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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도 작가도 곤란케 만든 경영자 마인드

 

사실상 무산된 거나 마찬가지다. <대장금2>에 대해 조심스럽게 나오는 관측이다. 그 촉발점은 마치 이영애가 최종적으로 출연을 고사한 사실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영애가 출연하느냐 아니냐는 <대장금2> 제작의 관건이었다. 그러니 이영애가 빠진 <대장금2>가 과연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건 이영애가 아니라 방송사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만들어낸 문제다.

 

'대장금(사진출처:MBC)'

여기에 대해 MBC측은 여전히 <대장금2> 제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MBC이영애 측과 상호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마련한 <대장금>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 등 후속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한류 콘텐츠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한류 드라마를 개발하고 제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MBC의 굽히지 않는 의지만으로 <대장금2>가 제작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원작자인 김영현 작가는 <대장금2> 집필의 전제조건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그 첫 번째는 이영애의 출연이고 두 번째는 리메이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두 조건이 모두 깨진 셈이다. 이영애의 출연은 무산됐고, 그럼에도 MBC가 검토 중이라는 리메이크는 애초에 김영현 작가가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사안이다.

 

MBC측의 일방적인 <대장금2> 밀어붙이기는 여러모로 무리한 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큰 건 이것이 작가나 배우 같은 실질적인 현장의 요구에 의해 추진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2년 김재철 전 사장이 일방적으로 <대장금2> 제작 발표를 했고, 새로 취임한 김종국 사장도 이를 거듭 공표했다.

 

출연을 곤란해 하던 이영애를 설득하려 노력했고 역시 집필을 고사하던 김영현 작가를 힘겹게 설득했다. 김영현 작가는 결국 본래 5월 방송 예정이었던 <파천황>을 연기하면서 <대장금2> 집필에 들어가게 되었다. 애초부터 이영애도 김영현 작가도 그다지 원치 않는 <대장금2>였지만 MBC 경영진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어쩔 수 없이 진행되어 왔던 것.

 

이영애와 김영현 작가가 모두 곤혹스러워 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영애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가 엄마 역할로 나오고 딸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대장금2>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미 서장금의 그 젊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이영애가 이제는 나이 들어 한 발 뒤로 물러난 입장에 서는 모습을 굳이 보여준다는 것은 배우로서는 그다지 원치 않는 일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자칫 <대장금>이 그녀에게 만들어준 이미지를 스스로 깰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현 작가의 곤혹스러움은 작가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시즌2에 대한 부담감은 전편의 성공이 크면 클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대장금>이 거둔 성과를 떠올려보면 섣부른 시즌2 제작은 그 성과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한없이 커져 있는 기대감은 그 이상의 결과물을 요구한다. 사실상 작가로서 얻을 건 별로 없고 잃을 것만 많은 선택이 되는 셈이다. 물론 상업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이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작가에게는 좋을 것이 없다.

 

또한 한류를 위해서 <대장금2>가 필요하다는 논리도 어찌 보면 너무나 단순하게 여겨진다. 그것은 <대장금2>가 작품으로서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다. 하지만 <대장금2>는 워낙 <대장금> 본편의 열풍이 거셌던 만큼 작품의 성패를 쉽게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1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거의 열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 아닌가. 이것은 또한 리메이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합병원>이나 <허준>의 최근 리메이크 성적표를 보면 이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속편은 1편이 만들어낸 한류의 열풍까지 꺼버릴 위험성도 있다.

 

결국 <대장금2> 제작으로 이득을 얻어가는 건 MBC뿐이다. 제작한다는 것 자체로 가져갈 수 있는 해외의 투자 등의 수익이 그렇고 이를 성과로 내세워 경영진이 가져갈 수 있는 정치적인 이익이 그렇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제작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의욕일 뿐이다.

 

경영자적인 마인드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긴 어렵다. 오히려 좋은 콘텐츠가 우선되어야 나머지 경영적인 이득이 성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제작자들의 창작 분위기를 최대한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지원해주는 것이 경영이 해야 할 일이다. 경영진의 욕심으로 배우도 작가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사실상 무산될 상황에 놓인 <대장금2>의 사례는 본말이 전도된 콘텐츠 제작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우연과 필연이 만든 <라스>와 구라의 기막힌 재회

 

