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화제성 모두 잡은 ‘동상2’, 왜 잘 되나 했더니

일요일 집안 일 도와 달라는 아내와 좀 쉬고 싶은 남편. 그래도 관절이 안 좋은 아내를 위해 툴툴 대며 일어나 물걸레질을 하지만, 어딘지 돕는다기보다는 더 일거리만 만들어놓는 남편과 애써 잔소리를 꾹꾹 누르는 아내. 짐짓 스킨십을 시도했다가 괜스레 민망한 거부의 손길을 당하고 여름휴가 계획으로 낚시를 가자는 남편과 풀빌라가 있는 집으로 가자는 아내. 아마도 이런 서로 다른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우리는 그 많은 드라마와 콩트 코미디에서 봤을 게다. 하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는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설정이 아니라 실제 부부이고, 그 부부가 다름 아닌 이재명 시장 부부라는 점 때문이다. 

'동상이몽2(사진출처:SBS)'

지난 대선 당시 그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재명 시장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동상이몽2>가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현실 남편 그대로다. 일터에서는 그 누구보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그이지만 집안에서는 아내에게 구박받기도 하고 때론 구박받을 짓을 하기도 하는 그런 현실 남편. 그 모습이 남편들 입장에서는 200% 공감 가는 지점이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그의 부부생활을 같이 관찰하는 여성 출연자들은 이재명 시장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며 아내 입장에서 질색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 관찰카메라에 참여한 추자현과 이지애 아나운서는 이재명 시장이 한 행동에 “저러면 아내 입장에서는...”이라는 주석을 연실 달아 놓는다. 그러면 김구라가 마치 남편 입장을 대변이라도 하겠다는 듯 이재명 시장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저 현실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이지만, 이런 남편과 아내의 입장을 끄집어내는 스튜디오에서의 설전은 의외로 흥미진진한 남녀 관점 토크의 맛을 낸다. 

이재명 시장 부부의 일상이 현실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화제가 되고 있는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의 삶은 여성 관찰자들에게 로망이 될 수 있을 만큼의 판타지로 다가온다. 일을 하는 남편의 촬영장을 찾기 위해 100인분의 닭튀김을 직접 만드는 추자현의 모습은 그저 아내의 내조라기보다는 그녀가 어떻게 중국에서 그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서 촬영장 스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추자현 옆에서 하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밤에는 힘들었을 아내를 위해 발마사지를 해주는 남편 우효광에게서는 그가 어떻게 그녀의 사랑을 얻었는가를 확인하게 된다. 

우효광이 어떤 행동 하나를 할 때마다 스튜디오에서 그것을 관찰하는 남자 패널들은 질색을 하고 대신 여자 패널들은 일제히 로맨틱함에 빠져드는 그 상반된 반응은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웃음으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편의 입장과 아내의 입장으로서 같은 상황이라도 서로 다른 생각을 읽어내고 공감하게 된다. 

<동상이몽2>는 그런 점에서 보면 시즌1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재미와 의미까지를 모두 담보하는 형식으로 돌아왔다. 시즌1은 일반인들이 출연한다는 데서 가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가 있었고, 그 관점의 차이도 어쩌면 편집의 차이로 나타난 인위성 같은 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2는 그저 그들의 부부생활을 관찰하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를 남녀 관점으로 나누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동상이몽>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자연스럽게 살려내고 있다. 

물론 이런 관찰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를 관찰하느냐는 점이다. 캐스팅이 사실상 절반 이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이재명 시장 부부나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 같은 캐스팅은 신의 한수라고 해도 될 법하다. 이들의 진솔하고 때론 로망을 주는 삶이 소소한 갈등이 가득한 일상 속에서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니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거머쥘 수밖에.

