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엄마가 있을까, 나쁜 세상만 있을 뿐(‘나쁜 엄마’)

나쁜 엄마

“부모 자식이 그런 거여. 가타부타 말 안혀도 낯빛만 보면 다 알재. 내 속으로 난 새끼가 어느 날 딱 나타났는디, 서방 놈 바람 나 도망가고 빚쟁이들한테 집안 풍비박산 나서 눈앞이 캄캄했던 그 때 내 얼굴이 돼서 돌아왔어. 근디.. 어떻게 모르겄어... 얼마나 힘들었냐?”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에서 정씨(강말금)는 갑자기 짐 싸들고 돌아온 미주(안은진)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렇게 말하며 꼭 안아주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런 힘든 일을 겪었는지를 따지거나 질책하기보다는 얼마나 힘들었냐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과거가 아닌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좀 있으면 애들 학교도 가고 나도 이제 늙어서 그런가 힘에 부친다. 뭔 일인지는 모르지만 저리 짐을 싹 싸들고 왔을 때는 맴도 싹 정리하고 오지 않았겄냐. 힘들게 왔으니께 힘들어도 같이 살아보자. TV서 어느 가수가 그러더라. 살다 보면 살아진다고.”

 

정씨의 모습은 고스란히 영순(라미란)의 모습과 겹쳐진다. 자식 판검사 만들겠다고 지독하게 공부시켰고, 그래서 검사가 됐지만 교통사고로 7세 기억이 되어 돌아온 아들 강호(이도현). 알고 보니 약한 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진 자들을 위해 법을 휘두르며 괴물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된 영순은 끝내 강호를 탓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다시 강호가 ‘새 삶’을 살게 하겠다 마음먹는다. 넘어져서야 비로소 새 세상을 보고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돼지처럼. 

 

<나쁜 엄마>는 일종의 반어법이다. 물론 독하디 독한 나쁜 엄마들이 왜 없겠나. 하지만 그 엄마들도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는 똑같은 자식 사랑을 꿈꾸는 엄마들이었을 게다. 지독한 현실을 경험하며 억척스럽게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을 테고, 그것이 엇나간 자식 사랑으로 나쁜 엄마가 되게 했을 게다. 세상에 나쁜 엄마가 과연 있을까. 나쁜 세상만 있을 뿐. 스스로를 나쁘다고 말하는 엄마는 그래서 에둘러 저 지독한 현실을 꼬집는다. 

 

<나쁜 엄마>의 대결구도는 그래서 영순-강호 같은 모자와 우벽(최무성)-태수(정웅인) 같은 돈과 권력에 취한 이들로 세워져 있고 그래서 복수극을 예고하고 있지만, 진짜 대결구도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부딪침으로 그려진다. 즉 영순이 살고 있는 사람냄새 물씬 나는 조우리 마을과 우벽-태수가 살아가는 속물적인 세상과의 부딪침이 그것이다. 

 

한때 저 속물적인 세상 속으로 들어갔던 강호와 미주는 저마다 상처를 입은 채 다시 조우리 마을로 돌아온다. 조우리 마을은 영순과 정씨처럼 강호와 미주를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꼭 껴안아준다. 그리고 이 마을에 점점 드리워질 우벽과 태수의 마수에 이들은 대항해 싸워나갈 것이다. 

 

조우리 마을 사람들이 무슨 힘이 있어 저 막강한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과 대적할 거냐고? 그저 착하기만 한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그것 또한 이 드라마는 반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나쁜 엄마’라는 반어법처럼, 착하기만 해 보이는 조우리 사람들 역시 반어법으로 읽히는 무언가를 저마다 갖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려견에게 호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반려돈(?)을 사자라 부르는 건 그저 농담이 아니다. 그저 힘없어 보이는 그들이 사실은 호랑이고 사자라는 걸 에둘러 말하는 반어처럼 들려서다. 

