, 여성, 남성 그리고 제3의 성인 ‘먹성’이 있다는 재치 있는 이야기에 성차 역시 씹어 먹어버리는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흔한 먹방이 아닐까 들여다본 시청자들이라면 <밥블레스유>의 다른 지점들이 눈에 띌 것이다. 가장 먼저 자기 색깔이 뚜렷한 네 여성들의 빵빵 터지는 입담에 빠져들게 되고, 그러면서 남다른 맛 표현이 더해진 먹방에 주목하게 된다. 먹다 먹다 고민까지 씹어 먹는 먹방, 유쾌한 수다를 듣다보면 포만감까지 느껴지는 먹방이라니.(사진:올리브TV)

Posted by 더키앙

‘효리네 민박’ 효리·지은·상순, 서로 힐링이 된다는 건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와 이지은(아이유)이 새벽 요가를 함께 가는 길, 집착하는 게 무어냐는 이효리의 질문에 이지은은 의외의 답변을 한다. “평정심에 집착한다”는 것. 그녀는 자신이 “들떴다는 느낌이 스스로 들면 기분이 안좋다”고 했다. 평정심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그러자 이효리는 거꾸로 “너무 슬펐다 너무 기뻤다 하는 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쨌든 너나 나나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평정심에 집착하는 것이나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나 사실 마찬가지라는 것. 

'효리네 민박(사진출처:JTBC)'

성향은 완전히 반대지만 고민은 같다는 결론에 이른 두 사람은 자신들의 바람에 대해 털어놨다. 이지은은 그 감정 절제를 이제는 좀 놓고 “더 많이 웃고 많이 울고 싶다”고 했고, 이효리는 정반대로 “덜 웃고 덜 울고... 기복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고민을 나누는 자리, 이효리는 서로 정반대의 모습을 상상하며 깔깔 웃었다. 그러면서 “너랑 나랑 반대 에너지니까 같이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겠다”며 좋아했다. 서로 조금씩 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고 너랑 나랑 만났나 보다.” 이효리는 이지은과 고민을 나누면서 그들의 만남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했다. “나는 너를 많이 웃기고 울려줄 테니까 너는 나를 항상 Calm Down 시켜줘.” 이효리의 이야기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어떻게 채워주고 완성해 가는가에 대한 삶의 비의가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이상순의 평정심에 대한 쪽으로 넘어갔다. 평정심이 없어 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효리를 늘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순은 이해가 안 될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 이상순은 아마도 “의식의 요가”를 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몸은 안 움직여도 항상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신혼 때를 떠올리며 이효리는 이상순이 너무 무덤덤하고 이벤트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매일 매일이 이벤트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효리와 이지은이 서로 달라 상보적인 관계인 것처럼 이효리와 이상순 역시 그런 관계로서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한테 궁금한 게 없고,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이지 않고, 나는 효리한테만 잘 하면 되니까...” 이상순이 이지은과 장을 보러갈 때 그녀에게 했다는 이 말 속에는 어떻게 그가 평점심을 유지하는지가 들어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는 것으로 그는 평온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과 다르지만 에너지 넘치는 이효리가 그에게는 사랑스러움으로 느껴졌을 게다. 이지은이 이효리에게서 느끼는 ‘멋짐’의 정체가 그러하듯이.

사실 <효리네 민박>은 특별한 이벤트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만나고 서로 관계를 맺고 또 헤어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여기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힐링의 느낌을 갖게 되는 건 왜일까. 그것은 우리가 각자 살아가면서는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삶의 비의들을 이들의 상보적인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효리와 이지은이 완전히 정반대의 성격을 보이고, 또 부부로서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눈에 띄게 느껴지지만 이효리와 이상순 또한 다르다. 누가 낫고 누가 못 나고 없이 각자 넘치는 부분이 있는 반면 부족한 면들도 있다. 아마도 혼자였다면 그 부족함이 자신을 짓눌렀을 것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그 부족함을 채워주고 오히려 자신에게는 없지만 타인에게는 있는 그 과도함을 매력으로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조금씩 닮아가고 닮기를 원한다. 

