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56)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45)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186,361
Today376
Yesterday396

나나, 박봄, 박민우까지 <룸메이트> 논란, 그 책임은?

 

이번엔 박민우의 졸음운전이 논란이 됐다. SBS <룸메이트>에서 떠난 강원도 여행에서 운전대를 잡은 박민우가 살짝 졸다가 차량이 가드레일쪽으로 나가는 것을 서강준이 급하게 깨워 사고를 면하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방영되면서 생긴 논란이다.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장면이었다.

 

'룸메이트(사진출처:SBS)'

박민우는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같이 차를 탄 출연자들도 괜찮다고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방송이 나간 후 박민우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사실 이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논란이었다. 실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제작진이 배려했다면 굳이 방송이 나오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의도된 편집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이 날 방송은 시작부터 아예 논란을 준비한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늘 함께 사는 동생들을 살뜰히 챙겨주던 신엄마 신성우가 설거지가 가득한 부엌을 보며 짜증을 내는 장면이 그대로 나갔고, 결국 설거지를 하게 된 박민우는 스케줄이 적어 집에 있는 사람들만 계속 일을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송가연은 화가 난 듯한 박민우의 눈치를 보며 주위를 떠나지 않았다. 지금껏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여줬던 <룸메이트>하고는 사뭇 다른 장면이었다.

 

무언가 사건이 벌어질 듯한 분위기에서 출발한 강원도 여행에서도 에어컨이 고장 나 찜질방이 된 차량에서 한껏 날카로워진 출연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에 나갔고, 그 와중에 박봄과 박민우의 날선 대립이 보여지기도 했다. 사실 차량 문제 같은 것도 제작진이 조금만 신경 썼다면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차량을 수리해주거나 교체해주는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다.

 

좋은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소제목이 보여주듯 이번 방송 분량은 아예 대놓고 논란을 예고한 느낌이 짙다. 관찰카메라는 그 리얼한 느낌 때문에 잘 포장되어 나가게 되면 출연자에 대한 호감도가 훨씬 높아지지만, 거꾸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장면이 나가게 되는 순간 일종의 폭로카메라로 돌변하기 마련이다. 출연자들은 그 편집에 의해서 비호감에 빠지거나 심지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룸메이트>의 관찰카메라가 얼마나 아슬아슬한가를 잘 보여주는 건 나나의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나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이 그대로 방송을 타면서 악플에 시달리게 되자 그 심경을 방송을 통해 토로한 바 있다. 그 후의 나나는 초반의 발랄했던 모습에 비해 침체된 느낌으로 유독 조세호와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논란에 대해 그만큼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봄의 문제는 프로그램 바깥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전적으로 제작진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미 문제의 소지가 발생해 시청자들이 박봄을 과거처럼 바라보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는 것은 그저 어쩔 수 없다는 토로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것은 박봄 마약밀반입 논란의 진위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오로지 시청자들의 입장을 배려한다면 내보내지 않는 게 맞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버젓이 나오는 박봄의 모습은 당사자에게도 점점 비호감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논란이 터지기 전에 찍은 방송 분량이라도 논란이 터진 후에 방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뻔뻔한인상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이것은 박봄을 위한 제작진의 배려가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룸메이트>좋은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소제목으로 보여주려는 건 분명하다. 그것은 같이 사는 이들이 늘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것들은 또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박민우의 사례처럼 심지어 안전마저 담보로 하는 문제적 장면들이 편집 없이 방영되는 것은 이런 제작 의도를 넘어서는 일일 것이다.

 

한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여주던 <룸메이트>의 관찰카메라는 이제 대단히 위험한 모습으로 돌변해 있다. 호감이던 연예인이 비호감이 되고 심지어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이 제작의도인 공동 주거 문화의 뜻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또한 시청률이라는 열매를 가져가고 있지도 못하고 있다. 어쩌다 괜찮은 출연자들을 이렇게 모아놓고도 이런 결과밖에 만들지 못했을까. 그것은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이 가진 양날의 칼일까, 아니면 공동주거라는 문화가 본래부터 갖고 있는 갈등의 소지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시청률도 취지도 못 살리고 있는 제작진의 무능일까.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됐을까.

