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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청춘기록', 만만찮은 현실에도 청춘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사랑해. 우리 헤어지자." 사혜준(박보검)에게 안정하(박소담)가 한 그 말에는 여러 가지 뉘앙스들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데 왜 헤어지냐고 사혜준은 묻지만, 그 역시 안정하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만만찮은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혜준이었으니. 이제 마지막회만을 남긴 tvN 월화드라마 은 한 마디로 '덕질' 드라마다.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오롯이 노력해 모델에서 배우가 되는 사혜준을 덕질하고, 부모가 이혼하고 혼자 독립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려고 꿋꿋이 노력해온 안정하를 덕질하..
'청춘기록' 공정한 경쟁 원하는 청춘들, 불공정한 현실 만드는 어른들 "같은 동네인데 너네 집 쪽은 우리 집 쪽이 안보이니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지만 우린 안 그래. 신경 안 쓰려고 해도 너네 집 쪽에서 보내는 엄청 환한 불빛을 보면서 꿈을 키워.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나 중학교 3학년 때 너한테 엄청 창피 했었어. 근데 그 때 우린 찐친구가 됐잖아. 너 나한테 창피할 거 없어." tvN 월화드라마 에서 사혜준(박보검)은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원해효(변우석)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농구를 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한 친구가 사혜준의 점퍼를 보고 해효 것과 똑같다고 말한다. 그때 원해효는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어쩌면 그는 그 옷이 자기가 버린 옷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후..
하희라와 신애라를 통해 '청춘기록'이 담은 어른의 역할 안정하(박소담)가 사혜준(박보검)과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이영(신애라)은 자기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며 자기 맘에는 드는데 한애숙의 마음에도 들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건 한애숙의 기분을 묘하게 건드린다. 자기 자식의 이야기를 한애숙에게 듣게 되는 게 조금 거슬려서다. 하지만 한애숙의 대꾸는 단순하다. "자기들끼리 맘 맞으면 돼요." 한애숙은 사혜준을 믿고 신뢰한다. 그래서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해준다. 하지만 그런 한애숙의 답변에 김이영은 마치 걱정이라도 해주는 척 자신의 방식이 옳다는 걸 은근히 주장한다. "세상에 제일 변하기 쉬운 게 마음이야. 일시적으로 맞았다고 계속 맞는다는..
'청춘기록', 가난하다고 꿈도 사랑도 가난할까 "나 지금 하고 싶은 거 있는데 허락이 필요해." 사혜준(박보검)은 안정하(박소담)에게 그렇게 키스의 허락을 구한다. "허락할게." 안정하는 선선히 허락하고 두 사람은 키스를 한다. 그리고 안정하가 말한다. "생각해 봤는데 언제든 해도 돼. 나도 그래도 돼?" 그 말은 그가 얼마나 사혜준을 사랑하는가를 담아낸다. 그러자 화답이라도 하듯 사혜준 또한 자신의 사랑을 담아 이렇게 말한다. "넌 뭐든 돼." tvN 월화드라마 에서 사혜준과 안정하가 나누는 이 키스신은 가슴을 몽글몽글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설렘과 기쁨 속에는 어딘가 슬픔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건 뭐랄까 뭐 하나 제 맘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그들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에게만큼은 모든 ..
'청춘기록'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덕질에 빠진다 덕질하는 느낌이 이런 걸까. tvN 월화드라마 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이른바 '덕질'의 세계가 어떤 것인가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 덕질의 대상은 사혜준(박보검)과 안정하(박소담)다. 모델에서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사혜준과, 그 무엇보다 자신의 이름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먼저 알리고픈 안정하. 진짜 덕질의 맛은 어려운 시절부터 그들을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해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사혜준과 안정하라는 청춘에 던지는 응원과 지지는 더 애틋해진다. 우리는 알고 있는데 세상이 몰라준다는 사실이 주는 안타까움과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인정 욕구의 공유. 을 보다보면 사혜준과 안정하의 진가를 알아본 자신이 어..
'청춘기록' 불공평한 세상, 박보검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요즘은 부모가 자식한테 온 평생이야." tvN 월화드라마 에서 원해효(변우석)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은 사혜준(박보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에게 그렇게 말한다. 아들들은 친구지만, 한애숙은 김이영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처지다. 입던 옷을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김이영이 내주면 한애숙은 속도 좋게 잘도 받아 집으로 가져온다. 사실 자신의 사는 모양이 김이영과 비교되는 건 그러려니 하는 한애숙이다. 하지만 자식의 인생을 비교하고 나서자 한애숙도 참기가 어렵다. "그런 세상은 죽은 세상이죠. 부모가 온전히 커버해준다는 게 어떻게 가능해요?" 그렇게 대거리를 하지만 속으로는 그게 현실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의 자식이 자신처럼 살 거..
'청춘기록', 탓도 덕도 원치 않는 박보검의 쿨한 짠함 현실에 부대끼지만 그렇다고 청춘이 꿈이 없을까. tvN 월화드라마 은 가진 게 없어 맨 몸으로 뛰지만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춘들의 고군분투로 시작한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부모에 의해 삶 또한 유산되는 우리네 현실이 이 드라마 속에는 세 명의 절친과 그 가족들에 이미 투영되어 있다. 사혜준(박보검)과 원해효(변우석), 김진우(권수현)가 그들이다. 같은 동네에서 자라온 절친들이지만 이들이 사는 배경은 사뭇 다르다. 원해효는 대학 이사장 아들로 부모의 뒷바라지를 받아 일찍 성공한 스타가 됐지만, 사혜준과 김진우는 그만큼 여유로운 형편에서 자라지는 못했다. 그래서 사혜준은 잘 생긴 외모 때문에 모델로 활동했지만 배우로의 꿈을 ..
‘남자친구’의 따뜻한 해피엔딩, 모두가 제 자리로“나만 모르는 내 마음을 봤어요. 진혁씨랑 같이 있던 시간들.. 다 웃고 있어. 내가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줄 몰랐어.” 눈 내리는 날 오래된 놀이터에서 진혁(박보검)을 다시 만난 수현(송혜교)은 그렇게 말했다. 진혁이 필름카메라로 찍었던 수현의 일상들. 까르르 웃던 순간들. 수현은 그 사진을 보고 드디어 알았다. 그것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는 걸. 늘 무표정하게 속마음을 숨긴 채 아무렇지 않은 듯 버텼고, 타인이 아프기보다는 자신이 참는 쪽을 선택해 살아왔지만 그건 진짜 자신이 아니었다. 수현은 어쩌면 진혁을 통해 진짜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혁에게 이별을 통보했지만, 그는 사랑을 선택했다.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난 사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