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리액션 (14)
주간 정덕현

‘호동과 바다’, 뻔할 수 있는 먹방 달리 보이게 만든 강호동 올리브 TV 는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출연한다는 사실은 과연 다큐멘터리가 가능할까 싶은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에게 이 부분은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게다. 지금껏 부터 다져온 예능의 틀이 강호동에게는 어디서든 불쑥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큰 소리로 외치는 그 모습은 에서 어떤 지역을 소개하는 멘트 톤을 연상케 하고 음식을 먹으며 짓는 다소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 역시 그렇다. 아주 특별한 풍광 앞에서 호들갑을 떨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 또한 다큐멘터리의 차분함과는 사뭇 대조되는 예능적 느낌이 묻어날 테니 말이다. 는 그래서 자꾸만 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라는 걸 강조..
‘수미네 반찬’에서 노사연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노사연이 신곡 발매를 하게 되어서 바쁜 일정 때문에 더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 tvN 예능 의 김수미는 노사연의 하차 이유를 그렇게 밝혔다. 진짜 바쁜 일정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사연의 하차는 어느 정도는 예견한 일이었다. 시청자들 중 일부가 그가 에서 하는 역할이 없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었던 터다. 사실 에서 노사연은 별 다른 역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김수미가 만드는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고 리액션을 하는 일과, 빠른 김수미의 요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셰프들에게 레시피를 일일이 복기해주는 일 그리고 가끔 김수미와 옛 이야기를 주고받는 역할 정도가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했던 일들이다. 액면으로 보면 에서 김수미와 셰프들, 여경래, 최현석, 미..
'스푸파', 식욕유발자 백종원 특유의 감탄사에 담긴 진정성도쿄의 우에노역 근처 아메요커 시장의 어느 고깃집. 우리에게 ‘야끼니꾸’로 알려진 양념고기를 백종원은 앞뒤로 잘 익혀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음식 먹는 법을 이야기한다. 고기의 느끼함을 잡기 위해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일본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겨우 150년 정도라며 그 음식에 깔린 역사적 배경이 밑반찬처럼 올라온다. tvN 예능 가 백종원을 통해 보여주는 일본 도쿄의 미식 기행 풍경이다.쓰키지역의 시장에 들어선 백종원의 얼굴은 벌써부터 상기되어 있다. 그는 그 곳을 찾을 때면 가슴이 설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단골집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가를 걱정하고, 여전히 2대째 영업하는 그 음식점을 발견하고는 ..
변신 꿈꾸는 ‘무도’, 조세호 투입은 그 신호탄MBC 예능 프로그램 ‘1시간 전’ 특집은 그 오프닝을 특이하게도 채팅창을 통해 했다. 마치 개인방송 화면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의 출연자들은 각각 자신의 집에 설치한 카메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먹방을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오프닝은 과연 그냥 생겨난 것일까. 그건 어찌 보면 지금 달라진 방송 환경(인터넷이 일상화되어 개인 방송화되고 있는)을 이 적극적으로 담아내려 노력한다는 걸 의미하는 듯 보였다. 스마트한 생활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유재석이 낑낑대며 간신히 접속에 성공해 들어온 그 안간힘이 보여주듯이.본격적으로 시작된 ‘1시간 전’ 특집은 늘 그러하듯 박명수의 말 한 마디로 비롯되어 생겨난 아이템이었다. 자신감으로 ..
‘무도’ 김수현, 영화 홍보 한 마디 없이도 빛난 게스트의 정석말 한 마디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결과. 아마도 MBC 예능 프로그램 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동력이 아닐까. 하하가 자신의 인맥 자랑을 하다 우연히 김수현과 통화하게 된 자리에서, 볼링이 준프로급이라는 이야기에 “언제 볼링 한 번 치자”고 했던 말이 현실이 되었다. 본래 정준하 대상 프로젝트 특집의 일환으로 뗏목으로 한강 종주하는 미션에 도전하려 했지만 갑자기 내린 비로 무산되자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김수현과의 볼링 대결이었던 것. 결과적으로 보면 이 김수현 출연은 뗏목으로 한강 종주하는 그 미션 수행보다 더 성공적인 재미를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출연으로 인해 김수현에 ‘입덕’했다는 이야기들이 솔솔 피어난..
입대하는 황광희, 빈자리 꽉 채워준 양세형이제는 양세형의 존재감을 인정해야할 것 같다. 사실 양세형은 아직까지도 MBC 예능 프로그램 의 정식 멤버라고 소개된 적이 없다. 그저 언젠가부터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에 서 왔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다. 그만큼 의 멤버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지만, 양세형은 어느새 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었다. 7주간의 ‘정상화’ 기간을 거치고 돌아온 은 광희의 군 입대 소식과 함께 어떤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새 그 빈자리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는 양세형이 존재한다는 건 실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양세형이 없는 상황에서 광희마저 군 입대를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다섯 명 체재로도 쉽지 않..
연기신들도 팬, 곽도원 애청자의 팬심 인증 병정게임에 기반한 추격전을 하는 와중, 상암동 MBC 사옥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주지훈은 뜬금없이 의 대폭망 사례인 ‘좀비특집’ 이야기를 꺼낸다. 수백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준비했던 특집이 박명수가 사다리 하나를 치워버림으로써 그대로 끝나버렸다는 이미 팬들에게는 전설이 되어버린 실패사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정우성, 황정민, 정만식, 김원해 같은 연기신들도 황당해한다. 그러더니 이제는 황정민이 슬쩍 자신이 봤던 ‘퍼펙트센스’에서 박명수가 눈이 가려진 채 승합차에 태워 헬기처럼 꾸며냈던 몰래카메라 이야기를 꺼낸다. 그걸 보며 웃겨 죽는 줄 알았다는 것. 그 이야기에 다른 연기신들도 맞장구를 쳐준다. 영화 속에서는 그 누구보다 존재감이 강렬한 연기신들이지만 그들은..
귀곡성, 패러디도 공포도 역대급이었던 까닭 이건 또 다른 역대급 미션의 탄생이다. 여름철이 되면 일종의 ‘공포 체험’ 미션은 방송사마다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놀이공원에 가면 있는 귀신의 집에 들어가거나 흉가 체험을 하는 등의 미션은 오싹한 소름과 함께 빵빵 터지는 웃음이 공존하는 여름철 대박 아이템 중의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의 ‘귀곡성’ 특집은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그 시작은 영화 의 패러디였다. 의 캐릭터들 분장을 한 출연자들은 그래서 이것이 일종의 상황극일 것이라 착각할 만했다. 이 점은 다소 압박감을 가질 수 있는 출연자들이 영화 속 명대사들을 툭툭 던지고, 캐릭터 흉내를 내는 것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줬다. 퀴즈로 문제를 맞춰 귀신(?)을 얻는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