<효리네 민박>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 집에 왔다가 돌아가며 잔상을 남긴다. 모두가 떠나갔을 때 그 빈자리에 여전히 그들의 흔적들이 남아 가슴에 어른거린다. 그것은 아마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들이 서로에게 결코 작지 않은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뜻이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차츰 충만하게 채워가고 있다는 뜻일 게다. 이효리와 이지은 그리고 이상순을 보기만 해도 어떤 힐링을 갖게 되는 건, 그네들의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가 우리들이 사는 삶의 비의라는 걸 부지불식간에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Posted by 더키앙

유재석의 개념, 정준하의 겸손, 김태호의 고민

 

대상 유재석,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정준하. <2016 MBC방송연예대상>에서 단연 빛난 건 <무한도전>이었다. 물론 MBC 예능 프로그램들 중 <복면가왕>이나 <진짜사나이>,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그램들이 올해도 선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존재감이나 화제성으로 보면 역시 <무한도전>에 비교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예능만이 아니라 전 부문에서 MBC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

 

'MBC연예대상(사진출처:MBC)'

올해 대상 후보에서 단연 주목되는 인물은 정준하였다. 물론 유재석이 있지만 그는 이미 상의 차원을 넘어선 인물이다. 대상을 받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당연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은 색다른 대상을 꼽는다면 역시 올해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다양한 활약을 보여준 정준하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MBC는 이런 이변보다는 누구나 인정하는 유재석을 선택했다.

 

모두가 기대했지만 최우수상을 받은 정준하는 그러나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말하며 자신을 낮췄다. 그는 또 자신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만큼 밀어주고 도와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분수를 안다며, 같이 후보로 올라간 김성주, 김구라, 유재석이 자신보다 천배 백배 능력있고”, “넘어설 수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물론 대상은 불발됐지만 정준하에게 최우수상의 의미는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던 정준하였다. 하지만 늘 조금은 자신을 낮춘 바보 같은 캐릭터로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는 다양한 미션들에도 도전했고 그만한 성과도 거두었다. 그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건 대상 후보에 올랐을 때 이미 대중들이 보여준 그에 대한 지지의 표시들이었다. 대상 그 자체보다도 이런 지지가 그에게는 더 값진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받아 무대에 오른 김태호 PD는 조금 마른 듯한 모습이었다. 그것이 그가 요즘 갖고 있는 스트레스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그의 힘겨움은 수상소감에도 묻어났다. “요즘 같이 아이템 고민하기 힘든 때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예능이 주목받기 어렵고 또 어떤 아이템도 예민하게 신경 써야 되는 때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찾아주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실히 했다.

 

대상을 받은 유재석은 먼저 같이 후보에 오른 정준하와 김구라, 김성주에게 죄송함과 감사함을 표했다. 올해 특히 <무한도전>이 겪은 우여곡절들에 대한 소회도 빼놓지 않았다. 정형돈의 하차에 대해서는 어디서든 본인이 행복하게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고, 노홍철과 길에 대해서는 시청자가 원할 때 다 같이 방송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막내 광희와 양세형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대상을 받은 것이지만 유재석은 동료들을 먼저 챙긴 것.

 

또한 그는 <무한도전>을 대하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벌써 12년차를 향해가는 <무한도전>과 함께 나이 들어온 그들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리가 서있는 시간이 내가 제일 나이 든 날일지 모르겠지만 남아있는 날 중에는 가장 젊은 날이다.’라고 말해줬다는 이적의 이야기를 통해서 시청자들이 허락해주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동료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고 시청자들에게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유재석은 현 시국에 대한 개념 있는 소신 또한 잊지 않았다.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배운다.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힘들 때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꽃길을 걷는 게 아니라 내년엔 대한민국이 꽃길로 바뀌어서 모든 국민들이 꽃길을 걷는 그런 날이 됐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수행해온 정준하와 매번 힘겨움을 토로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해온 김태호 PD, 그리고 진심으로 시청자들을 위하는 마음이 개념어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겨져 있던 유재석. 이들이 있어 2016<MBC방송연예대상>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날 수 있었다

