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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김소연의 태도에는 특별한 게 있다

 

배우 김소연에게는 늘 특별한 느낌 같은 것이 배어있었다. 시상식장이나 드라마 종방연에서 가끔 만나보게 된 김소연은 이 인물이 드라마 속 그 인물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다소곳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늘 들여다보는 듯한 그 섬세하고 배려 깊은 모습은 때로는 지나치게 예의바른 느낌마저 주었다. 김소연에게서는 상대가 누구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응대하는 삶의 태도가 묻어났다. 그녀는 그런 인물이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그녀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에 투입된다고 했을 때, 많은 대중들은 <아이리스>에서의 여전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와 실체는 다를 수밖에 없는 법. 그녀가 체력적으로 허당이라는 건 기초 체력검사를 하는 그 순간에 다 드러나 버렸다. 팔굽혀펴기 백 번 정도는 거뜬히 해낼 것 같고, 윗몸일으키기도 마치 숨 쉬듯 편하게 할 것 같은 그녀였지만 실제는 정반대. 그녀는 팔굽혀펴기 하나도 쉽지 않은 저질체력의 소유자였다.

 

구보 중에는 먼저 가십시오!”하는 말이 입에 배어 나오고, PT 체조를 하면서도 연실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며, 포복으로 10미터 전진하는 것이 거의 기적처럼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힘겨워하는 김소연은 그러나 화생방 훈련에 들어가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들 눈물 콧물 쏟아내는 그 최루가스에 밖으로 뛰쳐나가려 안간힘을 쓸 때, 김소연은 그걸 묵묵히 버텨내고 있더라는 것이다. 체력은 떨어져도 하고자 하는 정신력이나 태도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악바리라는 걸 그녀는 보여주었다.

 

훈련 중 그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죄송합니다!”, “다시 해보겠습니다!” 같은 말들이다. 거기에는 안 돼도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가 묻어나고, 혹시나 자신으로 인해 동료들이 힘들어할까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 그녀의 말들이 <진짜사나이>를 통해 들려올 때마다 시상식장이나 종방연에서 늘 상대방을 사려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그녀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평소 그녀의 태도는 혹독한 훈련장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4미터가 넘는 벽을 동료들과 함께 힘을 합쳐 오르는 유격훈련장에서 그녀는 어떻게든 올라가려는 동료를 밑에서 받쳐주려 안간힘을 썼다. 밑으로 점점 내려오는 동료를 위해 악착같이 군홧발을 머리로 받쳐주는 모습에서 우아한 여배우나 멋진 여전사의 모습은 없었다. 결국 바닥에 깔려버린 그녀를 위해 조교들이 나서게 됐지만, 그렇게 동료를 위해 제 몸을 기꺼이 지지대로 내던지는 모습은 그 어떤 여배우나 여전사보다 더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구름사다리를 마치 에베레스트산 정복하듯 힘겹게 오른 그녀는 동료들 중 특별히 감사한 전우가 있냐는 서경석 조교의 질문에 한 명을 택할 수 없이 전부 하나하나 다 고맙습니다. 진짜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외쳤다. 모두가 그 말에 눈물을 쏟아냈다. 그 말에서는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간 훈련을 통해 해왔던 그녀의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들이 거기에 고스란히 묻어났기 때문이다.

 

이 곳에 와서 뭘 느끼나?”하고 서경석 조교가 묻자 김소연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조금씩 해내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도저히 못할 듯 보였던 것들을 조금씩 해낼 수 있었던이유는 뭘까. 그녀가 악바리라서? 그렇다면 그녀는 왜 그렇게 악바리 근성까지 드러내 보이며 악착같이 해내려 했을까. 그것은 어쩌면 타인들에게 절대로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그녀의 착한 심성에서 비롯된 건 아니었을까.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여러모로 여기 출연한 여성들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귀여운 앙탈 하나로 화제가 된 혜리가 그렇고, 대대장 포스의 라미란이 그러하며, 남편 닮아 바르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풍기는 홍은희나 언어가 익숙지 않아 엉뚱하지만 의외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지나, 그리고 영 군대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유격장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 맹승지, 또 운동선수 출신으로 묵묵히 힘겨운 훈련을 이겨내는 박승희까지 그렇다. 군대 가면 진면목이 나온다는 건 이를 두고 하는 얘기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악바리 김소연이 특별히 감동을 주는 까닭은 뭘까. 그것은 어쩌면 배려 없고 예의 없는 현실과는 정반대로 지나치게 배려하고 예의 깊은 그녀의 모습이 주는 어떤 울림 때문이 아닐까.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은 단순히 여자들의 군대 체험만이 아니라 사회나 조직에서 겪게 되는 일종의 단체생활에서의 삶의 태도 같은 것들을 엿볼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특히 이 특집에 관심을 보이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김소연의 자신만이 아닌 타인을 위한 악바리 근성은 그래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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