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분
-
'펜트하우스' 해도 너무한 가난 혐오, 이래도 괜찮은 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1. 9. 10:50
'펜트하우스'가 불쾌한 건, 가난 혐오가 도를 넘어서다 "저게 얼마짜리 조각상인데 왜 하필 저기 떨어져 죽느냐고 왜?" SBS 월화드라마 에서 민설아(조수민)는 헤라펠리스 고층 건물에서 누군가에게 밀쳐져 추락했고 조각상 위에 떨어져 사망한다. 그런데 조각상 위에서 사망한 민설아를 올려다보며 이 헤라펠리스에 살고 있는 이른바 0.1% 상류층이라는 이들은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 건물을 세운 주단테(엄기준)는 조각상 걱정이 먼저고, 강마리(신은경)는 이런 사건이 집값을 떨어뜨릴까 걱정한다. 민설아가 떨어져 죽는 그 순간, 는 1주년 파티를 하고 있는 헤라펠리스 사람들을 교차 편집해 보여준다. 마치 베르사이유 궁정의 파티를 연상시키는 의상에 가발까지 쓴 이들이 무도회를 즐기고, 불꽃..
-
‘전참시’, 점점 많아지는 예능 조미료들이 만들어낸 비상식옛글들/네모난 세상 2018. 5. 10. 09:27
'전참시' 방송 파문, 제작진 몰랐다는 게 면죄부 될 순 없다과연 MBC 예능 의 제작진은 사전에 몰랐던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에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이 ‘조미료’처럼 편집되어 들어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보고 또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려는 웃음의 재료로 쓰였다니. 어떤 변명을 해도 상식적으로 결코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이 비상식적인 장면은 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삽입되었다. 마치 속보라도 들어온 것처럼 뉴스 보도 장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붙여 웃음을 주려 했던 것이었다. 보도 앵커 뒤편에 담겨진 세월호 침몰 장면은 블러 처리되어 있었지만 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였다는 게 밝혀지면..
-
'돌아저씨', 흔한 복수극과는 다른 가치의 드라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24. 08:49
, 복수극 아닌 공감의 방식을 택한 까닭 만일 웃음을 걷어냈다면 SBS 수목드라마 는 얼마나 슬픈 드라마가 됐을까. 뼈 빠지게 회사에서 온 몸을 바쳐 일하다 덜컥 죽음을 맞이하게 됐지만 그것 역시 자살로 덮어버리려는 현실. 돌연사니 과로사니 하는 사인들이 분명하지만 그 노고를 인정해주기는커녕 부정하고, 그 노고의 과실 또한 가로채는 현실. 무엇보다 모두의 기억 속에 그런 식으로 마지막을 남겨버리고 떠나는 이의 마음이라니. 아마도 억장이 무너질 이야기다. 또한 이러한 가장의 죽음은 그 가족의 슬픔이자 비극이기도 하다. 김영수(김인권) 과장의 죽음으로 그의 가족들은 냉혹한 현실에 내몰린다. 당장 살 길이 막막한 그의 아내 다혜(이민정)는 발도 딛기 싫을 남편이 죽은 그 백화점에서 일한다. 무엇보다 자살로 알..
-
'리멤버', 사이다를 원하지만 고구마를 먹이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 30. 10:47
남궁민, 분노유발자이자 드라마의 동력 역시 이번에도 ‘고구마’인가. 속 시원한 한 방을 보여주는 이른바 ‘사이다’ 전개를 원하지만 드라마는 마치 도돌이표를 돌리듯 답답한 ‘고구마’ 전개로 돌아간다. SBS 수목드라마 의 시청자들은 그래서 볼수록 답답해진다. 절대 악역인 남규만(남궁민)이 한 방 먹는 장면을 보고 싶지만 는 그걸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아니 그럴 생각도 없는 것만 같다. 에서 남규만은 분노유발자이자 이 드라마의 동력이다.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그 살인죄를 서진우(유승호)의 아버지에게 뒤집어씌우는 인물이다. 그 아버지는 교도소에서 심한 복통을 호소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남규만이 분노를 유발하는 건 그 범죄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보여주는 돈이면 ..