 

Posted by 더키앙

응원하고 싶지만 응원할 수 없는 <탑밴드2>의 문제

 

<탑밴드2>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간 홀대받았던 밴드들이 지상파에 대거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환영받을 만하다고 여긴다. 실제로 방송 출연은 없었지만 밴드 활동 그 자체만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팀들이 <탑밴드2>에 대거 참가했다. 피아, 트랜스 픽션, 슈퍼키드, 몽니, 네미시스, 내 귀에 도청장치, 프리다칼로, 예리밴드 등등. 한 팀 한 팀의 면면을 보면 이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탑밴드'(사진출처:KBS)

<탑밴드>에 대한 지지는 시즌1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시즌2가 가능했던 것은 다름 아닌 이 대중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공영방송으로서 소외된 밴드 문화를 소개한다는 그 명분이 좋았고, 참가하는 밴드들이 만들어낸 화제도 풍성했다. 그래서 시즌2는 제작진들에게 숙제를 남겼다. 지지율만큼 시청률이 따라오게 해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악마의 편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밴드들이라는 훌륭한 자원들과, 밴드 문화를 살린다는 좋은 명분, 심지어 '악마의 편집'을 한다고 해도 공감해주는 지지도까지, <톱밴드2>는 거의 모든 걸 갖춘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시청률 2%대.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먼저 '악마의 편집'을 내세웠던 그 연출이 얼마나 주효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제작진 말대로 '악마의 편집'이 갖는 빠른 화면 전개나 좀 더 자극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연출은 효과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악마의 편집'이 과연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는지는 미지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악마의 편집이란 그저 자극적인 상황 자체만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편집을 통해 거기 참가하는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을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탑밴드2>의 악마의 편집은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인 출연자들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에서 주로 벌어졌다.

 

트리플 토너먼트를 하는 과정에서 신대철과 김경호의 대립이 두드러졌다. 사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김광필EP는 심사 중 심사위원이 뛰쳐나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대립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거기 참가한 밴드들이 너무나 출중해서 누구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악마의 편집은 시선을 밴드들이 아니라 심사위원쪽으로 집중하게 만든다. 좀 더 밴드들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편집으로서의 '악마의 편집'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밴드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밴드 문화란 낯설다는 점이다. 즉 <탑밴드>의 존재의의는 마니아층들만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 밴드 문화의 저변을 알린다는데 있다. 하지만 <탑밴드2>의 '거두절미하고 토너먼트로' 이어지는 연출방식은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밴드 마니아들에게 피아라는 존재는 출연 그 자체만으로 흥분되는 일이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저 오디션 참가자의 하나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피아 같은 좋은 밴드의 필모그라피를 좀 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알려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사실 밴드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그다지 쉬운 것은 아니다. 밴드 음악을 이해하고 제대로 감상하려면 각 악기들이 내는 소리의 특장점이나 주법 같은 것들을 알아야 하고, 또 그 어우러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탑밴드> 같은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밴드 문화를 제대로 이해시키려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교육적인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베이스 주자 하나를 데려다놓고 베이스 기타가 갖는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면, 대중들은 밴드 오디션에서 베이스가 갖는 힘을 제대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모든 오디션이 다 그렇지만, <탑밴드2> 역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디션이 주는 서바이벌 그 자체보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 우선해야 한다. 오디션은 결국 이 밴드 음악을 더 집중해서 듣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일 뿐이 아닌가. '악마의 편집'도 좋지만 우선 밴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대중들을 선도하는 편집적인 장치들이 필요하다.

