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스테이', 최우식이 끌어주고 정유미가 밀어주니
너무 손발이 척척 맞아서인지, 여유마저 느껴진다. tvN 예능 <윤스테이>는 첫날과 이튿날의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처음 '윤스테이'에 도착해 주방에 적응하고, 한꺼번에 여러 손님들의 저녁상을 코스로 준비해 내놓는 과정은 멘붕 그 자체였지만, 이튿날 한 팀이 사정으로 취소된 가운데 5명의 외국인들을 위해 서빙하는 저녁시간은 여유를 넘어 '한가함'까지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윤스테이> 이튿날의 영상에는 자주 전날 멘붕 상황에 빠졌던 직원들(?)의 모습과 비교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했다. 또 사실 그리 큰 문제가 아닌 일들조차 마치 무언가 큰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 '낚시성 편집'도 살짝 들어갔다. 저녁시간이 지났는데도 식사를 하러 내려오지 않는 신부님들 때문에 걱정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긴장감 있게 편집된 것. 전화를 해도 안 받아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었던 신부님들은 옆방에 있었고 결국 최우식의 통화로 이 긴장감 있던 상황은 금세 해소됐다.
영국손님이 다음 날 숙소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전화를 했을 때 윤여정이 "너무 죄송하다"며 연거푸 사과하는 장면 역시 예고편에 슬쩍 등장해 이 여유롭던 '윤스테이'에 무언가 벌어진 것 같은 긴장감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실제로는 그리 큰 문제로 이어지진 않았다. 급수기계의 오작동이 문제였고 그걸 해결하자 다시 물이 나오게 됐던 것. 그 미안함 때문에 '윤스테이'에서는 숙박비를 본래 받던 금액보다 적게 받으며 재차 사과했고, 영국손님은 쿨하게 사과할 필요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실 '사건'이랄 게 별로 없었다. 그건 '윤스테이'의 사장 윤여정부터,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그리고 최우식까지 모두가 단 이틀만에 그 상황에 완벽 적응했기 때문이다. 사실 너무 넓은 공간과 한옥 특유의 구조는 손님들을 응대하는 데 있어 쉽지만은 않은 것이었고, 한 끼 식사에 궁중요리를 선보일 정도로 음식을 내놓는 일이나, 숙박이라는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그 역할을 찾아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해나갔고 손발이 맞아 떨어지면서 여유까지 찾게 된 것이었다. 그 속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최우식과 정유미다. 사실 나영석 사단이 지난해 여름에 맞춰 기획해 방영된 <여름방학>에서 이들은 오누이 케미로 등장해 너무나 여유 있는 시간들을 초대한 손님들과 보내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물론 그 때는 베짱이 같은 게으름이 이들의 '한 달 살기'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윤스테이>에서 최우식과 정유미는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도 실제로 그 일을 즐기는 듯한 밝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프로그램만의 '기분 좋은 정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터미널에 도착한 손님들을 픽업하는 건 물론이고 숙소를 안내하고 음식을 서빙하면서 손님들과 살갑게 소통하며 마치 친구처럼 느끼게 해주는 최우식은, 이서진이 "쟤는 타고났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윤스테이>의 에너자이저 같은 인물로 자리했다.
그리고 정유미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음식 대접을 위해 주방을 딱 책임지는 메인 셰프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방영 분량 속에 말보다는 요리하는 모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손님들이 떠난 후 잠시 갖는 브레이크 타임에서도 먼저 조리복부터 말끔하게 다려놓는 그 마음가짐까지 그는 요리에 진심을 담고 있다.
둘째 날 이서진이 꼬리곰탕을 만들기 위해 가마솥 장작을 계속 들여다보는 모습에 박서준이 이서진을 '곰탕에는 진심인 남자'라고 말한 것처럼, 최우식과 정유미에게서도 손님응대와 음식에서 저마다의 진심이 느껴진다. 이들이 끌어주고 밀어주니 <윤스테이>는 심지어 여유가 느껴진 정도로 편안하게 흘러간다. 너무 여유 있어 제작진이 애써 긴장감을 만들기 위한 편집을 넣을 정도로.(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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