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왜 새 예능 트렌드 열고도 유지 못할까

 

올해의 예능 트렌드에서 주목됐던 두 가지를 고르라면 단연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대변되는 육아예능과 <비정상회담>이 촉발시킨 외국인 예능이 아닐까. 육아예능은 작년 <아빠 어디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생겨난 트렌드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져갔다.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 대한, 민국, 만세의 출연은 육아예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아빠 어디가(사진출처:MBC)'

외국인에 대한 주목 역시 작년 <진짜사나이>의 샘 해밍턴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비정상회담>으로 돌아갔다. 한국 사람들보다 더 한국적인 정서를 잘 이해하고, 우리말에도 능통한 외국인들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견해와 각국의 문화를 비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MBC가 연 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폐지를 두고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이고, <진짜사나이> 역시 예전만한 주목도나 화제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것은 과거 <나는 가수다> 때도 똑같이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 때도 <나는 가수다>가 연 레전드 가수 붐<불후의 명곡2>가 그 과실을 따먹었다. 이쯤 되면 MBC 예능이 무언가를 잘 열어놓고도 그 과실을 따먹지 못하는 유지관리에 구멍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그 문제는 역시 최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일밤><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아빠 어디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시즌2를 구성하면서부터다. 새로운 출연진들이 구성되었지만 그 파괴력이 시즌1과 비교해 너무 약했다. 게다가 김진표의 출연으로 괜한 소모전을 반복하느라 시즌1의 기대감까지 상당 부분 상쇄됐던 것이 사실이다.

 

아쉬운 일이지만 시즌2에는 시즌1의 성선비 성준이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4차원의 매력을 가진 준수, 그리고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자주 눈물을 터트렸던 민국이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 시즌1이 만들어낸 과도한 자신감 때문인지 시즌2의 아이들은 그다지 주목되지 못했고 대신 아빠들이 전면에 보이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소박했던 시골 여행에서 갑자기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그 소시민적인 시선이 점점 놀면서 예능하는느낌으로 바뀐 것도 <아빠 어디가> 시즌2의 패착이었다.

 

<진짜 사나이>가 흔들린 것 역시 시즌2에 해당하는 새로운 인물군들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비롯되었다. 물론 군 관련 논란들이 사회사건으로 터져 나오면서 생겨난 외부적인 요인들도 많았지만, 내부적인 문제 또한 없지 않았다. 샘 해밍턴의 바톤을 이어받은 헨리는 군 무식자로 들어왔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는 캐릭터로 <진짜 사나이>의 실감을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샘 해밍턴이 군대 체험을 통해 호평을 얻었던 것과는 상반되게 헨리의 출연은 무리수였다는 게 많은 이들의 지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수다>가 고개를 숙인 것 역시 시즌2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인물군들이 초창기의 전성기 멤버들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생겨났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나중에는 경합에 경합을 이어가는 서바이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더 혹독한 무대를 자꾸 만들려 했지만 그것이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지지하고픈 가수들의 놀라운 무대를 확인하고픈 대중들의 욕구는 결국 만족되지 못했다.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경우에서 보이는 것처럼 MBC 예능은 시즌2의 성격을 갖게 되면서부터 흔들리는 특징을 보인다. 새로운 기획에 있어서는 KBSSBS 같은 타 지상파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게 나와 호평 받은 기획이 계속 유지되는 데는 그만한 인프라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KBS<개그콘서트><12>을 떠올려보면 MBC의 예능 시스템이 얼마나 연약한가를 실감할 수 있다. 계속 새로운 PD들이 들어와 프로그램의 바톤을 이어받고 있지만 그래도 KBS의 예능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어떤 위치를 지켜내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 물론 타 방송사가 시도한 예능을 고스란히 가져다가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것을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MBC는 새로운 걸 만드는 것만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과실은 계속 다른 곳에서 얻어갈 것이니 말이다.

 

유호진 PD의 몰카는 왜 특별할까

 

<12> 유호진 PD가 또 멤버들에게 당했다. 1주년을 맞아 미스에이 수지를 데려오라는 미션에 엉뚱하게도 <개그콘서트>의 개그우먼 이수지를 부른 출연자들은 그녀에게 유호진 PD를 전화로 속여달라고 요청했다. ‘황해에서 보이스피싱을 했던 그 경험(?)이라면 충분히 그를 속일 수 있을 거라는 것. 실제로 그녀는 수지의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를 사칭해 유호진 PD에게 항의전화를 했고 거기에 그는 깜박 속아 넘어갔다.

 

'1박2일(사진출처:KBS)'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 그 날의 미션을 정산하면서 차태현을 통해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게된 유호진 PD는 특유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황당해했다. 출연자들은 유호진 PD가 당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12>은 이명한 PD부터 나영석 PD 그리고 최재형 PD 등을 거치면서 PD들이 출연자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여러 번 연출해왔다. 그런데 역시 당하는 PD로서의 백미는 유호진 PD. 이상한 일이지만 그가 당할 때면 오히려 그만의 매력이 묻어난다.

