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버스커, 울랄라까지 대중문화 장악한 <슈퍼스타K>

 

<불후의 명곡2>의 첫무대에 오른 울랄라세션은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주었다. 박지윤이 불렀던 '성인식'을 흥겨운 퍼포먼스와 절정의 하모니로 보여준 무대에 선배 가수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홍경민은 '멘탈 붕괴'의 느낌을 받았다며 바로 다음 무대에 서지 않기를 기원하는 모습이었고, 이런 분위기는 거기 있는 모든 가수들의 공통된 느낌이었다.

 

 

'불후의 명곡2'(사진출처:KBS)

<슈퍼스타K3>의 우승자이지만 가요계로 보면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신인일 뿐인 이들을 보는 관객과 가수들의 시선은 남달랐다. 마치 슈퍼스타가 <불후의 명곡2>라는 무대에 드디어 입성한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울랄라세션의 지상파 첫무대는 그 어느 신인의 무대보다 파괴력이 넘치는 것이었다.

 

허각이 <불후의 명곡2>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절정의 감성적인 목소리는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었고, 선배 가수들 역시 그런 허각을 신인 그 이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방송 출연은 거의 하지 않고 있지만, 음원 차트로 돌풍을 일으킨 버스커 버스커는 또 어떤가. 봄날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면, 또는 혹 여수 밤바다를 거닐게 될 때면 아마도 이제 우리는 버스커 버스커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음악이 가요계 전체에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대중문화 전반에 <슈퍼스타K>가 배출한 가수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케이블 오디션 출신으로 어려웠던 지상파 방송 출연의 금기가 깨지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기운이 폭발했다고나 할까. 그들은 지금 가요 프로그램, 가요 차트,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맹활약 하고 있다.

 

<슈퍼스타K> 시즌1의 우승자인 서인국은 <사랑비>를 통해 연기자로서도 꽤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본래 4회 출연하고 빠질 예정이던 서인국은 감독의 권유에 의해 지금도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최근 <슈퍼스타K> 출신 가수 중 처음으로 MBC <라디오스타>에 허각과 함께 출연했다. 이것은 지금껏 KBS가 홀로 열어놓았던 이들의 무대에 MBC도 동참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이들의 문호를 제일 먼저 활짝 연 것은 KBS다. KBS는 <뮤직뱅크>에 허각과 존박, 장재인을 세웠고, <불후의 명곡2>에 허각에 이어 울랄라세션을 세웠다. 울랄라세션은 토요일 저녁 토크쇼인 <두드림>에도 출연해 그들의 독특한 음악세계는 물론이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까지 드러냈다. 고정 출연 무대에서 토크쇼까지, 본격적인 지상파 활동을 선언한 셈이다.

 

그간 <슈퍼스타K>의 아킬레스건은 케이블 오디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지상파 출연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아마도 이런 편견은 이제 깨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지상파와 가요계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나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사이익까지 얻고 있다. 대중들은 지상파에 나온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열광을 보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열광은 그저 지나가는 한 순간의 열기가 아니다.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만이 갖고 있는 그 헝그리하고 독특한 느낌은 기성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버스커 버스커와 울랄라세션 같은 아티스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가수들은 역시 <슈퍼스타K>가 오디션의 슈퍼 갑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지상파 출연을 본격화한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맹활약은 결국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이어진다.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오디션 프로그램의 피로감 속에서도 진정한 슈퍼스타의 출연을 목도한 대중들에게 <슈퍼스타K>는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4>는 또 어떤 슈퍼스타들을 배출해낼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슈스케3', 어디서 이런 보석들이...

'슈퍼스타K3'(사진출처:mnet)

정말 이들이 아마추어란 말인가.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얘기다. 사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누군가의 어려운 노래를 곧잘 따라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는 그런 가수 지망생들. 하지만 마치 태생이 가수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철저히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자기 노래를 스스로 작곡 작사하고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노래에 맞는 안무까지 척척 연출해내는 이들은 심지어 프로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들을 우리는 가수라 부르기보다는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 부른다.

'슈스케3'가 발굴해낸 울랄라세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가 그렇다. 지금껏 계속해서 슈퍼세이브(문자 투표와 상관없이 심사위원 최고점을 받은 이는 합격 되는 제도)로 경연을 통과한 울랄라세션은 최고의 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가창력은 기본으로 갖춘데다가 곡 해석력 또한 뛰어나고, 네 명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나 구성, 게다가 안무까지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달의 몰락' 같은 곡에서는 애절함과 경쾌함을 잘 섞어놓고, 'Open arms'는 절절함을 그대로 잘 살려낸다. 세 번째 무대에서 부른 '미인'은 노래에 스타일, 입체적인 안무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암 투병을 하는 임윤택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울랄라세션의 아우라가 되어주고 있다. 그 어떤 힘겨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음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가수의 뛰어난 기교나 무대매너, 음악적 성취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심사위원 이승철이 "말이 필요 없다. 음악에 대한 열정, 무대 위에서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에 심사위원 모두 감사와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한 것이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들의 무대가 실제로도 그만큼 빼어났기 때문이다.

투개월은 그 독특한 음색으로 벌써부터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김예림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매력적인 목소리 톤을 갖고 있는데다가 독특한 분위기와 출중한 외모가 덧붙여져 묘한 그녀만의 색깔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투개월은 김예림을 전면에 세워두는 듀오지만 그 뒤를 받쳐주는 도대윤 역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기타는 물론이고 김예림과 어우러지는 도대윤의 화음은 이들의 노래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성 가수라도 이 정도의 존재감을 갖기는 어렵지 않을까.

버스커버스커는 늘 지적되는 장범준의 가창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전 인기투표에서 늘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은 '슈스케3'가 이제 시즌을 거듭하면서 가창력 대결만이 아니라 좀 더 다채로운 스타일을 요구하고 또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버스커버스커의 '동경소녀'는 경쾌한 리듬이 잘 살아있는, 이 팀 특유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곡이다. 노래가 아니라 음악을 아는 이들은 이미 뮤지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울랄라세션이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기성 가수들의 곡을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딘지 찍어낸 듯한 기성 가수들의 노래가 기성복 같다면, 이들의 노래는 마치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진 음악 같은 신선함을 갖고 있어 그만큼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미 기성가수들을 넘어서는 음악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들을 어찌 아마추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슈스케3'가 발굴해낸 프로를 뛰어넘는 아마추어들은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슈스케'를 포함한 초창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창력 하나에만 그토록 천착해왔다면, '슈스케3'로 진화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좀 더 갖춰진 음악성이나 독특한 개성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쩌면 스타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스타를 발견해내는 과정이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참으로 세상은 넓고 그 넓은 세상에 숨은 인재들도 많다. 다만 이제까지 그들이 설 무대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니 이렇게 발굴될 인재들은 어쩌면 앞으로의 가요계 판도를 좀 더 다채롭게 만들지 않을까. 이미 여러 음원차트가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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