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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인턴'의 역지사지와 '쌍갑포차'의 사이다 판타지

 

이제 갑질에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 공교롭게도 수목에 방영되고 있는 MBC <꼰대인턴>과 JTBC <쌍갑포차>는 모두 '갑질'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두 드라마가 갑질에 대응하는 자세는 조금씩 다르다.

 

<꼰대인턴>이 취하고 있는 건 역지사지다. 꼰대였던 인물이 인턴이 되고, 인턴이었던 인물이 꼰대가 되는 역전된 상황 속에서 서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부하직원들에게 갑질 꼰대 짓을 서슴지 않던 이만식(김응수)이, 그에게 인턴시절 괴롭힘을 당하다 퇴사한 후 준수식품에 입사해 승승장구 팀장이 된 가열찬(박해진)의 팀에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이만식과 가열찬은 과거의 앙금이 그대로 남아 있고 그래서 같은 팀이지만 서로 돕기 보다는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만식은 준수식품 대표이사인 남궁준수(박기웅)의 사주를 받아 승승장구하는 가열찬을 밀어내려 하고, 가열찬은 자신은 이만식 같은 꼰대가 되지 않겠다 결심하며 팀원들을 대해왔지만 끓어오르는 복수심을 가라앉히기가 어렵다. 가열찬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이만식의 속셈이 느껴지자 교묘한 방법으로 갑질을 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건 이런 두 사람이 역전된 상황에서 불화를 겪으면서도 실수가 의외의 성과로 이어지는 등의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서로의 입장에 다가간다는 점이다. 이만식은 자신 때문에 팀원들이 모두 고생하는 걸 겪은 후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꼰대인턴>은 이처럼 뒤바뀐 상황 속에서 역지사지를 통해 갑질을 넘어서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작품이다.

 

한편 <쌍갑포차>가 갑질을 대하는 방식은 <꼰대인턴>과는 사뭇 다르다. '쌍방이 갑'이라는 의미를 담은 쌍갑포차에서, 월주(황정음)라는 죽은 지 500년 된 신비로운 인물이 한 맺힌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다. 설정 자체가 <전설의 고향>식의 판타지인 이 드라마가 갑질에 대항하는 방식은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통쾌한 사이다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첫 회에 등장했던 건 회사 내에서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인 성추행을 해온 상사의 민낯을 폭로하는 내용이었고, 3회에는 취업 청탁 비리 때문에 비운을 겪은 한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었다. 노력해 누구보다 좋은 실력을 갖췄지만 이미 합격자가 정해진 면접을 보고 떨어진 취준생이 사랑까지 잃게 될 위기에 처하자 월주와 귀반장(최원영) 그리고 한강배(육성재)의 공조 작전이 펼쳐진다. 쌍갑주로 회사의 비리들이 들어 있는 메모리를 찾아내 폭로하고, 청탁이 이뤄지는 현장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언론에 노출한 것. 이를 통해 갑질하던 회장은 구속되고 취준생은 잃었던 취업의 꿈을 되찾는다. 물론 사랑까지도.

 

너무 쉬운 판타지지만, <쌍갑포차>가 꽤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주는 건 다름 아닌 여기 쌍갑포차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한'이 다름 아닌 우리네 현실이 가진 답답한 문제들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직장 내 성추행이나, 취업 청탁 비리 같은 갑질로 인해 심지어 '태생이 한계'라는 이야기까지 듣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통쾌한 사이다 뒤집기가 가진 힘이 그것이다.

 

대응하는 자세와 방식은 다르게 등장하지만, 그래도 이처럼 갖가지 갑질들이 소재인 드라마들이 많아진다는 건 그 현실을 두고 보면 여러모로 씁쓸한 일이다. 그만큼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갑질들이 많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니 말이다. 그래서 <꼰대인턴>과 <쌍갑포차>를 보는 시청자들의 몰입은 커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 속에 이야기지만 저렇게 바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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