Posted by 더키앙

<무도>도 힘들다, 지상파 예능 시즌제 안하면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 지난 달 25일 김태호 PD는 서울대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시즌제를 언급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이건 김태호 PD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미 지상파 예능 PD들은 오래 전부터 줄곧 시즌제를 외쳐왔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시즌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지금의 지상파 예능의 편성 시스템으로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존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주 방영되는 프로그램에 맞추기 위해 반복적인 노동에 노출되다 보면 애초 프로그램이 갖고 있던 힘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제작진도 또 시청자도 어떤 휴지기를 통한 재충전의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시즌제의 문제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PD가 바로 나영석 PD. 그는 KBS를 떠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으로 PD가 쉴 틈 없이 달려옴으로써 너무 고갈되어버린다는 점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CJ로 이적한 후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시즌제로 구성해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 만일 이 프로그램들이 시즌제가 아니라 매주 방송으로 편성되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프로그램의 소비속도는 빨라졌을 것이고, 그 신선한 느낌도 사뭇 상쇄됐을 것이다.

 

이처럼 예능 PD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시즌제에 대한 김태호 PD의 언급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금껏 시즌제가 아닌 매주 편성으로 버텨냈던 지상파 예능이 어느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알다시피 최근 한 2년 동안 지상파 예능들은 JTBCtvN 같은 비지상파 예능에 그 주도권을 놓친 지 오래다. JTBC<비정상회담>이나 <썰전>,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가 각각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고, tvN<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집밥 백선생> 등등의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하나의 트렌드를 세웠다. 지상파들은 뒤늦게 보조를 맞추기 위해 쿡방을 따라하거나 외국인 트렌드를 끼워 넣는 모습을 보였다.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에서 주도권이 빼앗긴다는 건 치명적이다. 예능의 헤게모니를 떠나 그것은 방송사의 위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다. 실제로 JTBCtvN이 이른바 ‘5대 방송사(지상파 3사와 함께)’를 새로운 방송사의 틀로 제시할 수 있었던 데는 상당부분 이들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들의 지분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인식들은 지상파 관계자들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시즌제를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눈앞의 이익 때문이다. 이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은 어마어마한 광고 완판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주말 예능의 경우는 방송사의 경영지표가 좌지우지될 정도로 광고 매출이 중요하다. 그러니 잠시 쉬고 간다는 건 언감생심 마음먹기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콘텐츠란 그 자체의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장기적인 인기를 이어갈 수 있고 그래야만이 광고 매출도 보다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 지금의 주말 예능을 보라. 그나마 KBS<12>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복면가왕>, <진짜사나이>, SBS<런닝맨>같은 프로그램이 버티고는 있지만 그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뜨겁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방송 사고들은 이러한 매주 편성의 노동강도가 결국은 콘텐츠에 무리를 주고 있다는 징후처럼 보인다.

 

물론 모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즌제가 될 필요는 없다. 이를테면 스튜디오형 예능으로 JTBC<냉장고를 부탁해><비정상회담>, <썰전> 같은 프로그램이나 tvN<집밥 백선생> 같은 프로그램들은 매주 편성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히든싱어><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같은 파괴력이 있는 대작(?)들은 시즌제가 프로그램의 파괴력을 훨씬 높여준다.

 

이것은 <무한도전>이나 <12>도 마찬가지다. 무려 10년이다. 10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해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시청자들도 달라지고 있고 방송 트렌드도 시즌제에 더 맞춰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변화 속에서 당장의 이익 때문에 미래를 보지 못한다면 자칫 방송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고 또한 그런 환경 속에서 많은 인재들 또한 유출될 수 있을 것이다. 지상파들은 나영석 PD의 승승장구를 눈 여겨 보고 김태호 PD의 고민에 귀기울여야할 때다



Posted by 더키앙

<슈퍼스타K6>가 꿈꾸는 다양성이 즐거움인 가요계는

 

칭찬하고 싶은 거는 요즘 사람들은 노래에다가 고민을 안 실어요. 요즘 차트 쭉 봐보세요. 고민하는 노래를 차트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사랑까지도 얘기 안 해. 끌림 정도? 고민이 있는 노래들을 좀 해야 될 거 같아요. 근데 그게 유일하게 오디션인 거 같아요. 오디션에 나오면 고민 있는 노래도 하고 사랑 노래도 하거든요. 김필씨처럼 이렇게 자기 고민도 슬픔도 노래에 녹아내는 싱어송라이터들이 제발 좀 마켓의 선두에 서서 끌고 가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되게 탐나는 사람, 탐나는 목소리 잘 들었습니다.”

