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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을의 연대로 슈퍼갑 유재명 무너뜨릴까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직접 와서 먹어보니 하는 말이네만 장가를 상대로 뭘 생각하든 자네한텐 무리야. 다행인 줄 알게. 내가 자넬 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걸.” 박새로이(박서준)가 운영하는 단밤 포차를 찾아와 음식을 먹어본 장가의 회장 장대희(유재명)는 그렇게 말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게다. 박새로이가 장가의 2대 주주인 강민정(김혜은)을 찾아가 함께 손을 잡자고 얘기했을 때, 그가 “여긴 판이 달라”라고 말한 건 그가 하려는 복수와 그가 서 있는 현실 사이에 너무나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강민정이 말한 것처럼 단밤을 통째로 팔아도 장가 주식의 소수점도 되지 않는 상황이니.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새로이가 꿈꾸는 성공과 복수는 현실과는 너무나 멀다. 장가의 주식은 대략 잡아도 2,000억 원 상당. 박새로이는 겨우 단밤 포차 하나를 열기 위해 무려 7년을 원양어선에서 일하며 돈을 모았다. 게다가 장대희는 아예 단밤 포차가 있는 건물을 사들여 단밤의 임대계약을 뒤흔들 수 있는 건물주가 된다. 이런 와중에 박새로이는 그 성공과 복수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듯한 이 박새로이의 무모한 도전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어떤 일들을 도모한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아무리 판타지라고 해도 그럴 듯한 개연성은 있어야 하는 법. <이태원 클라쓰>가 그 개연성으로 가져온 건 다름 아닌 ‘연대’였다. 비슷한 처지나 목적으로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연대.

 

먼저 <이태원 클라쓰>가 박새로이의 단밤 포차를 지지하는 인물로 끌어들인 건 매니저로 등장하게 된 조이서(김다미)였다. 못하는 게 없는 브레인인 조이서는 원하는 것이라면 어떤 방법을 써서든 이루는 소시오패스 성향까지 가진 인물로 손님 하나 없던 단밤을 손님들이 줄서는 가게로 변모시킨다. 조이서와 단밤 식구들이라는 청춘들의 연대는 그래서 한걸음 더 박새로이의 꿈을 향해 내딛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슈퍼갑인 장대희 회장과 대적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태원 클라쓰>는 새로운 인물로서 과거 장근원(안보현)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던 이호진(이다윗)을 박새로이의 또 다른 연대로 채워 넣는다. 와신상담을 통해 한국대에 들어간 그는 박새로이가 감옥에 있을 때 찾아와 그의 편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된 그는 박새로이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을 장가주식에 투자함으로써 박새로이를 19억 장가 주주로 만든다.

 

그리고 이호진은 박새로이가 강민정을 만나게 해주고, 이 자리에서 박새로이와 강민정은 공통의 목표를 확인한다. 장가의 새 주인으로 장근원을 세울 수는 없다는 것. 박새로이는 강민정에게 장가의 새 주인이 되라고 했고, 강민정이 내놓은 일종의 시험을 거쳐 두 사람은 손을 잡는다.

 

그런데 <이태원 클라쓰>가 박새로이의 성공과 복수를 위해 취하고 있는 여러 인물들과의 연대는 그저 스토리의 재미만을 위해 설정된 것일까. 물론 그런 면이 있지만, 실제 슈퍼갑과 대적하는 방식으로서 제시되곤 하는 ‘을들의 연대’가 이 부분에서 현실적으로 떠오르는 면이 있다. 결국 그 거대한 권력과 부딪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 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연대가 있다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걸 <이태원 클라쓰>는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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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점령한 <착하지>의 세대적인 안배와 공감대

 

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는 세 세대별로 각기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강순옥(김혜자)과 장모란(장미희)의 복잡 미묘한 심리전이다. 사라진 남편을 사이에 두고 본처와 내연녀인 두 사람의 관계는 앙숙인지 동지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면이 있다. 처음 만나자마자 강순옥이 장모란의 가슴을 발로 차버린 것에서 드러나듯 거기에는 넘을 수 없는 앙금이 깔려 있지만, 그럼에도 시한부 인생인 장모란을 집으로 초대해 좋은 약과 밥을 챙겨 먹이는 강순옥에게서는 여성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정 혹은 동지의식 같은 것이 느껴진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사진출처:KBS)'

아마도 강순옥과 장모란의 이런 관계는 그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공감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이 나이대의 시청자들이 자주 봐왔던 불륜이라는 익숙한 소재가 들어와 있지만, 거기에 대한 접근방식은 새로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불륜 코드라고 하면 본처와 내연녀가 드잡이를 하는 설정이 하나의 클리셰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틀에 박힌 이야기에서 벗어나 있다. 남성을 중심으로 두고 보면 대결구도가 되지만 동시에 여성들만의 관점으로 보면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점도 생긴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다른 관점이다.

 

강순옥의 딸 김현숙(채시라)은 중년 여성들의 삶에 대한 성취와 회한 같은 것들이 관전 포인트다. 레이프 가렛의 열혈 팬이었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고등학교 퇴학을 당하게 된 그녀는 자신을 도둑으로 몰아세운 편견 덩어리 선생님 나현애(서이숙)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뒤늦게 생각해보니 자신의 굴곡진 인생의 시작점이 거기서부터 비뚤어졌다는 걸 알고는 분노하게 된 것.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식교육에 집착하는 김현숙이라는 중년의 캐릭터는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 어떤 상실감을 가진 여성들의 그 답답함을 대리해주는 인물이다. 그녀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친구 안종미(김혜은)와의 끈끈한 우정이나, 전시회에서 그녀를 모욕하던 나현애의 머리채를 잡고 사과하라고 하는 장모란과의 부모 자식 관계와는 사뭇 다른 또 다른 인간적인 관계는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여기에 남편 정구민(박혁권)과의 은근한 멜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청춘들의 멜로가 빠질 수는 없다. 김현숙의 딸 정마리(이하나)의 이루오(송재림)와 이두진(김지석) 사이에 벌어지는 화학작용은 젊은 시청자들이 흐뭇해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검도 도장을 하는 이루오에게 배경음악을 잘못 보내줘 엉뚱하게도 자신의 호감을 드러내게 된 정마리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든다. 또 엄마와 그렇게 각을 세우고 있는 나현애가 이두진의 모친이라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복잡미묘하게 만든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MBC <킬미힐미>를 제치고 또 SBS <하이드 지킬 나>를 따돌릴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이런 김혜자, 채시라, 이하나로 대변되는 각기 다른 세대를 그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공감시키는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자가 어르신들의 공감대를 끌어간다면, 채시라는 중년이 겪는 상실감과 성취 욕구를 그리고 이하나는 젊은 세대의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세대적인 안배와 다층적인 공감대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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