‘세모방’과 찰떡궁합 이루는 헨리의 유쾌한 열정

헨리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MBC 예능 프로그램 <세모방>이 도전한 덴탈TV의 ‘덴탈 스토리’에서 헨리는 의외의 수확이었다. 국내 유일의 치아 전문 채널에서 만드는 이 드라마는 사실 치과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취지로 사비를 털어 만들어지는 방송인지라 여기에 김구라, 김재원, 이수경, 헨리 같은 연예인이 출연하는 건 어딘지 과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조악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프로 연기자들과 그 속에서 누구보다 열정을 다하는 헨리의 모습은 그 진지함 때문에 큰 웃음을 주었다. 

'세모방(사진출처:MBC)'

치과를 빌려서 찍는 촬영인지라(그것도 두 편이나!) 밤 10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찍어야 하는 상황. 콩트가 낯선 김재원이 그 우스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할 때, 오히려 연기 초보 헨리는 그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역전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줬다. 과장된 연기가 정극 배우인 김재원에게는 힘들었지만 헨리는 오히려 더 편했던 것처럼 보인다.

첫 번째로 찍은 드라마 ‘그녀의 향기’에서 1인3역에 도전한 김재원은 역시 연기 베테랑답게 적응해가며 과한 상황들도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의 입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졸도하는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장면은 그 과도한 ‘진지함’ 때문에 오히려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여기서 헨리의 애드리브에 의해 의외의 명장면이 탄생했다. 굳이 바닥에 넘어진 김재원의 엉덩이를 밀고 밖으로 끌어내는 모습이 모두를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 

김재원 바라기로 그의 옆에 딱 붙어서 그만을 바라보던 헨리가 갑자기 콧구멍의 털이 보인다고 말하고, 그 안에 있는 걸 봤다며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여기저기 떠벌이는 장면도 웃음을 주었다. 마치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이 있었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행동이 의외의 재미를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세모방>에서 지금껏 알게 모르게 해온 헨리의 지분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첫 방에 화제가 되었던 ‘형제꽝조사’ 편에서 물론 주목받았던 건 꽝PD와 박명수였지만 그들만큼 자기 만의 역할을 해준 인물이 역시 헨리였다. 특히 갑자기 제트스키에 타라고 시키는 꽝PD의 요구에 어떻게든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헨리의 모습은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두 번째로 방영됐던 ‘한다맨’에서도 헨리는 아이들과의 대결에서도 어떻게든 이겨먹으려는 과한 열정(?)으로 웃음을 준 바 있다. 조금 민망할 수 있는 한다맨 복장에도 전혀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뭐 저렇게까지 열심히 할까’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던 것. 

<세모방>이 헨리의 예능감을 발견하게 한 건 그가 의도한 것도 그렇다고 그저 우연히 생긴 일도 아니다. 그것은 그의 캐릭터가 <세모방>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과 딱 맞아 떨어져 생긴 결과다. 즉 외국인으로서 모든 게 새롭고 또 그것이 좀 황당하더라도 누구보다 진지하게 방송에 임하는 그의 유쾌한 열정이 <세모방>이라는 다소 황당해 보이는 방송들 속에서 빛나게 된 것이다. 

<세모방>은 물론 그 주인공이 바로 그 ‘세상의 모든 방송들’이다. 그래서 여기 출연하는 박명수나 헨리 같은 출연자들은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방송’을 조명한다는 취지만큼 중요해지는 건 예능 프로그램의 본분일 수 있는 재미다. 그런 점에서 보면 헨리는 <세모방>이 발굴해낸 의외의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본격 리얼리티 시대, 리얼 버라이어티의 식상함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는 일요일 밤으로 편성시간대를 옮겨 무려 18.5%(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냈다. 하지만 tvN에서 새로이 시작한 <공조7>은 1.2%로 시작해 0.9%까지 떨어지는 시청률 추락을 기록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미운우리새끼>는 최근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이른바 ‘관찰카메라’라 부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이라면, <공조7>은 <무한도전>부터 시작되어 한 시대를 풍미해왔으나 지금은 시들해진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다. 