 

'슈퍼스타K6(사진출처:mnet)

외할아버지가 빨간 구두 아가씨의 작곡가라는 김필이 부른 자작곡 ‘Cry’를 듣고 난 후 윤종신은 이례적으로 우리 가요계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의 말대로 언젠가부터 우리 가요계 순위 차트에서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노래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귀로 들리고 눈으로 보이지만 정작 마음을 울리는 곡이 잘 보이지 않게 된 것.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나마 유일하게 대중들의 마음을 흔드는 감동을 주는 이유는 윤종신의 말처럼 그 고민이 묻어난 노래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슈퍼스타K>가 초창기부터 꿈꾸던 가요계의 그림이다. <슈퍼스타K>를 처음 만들었던 김용범 PD는 당시 대형기획사들이 가요계를 주도하면서 20대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져버린 현실에 주목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즉 아이돌 그룹을 연습생으로 일찍 뽑아 기획사에서 만들다보니 10대를 넘어서면 실력이 있어도 그들을 받아줄 곳이 없었다는 것. 왜곡된 가요계 현실에서 소외된 그들이 서서 부를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 것이 <슈퍼스타K>였다.

 

<슈퍼스타K6>의 심사위원인 윤종신의 심사를 듣다보면 다시금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초심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온 엘리트 커플 리다 같은 듀오는 윤종신의 말처럼 <슈퍼스타K>를 통해 발굴될 수 있는 스타일의 가수가 분명하다. 투개월을 닮은 그들에게 윤종신은 투개월을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발전된 형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다의 율리양의 톤은 기성 가수들조차 갖고 싶은 목소리임에 분명했다. 완전체가 아닌 가능성을 보는 것이고, 또 기성 가요계에 어울리는 목소리가 아니라 차별화된 목소리를 찾는 것. 윤종신에게서는 그게 느껴졌다.

 

역시 제이슨 므라즈의 느낌을 담아 싸이의 젠틀맨을 부른 미국에서 온 듀오 하유에게도 윤종신은 소리를 막 지르지 않고도 활동을 잘 해나가는 팀들이 많잖아요. 스타일리시하게. 그래서 이 사람들이 좀 스타일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목소리를 질러대기 보다는 조근 조근 불러도 느낌이 있는 가수 역시 우리네 가요계에서는 흔치 않은 모습들이다.

 

모델 같은 외모를 가진 조하문의 아들 재스퍼 조가 부른 이별의 종착역을 듣고 윤종신은 눈감고 고개를 기울이고 부를 때 아빠의 모습이 확 지나가는 거예요. 이별의 종착역이란 노래를 이런 곡 갖고 나오면 대부분 어떻게 변주하는지 예상이 나오는데 정말 생각지도 않게 변주를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빠 재능이 충분이 갔고 아주 창의적인 창법도 많이 중간 중간 봤고 기대를 한 번 해볼게요.”라고 말했다. 타고난 외모와 달리 진정성 있는 노래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는 것.

 

카페에서 노래를 한다는 김명기가 에릭 크랩튼의 ‘Change the world’를 불렀을 때도 윤종신은 진심을 담아 명기씨 같이 톤 좋은 분들이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슈퍼스타K>의 성공작으로 명기씨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라고 축복의 말을 건넸다. 김범수의 말처럼 엄청난 목소리를 가진 김명기라는 가수 같은 가수들이 만들어낼 다양성이 살아있는 가요계를 꿈꾸게 만드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윤종신의 심사에 담겨진 것은 <슈퍼스타K>가 꿈꾸는 가요계의 그림이다. <슈퍼스타K>를 필두로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겨나면서 과거처럼 기존 기획사 중심의 가요계는 실제로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 늘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노래를 듣다가 이 <슈퍼스타K>라는 다양한 목소리들의 보고를 듣고 나면 새삼 세상은 넓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보석 같은 목소리들은 넘쳐난다는 걸 발견하곤 한다. 아마도 이건 <슈퍼스타K>6년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유가 될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안녕', 자극적인 토크쇼들에게 묻다

