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포인트 많은 <혼술남녀>, 그래서 메시지는?

 

tvN <혼술남녀>의 박하나(박하선)노그래라 불린다. 노량진 학원가에 들어온 장그래라는 의미다. 그녀가 공무원 수험생들을 위한 이 학원가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저 <미생>의 장그래처럼 짠하다. 자신을 종합반에 넣어준 스타강사 진정석(하석진)가능성을 보고넣어줬다고 하자, 무얼 시킬 때마다 가능성 있는 제가라는 말을 수식어처럼 달고 말한다.

 

'혼술남녀(사진출처:tvN)'

그녀를 노그래라는 캐릭터로 세운 건 다분히 의도적이다. <미생>이 그러했듯이 직업의 세계에서 힘겨운 현실을 살아내는 주인공을 내세우기 위함이다. 그래야 보통의 샐러리맨들의 공감대가 커질 테니까. 게다가 그를 이끌어주는 상대로 진정석이라는 돈 잘 벌고 스펙 좋고 잘 나가는 남자를 세워둔 것도 일에서는 물론이고 사랑에 있어서도 어떤 판타지를 제공하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혼술남녀>에는 또 하나의 기획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라는 최근 나홀로족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새로운 나홀로 문화가 들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시작 부분에 항상 진정석이 혼술을 하며 왜 자신이 혼술을 하고 그게 왜 좋은지에 대한 내레이션이 들어간다.

 

또한 이 드라마에는 학원 강사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업의 세계만이 아니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공부만이 살길인 그 현실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물론 이 이야기는 학원 강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만 그것이 보여주는 공통의 주제의식 같은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통일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혼술남녀>는 여러 가지 트렌디한 요소들을 한 드라마 곳곳에 세워두었다. 물론 드라마가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들을 던지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 많은 이야기들이 하나로 엮어지지 않으면 너무 산만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혼술남녀>는 그런 점에서 보면 샐러리맨의 힘겨운 현실을 넣고 있지만 그것이 <미생>만큼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않고, ‘혼술문화를 담고 있지만 그 나홀로 문화가 어떤 함의를 갖고 있는지가 드라마의 메시지로서 전면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취준생들의 이야기 역시 하나의 에피소드로 등장할 뿐, 전체 이야기의 맥락으로 묶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는 건 멜로뿐이다. 결국 박하나와 진정석이 일로 엮어지다가 사랑하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그것은 아마도 혼술하던 진정석이 박하나와 함께 술을 마시게 되는 그런 그림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것은 애초에 혼술이라는 새로운 나홀로 문화를 제시할 때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그림은 아닐 것이다. 진정석이라는 혼술하는 캐릭터가 어딘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로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새로운 인간형이라는 것이 오히려 시청자들이 바라는 이야기다.

 

<혼술남녀>에서 학원강사 민진웅은 학생들을 위해 항상 새로운 패러디를 준비한다. <베테랑>의 유아인을 흉내 내기도 하고,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를 따라 하기도 하며 심지어 <곡성>의 황정민과 김환희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뜬금없이 등장해 패러디하는 모습은 우습다. 그런 깨알 웃음은 드라마에서도 중요하고 그래서 민진웅이라는 배우는 이 드라마의 미친 존재감으로 세워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하나하나의 재미들이 어떤 주제의식이나 맥락으로 엮어지지 않을 때 드라마의 힘은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혼술남녀>의 잔 펀치들은 굉장히 많다. 그래서 그 자잘한 이야기들이 주는 잔재미들 역시 많다. 하지만 지금 <혼술남녀>에 필요한 것은 그런 잔 펀치, 잔재미가 아니다. 그런 잔재미들을 깔아놓고 그저 멜로로 엮어 놓기에는 그 소재들이 가진 무게가 작지 않다. 샐러리맨들과 취준생의 현실이 그렇고 그들이 어쩌다 혼술을 하게 됐는가 하는 그 문화적인 이유들이 그렇다. <혼술남녀>에는 잔 펀치만큼 묵직한 한 방이 절실하다

박보검과 김유정, <구르미>의 어른 아이들

 

사실 대본만 놓고 보면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이 왜 이토록 화제가 되는 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남장여자 코드의 사극 버전 멜로는 이미 <성균관 스캔들>이나 <바람의 화원>을 통해 충분히 익숙해진 스토리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스토리는 여기서 그다지 새롭다고 말하기 어렵다. 남장여자로 자신을 숨긴 채 내시로 궁에 들어온 홍라온(김유정)이 왕세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구르미 그린 달빛(사진출처:KBS)'