 

과연 영순과 강호를 위시한 조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을 위협하는 도시의 폭력과 대항해 어떻게 싸워나갈까. 또 그 싸움에서 어떤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안길까.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사람들이 보여줄 비정한 세상에 대한 한 방이 못내 기대되는 대목이다. 나쁜 엄마가 없듯이 그저 착하다고 약한 건 아니라는 걸 이 드라마는 보여주려 하고 있다. (사진:JTBC)

 

‘종이달’, 세상을 지배하는 돈, 그걸 거부하는 김서형

종이달

“돈의 위치를 바꾸는 거야. 자신이 얼마를 가졌는지도 모르는 추악한 노인보다 꼭 필요하고 절박한 그 손자에게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에서 이화(김서형)는 자신이 담당하게 된 VIP 병식의 통장에 손을 대며 그렇게 생각한다. ‘돈의 위치를 바꾸는 것.’ 하지만 그건 세상의 말로 하면 ‘횡령’이다. 저축은행 직원이 VIP 고객의 돈을 인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이달>에서 돈은 세상을 지배한다. 이화의 남편은 모든 게 계산적이다. 마트에서 어떤 노인이 계산도 안하고 계산했다 생떼를 부릴 때 자신이 대신 돈을 내준 일을 남편 기현(공정환)에게 ‘재미있는 일’로 이야기하자,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자기 카드를 건네준다. “자 써요. 노인처럼 현찰만 고집하지 말고.”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카드 하나 만들어달라고 한 소리로 듣는다. 

 

모든 걸 계산적으로 생각하고 사내에서 승진하기 위해 상사들을 접대하고 그 자리에 이화 또한 나서서 도우라고 은근히 부추기는 기현은 그런 말과 행동들이 아내를 얼마나 수모주고 굴욕을 느끼게 하는지 모른다. 아이를 갖기 위해 이화가 주사를 맞고 산부인과를 다니다 지쳐 이제 그만 하고 싶다고 하자, 그것조차 계산적으로 받아들인다. “요즘 스마트한 사람들은 다 딩크지. Double Income No kids. 왜 그런 말 있잖아. 아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좀이라고. 죽을 때까지 파먹기만 한다고.”

 

이화가 저축은행 면접을 보겠다고 하자 기현은 돈이 필요하냐, 생활비 부족하냐고 묻는다. 돈이 아니면 집에서 살림만 하기 미안해서 그러냐고 한다. 하지만 이화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자신의 존재감’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어떤 필요한 존재로서 인정받는 것. 그는 숨막히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난 내가 이 집 빌트인 같아요.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자리만 차지한 것 같아요. 이 집이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저축은행에 들어가게 된 이화는 거액을 예치한 VIP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다. 거기서 돈밖에 모르고 심지어 저축은행에서 고객관리를 위해 온 여자들에게 성추행까지 하는 고약한 노인 병식을 만난다. 롤 케이크 선물이라고 속옷을 주는 그런 인물. 거기서 우연히 다친 친구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병식을 찾아온 외손자 민재(이시우)를 보게 된다. 영화에 꿈을 갖고 있지만 등록금도 없고 학자금 대출도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휴학한 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사는 청춘. 이화는 병식이 믿고 맡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민재를 돕고 싶어진다. 

 

돈에 의해 통제되고 구별되는 세상. 이화가 저지르는 행동들은 그래서 신문 사회면에 나올 법한 ‘은행 여직원의 횡령 사건’이지만, <종이달>은 이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얼마나 사람을 소외시키고 수모주고 굴욕감을 느끼게 만드는가 하는 그 비정함을 꺼내놓음으로써 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즉 이화의 행동들이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반항과 거부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 

 

시작부터 해외로 도주한 이화가 어느 숙소에서 갈 곳 몰라 하는 모습은, 그가 어쩌다 그 먼 길까지 가게 되었는가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민재라는 청년을 만났고, 거기서부터 비롯되어 고객의 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으며 그건 결국 거액의 횡령으로까지 이어졌을 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화가 원한 건 돈이 아닌 사람으로서 자신을 대해주는 누군가가 아니었을까. 다친 친구를 위해 보증금까지 빼서 수술비를 내놓는 민재처럼, 돈이 아닌 사람이 있는 그런 세상에 대한 갈증이 아니었을까. 