 

사실 유호진 PD라는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도 <12> 시즌1에서 신입PD로 들어온 그가 강호동에게 몰래카메라를 당했던 순간부터였다. 마치 싸움이 벌어진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한 강호동과 다른 출연자들 사이에서 유호진 PD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여줘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간 <12> 시즌3PD로서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이 반색한 건 그 때의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다.

 

도대체 유호진 PD의 무엇이 그가 당하는 일종의 몰래카메라를 이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몰래카메라를 통해 그에게서 보이는 어떤 빈 구석이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PD라는 위치는 무언가를 지시내리는 의 입장에 서기 마련이다. 따라서 출연자에게 더 집중하고 애정을 갖기 마련인 시청자들에게 자칫 잘못하면 그 갑의 지시는 탐탁찮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유호진 PD는 다르다. 물론 PD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단호하게 미션의 결과에 따라 복불복 벌칙을 수행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몰래카메라를 통해 드러나는 모습은 그런 단호함과는 사뭇 다른 인간적인 냄새가 묻어난다. 또한 그가 프로그램을 걱정하고 출연자들을 걱정하는 그 마음이 묻어난다. 1주년을 맞아 출연자들끼리 촬영하라고 카메라를 건네주고도 마치 강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듯 그것이 못내 불안해 미행을 붙이는 것에서도 그런 마음은 묻어난다.

 

유호진 PD<12>의 수장으로 앉힌 서수민 PDPD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성이라고 말하며 유호진 PD의 따뜻한 성품을 얘기한 적이 있다. 독하게 PD로서 뭔가를 밀어붙여도 그에게서는 인간미가 묻어난다는 것이다. 서수민 PD의 이 말은 현재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얘기해준다.

 

요즘처럼 제작진들까지 드러날 정도의 리얼로 가는 예능 환경에서 PD의 성품이나 성향은 프로그램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콘텐츠에 대한 호감은 바로 그걸 만드는 이의 성품에서 비롯되는 일일 수 있다. 나영석 PD표 예능에 그의 깐족대길 좋아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속내가 드러나듯, 유호진 PD<12>에도 그만의 소시민적이면서도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왠지 모르겠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유호진 PD의 그 성품. 바로 그것이 어쩌면 <12> 새로운 시즌의 1주년을 부활로서 받아들이게 한 진짜 요인인지도 모른다.

 

<무한도전> 극한알바, 근로자들 앞에 겸허해진 시간

 

연예계 생활 20년 중 제일 힘들다.” <무한도전> 극한알바 특집으로 탄광에 들어가게 된 차승원은 그 노동의 힘겨움을 이 한 마디로 전했다. 같이 들어간 유재석은 심지어 시간이 흐르지 않는 듯한 그 극한의 노동에 대해 인터스텔라야?”하고 황당한 마음을 표현했다. 어두운 막장 끝에서, 숨도 쉬기 어려운 탄가루 속에서 어떤 분들은 무려 20여 년 간을 일하셨다고 했다. 그 근로자 분들의 시간을 공유하며 유재석과 차승원은 한없이 겸허해질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굴을 까는 작업을 한 정형돈은 거기서 일하는 어머니들의 기막힌 노동에 혀를 내둘렀다. 까도 까도 고작 몇 백 그램밖에 안 되는 굴을 그 분들은 쉬지 않고 까고 또 깠다. 그 굴 한 점이 자식들의 교육비이고 생활비이기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택배 상자들을 차에 차례차례 쌓고, 또 그렇게 들어온 차에서 택배 상자들을 끊임없이 내리는 일을 한 하하는 거기서 일하는 분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그 노동을 체험한 하하는 편히 산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텔레마케터 일을 체험하며 끊임없이 죄송합니다만 연발했던 정준하는 그 감정노동이 육체노동 그 이상이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누군가의 따뜻한 겨울을 나게 해줬을 연탄 한 장, 식탁에 오르는 굴 한 점, 또 늦게 온다며 투덜대기도 했던 택배와, 때론 화가나 애꿎은 텔레마케터에게 항의하기도 했던 전화 한 통. <무한도전> 극한알바는 우리가 흔히 겪었던 일상의 일들을 다시 되짚었다. 그 연탄 한 장을 만들기 위해 광부들이 얼마나 힘겹게 막장에서 일을 하며, 그 굴 하나를 까기 위해 얼마나 우리네 아주머니들이 고생하는지, 또 택배 물건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허리조차 펴지 못하고 계속 되는 노동을 의미하며, 전화 한 통의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가 텔레마케터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무한도전>은 보여주었다.

