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들로 시즌2 꼭...‘삼시세끼’ 산촌편이 전한 온기들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이 종영했다. 종영과 동시에 여기 출연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으로 꼭 시즌2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삼시세끼>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또 같은 콘셉트 아니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종영에 이르러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번 산촌편은 지금까지 했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이야기와 행복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이야기는 어디서 가능했을까. 사실 콘셉트가 달라진 건 없다. 처음 <삼시세끼>가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산골에 들어가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달라진 건, 그 산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염정아,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로만 구성하던 <삼시세끼>가 여성 출연자들로 채워지면서 이야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건 맏언니 염정아와 둘째 윤세아 그리고 막내 박소담이 나이차에 의한 언니 동생은 있지만, 이들이 산촌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그런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보이지 않게 도와주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고 아끼는 모습들이었다. 시청자들은 다른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그저 그들이 그렇게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힘쓰는 일에 몸 사리지 않고 나서고, 밥을 좋아하며, 불 피우는데 도사가 된 데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밖에 없었던 귀여운 박소담과,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을 도와주면서 흥이 넘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랑스럽고 세심한 윤세아. 그리고 맏언니로서 마치 자식 챙기듯 정성을 쏟아 부어 맛있는 매 끼니를 만들면서 모든 일에 진지하고 열정을 다 쏟아 붓는 모습으로 엉뚱한 웃음까지 준 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염정아. 다름 아닌 이들이었기 때문에 <삼시세끼> 산촌편은 특별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는 모습은 명절 시댁 풍경으로 대변되는 독박 가사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그 풍경 자체로 큰 위로를 주었다. 한 사람이 빠진 노동은 누군가 채워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함께 해야 일도 수월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지막에 모두가 떠나고 난 뒤 텅 빈 산촌의 세끼 하우스를 되짚어 보여줬다. 왁자지껄한 수다가 오가고,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와, 식사 자리에서 “너무 맛있다”며 반색하던 그 자리는 조금은 쓸쓸한 고요만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산촌의 쓸쓸함은 그래서 정반대로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우리를 살만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곳에서 함께 온기를 피워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과 그 곳을 찾아줬던 정우성, 오나라, 남주혁, 박서준이 만들어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그 자리에서도 여전히 다시 싹을 틔우며 누군가 다시 찾아올 걸 기다리는 산촌의 넉넉함은 마치 고향집 어머니 같은 잔상을 만들었다. 언제든 지치면 찾아오라고 손짓한다. 그 곳에 가서 지내다보면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되찾아줄 것 같은 모습으로. 그래서 <삼시세끼> 산촌편이 지금 멤버 그대로 시즌2로 돌아오길 바란다. 가끔 지친 마음에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하기에.(사진:tvN)

 

‘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진짜 맛있는데 너무 맛있다고만 하니까 연기라고 하실 것 같다며 ‘맛있다’는 또 다른 표현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기가 잘해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담이가 불을 잘 피워서, 세아가 양념을 너무 맛있게 만들어서, 정아 언니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린다.

 

두 번째 게스트로 온 오나라로 JTBC <스카이캐슬>이 순식간에 <삼시세끼>와 겹쳐지는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 분위기는 드라마와는 정반대다. 드라마에서는 서로 으르렁대며 “아갈머리를...”했던 그들이지만, 여기선 서로 토닥이며 친자매들 같은 끈끈함을 보여준다. 게스트라는 위치가 조금 익숙하지 않을 법도 싶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은 그런 낯설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옆으로 다가와 눈에 보이지 않게 오나라를 편하게 해주려 애쓴다. 그래서일까. 금세 적응한 오나라는 불편한 수도호스를 밴드로 고정해 편하게 만들어내는 ‘맥가이버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요리 실력 같은 걸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주부로서 어느 정도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을 테지만, 염정아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며 그 원인이 가마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 맛있을 리가 없거든. 저거 하나 해야겠어 집에다.” 그리고 윤세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사실상) 대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해 척척 일을 돕지만 티는 거의 내지 않는 윤세아에 대한 염정아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박소담도 계란 10개를 털어 넣은 계란말이를 척 해놓고는 별 생색이 없다. 그 와중에도 케첩을 넣어도 되냐고 묻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잊지 않는다.

 

아마 혼자서 라면 조금 당황했을 지도 모르지만, 세 사람이 빈틈없이 쉬지 않고 제 자리에서 역할을 해주니,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당혹감이나 허둥댐 같은 것들이 주는 재미의 포인트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 맞는 이들이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며 함께 일하고 먹는 그 과정을 보는 맛이 의외로 괜찮다. 그건 아마도 집안일을 해왔던 이들만이 아는, ‘내가 안하면 누군가 힘들다’는 걸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사실 도시에서 우리를 힘겹게 하는 건 일 자체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는 건 자연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을 피해서인 지도 모른다.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면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다. 너무나 따뜻한 배려와 나눔이 오고가는 걸 이들이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 그 과정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프로그램을 보면 나도 저런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그 녹음 짙은 자연이 주는 힐링만큼 더 우리를 힐링시켜주는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커피프렌즈’ 보니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겠네

