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냐 게스트냐, 예능 멤버를 바라보는 두 시선
김종국은 결국 ‘패밀리가 떴다’의 손님으로 남게 됐다. 장혁재 PD는 현재의 멤버들 간의 팀웍이 좋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팀 구성이라며 김종국의 패밀리 영입설을 일축했다. 지난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한 김종국을 두고 벌어진 고정이냐 게스트냐는 양 갈래의 시선 중 ‘패밀리가 떴다’는 결국 전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물론 김종국 스스로도 먼저 “당장은 가수활동에 더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니 김종국의 ‘패밀리가 떴다’ 출연은 애초부터 게스트에 더 힘이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종국을 두고 벌어진 이 고정과 게스트에 대한 반응은 예능 멤버를 바라보는 두 시선을 드러내준다.
재미와 식상, 강화된 캐릭터, 팀웍의 이중성
집단 MC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대부분 고정 MC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면서 얻은 것은 강화된 캐릭터다. 물론 매번 다른 상황에서의 반응이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 성격상 캐릭터는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즉 과거의 1인, 2인 MC에 매번 바뀌는 게스트들을 가진 쇼에서는 매번 다른 얼굴들이 새로운 재미를 주었지만, 이제는 같은 얼굴들이 매번 다른 상황에서 즉각적인 반응으로 재미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그것은 고정 MC들의 캐릭터가 굳어지고 팀의 결속이 강화되는 과정에서는 최고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것이 완성된 후 반복되는 과정에서는 동시에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쇼에서는 늘 새로운 멤버를 염두에 두게 된다.
‘무한도전’은 새로운 멤버에 대해 극도로 폐쇄적이었다. 하하가 군입대로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멤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5인 체제로 한 동안 프로그램이 강행되었다. 때때로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게스트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역시 공백은 분명했다. 이러한 공백은 객원의 위치로 멤버에 안착한 전진에 의해 채워지게 되었다. 초기 새로운 멤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보면 ‘무한도전’에 어떤 생기를 부여한 전진의 투여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고정이냐, 게스트냐 이것이 문제로다
한편 ‘1박2일’은 초창기 프로그램이 정착하기 이전에는 멤버들이 유동적이었다(이것은 초기 ‘무한도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상렬, 김종민 등이 활약했지만 현재의 멤버들로 차츰 바뀌면서 지금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고정 멤버들 간의 결속이 강화되었다. 새로운 멤버에 대한 여지를 찾기가 어려운 현재 ‘1박2일’은 그만큼 고정 멤버들 속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혹은 변신)하는 것이 절실해진 시점이다. MC몽이 몽장금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허당 이승기가 울컥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건 이런 노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종국이 새로 투여된 ‘패밀리가 떴다’에서 김종국을 고정으로 해야한다, 아니다를 두고 벌어졌던 논란에는 시청자들의 멤버 영입에 대한 이중적 시각을 알 수 있다. ‘패밀리가 떴다’는 사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후발주자로 들어오면서 이러한 고정 캐릭터가 갖는 딜레마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장치로서 게스트를 적극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매번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은 쉬 식상해질 수 있는 캐릭터를 보완해주는 힘이 있다.
게스트 시스템을 계속 활용하고 있던 ‘패밀리가 떴다’에서 유독 김종국에 대한 고정 찬반 논란이 일어났던 것은 그가 예능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전적이 있는 데다가, 이 프로그램에서의 캐릭터들에게도 점점 이미지가 고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무리 게스트 시스템 같은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하더라도 ‘패밀리가 떴다’ 역시 팀웍이 강화되면서 캐릭터가 굳어지고 그 이미지 소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방신기와 김종국이 연거푸 출연하면서 ‘패밀리가 떴다’는 신선함을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국에 대한 게스트냐 고정이냐를 두고 벌어진 논란은, 기존 ‘패밀리가 떴다’의 멤버들에 대한 애착과 동시에, 식상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는 욕구 또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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