'공조7(사진출처:tvN)'

<미운우리새끼>의 승승장구와 <공조7>의 추락은 그래서 다분히 예능 프로그램의 사라져가는 한 시대와 새롭게 도래한 또 다른 시대를 말해주는 듯하다. <미운우리새끼>는 <아빠 어디가>부터 <나 혼자 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을 거쳐 온 관찰카메라 형식, 즉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대가 성큼 도래 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빚에 몰려 녹녹치 않은 현실을 버텨내면서도 채권자의 집 4분의 1을 월세로 살아가는 이상민의 이야기나, 김흥국의 생일파티를 위해 정수기 모양으로 소주를 대신 채운 이른바 ‘정주기’를 준비하고 파티에 참석한 한영과 미묘한 썸을 타는 김건모의 이야기 같이 특별한 미션 없이 일상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미운우리새끼>가 주는 묘미다. 이러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에 스튜디오에서 아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의 시선은 이 프로그램이 좀 더 보편적인 시청층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신의 한수가 되었다.

반면 <공조7>은 한때 연예인 캐릭터 쇼로 예능의 대세가 됐던 리얼 버라이어티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고 있다. 이경규, 김구라, 은지원, 박명수 같은 쟁쟁한 예능 스타들을 포진시키고 다양한 미션들을 시도한다. 그런 미션들을 통해 일단 캐릭터를 세우는 것이 이 형식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조7>은 이제 시작한 지 4회 정도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이 1% 미만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관심 자체가 별로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미션을 통한 캐릭터 설정은 너무 요원한 일이다. 또한 미션들이 놀이공원에서 두 사람씩 짝을 이뤄 공조를 하며 놀이기구를 타고 게임을 하는 형식은 이제 너무 식상한 패턴이다. 다음 회에 예고된 ‘먹방’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자극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시도는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일밤>, <런닝맨> 등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해왔던 것들이다. 이래서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가 없다. 

최근 그나마 이러한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의 캐릭터쇼가 새롭게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은 JTBC <아는 형님>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도 결국 자리를 잡은 건 스튜디오형 리얼 콩트에 가까운 ‘형님학교’라는 형식이 그나마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과연 <공조7>은 과거의 캐릭터쇼 설정 속에서도 이런 새로움을 찾아낼 수 있을까.

사실 진짜 리얼한 일상을 보게 된 마당에, 억지로 부여된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의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은 이미 레전드가 되어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지만, 그로부터 뻗어 나온 <런닝맨> 같은 미션형 리얼 버라이어티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공조7>은 이렇게 달라진 시청자들의 예능에 대한 취향을 먼저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썰전>은 풍자도 격이 다르다

 

최순실씨가요 해도 해도 너무한 게 간섭 안한 곳이 없어요. 되게 바빴어.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었어. 여기저기 먹어야 되지, 간섭해야지 인사도 해야 되지. 그리고 원수도 갚아야지. 연설문도 고쳐야 되지. 천도제도 지내야 되지.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했나 몰라. 딸 말도 태워야지.” “아 그리고 무당 찾아가서 굿도 해야지.”

 

'썰전(사진출처:JTBC)'

JTBC <썰전>에서 최순실이 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유시민이 해도 해도 너무했다며 그 사안들을 줄줄이 늘어놓자 전원책 변호사도 한 마디씩 끼워 넣으며 빠진 걸 채워 넣어준다. 사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그러할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 했다는 것. 하지만 뉴스로 이런 사안들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그러면서도 당사자들은 부인을 하는 모습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마치 그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유시민과 전원책은 시원스런 이야기를 던져준다. <썰전>의 유시민과 전원책 변호사는 그래서 일종에 국민의 대변인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런 사안들은 <뉴스룸>을 통해 공식적인 보도의 형태로 방영된 것들이다. 하지만 그 공식 보도에 빠져 있는 한 조각은 그걸 바라보는 국민의 입장이다. <썰전>이 이번 사태에 즈음해 그 존재의 이유를 확실하게 드러낸 게 바로 이 지점이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 그 답답한 속을 대신해 낱낱이 풀어보겠다는 것.