'안녕하세요'(사진출처:KBS)

커밍아웃이 갖는 힘은 자신의 고민을 드러낸다는 그 행위에 있다. 이 행위 속에는 그 자체로 타인과의 공감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혼자 끙끙 앓던 고민이 드러나고 공감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고민이 아닌 것이 된다. 특별한 경우에는 그 고민은 그 사람만의 개성으로 장점으로 전화되기도 한다. 고 이주일씨가 첫 등장에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그 추남의 고민이 그만의 고유한 캐릭터가 되어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되었듯이.

'안녕하세요'는 커밍아웃을 전면에 내세운 토크쇼다. '전국노래자랑'을 패러디해 만든 '전국고민자랑'은 매회 전국의 갖가지 희귀한(?) 고민들의 발언대 역할을 한다. 키가 너무 크고, 털이 너무 많고, 발이 너무 큰, 그런 신체적인 고민은 물론이고 특이한 이름 때문에(예를 들면 람보나 고자 같은) 고민인 사람도 있고, 발명에 미친 남편 때문에 또 너무 부려 먹는 아내 때문에 고민인 남편도 있다. 이 프로를 보다보면 느끼게 된다. 세상은 넓고 참 고민도 많다는 것을.

'전국고민자랑'이라는 코너명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커밍아웃 토크쇼는 그러나 고민을 서로 자랑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게 고민이에요? 내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녜요." 이런 뉘앙스가 이 토크쇼에서는 묻어난다. 그래서 고민에 대한 평소와는 다른 태도를 경험하게 된다. 자기가 가진 고민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강변하게 되는 것. 그래서 1등이 된다면 상금도 받게 된다. 물론 떨어진다면 그건 자기 고민은 고민도 아니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이 프로그램에서 고민을 자랑(?)한 이들은 모두가 즐거울 밖에.

고민을 말하는 일반인들이 주인공인 토크쇼지만, 그것을 들어주는 MC들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하다. 애초에 '컬투쇼'의 TV버전을 생각했다는 이예지PD의 말처럼, 컬투 정찬우와 김태균은 관객들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즉석에서 뽑아내는 재주가 있는 MC들이다. 신동엽 역시 특유의 깐족 토크로 일반인들과의 밀당 토크가 주특기인 MC이고, 서슴없이 무너지고 망가질 줄 아는 이영자는 이 신동엽과 가장 잘 어울리는 MC다. 그러니 이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는 귀로 존재하는 MC 군단들은 넉넉하게 출연자들의 고민을 때론 공감해주고 때론 시청자들과 함께 갖고 논다.

물론 일반인들을 주인공으로 모신다는 점은 그만큼 주목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타의 일반인 출연자 토크쇼가 그러하듯이 일반인들의 자극적인 면만을 끄집어내서 증폭시키는 그런 의도적인 연출은 하지 않는다. 즉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을 소재로만 놓고 보면 그런 자극적인 연출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일반인들을 배려하고 진심으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부분은, 이 고민하는 이들이 가족과 함께 스튜디오에 출연하는 장면들에서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인 그들의 고민은 나와는 다른 별종들의 고민이 아닌 바로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처럼 전화된다.

물론 이런 일반인 소재에 진정성을 가진 연출로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진심이 묻어나는 토크쇼가 가진 즐거움과 그 즐거운 공감을 통한 치유의 힘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가끔 '안녕하세요'라는 제목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물론 전국에 있는 모든 이들(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에게 전하는 안부이면서, 동시에 작금의 어딘지 자극적으로 치닫는 토크쇼들에게 묻는 질문처럼 여겨진다. 과연 지금의 토크쇼들은 얼마나 안녕할까.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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