멜로 이외에 사극이 갖기 마련인 정쟁 구도도 그리 신선하다 여겨지지는 않는다. 왕이 있지만 모든 실세를 쥐고 있는 세도가 김헌(천호진)이 그 정쟁의 중심에 서 있다. 대리청정을 받아들인 왕세자 이영(박보검)은 그 김헌과 대립한다. 이미 뽑힐 사람이 정해져 있는 말 뿐인 과거시험을 치르지 않겠다던 이영은 정약용(안내상)의 조언으로 시험은 치르되 다른 시제를 냄으로써 시험의 초심을 공명정대하게 지켜낸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사실 너무 소소해 보여 이 사극이 보여주는 멜로와 견줘보면 그리 집중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그러니 이 사극의 이야기는 이영과 홍라온 사이에 벌어지는 밀고 당기는 멜로가 거의 대부분이다. 남장여자라는 콘셉트는 내시와 여인 사이를 오가는 홍라온을 통해 이영과의 멜로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장치다. 물론 홍라온이 홍경래의 여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멜로구도는 정치적 사안과 맞물려 긴장감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 사극의 특성상 그 이야기 역시 정치적인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멜로적 긴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결국 이야기는 익숙한 것들이 어느 정도는 그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리고 그 뜨거운 반응의 중심에는 박보검과 김유정이 있다. 이 두 사람의 연기에 한 마디로 심쿵하고 있다는 얘기다. 도대체 이들의 연기가 무엇이 특별하길래 이토록 마법을 부리는 걸까.

 

사실 박보검은 매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을 정도로 그가 들어가는 프로그램마다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응답하라1988>에서 그 연기가 주목받았다면 <꽃보다청춘>, <12>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심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았다. 연기력과 심성. 이 두 요소는 요즘 드라마와 예능에서 가장 요구되는 자질들이다. 어린 나이지만 그는 <스틸사진>의 아역에서부터 <각시탈>, <원더풀 마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를 거쳐 <응답하라1988>까지 꽤 많은 작품들에서 연기공력을 쌓았고, 파산으로 어려운 형편 때문에 쉽지 않은 청소년 시절을 겪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연기 경험을 했던 것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은 점은 결과적으로 보면 연기자 박보검에게는 큰 자산이 됐다고 보인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을 연기하는 박보검은 여전히 아이 같은 순수한 눈빛을 갖고 있지만 어딘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슬퍼 보이고 그러면서 때론 서슬 퍼런 왕세자의 눈빛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어려보이지만 어른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 그것이 꽤 슬픈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김유정 역시 이런 관점으로 보면 박보검과 비슷한 점들이 있다. 그녀는 아주 어린 나이에서부터 연기를 하며 성장해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3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한 그녀는 벌써 연기경력이 10년이 되는 셈이다. 아역의 이미지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지만 그녀는 그것을 깨기 위해 최근 무던한 노력을 해왔다. <우아한 거짓말>이나 <앵그리맘>에서의 연기변신은 단적인 사례다.

 

아역이 성인역으로 넘어가는 성장통은 의외로 깊을 수밖에 없지만 놀라운 건 김유정은 아역 시절부터 벌써부터 성인역에 가까운 감정과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는 사실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 구미호와 인간 사이의 반인반수인 연이 역할을 연기하는 김유정이 그랬고, KBS단막 스페셜 <곡비>에서 기생 역할을 연기하는 그녀가 그랬다. 그녀에게도 박보검처럼 아이 같은 면면과 동시에 어른스러움이 갖는 아련한 슬픔 같은 게 느껴지는 건 이런 남다른 필모그라피 덕분이다.

 

그러니 아이들의 면면을 갖고 있지만 어른들의 세계에 서서 어른들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박보검과 김유정의 눈빛이 더 아련한 느낌을 주는 건 당연하다. 특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살벌한 어른들 세계에 온전히 아이 둘이 서 있는 듯한 느낌마저 주지 않던가. 두 사람이 서로 애절한 눈빛을 나누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더 쥐어짜는 건 그래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이토록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또 찾아보게 만드는 것도.

<판타스틱>, 시한부에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에서 이소혜(김현주)는 말기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이다. 시한부라는 설정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입견을 불러일으킨다. 그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시한부라는 사실을 숨긴 채 상대방을 밀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버킷리스트를 적고 실현해가는 이야기다.

 

'판타스틱(사진출처:JTBC)'

사실 무수히 많은 시한부 설정의 이야기들을 봐온 시청자들에게 이처럼 두 가지의 선입견이 먼저 떠오른다는 건 이런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반복됐다는 걸 말해준다. 물론 이 두 이야기 설정에 극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반복된 이야기는 식상하다. 제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계속 내놓으면 물리기 마련이다.

 

<판타스틱>이 초반 일찌감치 이소혜의 시한부 판정을 드러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에 가까운 긍정적이고 유쾌한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간간히 이소혜에게 엄습하는 암의 징후들이 불안감을 형성했지만 예전에 좋아했지만 헤어졌다 다시 만나게 된 류해성(주상욱)과의 밀고 당기는 관계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고, 오랜만에 다시 결합한 학창시절의 3인방 이야기는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소혜에게 급성 폐렴이 오고 혹 같은 걸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됐다고 하자 그녀는 돌연 류해성을 밀어내기 시작한다. 그에게 자신이 홍준기(김태훈)와 사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그가 영 마음에 걸려 홀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건 전형적인 시한부 설정의 멜로 구도다. 사실 요즘의 시청자들은 이렇게 가슴 아파하고 숨기고 눈물 흘리는 시한부 설정의 고구마 멜로는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어찌 보면 이야기의 위기 상황에서 <판타스틱>을 구원해낸 건 다름 아닌 주상욱이다. 우주대스타 류해성을 연기하는 그는 이소혜의 절친인 미선(김재화)네 부부를 찾아와 상심을 술주정으로 풀어낸다. 그의 조금은 과장된 연기는 침잠하던 드라마를 그나마 다시 발랄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만들었다.

