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공심이>, 그 힘의 원천

 

사실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가 이 정도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출생의 비밀을 가진 남자 주인공 안단테(남궁민)와 외로워도 슬퍼도 씩씩한 캔디형 여자 주인공 공심(민아)의 밀고 당기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캐스팅도 화려하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물론 남궁민처럼 악역으로 확고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연기자가 떡 하니 서 있지만, 이런 주인공 역할이 부담됐을 민아는 영 불안한 캐스팅이었다.

 

'미녀 공심이(사진출처:SBS)'

게다가 경쟁작은 사극의 명장 이병훈 감독의 <옥중화>였다. 로맨틱 코미디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극성을 가진 사극으로서 <옥중화>는 그래서 첫 회부터 17.3%(닐슨 코리아) 시청률로 시작해 5회 만에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그 때부터 <옥중화>는 조금씩 시청률이 떨어지더니 16%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미녀 공심이>의 시청률 상승곡선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첫 회 8.9%(닐슨 코리아)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계속해서 조금씩 오르더니 최고 시청률 13.6%를 찍었다. 결국 시청자들이 <옥중화>에서 <미녀 공심이>로 이동해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렇다면 도대체 대작 사극 앞에서 이 작은 소품처럼 여겨지는 로맨틱 코미디의 무엇이 이토록 놀라운 반전을 일으키게 한 것일까. 사실 이 드라마의 완성도가 대단히 뛰어나다거나 혹은 소재가 참신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가 그 어떤 드라마들보다 크다. 공심이라는 소외된 청춘의 캐릭터는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갈증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심지어 갑질 하는 진상고객에게 뺨을 맞기도 하는 수모를 겪는 캐릭터. 게다가 집에서도 잘 나가는 언니와 늘 비교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운이 좋아 비서로 채용되기도 하지만 스타유통그룹의 재벌3세 준수(온주완)가 관심을 보이자 그 엄마인 염태희(견미리)에 의해 하루아침에 잘려버리는 그런 인물이기도 하다. 씨를 심고 물을 열심히 주는데도 잘 자라지 않는 꽃을 자신에 빗대어 왜 열심히 하는데도 안되냐고 그녀가 안단테에게 토로하는 장면은 그래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안단테가 결국은 스타유통그룹의 남순천 회장(정혜선)이 그토록 찾고 있는 친손자임이 밝혀졌고 그래서 실제로는 재벌3세인 그와 공심의 사랑은 마치 신데렐라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녀 공심이>는 이 지점에서 안단테의 출생의 비밀이나 공심이의 신데렐라 성공 스토리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 거창하고 물질적인 신분 상승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껏 해오듯 공심이에 대한 소박한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사실 안단테나 재벌3세인 준수가 공심에게 하는 호의는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다. 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공심이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그녀의 아픔을 이해하고 소주 한 잔을 하거나, 웃긴 사진을 일부러 찍어 보내거나 하면서 그녀를 한 번 웃게 해주려 노력한다.

 

그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3각구도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 틀에서 늘 보이던 그런 갈등들은 좀체 보이지 않는다. 준수와 안단테가 사실상 형제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걱정하는 장면은 멜로의 전형적인 대결구도의 틀에서나 재벌가의 상속을 두고 벌어지는 권력의 틀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것들이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결양상이라면 이 청춘들은 거기서 벗어나 순수하게 서로를 위로해주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따뜻한 위로 하나면 충분했다는 걸 <미녀 공심이>는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을 바꾸거나,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는 그런 거창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아니라, 소소하고 투박해도 진심어린 위로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 <미녀 공심이>라는 드라마가 가진 놀라운 힘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인다

동체시력, 기시감, 요즘 로코 남주들의 흔한 능력들

 

tvN <또 오해영>에서 남자주인공 도경(에릭)의 직업은 음향감독이다. 그는 사소한 음향조차 그저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는 프로다. 직원들은 쓸데없이 예술 한다고 투덜대지만 실제로 그가 만들어낸 음향은 확실히 작품을 더 빛나게 만든다. 술을 마시다가도 그 술집의 소리가 갑자기 좋다며 음향기기를 가져와 녹음을 하고, 자신이 하는 일상의 소리들을 담기 위해 무시로 녹음기를 틀어놓는 그는 이 일에 푹 빠져 있다.

 

'또 오해영(사진출처:tvN)'

가난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른바 로맨틱 코미디의 금수저는 아닌 캐릭터다. 금수저는커녕 그의 엄마는 그의 앞길을 막는 존재다. 억누르지 못하는 자신의 욕망 때문에 자식에게 손을 벌리고 또 스폰서에 가까운 남자를 여전히 찾아다닌다. 남자주인공은 직업적으로는 행복해보이지만 가족사는 결코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다 가진 남자들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다. 하지만 이런 남자주인공도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 그걸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자주인공인 오해영(서현진)과 관련되어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보는 능력이다. 처음에는 기시감으로 시작하지만 차츰 이 능력은 도경이 오해영과 가까워지는 장치가 된다. 그녀를 걱정하게 되고 그녀가 위험에 처할까봐 그녀를 찾아 헤매게도 만든다.

