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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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이대로 가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

D.H.Jung 2016. 7.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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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추락, 신뢰 회복 아니면 회생 어렵다

 

최근 지상파의 추락은 모든 분야에서 그 명백한 증거들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것은 광고매출의 급감이다. 사실 광고매출이 빠지게 된 건 미디어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제 TV 본방 시대가 조금씩 저물고 있는 상황에, 많은 시청자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이 흐름대로라면 당연히 앞으로도 빠져나갈 것이 분명하다. 현재 지상파들이 광고가 아닌 콘텐츠 부가수익에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있는 건 이러한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굿와이프, 싸우자 귀신아(사진출처:tvN)'

하지만 현재의 지상파의 광고매출 하락은 단순히 이러한 미디어 변화로 인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단적인 예로 새로 출범한 종편 채널이나 tvN 같은 CJ E&M의 광고매출이 오히려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는 건 지상파로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거다. <PD저널>이 추산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광고매출을 보면, CJ E&MKBSSBS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CJ E&M 1345억 원, KBS 1237억 원, SBS 1150억 원). MBC1579억으로 CJ E&M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140억 가량 줄었고 영업 손실액도 55억 원 발생했다고 한다.

 

광고매출 하락으로 인해 지상파들은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매출은 떨어지는데 tvN이나 JTBC 같은 채널들은 점점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지상파가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시청률에 있어서 tvN 같은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를 압도하는 현상은 점점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1시대 월화 드라마를 편성한 tvN은 최근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건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 최근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특히 tvN<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대박 예능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해오면서 최근 들어서는 <시그널>, <또 오해영>, <디어 마이 프렌즈> 같은 양질의 드라마들을 쏟아내며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여나가고 있다. 즉 콘텐츠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영석 PD나 신원호 PD처럼 대박 콘텐츠들이 이른바 스타 PD들을 계속 발굴해내고 있고 또한 많은 지상파 PD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tvN을 지목하고 있는 반면, 지상파들에서는 연일 이탈하는 PD들 소식이 흘러나오는 것도 지상파의 추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상파에서 나온 PD들은 tvN이나 JTBC로 이적함으로써 지상파의 경쟁력을 이중적으로 약화시킨다. 이러한 인력 문제는 한 방송사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로서는 아픈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지상파들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드러내는 지표들을 내세워 중간광고 허용 같은 요구를 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대중적인 공감대는 크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대중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예능이나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에 있어서 JTBCtvN 같은 비지상파가 점점 앞서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고, 이것은 최근 교양이나 시사뉴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로서는 심각하다고 여겨진다.

 

지난해 12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매년 거행하는 미디어어워즈에서 JTBC는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 가장 유용한 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JTBC 8시 뉴스에 대한 대중적인 신뢰가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이 결과는 잘 보여줬다. 반면 이 미디어어워즈에서 MBC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8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광고 매출의 하락, 콘텐츠 경쟁력의 추락, 유능한 인력의 이탈 그리고 방송에 대한 신뢰성의 추락은 현재 지상파의 아성이 급격히 허물어져 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제 지상파는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다. 조직 문화에서부터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방송사에 대한 대중적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는 이제 지상파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