이건 마치 헤어졌던 연인이 어느 날 우연히 기대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재회한 것만 같다. <라디오스타>와 김구라의 헤어짐과 만남(?) 얘기다. 물론 사전에 MBC 측과 김구라는 <라디오스타> 출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왔던 것이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라디오스타>의 대표선수격이 김구라이며, 김구라의 대표 프로그램 역시 <라디오스타>이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복귀 후 케이블과 JTBC에서 맹활약한 김구라지만, 그 여세가 지상파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상파 바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김구라의 토크 방식이 지상파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화신>이나 <두드림>에서 김구라는 늘 하던 대로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렸을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로서는 편집되는 부분도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이런 편집된 방송은 김구라의 토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두드림> 같은 조금은 진중한 프로그램은 김구라가 들어감으로 해서 어떤 교조적인 분위기를 상당 부분 없앤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김구라만의 뾰족한 토크 스타일도 조금은 유화됐던 것도 사실이다. 즉 김구라와 <두드림>같은 지상파의 진지한 토크 프로그램과의 만남은 그다지 시너지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화신>은 어떨까. <화신>은 김구라가 들어가면서 토크 형식을 바꾸었다. 공감 설문 토크 방식에서 벗어나 신설된 ‘한 줄의 힘’과 ‘풍문으로 들었소’는 연예인이 스스로 던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는 토크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서 김구라의 역할은 좀 더 과감한 ‘풍문’을 끄집어내는 일일 게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미 <라디오스타>에서 즐겨 하는 것들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라디오스타>의 팀워크는 완벽한데 반해 <화신>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지상파이면서도 김구라가 자신의 토크 스타일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즉 김구라에게도 <라디오스타>는 지상파에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간 <라디오스타>에 복귀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김구라가 이해는 하면서도 늘 아쉬움을 표명했던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이런 사정은 <라디오스타>도 마찬가지다. <라디오스타>는 김구라가 빠져나간 후에도 그 독특한 색깔을 잘 유지해왔다. 대타로 들어온 유세윤은 김구라의 빈 자리를 특유의 콩트식 재연으로 채워주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그러면서도 늘 김구라를 위한 빈 자리를 남겨두기도 했다. 규현이 정신적 지주라며 김구라의 인형을 꺼내 그의 존재감을 맥거핀화 하는 것은 <라디오스타>의 김구라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지상파에 김구라가 입성한다면 제일 먼저 복귀할 프로그램이 <라디오스타>라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김재철 MBC 전 사장이 김구라의 <라디오스타> 복귀에 대해 불가방침을 내려 돌아올 수가 없었고, 김재철 전 사장이 해임된 후에도 공석이 되어버린 사장 자리 때문에 김구라의 복귀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김구라가 <두드림>에 먼저 합류하고 <두드림>이 수요일 밤 편성이 되면서 사실상 김구라의 <라디오스타> 복귀는 물 건너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두드림> 폐지가 결정된 것은 김구라나 <라디오스타> 양측에게는 기막힌 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불운하게도 유세윤이 ‘음주운전 자수’라는 해프닝으로 하차하게 되면서 MBC 내부에서도 <라디오스타>에 김구라의 복귀를 서두르는 것에 대한 확실한 명분이 생긴 셈이었다. 물론 필연적으로 양측이 갖고 있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거기에는 기막힌 우연이 따랐다는 점에서 이것은 실로 인연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김구라는 지상파에 확실한 자기의 무대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또 <라디오스타>도 그간 잃었던 대표주자를 복귀시킨 셈이다. 그간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유세윤이 아쉽긴 하지만 김구라가 만들어내는 기대감은 유세윤이 그랬던 것처럼 또한 그 빈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김구라와 <라디오스타>의 재회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은 그간 팬들을 못내 아쉽게 했던 끝없는 어긋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김구라의 <라디오스타>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더키앙

상승세 탄 <구암 허준>을 둘러싼 잡음들, 그 씁쓸함

 

<구암 허준>은 마치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허준>의 리메이크를 하자고 제안한 사람도 그이고 9시 <뉴스데스크>를 8시대로 바꾸고 그 9시에 <구암 허준>을 편성한 것도 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암 허준>이 초반 5,6%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러 있을 때 그것은 김재철 전 사장의 경영적인 실패로 인식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당시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SBS 8시 뉴스>에 밀렸었기 때문에 8시부터 10시까지의 편성 전략은 총체적인 실패라고 말할 수 있었다.

 

'구암 허준'(사진출처:MBC)

그런데 최근 <구암 허준>의 시청률이 조금 오르면서 그 이유에 대해 상반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과 맞춰져 오른 시청률에서 이것이 파업참여 노조의 복귀가 그 원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것은 말도 안 된다며 오히려 김재철 전 사장이 뿌린 씨앗이 이제야 그 열매를 거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과연 <구암 허준>의 상승세는 어떻게 평가 내려야 할까.

 

먼저 미안한 얘기지만 <구암 허준>의 상승세는 이 양자가 주장하는 그 어느 것에도 그 이유가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구암 허준>의 시청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은 그 어떤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힘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부에 허준(김주혁)이 서자로 태어난 자신을 비관해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던 부분에서는 이 허준이라는 소재가 그다지 힘을 발하지 못했지만, 그가 유의태(백윤식)의 문하로 들어가 의술을 배우며 병자를 돌보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등장하면서 허준 특유의 힘이 생기고 있는 것.