 

이 교육적인 장치(?)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건 결국 심사위원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은 마치 참가자들의 음악을 듣고 심사하는 일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중들에게 그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하는 포인트를 일러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탑밴드2>에서의 심사위원들은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기보다는 자신들의 밴드 성향을 드러내고 부딪치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시청률이 고작 2%에 불과하고,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제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여전히 <탑밴드2>에 대한 지지율은 높다. 이유는 첫 회에 출연해 '봉숙이'를 부른 후 단박에 화제에 오른 장미여관 같은 팀에서 찾아질 수 있다. 지지율은 다름 아닌 밴드들이 스스로 내뿜고 있는 매력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중들은 이 매력적인 밴드들을 응원하고 싶다. 이것은 프로그램이 2%의 시청률이라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 매력을 부가시킬 수 있는 오디션 방식이나 편집방식 혹은 심사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

Posted by 더키앙

< 톱밴드2 > , 돌팔매질쯤은 상관없다?

 

< 톱밴드2 > 가 드디어 이빨을 드러냈다.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면 방송 제작자의 도의적인 문제와 논란을 떠올리게 하지만, < 톱밴드2 > 의 김광필PD는 내놓고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자세다. 실제로 < 톱밴드2 > 는 방송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심사위원인 신대철과 김경호가 서로 다른 심사기준 때문에 사사건건 의견충돌을 일으켰고, 방송 도중 한 명이 뛰쳐나가는 일까지 일어났다고 밝혔다.

 

 

'톱밴드'(사진출처:KBS)

심사위원 간의 신경전이 이 정도라면, 참가자들의 기 싸움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특히 < 톱밴드2 > 는 < 톱밴드1 > 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자세를 버렸다. 프로건 아마추어건 상관없이 원한다면 모두 무대에 세우겠다는 얘기. 이렇게 되면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밴드들이 무명의 밴드들과의 대결에서 오히려 지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오디션이라는 것이 이런 자극적일 수 있는 상황의 연속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경쟁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기려고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무리수가 나올 수도 있으며, 그렇게 좌절을 겪은 밴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리얼리티쇼를 근간에 두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격상 이런 상황들은 거의 모두 VJ들의 카메라에 포착된다.

 

중요한 건 편집이다. 이런 소스들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해서 내놓을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이 달라진다. 이 편집에 있어서 < 톱밴드1 > 은 이른바 '착한 오디션'을 선택했다. 결과는? 물론 착하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시청률로 보이는 대중성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김광필 PD는 < 톱밴드2 > 를 통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착하지 않더라도 대중들이 좀 더 많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

 

누군가를 고려하거나 배려하기 위해 그간 편집되었던 분량들이, 어쩌면 이번 < 톱밴드2 > 에서는 가감 없이 드러날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되면 제작진은 자칫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라도 해서 우리나라의 숨은 밴드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알리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밴드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데 성공한다면 자극적인 편집에 대해 날아오는 돌팔매쯤은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프로그램으로만 보면 심지어 '막장(완성도가 아니라 자극의 차원에서)' 선언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이런 선택조차 반갑게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숨겨진 보물 같은 밴드들의 면면을 음악적으로 제대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 방법이 뭐가 되든 무슨 상관일까. 그간 얼굴조차 방송에 내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외면 받던 밴드들은 어쩌면 이 '악마의 편집' 선택의 명분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마치 프로 레슬링을 보듯이 경기장 밖에서부터 팽팽하게 긴장감이 만들어진다면 무대 위의 경기는 더 주목될 수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결국 프로 레슬링 같은 스포츠쇼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 게다가 이런 발칙한 대결의 콘셉트는 밴드 문화와도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거칠고 반항적이며 어딘지 사회적인 불만을 가득 품고 있을 것만 같은(음지에서 노래하는 그들이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들이 < 톱밴드2 > 라는 무대에서 그 억압된 감정을 발산할 수만 있다면 그 마치 프로 레슬링 같은 오디션 경쟁조차 하나의 록 페스티벌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본래 축제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아닌가. 너무 자로 잰 듯이 깔끔하게 보여지는 대결은 이 디오니소스적인 축제의 감성을 전해주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 톱밴드2 > 는 진정한 디오니소스적인 록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라도 밴드들의 멋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 기꺼이 대중들도 그 선택의 명분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속사포 '슈스케3'냐, 편안한 '위탄2'냐