 

지난 12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이 100만 명이 아니라 26만 명이라고 발표한 경찰청의 집계에 대해서 바로 그 경찰청의 기준을 들어 계산을 하나하나 해보고 왔다 간 시민까지 계산하면 100만 명이 맞다고 굳이 꼼꼼히 따지는 건 그것이 바로 지금 국민들이 갖고 있는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낼 수 있다 여기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그 계산 방식을 상세히 설명한 후 경찰청에서 자기 기준에 따라 제대로 했는지 구글맵이랑 항공사진 가지고 잘 판독해 보라고!” 일갈했다. 거기에 전원책은 이번 주에는 수능시험을 끝낸 고3 학생들까지 포함해 비가 오거나 영하 5도가 되지 않는 한 100만 명이 또 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처방 논란이 불거진 김영재 의원과 차움 병원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논리적인 접근으로 왜 국민이 그런 의심을 하게 됐는가를 분석해주었다. 프로포폴투약에서 전부 사용되지 않고 반납되어야 할 약물이 빼돌려지는 일이 잦았고 이 두 병원이 특히 이 향정신성의약품 관련해서 문제가 많은 병원이었다는 걸 알려준 후,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사실은 관계가 없는 거여야 되는데. 항간의 의혹이에요. 최순실씨 일가가 출입을 자주 했던 병원이고, 대통령이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게 아니냐는 억측, 추측, 소문들이 번져 있는 거예요.”

 

<썰전>의 이야기들이 뉴스와는 다른 시원시원함을 담고 있는 건 사안에 대한 이야기에서 마치 보통 사람들이 하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풍자가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차은택 두 사람은 학력을 포장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고 수준을 과시하기 위해서 만드는 회사 이름마다 이름의 해석이 안 되는 ‘The Playground communications’ 이거 뭘 의미하는 겁니까? 운동장에서 통신하자는 겁니까?” 전원책이 이렇게 쓴 소리를 던지자 유시민이 슬쩍 한 마디를 덧붙인다. “측근들의 놀이터. 그게 청와대를 의미하는 거예요.” 그러자 전원책이 아 그게 그런 깊은 뜻이!”라며 갑자기 개그계의 김병조 선생님의 유행어로 자신의 심경을 얘기한다. “나가 놀아라앙- 정말 그러고 싶어.”

 

전원책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 장관해줘요 하면 장관해주고, 청와대 교문수석 해줘요 하면 교문수석 해주고, KT 임원 해줘요 하면 임원 해주고, 대사 해줘요 하면 대사 시켜주고...” 그러면서 자신이 몸통이라는 말을 안 좋아하는데 할 얘기는 해야겠다며 말한다. “계속 이런 결과가 나오면 이 전체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고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내일 내가 명예훼손으로 감옥에 가더라도 이 말을 해야 되요.”

 

새누리당의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역시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한 감정을 두 사람은 풍자로 풀어냈다. “누런 황태나 버쩍 마른 북어나 퍼등퍼등 살아있는 생태나 명태인 것은 똑같습니다. 그 인간들이 그 인간들이라는 얘기에요.”라고 전원책 변호사가 일갈하자, 유시민은 그래도 생태와 코다리는 맛이 좀 다르기는 하죠.”라고 말했고 그러면서 어느 걸 더 좋아하냐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썰전>의 풍자는 웃지 못할 현 시국에 사이다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은 지난 광화문 집회의 1백만 촛불로 전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는커녕 부인하고 심지어 그 순수한 촛불의 마음을 왜곡시키는 발언들까지 나오는 시대착오를 보며 국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혹자들은 지금의 시국을 우울증에 걸린 듯한 나날이라고 표현한다. 만일 지금 같은 고구마 시국에 <썰전> 같은 사이다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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