 

실제로 허준이 우상대감댁 심씨의 중풍을 고치는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시청률을 8%대까지 끌어올렸다. 허준을 믿지 못하는 우상대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병자를 돌보기를 간청하는 허준은 부와 명성을 얻기에만 급급한 유도지(남궁민)와 비교되면서 진정한 의원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최근 허준은 유의태에 의해 내쳐지면서 다시 위기에 처했지만 다시 삼적대사(이재용)를 따라 나병환자를 도우며 더 큰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아마도 삶이 팍팍한 현재의 서민들에게는 허준의 이런 모습은 그저 명의가 아니라 성자 같은 인상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최근 시청률이 8,9%에 이르게 된 것은 <구암 허준>으로서는 오히려 아쉬운 일이다. 초반에 5% 남짓한 시청률에 머물렀다고 해서 지금 현재의 시청률에 만족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만일 <구암 허준>처럼 완성도와 메시지를 갖춘 드라마를 9시대 30분이 아니라 10대 1시간으로 편성했다면 아마도 그 시청률은 이미 20%를 훌쩍 넘겼을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보면 <구암 허준>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편성의 성공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깊은 상처가 조금 아물었다고 해서 그것을 완치로 보긴 어려운 일 아닌가.

 

물론 김재철 전 사장의 퇴임이 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것은 적어도 이제 프로그램의 성패에 대해서 경영적인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즉 프로그램 하나의 성패가 MBC의 성패로 가늠될 때 그 프로그램이 갖는 부담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또 김재철 전 사장 시절에 경영진들 때문에 프로그램 안 본다는 얘기도 이제는 조금 줄어들 것이다. 프로그램 제작자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구암 허준>이 조금 상승세를 타자 그것이 서로 자신들의 성과라며 나오는 이야기는 이 드라마 제작진이나 팬으로서는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병자를 고쳐 그 상으로 집 한 채를 지어주겠다는 것도 마다하며 오히려 그 병자가 기력을 되찾은 것이 자신에겐 큰 상이라 말하는 허준의 모습을 되새겨볼 때다. 작은 공도 크게 부풀리기 전에 그 불편한 마음에도 끝까지 방송을 봐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돌려야할 때가 아닌가.

Posted by 더키앙

김재철의 MBC, 그 잃어버린 3년의 의미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토록 공고하게 세워둔 MBC라는 방송사의 위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은. 그 중심에는 이명박 정권과 함께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김재철 사장이 있다. 이전에는 MBC 사장이 도대체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면서 방송을 즐겼던 대중들도 이제 김재철 사장이 누구인지 알 정도로 그는 MBC 프로그램의 추락을 초래했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던 사장 한 명의 위력을 실감하던 시간이었다.

 

'뉴스데스크'(사진출처:MBC)

가장 큰 문제는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무려 170일 동안의 파업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2백여 명의 MBC직원이 해직되거나 징계되었다는 것이다. <PD수첩>의 최승호 PD, 박성제, 박성호 기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이상호 기자 등 8명이 해고되었고, 파업 관련자들을 본래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 처리하는 등 보복성 인사와 징계가 이어졌다. 대중들에게 친숙했던 MBC의 얼굴들이 일거에 사라져버린 것. 서울남부지법은 이러한 전보 처리 등이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이들은 제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MBC의 얼굴들이 해고되거나 주변으로 밀려난 상황에서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가장 눈에 띄게 망가진 것은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이다. MBC 하면 먼저 떠오르던 <뉴스데스크>나 <PD수첩>의 날선 비판의식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뉴스의 정부 편향성은 대중을 위한 뉴스가 아니라 정부를 위한 홍보에 머물렀고 당연히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렸다. <PD수첩>은 PD의 해고에 이어 작가 8명 전원이 해고당하고 대신 시용PD들이 배치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100분 토론> 또한 손석희가 빠지면서 급격히 신뢰도가 떨어졌고 결국 대중들의 기억에서조차 멀어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전문 인력들이 빠져나가자 뉴스 프로그램의 방송 사고도 줄을 이었고 몇몇 아나운서들의 적절치 못한 발언과 실수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그저 시청률에 목매달면서 <뉴스데스크>를 8시 대로 옮긴 것은 MBC 전체 프로그램의 틀을 뒤흔들었다. 시간대를 옮겼지만 여전히 시청률은 지상파 방송3사 꼴찌의 수모를 피하지 못했고, 9시 대에 <구암 허준>이라는 일일사극 파격 편성 또한 그다지 시청률을 가져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은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의 공백을 가져온 셈이다.

