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짜장면보다 주목된 이연복 셰프의 성공 비결

최근 들어 장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쏟아져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먹방, 쿡방 같은 음식예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그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영향도 적지 않다. 그 본격적인 첫 번째 시도는 tvN <윤식당>이 열었다. 낯선 타국에서 음식점을 열고 외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콘셉트는, 그 개업의 과정이 주는 흥미진진한 좌충우돌과, 과연 장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내놓은 한식이 외국인들에게도 먹힐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더해지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그 후 <윤식당>을 패러디한 <신서유기> 제작진의 <강식당>이 제주에서 음식점을 열었고, <현지에서 먹힐까>가 시즌1을 태국에서 촬영한데 이어 시즌2로 중국에 갔다. 

사실 홍석천이 만드는 팟타이가 태국에서도 먹힐까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1은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시즌2는 다르다. 매회 화제가 이어지고 있고, 꾸준히 상승하는 시청률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걸 수치적으로 보여준다. 3.7%(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시청률은 현재 5.3%를 넘어섰다. 

흥미로운 건 이 프로그램이 애초에 내세웠던 ‘짜장면이 중국에서 먹힐까’라는 호기심만큼 시청자들을 잡아끄는 요소는 바로 이연복 셰프라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이름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KBS <주문을 잊은 음식점>에서 초기 인지장애를 가진 어르신들과 함께 음식점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바 있었다. 하지만 이연복 셰프가 어떻게 장사를 해왔고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를 <현지에서 먹힐까>처럼 자연스럽게 그 일상을 통해 보여준 프로그램은 없었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의 방송 분량은 마치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반복적이다. 매회 특정 장소에 푸드트럭을 열고, 그 날 시도할 새로운 음식을 준비하고 선보인다. 손님이 찾아오고 그 음식을 맛보며 경탄하지만, 늘 그런 건 아니다. 때론 매운 짬뽕처럼 현지인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연복 셰프는 그 손님들의 반응에 맞춰 메뉴를 바꾸는 임기응변을 선보이며 장사를 해나간다. 

물론 그 디테일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 메뉴가 짜장면에서 짬뽕으로 또 탕수육에서 짜장밥으로 게다가 이연복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멘보샤 같은 음식으로 매일 바뀌고, 장소도 바뀌니 찾는 손님들도 달라지고 그 반응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패턴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매 회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주목되는 건 그 일상 속에서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이연복 셰프와 그를 보조하는 김강우, 허경환, 서은수 같은 인물들의 면면이다. 특히 매일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장사의 기본’임으로 말하며 아침마다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보는 장면이나, 그렇게 가져온 재료들을 손수 손질해서 다음날 장사 준비를 끝마치고 겨우 잠자리에 드는 모습, 아침 일찍 일어나 당일 준비해야 더 맛있는 음식재료를 손질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다.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건 결국 그 기본을 지키는 것이지만 그걸 꾸준히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하는 이연복 셰프의 말은 그가 장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최근 방영된 분량에서 이연복 셰프는 이제 그 매일 같이 하던 재료 손질을 후배들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 과정들을 하나하나 다 자신이 준비하게 된 이번 방송이 ‘초심’을 일깨워줘서 너무나 좋다고 했다. 

이연복 셰프가 자신의 시그니처 메뉴로 멘보샤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니, 어째서 그 요리가 그의 성공적인 레시피가 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멘보샤는 그 하나하나의 과정들이 오로지 수작업을 통해서 해야 그 맛을 내고, 튀기는 것만도 초벌, 재벌을 거쳐 나오는 요리였다. 그만큼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만들어지기 어려운 메뉴라는 것.

물론 천하의 이연복 셰프도 메뉴 선정을 잘못해서 파리를 날리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됐을 때 그는 이를 부정하기보다는 선선히 “오늘 장사는 망했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그 망한 이유를 확인하고 바로 수정에 들어간다. 매일 같이 준비하는 성실성과 반복된 장사 속에서 잘되는 것들을 찾아내고 안 되는 것들은 보완점을 찾거나 과감히 포기하는 노력들을 멈추지 않고, 무엇보다 초심 그대로 계속 장사를 해나간다는 것. <현지에서 먹힐까>는 중국 현지에서 우리식의 중식이 팔릴 것인가 만큼, 이연복 셰프라는 인물과 그의 장사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관심을 끈 면이 있다.(사진:tvN)

‘현지에서’, 이런 직원들이라면 안 될 턱이 있나

짜장면에 이어 탕수육도 대박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가 대학가에 연 ‘현지반점’ 푸드트럭에서 탕수육은 현지 대학생들에게 ‘찍먹’이나 ‘부먹’이냐를 고민하게 만들만큼 화제가 되었다. 그 남다른 바삭함을 맛보려면 찍먹이 제격이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소스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 부먹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찍먹이든 부먹이든 한결같은 이야기는 “맛있다”는 것. 