 

물론 이야기의 구성상 이소혜가 류해성에게 자신의 시한부 사실을 알리게 되는 계기는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너무 질질 끌면서 숨기고 아파하고 상대방도 힘들게 만드는 전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 차라리 빨리 모든 걸 드러내고 힘겨워도 유쾌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펼쳐나가야 훨씬 흥미로워질 수 있다.

 

주상욱의 존재감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만일 그런 캐릭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일 주상욱이 과장된 연기로 만들어낸 류해성이란 캐릭터가 없었다면 <판타스틱>은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한부 멜로에 시댁에 구박받는 며느리의 복수극 같은 이야기의 반복.

 

하지만 우주대스타 류해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한부 멜로가 어떤 양상으로 달리 보일지 기대하게 되고 또 이소혜와 그녀의 친구인 백설(박시연) 그리고 그 자신도 얽혀 있는 절대 갑질녀 최진숙(김정난)에게 어떻게 판타스틱한 응징을 할 것인가가 기대된다. <판타스틱>이 시한부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긍정적인 우주대스타 주상욱이 절실하다.

<청춘시대>의 성공, 청춘들에게 건네는 위안

 

JTBC <청춘시대>가 오늘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한다. 이 소소해 보였던 작품이 어느새 슬금슬금 우리네 마음 속으로 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걸 종영에 즈음해서야 비로소 새삼 느끼게 된다. 결국 좋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알아본다는 걸 확실히 느끼게 해준 <청춘시대>였다.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사실 첫 시청률 1.3%(닐슨 코리아)에서 2회에 무려 0.4%까지 급락하면서 역시 신인 연기자들만을 캐스팅해 오로지 작품의 밀도 하나로 승부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여겨졌다. <청춘시대>는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 이렇게 다섯 명의 연기자들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물론 한예리나 박은빈은 다른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연기자들이지만 다른 연기자들은 거의 신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한승연과 류화영은 아이돌 출신이 아니었나.

 

게다가 <청춘시대>가 경쟁해야 하는 금토 편성 시간대의 tvN <굿와이프>는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에 역시 오랜만에 드라마로 모습을 보인 유지태가 주인공들이었다. 드라마의 첫 시청률을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이러한 톱클래스 배우들의 출연은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굿와이프>는 또한 미드 원작으로 탄탄하고 디테일한 대본이 변호사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그러니 아예 <청춘시대>는 경쟁상대조차 되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0.4%부터 한 회 한 회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가며 작품의 가치를 알린 <청춘시대>는 시청률도 조금씩 회복했고 이 작품의 규모로 봐서는 성공이라고 봐도 좋을 2.5% 시청률을 넘어섰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된 건 <청춘시대>가 그저 그런 청춘멜로물 정도일거라 가졌던 그 선입견과 편견을 작품을 통해 깨주었기 때문이다.

 

<청춘시대>는 달달한 청춘의 멜로만을 담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오히려 작금의 청춘들이 겪을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을 극화한 작품이었다.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성추행에 치욕까지 겪으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며 버티는 청춘이 있었고, 사고의 트라우마로 미래를 꿈꾸지 않고 그저 현재를 막 살아가는 청춘이 있었으며, 부모의 죽음을 자신 때문이 아닐까 자책하는 청춘이 있었다.

 

또한 청춘들에게는 중대사라고 할 수 있는 연애 문제에 있어서도 <청춘시대>는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을 그려내면서도 현실을 잊지 않았다. 나쁜 남자와 헤어지지 못하는 청춘과 그녀가 겪게 되는 데이트 폭력의 이야기는 최근 들어 사회문제로까지 지목되는 소재였다. <청춘시대>는 청춘이라는 시기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지금의 청춘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들을 발랄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청춘 특유의 회복탄력성을 이 작품은 보여줬다. 그토록 힘겨운 현실들을 마주한 청춘들이 저마다 어떤 계기를 통해 다시 삶을 회복하는 모습은 그래도 버텨내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올 것이라는 작은 위안을 건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청춘시대>의 성공이 의미 있는 건 스타 캐스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네 드라마 풍토에서 괜찮은 선전을 해주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기 출연한 젊은 배우들의 발견은 요즘처럼 신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 현실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마치 실력도 의욕도 넘치지만 설 자리가 없어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지금의 청춘들이 한데 모여 작은 성취를 이룬 것 같은 느낌이다.

 

캐스팅에 있어서 스펙이 아닌 이 청춘들의 실력을 믿어주었고, 막연한 판타지가 아닌 진솔한 현실들을 담아내려 했던 노력은 결국 <청춘시대>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가 되었다. 요즘 같은 현실에 <청춘시대>의 성공이 유독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