 

시청률에 대한 집착은 MBC 주말드라마의 막장으로 이어졌다. <메이퀸>은 아동학대에 가까운 자극적인 전개로 시작해 개연성 없는 인물들의 변화와 극악스러운 캐릭터들을 세움으로써 시청률을 가져갔지만 대중들의 냉랭한 비판을 받았고, 그 바톤을 이어받은 <백년의 유산> 또한 비상식적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등장해 막장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오로지 시청률 지상주의가 가져온 MBC 드라마의 비극이다.

 

시청률 지상주의의 그림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그대로 드리워졌다.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8년 장수한 예능 프로그램인 <놀러와>가 떠난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종영되었고, 그 자리를 채웠던 <배우들>이라는 토크쇼 역시 시청률 난항으로 갑작스런 폐지를 맞았다. 아예 이제 MBC는 월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을 빼고 <MBC스페셜>을 편성함으로써 사실상 예능 포기선언을 한 셈이다.

 

이 월요일 저녁 시간대를 때우고 있는 <MBC스페셜>도 그 위상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과거 참신한 기획으로 다큐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금요일 밤의 최강자로까지 자리했던 <MBC스페셜>은 끝없는 편성 변경으로 인해 한없이 망가져버렸다. 눈물 시리즈와 <휴먼다큐 사랑> 같은 좋은 아이템들이 즐비했던 <MBC스페셜>의 추락은 MBC의 교양 프로그램으로서는 뼈아픈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사장 한 사람의 전횡으로 인해 방송사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그것이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을 떨어뜨리는 그 일련의 과정이 지난 3년 동안 MBC에서 벌어진 일이다. 방송의 성패가 프로그램의 질만큼 대중들이 그 방송사를 바라보는 정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 3년이 준 뼈아픈 교훈이다. 해고 노동자 복직, 변방으로 밀려난 직원들의 원대복귀 등등 해야 할 일들은 산적해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는 문제다. 이 하나의 선택은 앞으로 MBC가 잃어버린 3년을 되돌려 다시 대중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대중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인가를 가름하는 일이 될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방문진 김재철 해임안 부결이 가져올 파장

 

결국 또 <무한도전>을 못 보게 되는 것인가. 사실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대중들도 MBC 파업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힘겨운 현실에 서민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는 게 그나마 방송이기 때문이다. MBC의 <무한도전>이 마치 파업의 상징처럼 된 것은 그 때문이다. 대중들은 복잡하고 거창한 정치 이야기보다 소박하게 <무한도전> 같은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왜 자꾸 못 보게 되는가에 더 관심이 많다. 물론 방송정상화를 위해 선택한 <무한도전>의 불방조차 지지하는 쪽이지만.

 

'뉴스데스크'(사진출처:MBC)

대중들이 갖고 있는 MBC 경영진에 대한 감정은 그 시청률 하락을 통해서도 보여지고 있고, 또 드라마나 예능 같은 MBC 콘텐츠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을 통해서도 보여지고 있다. 제 아무리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대중들은 시큰둥해 한다. 방송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 프로그램에 대해 보이는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 방송사로서는 너무 치명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뉴스데스크>가 9시에서 8시로 옮겨진다는 사실 자체가 MBC의 치욕으로 받아들여지고, 또 옮긴 8시 <뉴스데스크>의 일련의 실수들(자막부터 방송사고까지)에 대해 대중들이 보내는 야유는 그 정서를 이해하게 한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가 지난 8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찬성 3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부결시켰다는 사실은 이러한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문제는 이 사태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대선 정국에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거라는 점이다. 해임안이 부결된 직후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김재철을 지켜라'라는 내용의 압박성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김사장 해임안 가결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하금열 실장과 김무성 본부장이 개입하면서 이 논의가 무산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또 야당 측 이사들과 문화방송 노조는 지난 6월 파업을 철회하는 과정에서도 방통위 상임위원들로부터 김사장 퇴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비공개 합의서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당시의 약속들이 손바닥 뒤집듯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해임안 부결에 대해서 김충일 이사는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고, 하금열 실장 역시 “(김충일 이사와) 통화를 많이 하지만 김재철 사장의 연임과 관련한 전화 통화는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MBC의 문제가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은 대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서 주장하듯이 이번 사태는 대선에도 영향을 줄 여권의 언론장악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진실이 무엇이건 간에 대중들의 MBC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날이 서 있는 게 사실이다. MBC 관련 기사에 댓글이 1천개씩 달리고 그 대부분은 비판과 성토라는 그 대중정서가 얼마나 나빠져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 걸 잘 모르는 이들까지도 요즘 MBC 왜 그러냐고 말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MBC의 문제가 대선 정국과 긴밀하게 관련을 갖기 시작한다면 아마도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한 부담감도 커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로 또 <무한도전>을 못 보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 파장은 의외로 대선에서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대중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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