 

<무한도전>이 극한알바 특집을 통해 보여준 것은 그저 힘겨운 미션을 통한 자극이 아니었다. 그건 각 직업의 현장이 얼마나 치열한가를 몸소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막장 끝으로 들어간 차승원과 유재석이 그 극한의 노동 앞에서 점점 광부들의 대단함을 알게 되고, 점점 그들의 삶을 공감하게 되는 과정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 탄가루로 점점 새까매지는 얼굴. 그래서 누가 광부이고 누가 유재석이며 차승원인지 점점 알아보기 어려워지는 그 장면만으로도 충분했다. 함께 들어간 촬영진들조차 나왔을 때는 광부들과 다름없는 모습은 마음 한 구석을 짠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우리가 자칫 잊고 살아왔던 근로자들에 대한 공감의 시간이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힘겨운 노동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 유재석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극한 알바를 통해 초심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한 건 그래서다. <무한도전>이 해왔던 도전들. 그 도전은 노동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기 마련이다. 유재석은 아마도 그 노동의 의미가 새로워진 무한도전을 새삼 깨달았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힘겨운 노동의 끝에 느껴지는 행복은 소박함 그 자체였다. 탄광을 나오며 누군가 건네준 알사탕 하나에 행복감을 느끼는 유재석과 차승원. 유재석은 사탕 하나 물고 있는 게 너무 행복해라고 말했고, 차승원은 행복이 별거 없어라며 웃었다. 막장에서 이렇게 매일 일하시는 광부 분들의 이야기를 유재석이 꺼내자 차승원은 자못 겸허한 자세로 서서 진심에서 우러나는 말을 건넸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해야 돼. 감사하면서 살아야 돼.” 그것은 <무한도전>이 건네는 근로자들에 대한 헌사였다.

 

<삼시세끼>가 바꾸고 있는 시골 동네에 대한 이미지

 

작은 시골 동네에서 철물점을 하며 살아가는 건 어떤 느낌일까. <삼시세끼>에는 이른바 동식이네 철물점이 자주 등장한다. 읍내에 나가는 것이 농부의 로망이라는 이서진이 읍내에 나오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이 바로 이 동식이네 철물점이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였지만 차츰 친숙해진 그들은 마치 동네 형 동생 같은 관계가 됐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이서진이 철물점에 자주 가게 된 것은 집에 수리할 일들이 자꾸 생기기 때문이다. 고마운 계란을 낳아주는 닭들을 위한 집도 마련해 줘야 하고, 염소 잭슨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게 비닐로 바람막이도 쳐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서진이 철물점에 가는 이유는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거기 다름 아닌 동식이가 있기 때문에 그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사실 시골 동네의 철물점에서 물건을 사는 건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질 수 있다. 필요에 의한 물건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왜 굳이 그 철물점에서 일하는 동식이라는 이름을 끄집어내고, 그를 마치 동생 찾듯이 찾는 이서진과의 관계에 주목했을까. 잭슨의 바람막이 작업에는 동식이가 집까지 와서 직접 일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인터뷰까지 방송에 내보냈다.

 

저는 강원도 정선에 녹송철물에 일하고 있는 임동식이라고 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하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그에게 제작진이 묻는다. “영업비밀이 있으세요?” 동식이는 수줍은 듯, “어 해맑게 웃는 거?” 하며 진짜 그 해맑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비닐을 재단하면서 어리버리한 손호준과 프로페셔널 동식이는 대조된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거 비닐 안 재고 잘라도 되냐는 이서진의 질문에 그는 또 환히 웃으며 이미 자신이 팔 대중으로 쟀다고 말해 그를 감탄하게 했다.

 

<삼시세끼>가 동네 청년 동식이라는 인물을 오롯이 이 프로그램의 구성원처럼 포착해낸 데는 이 프로그램만의 성격이 묻어난다. <삼시세끼>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작은 일상의 특별함들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시골 마을에서 만나는 그 무엇도 사소한 것이 있을 수 없다. 철물점 동식이는 물론이고, 늘 가는 슈퍼마켓의 주인아주머니, 시장통의 풍경들, 그리고 가끔 물 마시러 들리는 관공서까지 이 프로그램에서는 중요한 소재이자 출연진들이 된다.

 

이렇게 소소함들에 한 걸음 더 다가가자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시골처럼 여겨졌던 이 정선의 마을이 점점 우리 마을처럼 친숙해진다. 동네 사람들은 남이 아니라 이웃이 되고, 그들의 삶 또한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삼시세끼>는 그 따뜻함을 갖고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작은 시골 동네의 이미지를 바꿔가고 있다. 어딘지 한번쯤 찾아가 하룻밤이라도 지내고픈 그런 인간미 넘치는 공간의 이미지.

 

철물점에서 일하는 해맑은 웃음이 영업비밀인 동식이는 이제 스물 세 살이다. 그 나이의 청춘들은 도시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여주는 동식에게서는 심지어 우리네 현실에 지친 미생의 청춘들이 부러워할만한 행복감마저 묻어난다.

 

모두가 성공을 위해 도시로 모여들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작아도 자신만의 일이 있고 따뜻한 이웃들이 있는 시골의 삶은 어쩌면 하나의 로망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삼시세끼>는 작은 일상의 소중함을 세세하게 포착해냄으로써 막연한 겉모습의 화려함과는 비교될 수 없는 소박한 시골 삶의 가치를 찾아내주고 있다. 동식이의 해맑은 미소는 진짜 시골 삶이 갖고 있는 행복의 비밀을 보여주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