 

사실 능력이라기보다는 장애에 가깝다. 그것이 그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그가 가진 장애이자 능력은 묘하게도 그가 가진 매력이 된다. 그것은 그 능력(?) 때문에 그가 타인인 오해영에 대해 자꾸만 신경을 쓰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타인에 대해 보이는 관심은 그래서 도경의 진짜 숨겨진 매력이다. 왜 이런 특징을 <또 오해영>은 굳이 남자주인공의 매력으로 집어넣은 걸까.

 

SBS <미녀 공심이>의 남자주인공 단태(남궁민)는 인권변호사다. 변호사라고 하면 로펌에 들어가 돈 많이 버는 그런 직업으로 많이 그려져 왔지만 <미녀 공심이>에서 단태는 변호사이면서도 대리기사 아르바이트를 뛰는 그런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공심(민아)의 집 옥탑방에 들어와 월세를 사는 인물이다. 그가 현실적으로 공심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단태에게도 남자주인공으로서의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동체시력이다. 동체시력 때문에 폭력배들과의 싸움에서도 그는 여유롭게 그들을 물리치고 공심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능력인지 장애인지는 애매모호하다. 그가 동체시력을 갖게 된 건 그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어린 시절 목격하게 되면서다. 그 끔찍한 장면들은 무의식 속 기억 저편에 묻혔고 대신 동체시력이라는 능력을 갖게 된 것.

 

<미녀 공심이>에서 재벌3세인 준수(온주완)는 공심의 로망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단태가 실제로 그녀를 남모르게 사랑하는 존재라는 걸 보여준다. 모든 걸 가진 재벌3세는 여전히 로망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남자주인공과의 대비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또 오해영>의 도경이 소리를 듣는 사람이고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과, <미녀 공심이>의 단태가 남이 못 보는 걸 보는 사람이고 가난한 서민들을 돕는 인권변호사라는 점은 이들의 매력이 어디서 비롯되는가를 얘기해준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봐주고 그것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공감해주는 능력이 있는 남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로맨틱 코미디에서 현실적인 능력은 남자주인공의 중요한 자질이 아니다. 그것은 물론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판타지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로맨틱 코미디는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재벌3세 같은 인물을 통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더 이상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한다는 걸 말하고 있는 듯 보인다.

 

성장의 사다리가 끊겨버린 시대라고들 말한다. 그러니 한때 결혼과 사랑을 통해서라도 꿈꾸던 신데렐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더 현실적인 사랑을 꿈꾸고 그 안에서의 행복을 느끼길 원한다. 가난해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그런 남자. 다른 사람들은 다 모르고 무시해도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그런 남자. 지금의 현실은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주인공들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만들고 있다

<미녀 공심이> 재미의 8할은 남궁민과 민아의 캐릭터

 

사실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는 뻔한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최근 그토록 많이 등장했던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적인 틀을 갖고 있다. 외모도 스펙도 별로라고 생각하는 공심(민아)이라는 캐릭터가 사실은 미녀라고 불릴 만큼 예쁘다는 것이고, 그래서 재벌3세인 준수(온주완)도 또 멋진 인권변호사인 단태(남궁민)도 그녀의 매력에 빠진다는 것.

 

'미녀 공심이(사진출처:SBS)'

공심과 대척점에 있는 여자 캐릭터 공미(서효림) 같은 캐릭터가 있어 여우 짓을 하는 것 역시 전형적이다. 준수가 재벌3세라는 사실을 알고 공미는 공심에게 관심을 보이는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공심이 받아야할 호의를 슬쩍 가로채는 모습을 보인다. 자매지만 변호사가 되어 로펌에 들어간 공미는 외모도 스펙도 공심과는 비교된다. 하지만 어째 하는 짓은 전혀 예뻐 보이지 않는다.

 

이 비교되는 캐릭터들이 서로 엮이는 로맨틱 코미디는 <그녀는 예뻤다> 이후, 최근 <또 오해영>에서도 반복되는 틀이다. 여기에 <미녀 공심이>는 두 가지 익숙하지만 이른바 먹히는 드라마 코드를 집어넣었다. 하나는 출생의 비밀이고 다른 하나는 서민들을 돕는 인권 변호사의 법정 드라마다. 하지만 이런 코드들도 이미 어느 정도는 그 이야기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단태가 바로 남회장(정혜선)이 애타게 찾고 있는 잃어버린 손주라는 것. 또 이 인권변호사 단태는 타인을 돕는 일을 일상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것.