물론 요리의 맛이야 이미 검증된 이연복 셰프가 손수 현지에서 그 때 그 때 신선한 재료를 사서 바로바로 요리를 해 내놓는 것이니 정답이 아닐 수 없다. 이틀째에 나간 짬뽕이 너무 매워 중국인들에게 큰 호응은 없었지만, 그 순간에도 짬뽕에 들어갈 해물로 즉석에서 메뉴를 바꿔 백짬뽕을 내놓는 이연복 셰프의 ‘순발력’과 ‘손님 중심’의 마인드가 빛을 발했다. 

그런데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했던가. 함께 이연복 셰프를 도와 ‘현지반점’의 손발 역할을 하는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등도 점점 이연복 셰프를 닮아간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탱탱한 면발을 빼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국수 앞에서 끊임없어 면을 뽑아내는 김강우는 잘 생긴 외모 탓에 배우를 의심(?)받지만,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어 이연복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수석 셰프로 현지인들에게 각인된다. 그에게 붙는 ‘면부석’, ‘국수주의자’란 자막이 우스우면서도 수긍이 가는 이유다. 

김강우야 영화 <식객>을 통해 일찍이 요리를 접한 경험이 있어 이연복 셰프가 “칼질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할 만큼 요리에 뛰어들었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서은수는 ‘성실함’과 ‘센스’로 현지반점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문이 오면 들어갈 재료들을 미리 잡아주었다가 이연복 셰프의 요리 도중 정확한 시점에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중국어를 못하지만 잔돈이 부족하자 현지 음식점을 찾아가 돈을 바꿔오고, 탕수육을 할 때는 이연복 셰프에게 배워 고기를 바삭하게 튀기는 중대임무(?)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김강우나 서은수보다 더 어려운 역할을 하는 이는 바로 허경환이다. 김강우, 서은수는 요리를 하니 몸을 놀리면 되는 일이지만, 허경환은 홀 서빙을 맡아 현지인들과 소통을 해내야 한다. 중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필요한 말들을 외워 활용하는 허경환은 능숙하지 않아도 현지의 손님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통해 음식점에 좋은 인상을 만들어준다. 아이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손님들과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섞어서라도 소통하려는 모습은 그 노력만으로도 좋은 서비스의 느낌을 준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중국에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 우리 식의 중화요리가 먹힐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그것보다 더 주목되는 건 이연복 셰프가 어떻게 해서 성공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건 그가 말했듯, “기본에 충실”한 것이고, 손님에게 맞추려는 노력 덕분이다. 그런데 그 성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함께 따르는 이들의 도움이라는 걸 김강우나 서은수 그리고 허경환이 보여준다. 

여느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려 애쓰는 모습이 나왔을지 모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들은 출연자라기보다는 현지반점의 직원처럼 일하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김강우나 서은수는 배우라는 직업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해 있고, 허경환 역시 마찬가지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이연복 셰프도 그렇지만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역시 돋보이는 이유다. 역시 잘 되는 음식집에는 남다른 셰프와 그를 닮아가는 성실한 직원들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사진:tvN)

‘현지에서 먹힐까’, 장사라면 이연복처럼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중국에서 우리식의 중화요리가 먹힐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지만, 보면 볼수록 이연복 셰프가 어떻게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첫 날 중국 현지에서 내놓은 짜장면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결국 재료가 동이 나 빠른 퇴근을 하게 됐다는 사실에 이연복 셰프는 물론이고 출연자들 모두가 들떠 있었다. 

그래서 다음 날 장사 메뉴로 짬뽕을 준비하면서 이연복 셰프는 훨씬 더 많은 재료들을 현지 시장에서 챙기도록 했다. 전날 그랬듯이 신선한 재료를 그 때 그 때 구입해 요리해 내놓는 기본이야말로 맛의 차이를 만드는 거라는 이연복 셰프의 습관화된 행보였다. 가장 쉬운 일이지만 성실하게 매일 같이 지켜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그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장사가 늘 잘될 수만은 없다. 다음 날 메뉴로 내놓은 짬뽕은 이연복 셰프의 예상과 달리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일요일이라 전날만큼 인파가 별로 없었고, 나들이를 나온 손님들도 대부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짬뽕은 아이들이 먹기에는 너무 매웠다. 혓바닥이 아프다며 우는 아이들 속에서 함께 온 부모들도 마음 편히 먹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전날 짜장면이라면 묻지도 않고 시키던 손님들도 짬뽕이라고 하니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찾았다가 그냥 가는 손님들이 점점 많아졌다. 잔뜩 준비해온 재료들을 보며 “오늘 장사는 망했다”고 재빠르게 현실을 인정한 이연복 셰프는 드디어 그 오랜 세월 해왔던 경험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음식이 매워 못 먹는다면 메뉴를 변경하는 게 당연한 선택일 수 있었다. 이연복 셰프는 고춧가루를 뺀 백짬뽕을 준비했다. 맵지 않고 대신 신선한 해산물의 시원한 맛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제 맵지 않아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어른들도 만족스러워 했지만 이연복 셰프는 거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준비한 재료들도 많이 남았고, 이제 먹을 수는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낯선 짬뽕을 쉬 선택하지 못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연복 셰프는 이 지역은 짜장면이 통한다는 걸 받아들였다. 그래서 준비한 해물을 이용한 해물 짜장을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급히 숙소에서 공수해온 돼지고기를 넣고 해물들을 듬뿍 넣은 해물 짜장은 다시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춘장이 지글지글 익으며 내는 냄새가 손님들을 유혹했던 것. 