“정확히 1분30초 후에 주문 받으러 올게요!”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에서 양세종은 야외테이블 손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쌩하고 뛰어 카페로 간다. 점점 손님이 많아져 이제는 빈자리로 남아있는 테이블을 보는 일이 거의 없어진 카페.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와 한꺼번에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멘붕이 안오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그나마 막내 알바생(?)으로 백종원이 합류해 역시 능수능란한 ‘장사의 신’다운 면모로 주문이 밀리거나 재료가 떨어졌을 때 척척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어 어쨌든 장사초보인 카페 사람들은 한 숨을 돌린다. 설거지만 설거지, 요리면 요리, 떨어진 재료도 미리미리 준비해주고 심지어 손님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요리에 기분 좋은 멘트까지 더해주니 뭐가 걱정이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마치 보이지 않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카페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양세종이 눈에 띈다. 영상을 통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다양함을 보면 실로 그 없이 이 카페가 돌아갈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막내로 와서 했던 설거지는 물론이고, 홀과 야외테이블을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는 홀 서빙, 귤을 따서 포장하고 껍질을 벗겨 감귤주스 재료를 준비하고 때때로 주방에 들어가 밀린 요리들도 돕는다. 특히 스튜는 처음엔 거기 들어가는 식빵만 구워주다가 차츰 자신이 전담하는 메뉴처럼 요리를 해낸다. 

하지만 양세종의 진가는 그 남다른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요리를 해내기 정신이 없는 유연석을 보며 어딘가 자신이 도움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입장을 내 일처럼 들여다보려는 그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양세종은 유연석에게 들어온 주문을 보다 쉽게 알려주는 중간 역할을 함으로써 그가 요리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게다가 요리하랴 주문받으랴 서빙하랴 정신없는 카페 동료들을 위해 손호준에게 간단하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손님에게 내주려는 게 아니라 카페 동료들에게 만들어 잠시간의 여유라도 주려는 그의 남다른 배려였다. 고지한대로 시간을 정확히 지켜 주문을 받으러 달려가는 양세종에게서 그가 얼마나 성실하며, 배려가 깊은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입장을 미리미리 들여다보려는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하는 독특한 습관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일을 시키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며 일을 하는 모습. 하지만 그건 어찌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해내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손님을 맞거나 새롭게 막내(?)가 들어오거나 할 때면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한 차례 있었던 너무 바빠 늦어진 음식 때문에 그냥 떠나는 손님에게 달려나가 연거푸 인사를 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데서는 그 진심마저 느껴졌다. 그 손님들이 오히려 응원까지 해주고 갈 정도로 느껴졌던 훈훈한 진심.

사람의 진가는 그 일상적인 삶의 습관이나 태도 속에서 묻어난다고 했던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꼼꼼하게 일을 해내고, 그러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어떻게 편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좋은 인성은 그가 좋은 연기를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사진:tvN)


‘전참시’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 광고 촬영도 지지받는 까닭

보통 연예인들이 광고를 찍는 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양면성이 있다. 대세 연예인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저들만이 가능한 그 일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그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찍은 광고 촬영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은 한결 같을 게다. 잘 되길 바라며 축하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이게 가능해진 건 이제 사회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송이 매니저에 대한 깊은 공감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찾은 송이 매니저가 통장정리를 하고, 거기 찍힌 약 7천 원의 잔고는 사회에 갓 나온 청춘들이 겪는 현실을 실감나게 했다. 방송에도 출연해 출연료도 받고 있지만 송이 매니저는 “집세, 공과금, 주택청약”에 “엄마와 동생 용돈”까지 주고 나면 잔고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광고를 찍으면 목돈이 생길 것 같아 이를 쓰지 않고 모아두려 은행에서 적금과 예금을 알아보는 송이 매니저에게서 쓸 데는 쓰지만 남다른 미래에 대한 계획성 또한 갖고 있는 이 사회초년병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사를 가야할 것 같아 전세대출을 알아보는 와중에 슬쩍 나온 ‘학자금 대출’ 이야기도 그저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약 7백만 원 가량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는 송이 매니저의 이야기에 은행원은 대부분 대학졸업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그렇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금 갓 사회에 나온 청춘들이 처한 현실이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짠하게 다가온 건 송이 매니저가 굳이 박성광에게 한 끼를 사겠다며 한우 고깃집을 가서 보여준 모습들이었다. 어머니께서 한 끼 얻어먹으면 한 끼는 꼭 대접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굳이 고기를 사겠다며 간 음식점에서 1인분에 6만원을 하는 생갈비를 별로 놀라지도 않고 시키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에 대한 고마움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갈비탕이 굳이 먹고 싶다며 손사래를 치는 박성광의 고집을 꺾고 먹게 된 생갈비가 “처음 먹어보는 소고기”라는 걸 알려주는 건 먹을 때마다 저절로 입가에 번지는 송이 매니저의 미소였다.

평상 시 음식 앞에서는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괜스레 야채 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을 대접해야겠다는 마음과 너무 비싸 더 먹기는 부담스러운 소고기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공존했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듯, “네가 맛있게 먹어야 나도 맛있게 먹는다”고 말하는 박성광은 굳이 더 생갈비를 시키고 매니저 몰래 계산을 했다. 송이 매니저가 가진 마음도 훈훈하지만, 이를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박성광의 마음 씀씀이 또한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인지상정일 게다. 사회 초년병이 갖는 현실적인 고충과 그럼에도 해야 할 도리는 다 하려는 모습. 그리고 그걸 묵묵히 지켜봐주면서 모르게 배려하는 모습이 담아내는 따뜻함.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광고 촬영을 하는 일조차 지지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사진:MBC)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