 

최근 들어 <사랑의 이해>처럼 은행이라는 공간이 자주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거기에는 좀 더 직설적으로 자본화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비정한 삶이 포착되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일까. <종이달>에서 이화가 저축은행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다양한 VIP들을 만나고 그들의 돈에 손을 대고 급기야 횡령을 해 외국으로 도피하는 그 일련의 과정은 이 자본화된 세상으로부터 탈주하는 하나의 모험처럼 느껴진다. 과연 이화는 이 돈의 세상을 벗어나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돌아가고픈 집’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의 모험이 기대되는 이유다.(사진:지니TV)

 

‘낭만닥터 김사부3’, 시즌3가 되니 새삼 보이는 배우들의 성장

낭만닥터 김사부3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의 매직이 시작되는 걸까. 첫 회 공개와 동시에 12.7%(닐슨 코리아) 시청률로 가볍게 두 자릿수를 넘겨버렸다. 강원도의 작은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때론 긴박하게 때론 먹먹하게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시작부터 쏟아지는 대중들의 관심은 이 작품이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는 걸 방증한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가진 힘은 제목에도 담겨 있듯이 ‘낭만’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집약되어 있다. 왜 낭만일까. 그건 돈과 권력에 의해서 굴러가는 낭만 없는 세상에 던지는 일침이다. 그것보다 더 소중한 건 사람이고 생명이라고 외치는 것. 김사부(한석규)는 그래서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낭만적인 의사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는다. 

 

시즌3 첫 회도 김사부의 바로 이 ‘낭만적인’ 면면으로 채워졌다. 탈북자들이 해경에 구조되지만, 총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는 그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걸 함장은 허가하지 않는다. 마침 남북 실무자 회담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김사부는 따끔하지만 시원시원한 소신을 털어놓으며 함장을 설득한다. “함장님. 함장님이나 나나 그 사람 목숨 지키자고 밤낮으로 이 짓거리 하고 있는 건데 그럼 사람부터 살리고 보는 게 우선이죠? 예? 정치적 상황이야 정치하는 양반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아닌가요?”

 

결국 ‘비공식적으로’ 함장은 이송을 허락하고, 헬기로 환자들을 이송하면서 돌담병원의 새로운 모습이 공개된다. 옛 시골병원은 그대로지만, 바로 옆자리에 신축된 외상센터 건물이 세워진 것. 그 외상센터는 첨단장비들까지 갖춘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만, 묘하게 시골병원 그대로의 돌담병원과 긴장감을 갖게 한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화려한 외관보다 중요한 건 환자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그 한 가지 소신이라는 걸 저 낡은 시골병원이 김사부와 함께 보여주지 않을까. 

 

시즌3가 되면서 유독 눈에 띠는 건 출연 배우들의 존재감이다. 2016년에 시즌1이, 2020년에 시즌2가 방영됐다. 그러니 벌써 이 드라마가 시작된 지 어언 7년째가 된 셈이다. 시즌1에서 시즌2로 오면서 유연석-서현진 대신 안효섭-이성경이 바톤을 이어받았지만, 한석규를 중심으로 진경, 임원희, 변우민, 김민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돌담병원을 지키고 있다. 그간 배우들이 저마다 여러 작품들을 통해 성장해와서인지 시즌3의 배우들은 훨씬 더 무게감 있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석규야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지만, 작년 <오늘은 좀 매울 지도 몰라> 같은 작품으로 주목받았고, 안효섭은 <홍천기(2021)>, <사내맞선(2022>)으로 또 이성경은 <별똥별(2022)>, <사랑이라 말해요(2023)>로 주연배우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민재 역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2020)>부터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022, 2023)>으로 급부상했고, 진경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부터 <퀸메이커(2023)>에 이르기까지 미친 존재감의 배우로 떠올랐다. 