-
바비킴 기내난동에도 항공사가 손가락질 받는 까닭옛글들/네모난 세상 2015. 1. 11. 09:45
왜 비행기에서 유독 갑질 논란이 많을까 바비킴이 비행기 안에서 음주난동을 부리고 심지어 성희롱까지 했다? 이렇게 처음 나온 뉴스보도는 또 다른 ‘갑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유독 항공기에서 ‘갑질’ 사건들이 쏟아져 나온 탓이기도 하다. ‘라면 상무’ 이야기도, 팝핀현준이 항공기 협찬 관련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나온 논란도, 무엇보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하나 때문에 항공기를 돌려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사건도 모두 비행기의 좌석에서 벌어진 갑질 논란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비킴의 이번 사건은 바비킴보다는 오히려 대한항공측이 더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이 됐다. 드라마 가 과도한 살빼기를 시도하다 사망에 이른 한 여인의 에피소드(과도한 다이어트가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딸에게 이식을 하기 위한 모성..
-
울화통 터지는 '왕가네', 공영방송도 시청률이라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10. 2. 08:45
, 비정상 캐릭터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 드라마를 보면서도 공분이 생긴다? 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다.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가 늘 그러하듯이 에도 여지없이 찌질함의 극치와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울화통 캐릭터가 등장한다. 딸 차별하는 엄마 앙금(김해숙)과 정신병자에 가까운 사치와 과시욕으로 살아가는 첫째 딸 수박(오현경)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엄마와 딸이 세트로 거의 정신병에 가까운 막장 짓을 해대니 다른 가족이 정상적일 수가 없다. 이앙금의 차별로 둘째 딸 호박은 늘 구박당하는 자신에 익숙할 만큼 피해의식에 절어 있다. 먹을 거 안 사먹고 지독하게 돈을 모아 집을 샀지만 엄마와 언니는 축하해주기는커녕 비난만 한 가득이다. 마침 수박네가 사업에 망해 힘겨워하는데 혼자만 살 궁리한다는 것. 이름이 벌써..
-
‘4대강의 반격’, 대중들이 공분한 까닭옛글들/네모난 세상 2013. 10. 1. 09:26
4대강 살린다더니 흐르지 않는 강이 강인가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일까.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검토되던 단계부터 재앙을 예고하는 목소리들이 많았지만 그 소리들은 거대한 포크레인 소리에 덮여버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를 만들었다고 해서 물이 썩느냐. 물이 썩도록 보를 만들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라며 TV에 나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지만 이 취재한 4대강의 현실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물론 전부터 녹조 현상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낙동강 곳곳의 녹조는 더 오래 더 넓게 퍼져 있었다. ‘녹조라떼’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 자연재해를 대비하고 수질을 개선하며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한다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상식적으로 흐르는 물을 막고 모래를 퍼내 거대한 물그릇을 만드는 것이 이런..
-
'황금의 제국', '추적자'와는 다른 새로운 도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7. 24. 14:00
, 이 지옥에서 살고 싶은가 또 다른 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수 있다. 에는 에서 보여졌던 서민 대 재벌의 대결구도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 백홍석(손현주)과 의 장태주(고수)는 같은 서민의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그 변해가는 모습이 다르다. 백홍석이 가진 자들의 편에 선 잘못된 사법정의와 맞선다면, 장태주는 “당신 아버지 최동성 회장은 그렇게 살아도 되는데 난 왜 안돼죠?”하고 되묻는 인물이다. 장태주가 살아보겠다는 그 최동성(박근형) 회장은 “수십 번의 고소를 당했고 몇 번이나 검찰 조사를 받았고 시멘트 공장으로 시작해서 불량 시멘트로 큰 돈을 벌고 멀쩡한 회사를 자금압박해서 인수하고 마흔 두 군데의 계열사를 만든” 인물이다. 장태주가 최동성 회장처럼 살겠다 마음먹는 근거는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