'위대한 탄생2'(사진출처:MBC)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이건 거의 미친 속도감이다. 한 참가자가 반 소절도 부르기 전에 화면은 다른 참가자로 넘어가고 또 짧은 한 소절을 부르는 참가자의 모습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간간히 따라붙는 인터뷰도 절대 늘어지는 법이 없다. 물론 긴장감을 만들기 위해 뜸을 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화면이 고정되거나 반복되는 법은 별로 없다. 대신 '슈스케3'는 역순으로 편집된 영상을 보여주거나 차라리 다른 참가자의 오디션 영상을 끼워 넣는다. 이건 거의 편집이 롤러코스터 수준이다.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심지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과도하게 빠르게 진행되는 영상 속에 엄청나게 많은 참가자들의 면면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거기서 심사평과 당락 결정까지 순식간에 이뤄진다. 잘 따라잡기 힘든 이야기를 자막으로 읽어내려면 굉장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어찌 보면 피곤해 보이지만 막상 이 롤러코스터에 적응하면 또 거기에 걸맞는 속도감이 쾌감으로 제공된다.

비교점이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특징을 더 잘 보이게 만든다. 미친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슈스케3'를 더 특징적으로 보게 만드는 건 이제 막 시작한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다. 이미 먼저 출발선을 지나 이제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는 '슈스케3'에 적응한 시청자라면 '위탄2'는 조금 심심하게 여겨졌을 지도 모른다. 첫 방송인데다 새 멘토의 소개에 프로그램의 초반 20여분을 할애했다. '슈스케3'에 비하면 느긋한 행보다.

영국에서 치러진 1차 예선이 스케치 되었지만 그 오디션 장면은 모두 편집되었다. 대신 여기서 뽑힌 참가자들의 2차 예선 장면이 방영되었다. 영상은 많은 인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몇몇 주목되는 참가자의 면면에 집중했다. 영국인으로써 2NE1의 노래를 거의 완벽하게 부른 티타,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적인 샘 같은 참가자들에 대한 멘토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서울 2차 예선으로 넘어와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을 새롭게 해석한 김태극, 절대음감으로 극찬받은 신예림, 가수가 되기 위해 80킬로그램을 감량했다는 고필준 같은 인물들을 포착했다.

'위탄2'의 영상들은 '슈스케3'에 비해 훨씬 집중된 느낌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편집이지만, 어딘지 빈약한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이것은 어쩌면 196만여 명이 참가한 '슈스케3'가 가진 압도적인 자원(?) 덕분인 지도 모른다. '슈스케3'는 너무 많은 경쟁자들이 들어와 있어 그들을 어느 정도 잡아내려면 그만한 미친 속도감이 필요했을 것이다. 속도감이 피로하기는 하지만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도 '슈스케3'만의 장점이다.

반면 '위탄2'는 짧게라도 들어오는 참가자들의 영상이 별로 없고, 편집되지 않고 살아남은 경쟁자들은 확실히 카메라가 잡아주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고 피로감도 덜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의 느낌이 별로 없어 밋밋한 인상을 지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슈스케3'와 '위탄2'의 속도감의 차이는 그것이 케이블과 지상파를 가르는 특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슈스케3'의 현란한 편집은 케이블에 걸맞게 마니아적이고, '위탄2'의 편안하다 못해 밋밋한 느낌은 보편성을 추구하는 지상파에 걸 맞는다.

어찌 보면 이 케이블과 지상파가 맞닥뜨리게 된 두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결은 바로 이 속도감의 대결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두 프로그램이 내세우고 있는 관전 포인트는 약간 차이가 있다. '슈스케3'는 바로 그 야생적인 생존경쟁의 모습을 가감 없이 포착하는 묘미가 있고, '위탄2'는 멘토링이라는 성장과정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 바탕에 깔린 편집이라는 요소는 시청자들을 부지불식간에 적응시키는 요소로 어쩌면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어느 속도에 적응하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른 속도가 너무 어지럽거나 너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테니까. 속사포 '슈스케3'와 편안한 '위탄2'. 당신은 어느 속도에 적응하고 있는가.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