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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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라고 한 짓? '붉은 달 푸른 해'가 담은 끔찍한 아동학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2. 22. 11:52
‘붉은 달 푸른 해’가 되돌아보게 만든 교육문제와 아동학대“난 달라. 당연히 다르지. 난 우리 빛나가 잘되라고 한 거잖아. 조금만 참으면 미래가 달라지는 데. 애가 자꾸 다른 짓을 하니까.” MBC 수목드라마 에서 민하정은 자신이 딸 이빛나(유은미)를 학대해왔다는 사실을 부정했다. 그는 자신이 한 행동이 ‘사랑’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이가 더 잘되라고 한 행동이라는 것. 모든 것들에 이유를 달고 있었지만 그 행동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아동학대였다.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유를 내세워 아이를 감금하고, CCTV까지 달아서 아이의 행동을 감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사랑의 매’라며 체벌을 가했다. 그 사실을 차우경(김선아)에게 고백한 빛나는 온 몸에 난 상처들을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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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가 그린 제약회사, 그저 드라마로만 보이지 않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6. 4. 10:31
‘스케치’의 미래예측, 어째서 현실의 사건들을 떠올리게 할까사실 현실성을 잣대로 대면 JTBC 금토드라마 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미래를 그린다’는 그 설정 자체가 현실을 벗어난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일단 드라마적 장치로 인정하고 봐야 는 그 독특한 작가와 시청자 사이의 밀고 당기는 두뇌 게임에 빠져들 수 있다. 굳이 ‘두뇌 게임’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 건, 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미래라는 판타지 설정이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사건의 단서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시청자를 엉뚱한 방향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일종의 떡밥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약혼자의 죽음에 광분한 강동수 형사(정지훈)가 총을 겨누고 있고 바닥에 쓰러진 김도진(이동건)이 머리 뒤쪽으로 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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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와 안아줘' 장기용·진기주 얼굴만 봐도 먹먹한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6. 1. 10:28
‘이리와 안아줘’, 비극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좋아해서 미안해.” MBC 수목드라마 의 채도진(장기용)은 한재이(진기주)에게 속으로 그렇게 말했다. 차마 입 밖으로 내놓지 못한 진심. 어린 시절 나무와 낙원으로 서로를 부르며 바라봤던 그들이지만, 채도진은 이미 그 때부터 그의 사랑이 만들어낼 비극을 예감했던 것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연쇄살인범이라는 걸 감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낙원을 밀어내려고도 했지만 이미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사건이 터졌다. 그의 아버지 윤희재(허준호)에 의해 한재이의 부모가 모두 살해당했고, 나무는 낙원을 지켜내기 위해 아버지를 경찰에 넘겼다.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힌 윤희재가 자신이 잡힌 건 경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들 때문이라고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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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가 꼬집은 성희롱 현실의 씁쓸한 권력구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5. 30. 11:26
‘미스 함무라비’, 법정물에 담아낸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민낯가해자의 고통과 피해자의 고통이 과연 등가의 저울에 올려질 수 있을까. JTBC 월화드라마 는 사내 성희롱 사건의 판결이 벌어지는 법정을 통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박차오름(고아라)은 가해자가 해고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한세상 부장판사(성동일)는 “한 가장의 밥줄을 끊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가장의 밥줄’이라는 말이 꽤 그럴 듯하게 들리는 대목이었지만, 사실 그 가장의 다른 이름은 상습적인 성희롱 가해자였다. 법정에 나와 자신의 성희롱 사실이 가족에게까지 다 드러나는 그 일이 자신에게는 큰 고통이라고 강변하고 있었지만, 그건 어차피 가해자가 스스로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지고 감수해야할 고통일 뿐이었다. 희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