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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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고 임윤택, 김병만, 진정성이 뭐길래

D.H.Jung 2013. 2. 1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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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의 시대, 왜곡된 진심은 어떻게 소통되나

 

지난 11일 울랄라세션의 리더이자 긍정의 아이콘이었던 임윤택이 결국 세상을 등졌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도 <슈퍼스타K3>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그 힘든 몸을 이끌면서도 무대에 서는 것을 오히려 최고의 치유라고 말했던 그였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엉뚱하게도 그 진심을 왜곡하기도 했다. 너무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임윤택이 ‘정말 아픈 게 맞냐’는 의혹까지 제기되었던 것. 한편에서는 ‘그가 병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비방까지 생기기도 했다.

 

'힐링캠프(사진출처:SBS)'와 '두드림(사진출처:KBS)'

여기에 대해서 임윤택은 “제안이 들어왔던 생명보험 CF도 마다했다”는 말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투병중이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그였고, 그래서 보통 사람처럼 무대에 서서 춤추고 노래했던 그였지만 그 진심은 오히려 왜곡되기도 했던 것. 그렇게 진심이 왜곡될 정도로 늘 웃는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그가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은 그래서 우리를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 고 임윤택은 영정사진 속에서조차 활짝 웃고 있었다.

 

11일 밤에 방영되었던 <힐링캠프>에는 최민수가 출연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삶을 살아왔기에 유난히도 오해를 많이 받아왔던 그였다. 그래서 한 때는 ‘죄민수’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경규가 그가 하는 행동들이 ‘허세’가 아니냐고 묻자 최민수는 오히려 “허세 없는 사람이 무슨 매력이 있습니까”라며 “인생을 멋스럽게 표현하는 게 죄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최민수의 말대로 그건 매력이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이경규가 걱정하면서 물었던 것처럼 바로 그 허세 이미지가 갖은 오해와 루머가 되어 그를 괴롭혔던 것은 사실이다.

 

최민수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었고(그것은 가족을 위해서였다) 그런 말이 나오게 된 것 자체도 자신의 잘못이라며 산으로 들어가 몇 년 간을 칩거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최민수는 다시 대중들 앞에 나올 수 있었고 그 모습은 과거와 비교해 너무나 편안한 것이었다. <힐링캠프>는 아내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을 흘리는 최민수의 거꾸로 나이를 먹는 순수한 영혼을 보여줌으로써 그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까지도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한편 11일 오후에는 20여일 간의 뉴질랜드 촬영을 마치고 <정글의 법칙> 팀이 귀국해 갑작스럽게 불거진 진정성 논란에 대해 해명한 날이기도 하다. 김병만은 "우리는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서, 또 그들(원주민)의 전통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벌레도 먹고 하는 것"이라며 "'이 맛은 어떨까'를 시청자에게 설명해드리기 위한 부분이고, 중간중간 한 가지 미션을 끝내고 이동하는 사이에는 (음식을) 먹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심지어 안전성 논란까지 나왔던 <정글의 법칙>은 그래서 사실 리얼리티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멤버들의 안전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것은 실제로도 방송을 통해 보여진 적이 있다. 아마존에서 강을 도하하다가 위기상황에 처하자 배를 요구했던 것은 단적인 예다. 만일 여기서도 그래도 강행했다면 그것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것은 다큐가 아니라 예능이지 않은가. 이지원 PD는 “그래도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저희가 방송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결국 진정성이란 말 몇 마디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지난 11일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진 고 임윤택과 오랜 만에 방송에 나와 진짜 모습을 보여준 최민수는 모두 진정성이라는 이 시대의 요구를 몸소 보여줬지만 때로는 그것이 왜곡과 오해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던 이들이다. 한번 훼손되면 다시 채우기가 쉽지 않은 이 진정성이라는 그릇은 그러나 말이 아닌 몸으로 짧은 시간이 아닌 한 세월로 결국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보여주었다. 지금 김병만 앞에 놓인 진정성의 무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쨌든 진정성은 이제 방송가에 가장 뜨겁고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