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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역적’, 발판이 길동 윤균상의 반격에 열광하는 까닭 홍길동 별명을 발판이로 설정한 '역적' 작가 노림수“저들이 대감을 하루도 빠짐없이 손가락질하고 대감의 살을 씹어 먹겠다 독설을 뱉었사온대 대감께서는 어찌 저들이 다치는 것을 겁내십니까?” 사관 김일손의 사초에서 조의제문을 찾아낸 길현(심희섭)은 이제 조정에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는 노사신(안석환)에게 그렇게 묻는다. 그러자 노사신은 길현에게 이렇게 말한다. “몰라 묻는가? 그래 그간 나랏일은 살피지 못하고 그저 전하와 힘겨루기만 하려했던 저들이 어리석고 우매했지. 허나 저들을 단속하여 지혜로운 길로 이끄는 편이 옳았어. 만약 저 어리석은 자들이나마 없어져 이 나라의 언로가 막힌다면 그 땐 이 나라 조선은 어디로 가겠는가.”MBC 월화드라마 이 다루고 있는 건 실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무오사화다.. 더보기
'역적', 2017판 홍길동이 적폐를 청산하는 세련된 방식 ‘역적’, 이토록 흥미로운 홍길동의 재해석이라니난세는 영웅을 원하는 걸까. 1998년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은 당시 IMF 외환위기라는 시국과 맞물리며 대중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던 바 있다. 그렇다면 2017년 현재 홍길동을 재해석한 MBC 월화드라마 은 이 시국의 어떤 지점들을 겨냥하고 있을까. 은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다루면서도 그 이름을 제목에 넣지 않았다. 대신 ‘역적’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달게 된 건 이 드라마가 홍길동을 소재로 가져왔지만 그 이야기는 우리가 알던 ‘홍길동전’과는 다를 거라는 걸 말해준다. 실제로 은 홍길동(윤균상)을 서자 출신의 적서차별을 겪는 인물로 그리지 않고 아모개(김상중)라는 순수 노비 혈통의 아들로 탄생시켰다. 게다가 도술을 부리는 홍길동이 아닌 애기장수 설화를.. 더보기
'역적'이 묻는다, 누가 이 시대의 진짜 역적인가 ‘역적’, 왜 하필 이 시점에 홍길동인가“나는 그저 내 아버지 아들이오. 씨종 아모개(김상중). 조선에서 가장 낮은 자.” MBC 새 월화드라마 은 광활한 평원에서 말을 타고 대치하고 있는 임금(김지석)과 길동(윤균상)의 장면을 전제로 깔아놓는다. 절박한 얼굴의 임금과 여유로운 표정의 씨종의 아들 길동. 이 장면은 이 그리려는 전체 이야기를 압축한다. 결국 임금과 역적이 똑같은 눈높이로 마주 서게 되고 도대체 누가 시대의 역적인가를 되묻는 것. 사실 우리가 이 그리려는 세계를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거의 유행어가 되어버린 문장으로 기억되는 홍길동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 이 뻔할 수 있는 홍길동 이야기에 몇 가지 새로운 설정들을 집어넣는다. .. 더보기
웃다가 짠하다가, '또 오해영'의 예지원과 김미경 , 예지원, 김미경 아니면 안 되는 연기들 말 그대로 대체불가다. tvN 월화드라마 의 예지원과 김미경이라는 연기자들을 보다보면 과연 이들 없이 이 드라마가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다. 웃다가 짠하다가. 그것이 이 독특한 드라마가 가진 특유의 정서가 아니던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의 웃음 뒤에 남는 현실의 짠 내. 그걸 한 캐릭터 안에서 자유자재로 보여준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껏 예지원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과거 시트콤 의 깊은 잔상 때문일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이던 과장된 불어와 동작들이 자꾸만 어른거려서였을까. 의 박수경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예지원은 그런 모습들이 그녀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연기의 세계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이사도라’라는 별명처럼 .. 더보기
'착하지', 김혜자, 채시라, 이하나 보는 재미 다르다 수목극 점령한 의 세대적인 안배와 공감대 KBS 에는 세 세대별로 각기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강순옥(김혜자)과 장모란(장미희)의 복잡 미묘한 심리전이다. 사라진 남편을 사이에 두고 본처와 내연녀인 두 사람의 관계는 앙숙인지 동지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면이 있다. 처음 만나자마자 강순옥이 장모란의 가슴을 발로 차버린 것에서 드러나듯 거기에는 넘을 수 없는 앙금이 깔려 있지만, 그럼에도 시한부 인생인 장모란을 집으로 초대해 좋은 약과 밥을 챙겨 먹이는 강순옥에게서는 여성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정 혹은 동지의식 같은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강순옥과 장모란의 이런 관계는 그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공감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이 나이대의 시청자들이 자주 봐왔던 불륜이라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