단 이틀 간 보여진 장사의 과정이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건 이연복 셰프의 성공이 그냥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성실하게 매일매일 기본에 충실하고 사업장에서는 위계 없이 자신이 함께 일을 해나가며 무엇보다 현장의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촉을 세워 맞춰나가려 노력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최근 들어 장사(특히 음식장사)를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단지 음식을 만들고 먹는 먹방과 쿡방의 의미를 넘어서 어떻게 하면 장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그 노하우와 솔루션을 담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이 계속 강조하는 건 결국 ‘기본’이다. 제 입맛에만 맞는다고 손님들이 외면하는 막걸리를 계속 고집하는 사장이나, 손님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음식을 내놓는 사장, 무엇보다 자신들이 하는 음식을 먹는 손님들의 반응조차 살피지 않는 사장들이 장사가 안 된다며 푸념을 하는 모습은 그래서 어딘가 앞뒤가 잘못된 느낌을 준다. 

그런 점에서 보면 <현지에서 먹힐까>의 이연복 셰프가 몸소 보여주는 장사의 기본들은 시사 하는 바가 크게 다가온다. 장사라면 이연복 셰프처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한다면 어떤 ‘현지’에서든 먹히지 않을 턱이 없을 테니.(사진:tvN)

‘현지에서 먹힐까’ 이연복 셰프, 이러니 대가라 불릴 수밖에

중국에서 우리의 짜장면이 먹힐까?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했지만 사실 그것이 대박이 날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는 예상한 결과였다. 그것은 이번 중국편에 참여한 주인공이 바로 이연복 셰프이기 때문이다. 

무려 46년을 중식에 몸담았던 이연복 셰프다. 얼마나 오랫동안 웍을 잡았을까. 그가 잡은 웍으로 내놓은 요리는 셀 수도 없이 많았을 테고, 그 요리를 맛본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을 게다. 그런 그가 만드는 음식을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다니.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문정성시를 이룬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폰을 보여줘야 잠잠해지는 아이가 짜장면 맛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더니 나중에는 아예 스마트폰을 제쳐두고 짜장면에 빠지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주는 의문의 답이 일찌감치 나왔다는 걸 말해준다. 짜장면은 중국에서도 먹힌다. 이미 한류드라마를 통해 중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짜장면이니, 낯설기보다는 오히려 기대감을 더 갖게 만든 음식이 아니던가.

맛을 본 아주머니가 너무 맛있다며 하나를 더 주문해 아이에게 먹이는 장면도 그렇다. 어딘지 짤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막상 맛보면 그 달달한 맛에 놀라게 되는 짜장면. 그것도 대가가 만들어 내놓는 짜장면의 맛이 정답이 아닐 리 없다. 그래서 짜장면을 맛본 중국인들의 호들갑스런 반응에 처음에는 흐뭇한 미소가 나오다가도 ‘짜장면은 본래 그랬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짜장면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보다 더 흥미로운 건 이연복 셰프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들이다. 그가 어떻게 그런 대가가 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장면들. 그건 어쩌면 음식을 만드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었다. 신선한 재료를 그 때 그 때 구입해 조리해내는 음식이 쟁여둔 재료를 갖고 하는 음식보다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중국 현지에서 시장을 찾아가고 신선한 재료들을 사서 매일 준비하는 이연복 셰프의 면모는 그의 성공의 비결이 바로 그런 ‘성실함’에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면모는 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 정신없이 몰려드는 손님들 속에서 그가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재료 손질에 조리까지 요리를 이것저것 스스로 손을 놀려 만들다가도 손님을 응대해야 하면 이야기를 나누고, 때론 만든 요리를 직접 서빙하기도 하며, 부족한 테이블을 만들어 내놓기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중식의 대가라는 칭호가 갖는 괜한 권위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더 좋은 음식을 더 보기 좋게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찾은 손님들의 불편이 없게 하려는 그 모습에서 ‘진정한 대가’의 풍모가 드러났다. 

이연복 셰프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중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의 성실함과 낮은 자세는 아마도 이런 긴 세월 동안 몸에 체화된 것들이 아닐까. 40여 년이 훌쩍 지나도록 여전히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 자세. <현지에서 먹힐까>가 보여준 이연복 셰프의 진가가 새삼스레 느껴진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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