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
'라이브'에 담긴 노희경 작가의 아주 특별한 인간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20. 11:20
장단점을 공유한 인물들, ‘라이브’ 그 따뜻한 느낌의 정체사실 공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곤 하는 경찰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낸다는 시도는 간단치가 않다. 대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농성을 해산시키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의 모습은 자칫 잘못하면 드라마가 그 공권력 행사 자체를 미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tvN 주말드라마 는 실제로 이 장면으로 인한 논란을 겪기도 했다. 제작진이 해명한 것처럼, 그 장면은 미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그런 명령을 내리는 상부에 대한 비판이 담긴 장면일 게다. 상명하복의 경찰조직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이제 갓 경찰제복을 입은 신출내기들은 위에서 떨어지는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 물론 드라마이니 그걸 거부하는 문제적 인물을 ..
-
안녕 '마더', 돌아보니 허율 덕분에 매 순간 행복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7. 09:58
‘마더’ 엄마는 아이를, 아이는 엄마를 탄생시킨다“어쩌면 아이가 태어나는 것처럼 엄마도 태어나는 것 같아요.” tvN 수목드라마 의 수진(이보영)은 그렇게 말했다. 본인은 한 번도 엄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던 수진이었다. 그러던 수진은 결국 엄마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진짜 엄마가.결국 진짜 모녀지간이 된 수진에게 윤복(허율)은 묻는다. “엄마 나 처음 봤을 때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자 수진은 이렇게 말한다. “아니 난 나 같은 애가 또 있네 그렇게 생각했어.” 즉 수진이 윤복을 데리고 멀리 도망치려 했던 건 아이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되려 윤복은 수진을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가 “애들을 무서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 긴 여정의 마..
-
'마더' 이혜영, 끝까지 배우의 아우라 제대로 보여줬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7. 09:56
‘마더’ 이혜영이 그려낸 진정한 엄마, 배우의 초상어째서 이혜영이 하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이토록 가슴을 먹먹하게 할까. tvN 수목드라마 에서 영신(이혜영)은 결국 모든 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떠났다. 스스로 얘기했듯 엄마란 낯선 작은 존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사람이라는 걸 온 몸으로 증명하듯 살아왔고, 또 그렇게 떠났다. 누가 진정한 엄마인가라는 진중한 질문을 던지는 에서 영신이 보여준 면면들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그는 보육원에 버려진 수진(이보영)을 거둬 자신의 딸로 평생을 돌봤다. 어린 시절 겪은 가정폭력과 그래서 친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그 상처 때문에 수진은 영신으로부터 계속 도망치곤 했지만, 그 때마다 다시 그가 돌아올 수 있었던 건 ..
-
'리턴' 박진희가 19년 간 악벤져스를 제거하지 않은 사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7. 09:46
법은 누구의 편인가, ‘리턴’ 박진희 복수가 던지는 질문“내가 왜 19년 동안 그 네 명을 직접 죽이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냐?” SBS 수목드라마 에서 최자혜(박진희)가 변호인 금나라(정은채)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그의 복수가 단지 가해자에 대한 단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그는 19년 간을 말 그대로 와신상담해왔다. 딸이 처참하게 죽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대상’이 되어 풀려난 가해자들이 버젓이 살아가는 세상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해.당시 ‘촉법소년’이라는 명분을 법적으로 이용해 이른바 ‘악벤져스’들이 빠져나간 건 그들이 가진 재력과 권력 때문이었다. 그들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갔고 대신 죄 없는 태민영(조달환)이 가난하고 힘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