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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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이경규에 대한 선입견 걷어내면

D.H.Jung 2015. 2. 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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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딸 둔 50대 아빠들의 진심 통할까

 

SBS가 추석에 편성한 새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논란과 화제를 불러왔다. 그 가장 큰 진원지는 다름 아닌 이경규다. 이경규가 새로 하는 프로그램인데 거기에 딸 예림이가 출연한다는 얘기가 먼저 선입견부터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아빠를 부탁해(사진출처:SBS)'

그 선입견이 만들어낸 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는 이경규가 딸을 통해 어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 육아예능 같은 가족이 나오는 프로그램들이 그 전례가 되어주고 있다. 요즘 연예인들은 예능 하려면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푸념을 내놓을 정도가 되었다. 그만큼 가족이 동반 출연하는 관찰예능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증거다.

 

다른 선입견 하나는 이경규를 통해 딸 예림이가 연예계 데뷔를 하려한다는 것이다. 이미 예림이는 몇 차례 방송에서 언급된 적이 있어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친숙한 인물이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에 이경규와 함께 출연함으로써 연예인으로서의 본격 활동이 예측된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이미 육아예능에서도 나오는 논란처럼 부모의 후광효과를 손쉽게 연예계에 입성한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다.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경규가 딸과 함께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얘기 하나로 추정해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선입견에는 이경규에 대한 호불호도 상당부분 들어가 있다. 이경규는 한때 날방의 이미지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비록 선입견이라고 하더라도 제작진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실제로 장혁재 PD<아빠를 부탁해>의 포인트는 50대 아빠에게 있지 딸에게 있는 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즉 딸이 있는 것은 그 나이 들어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는 하나의 관점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혁재 PD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아빠에게 맞춰져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경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가 딸들과 함께 출연한다. 장혁재 PD는 조재현은 아예 딸과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대화 자체가 데면데면한 사이라고 했고 강석우는 모든 게 완벽한 아빠의 전형처럼 보이는 면이 있지만 그것이 관계 속에서는 또다른 이야기를 담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얘기했다. 즉 이 프로그램은 이 다양한 50대 아빠들을 통해서 그들이 살아내는 현재의 삶이 가진 진솔한 공감대를 추구한다는 얘기였다.

 

사실 연예인 이경규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예전처럼 늘 좋지만은 못하다. 하지만 딸 예림이 아빠로서의 일반인 이경규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은 분명히 있다. 만일 방송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면모의 50대 아빠 이경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아빠를 부탁해>의 새로운 가능성이 아닐까. 많은 이들이 선입견으로 이를 육아예능의 확장판으로 바라보지만 장혁재 PD는 이 프로그램이 어른들의 예능이라고 말했다. 50대 어른이 보여줄 수 있는 삶의 행복이나 쓸쓸함 같은 걸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예인 이경규에만 과도하게 집중된 관심은 그래서 <아빠를 부탁해>의 진짜 포인트가 아니다. 이 프로그램의 진짜 방점은 50대 아빠에 찍혀있다. 지금껏 40대 중년들의 이야기들은 여러 예능에서 그려진 바 있다. 하지만 한 세대 위의 50대 아빠들은 지금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실로 이 관찰카메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