 

사실 그간 성장해 이제는 원탑으로도 드라마를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 배우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좋은 작품이 가능성 있는 배우들을 발견해낸 것이고, 그들의 성장이 다시 시즌을 거듭한 <낭만닥터 김사부>에 무게감을 얹어주게 된 것. 작품과 배우들의 시너지가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시즌3에도 이어질 낭만적인 매직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사진:SBS)

‘닥터 차정숙’, 본격 전업주부 사이다 드라마의 등장

닥터 차정숙

“이제 나 꼴리는 대로 산다고!”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이 남 같은 남편 서인호(김병철)에게 하는 일갈에 아마도 전업주부들이라면 박수를 쳤을 게다. 입만 열면 무시하는 가족들. 시어머니 곽애심(박준금)은 며느리를 마치 식모에 비서나 되는 것처럼 당연하게 갖가지 허드렛일을 시키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백화점에 신청한 값비싼 명품백을 갖다 달라고 하면서 며느리에게는 아이쇼핑이나 실컷 하라고 하고, 아침마다 디톡스 주스를 대령하라 요구한다.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커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정숙을 “말귀를 못 알아 듣는” 사람 취급한다.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아침을 챙겨줘도 먹기 싫다며 투덜대고 엄마가 마스크까지 챙겨주는 걸 당연하게만 여기는 딸과 레지던트 1년 차로 같은 병원에 있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긴장하고 눈치 보는 아들 서정민(송지호). 차정숙이 아침에 가족들 챙기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뛸 때 저들은 마치 차정숙은 없는 존재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며 저들끼리 웃고 떠든다. 그는 문득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들에게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으니. 

 

그런데 이런 장면이 차정숙만의 이야기일까. 아침에 출근하고 등교하는 가족들을 챙기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르곤 하는 전업주부들이라면 차정숙의 이 아침 풍경이 그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게다. 마치 집안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한 가족들의 무심함. 해도 티가 안 나고 안하면 그것도 하나 안하냐는 식의 시선이 돌아오는 집안일로, 본래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2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아온 차정숙의 허탈감이 공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간 이식 수술을 해야 살아남는다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하고, 그 순간 시어머니의 반대로 간 이식을 해주지 않았던 남편에 대한 배신감은 차정숙을 각성하게 만든다. 이 상대방의 감정 따위는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감수성 제로의 남편은 죽음의 문턱까지 갖다온 차정숙에게 장애 등급 신청했냐고 묻는다. 간 이식 수술하면 나오는 장애 5급으로 장애인 구역 주차를 할 수 있다며.  

 

<닥터 차정숙>은 이러한 전업주부들의 꾹꾹 눌려진 억압된 감정을 각성한 차정숙의 모습으로 빵빵 터트려준다. 시어머니 심부름으로 간 백화점에서 사고 싶은 옷부터 명품 백까지 남편 카드로 마구 긁어대고, 청담동에서 우아하게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한다. 직장 없고 재산 없어 카드 한 장 만들 수 없는 상황에 남편 명의로 카드 갖고 다니면서 늘 감시당하는 느낌 속에서도, 남편 재산 앞에서 초연할 수 있다는 오만함과 내 돈 아니라 날 위해 쓰는 건 부당하는 결벽증 따위를 이젠 버리려 한다. 뻔뻔하게 내 맘대로 살겠다는 것. 

 

최근 들어 이른바 ‘사이다 드라마’가 인기다. 역대급 빌런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것으로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드라마들이다. <닥터 차정숙>은 본격적인 전업주부 사이다 드라마를 보여준다. 가족을 위해 헌신해 왔지만 헌신짝 취급 받는 전업주부들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외치는 드라마. 시작부터 빵빵 터지는 차정숙의 일갈은 그래서 시청자들을 과몰입하게 만든다.

 

<닥터 차정숙>은 그래서 전업주부 차정숙이 다시 의사 차정숙으로 서는 이야기를 그리려고 한다. 남편 서인호와 같은 병원에서 불륜 관계인 최승희(명세빈)의 밑에서 레지던트를 시작하며 저들에게 차정숙이 어떤 일격을 가할 지가 궁금해진다. 게다가 차정숙 앞에 나타난 로이 킴(민우혁) 같은 새로운 로맨스(물론 저들에겐 불륜이 되겠지만)가 만들어낼 파장 역시. 벌써부터 전업주부들이 던지는 응원의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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