 

이야기 틀이나 구성이 특별할 게 없는 <미녀 공심이>지만 그것을 의외로 강하게 만드는 건 캐릭터다. 제목이 보여주고 있듯 이 드라마는 이 땅의 무수한 공심이들을 위한 헌사다. 평범해 보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눈에 드러나는 스펙은 없어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간다. 우연하게 준수를 만나게 되어 덜컥 비서가 된 공심은 이 일이 너무 낯설지만 마음만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녀에게서는 일에서 어떤 사심 같은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공심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녀가 전혀 예쁜 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 좋으면 좋다, 아프면 아프다, 나쁘면 나쁘다고 말하는 캐릭터다. 준수 같은 멋진 남자 앞에서 호감을 드러내고, 사실 그녀가 귀여워 짓궂게 구는 단테에게 투덜대지만 쓰러진 그를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그에 대한 호감이 숨겨져 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걸걸한 목소리에 늘 억울함을 항변하는 듯한 말투는 어느새 그녀의 속내를 드러내주는 진심과 귀여움이 뒤섞인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런 공심에게 공심씨는 아무 것도 꾸미지 않은 것이 제일 예뻐요라고 말해주는 단태라는 캐릭터가 그 어떤 백마 탄 왕자님보다 멋지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단태는 이 땅의 많은 공심이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는 그런 남자주인공이다. 늘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인권변호사지만 누가 진짜 예쁜가 그 진가를 알아볼 줄 아는 인물. 그래서 그녀를 위해 그녀가 몰라주더라도 뭐든 해주려는 그런 캐릭터.

 

결국 이야기 구조가 뻔해 보이는 <미녀 공심이>를 흥미진진하게 만든 건 공심과 단테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공심을 연기하는 민아는 새로운 발견이다. 캐릭터가 좋은 탓도 있지만 민아는 그 연기 경험이 없어도 순수한 매력으로 공심이를 200% 연기해내고 있다. 그녀를 든든하게 받아주는 남궁민이야 본래 연기 베테랑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이 드라마 재미의 8할은 이 두 인물이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의외로 강한 <미녀 공심이>, SBS 주말극의 기지개

 

SBS <미녀 공심이>의 반응이 심상찮다. 그간 MBC 주말극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SBS 주말극이 <미녀 공심이>라는 드라마로 인해 의외의 힘을 얻고 있다. 첫 회 8.9%(닐슨 코리아) 시청률로 시작한 <미녀 공심이>3회만에 10.7%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미녀 공심이(사진출처:SBS)'

애초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소품으로 여겨진 <미녀 공심이>가 이토록 큰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역시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성 캐릭터다. 공심(민아)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까닭이다.

 

공심이란 캐릭터에서 떠올리게 하는 인물은 tvN <또 오해영>의 그냥 오해영(서현진) 캐릭터다. 다른 드라마고 또 그 드라마의 이야기도 확실히 다르지만 이 두 캐릭터들의 설정만큼은 유사한 점이 있다.

 

첫째, 스스로를 예쁘지 않다고 말하는 캐릭터들이고 그래서 항상 비교되고 위축되어 있는 인물들이다. 둘째, 그 비교대상으로서 이른바 예쁜캐릭터들이 존재한다. <또 오해영>에서는 예쁜 오해영(전혜빈), <미녀 공심이>에서는 공심이의 언니인 공미(서효림)가 그들이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예쁘지 않다 말하는 캐릭터들이 훨씬 드라마 상에서는 예뻐 보이고, 넷째 이들 드라마에는 도경(에릭)이나 안단태(남궁민), 석준수(온주완) 같은 멋지지만 진짜 예쁜 그들의 진면목을 알아봐주는 남성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이들 예쁜 캐릭터와 못난 캐릭터들은 사회적으로도 비교된다는 점이다. 그냥 오해영과 예쁜 오해영은 회사 내에서 부하직원과 상사의 관계로 비교되고, 공심이와 곰미는 집안에서 구박덩어리와 집안을 먹여 살리는 가장으로 비교된다. 이 점 역시 이 두 드라마가 멜로의 틀을 살짝 벗어나 사회적인 메시지로 확장되는 여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흥미로운 건 금수저 흙수저 비교대상이 있는 멜로 구도에 사회적 메시지가 살짝 얹어진 이들 드라마들이 모두 시청률에 있어서 드라마틱한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멜로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소소하게 시작하지만 단 몇 회 만에 입소문이 나면서 시청률이 급상승한다. 입소문에 의한 반응이기 때문에 화제성은 더 크고 그건 다시 시청률로 이어진다.

 

물론 <미녀 공심이><또 오해영>과는 다른 독특한 지대를 갖고 있다. 그것은 남자 주인공인 안단태(남궁민)가 무료로 억울한 사람들을 변호해주는 인권변호사라는 점이다. 이 점은 <미녀 공심이>가 가진 사회적 의미가 부각되게 해준다. 게다가 이 미스테리한 인물인 안단태에게는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 있어 향후 어떤 지점에서는 이것이 드라마에 폭발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당대의 대중정서와 관계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 너무 무거운 이야기는 피하려 하고 현실 그 자체를 드러내기보다는 현실을 살짝 잊고 판타지에 빠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현실 자체를 떠나는 이야기는 아예 관심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또 오해영>이나 <미녀 공심이>가 의외의 열광을 얻어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들 드라마들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의 경쾌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멜로와 코미디 이면에 이를테면 스펙사회 같은 사회적 메시지가 깔려 있다. 현실에서는 소외되던 캐릭터가 드라마 속에서는 사랑받는 그 이야기는 의외로 강력하다. <미녀 공심이>가 그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SBS 주말극을 구원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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