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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과 차승원의 만남, 왜 늘 특별했을까 무려 9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에 나왔던 차승원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대중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연탄을 옮겨 쌓는 당시의 미션에서 차승원이 던진 연탄을 노홍철은 끝없이 받아냈다. 잘 생긴 모델에 잘 나가는 배우가 우스꽝스런 쫄쫄이복을 입고 얼굴에 탄칠을 잔뜩 한 채 그게 뭐라고 그리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그건 마치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된 이 지향하는 세계의 전조를 보는 것만 같았으니까. 그리고 9년. 차승원이 다시 돌아왔다. 역시 그답게 그의 앞에 놓인 건 ‘극한’의 일의 세계였다. 이름 하여 ‘극한 알바’. E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극한직업’의 패러디다. 이 ‘극한 알바’라는 특집을 기획한..
광풍에 가려진 의 현실 “영화 상영관이 팍 죽었어요. 흥행 광풍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다가 빌빌거리는 중입니다. 제작자로서 뼈가 아프네요. 가늘고 길게라도 오래 가고 싶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해 절박한 맘으로 만든 영화, 많이 봐주세요. 힘이 돼주세요.”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마치 라는 영화의 처지가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외된 노동자의 처지처럼 다가왔다. 자신들이 원하는 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는 지금 우주 스펙터클의 광풍 속에서 들리지 않는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감독의 이름처럼(?) 놀라운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토록 우주로 날아가 심지어 차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 염정아와 디오가 보여준 자본의 얼굴 사실 엑소 디오에 열광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라는 영화는 그가 나오니 봐야하는 영화정도로 생각될 지도 모른다. 이미 SBS 를 통해 그의 괜찮은 연기를 본 대중들로서는 그 이전에 찍었던 에서의 연기 또한 궁금해질 터. 실제로 이 영화에서 디오는 첫 연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에서 디오가 연기한 태영이라는 인물에 점점 빠져들면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건 돈 앞에 치졸해지는 살풍경한 현실이다. 물론 ‘더 마트’라는 대형마트의 비정규직의 무단 해고사태를 다루는 이 영화에서 그가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으로 분한 태영이라는 인물이, 비정규직으로 해고되어 회사와 싸워나가는 엄마 선희(염정아)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에피..
, 순간 보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는 이에겐 정규직 채용의 기회와 대폭 연봉 인상을 약속드립니다.” 의 이 대사를 들으며 순간 을 떠올렸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대사는 ‘나쁜 놈들 잡는 나쁜 놈들’이라는 기발한 설정의 드라마 에 나오는 것이다. 이 대사를 던지는 황여사(이용녀)라는 인물은 인신매매는 물론이고 멀쩡한 사람의 장기를 빼내 팔아먹는 이른바 ‘회사’의 대표 정도 되는 인물이다.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비리 형사를 가장해 들어온 ‘나쁜 녀석들’은 그러나 정체가 들통 나면서 수십 명의 칼든 이 회사의 ‘사원들’에 둘러싸인다. 출입구는 통제되고 인터넷 사내전화 핸드폰을 비롯한 모든 통신기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이들을 도와줘야할 후위의 타격대들 역시 황여사에 월..
가 포스트잇 세태에 던지는 질문 “맞아요. 제가 김미영이에요. 진짜 흔하고 평범한 이름이죠? 제 얼굴처럼. 포스트잇 보면 꼭 저 같아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소중하진 않죠. 편하고 만만하고 쉽게 버려도 되니까.” MBC 수목드라마 는 이런 저런 심부름과 잡무에 시달리던 평범해 보이는 한 여사원이 갑자기 카메라를 쳐다보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는 자신이 ‘포스트잇’을 닮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름은 김미영(장나라). 너무 흔해서 보이스피싱의 대명사처럼 이용되는 그 이름(김미영 팀장)과 같다. 뭐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회사 일과는 상관없는 심부름까지 그녀가 도맡아 하곤 한다. 착하다기보다는 자신이 거절하면 상대가 민망해 할까봐 그녀는 거절을 못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소중하진 ..
그래도 우리가 을 꿈꾸는 까닭 업무 도중 사망한 비정규직을 위해 자신의 연봉을 가불해 그 가족을 먼저 도와주고,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회사 차량에 새겨 고인을 기억하며, 가족을 찾아가 그 자식에게 “이제 내가 너의 아버지다”라고 말하는 사장. 회사의 쇼핑센터를 짓기 위한 시장 부지 매입에서도 먼저 시장 상인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사장. 무엇보다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처럼 챙기는 사장... KBS 월화드라마 은 서민들의 판타지다. 이런 사장이 현실에 있을까 싶지만 그래서 서민들은 그런 사장을 더더욱 꿈꾸는 지도 모른다. 부유한 재벌가에서 태어나 어려움 없이 자라나고 해외에서 학위를 받아 머리도 좋고 배운 것도 많은 현성그룹 사람들과, 태어날 때부터 버려져 고아로 자라오며 시장통에서 ..
을의 반란, 더 이상 같은 판타지 아닌 이유 “혼자서는 못가. 시계가 어떻게 혼자서 가. 다 같이 가야 나 같은 고물도 돌아가는 거야. 그런데 김양은 맨날 혼자서 큰 바늘, 작은 바늘 다 돌리면 너무 외롭잖아. 내 시계는 멈출 날이 많아도 김양 시계는 가야 될 날이 더 많은데...” 의 만년 과장 고정도(김기천)의 이 대사는 늘 로봇 얼굴의 무표정했던 미스 김(김혜수)은 물론이고, 무수한 직장인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거기에 권고사직, 정리해고로 점철된 우리네 파리 목숨 직장인들의 자화상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직장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오로지 업무로만 무장하려는 미스 김 같은 캐릭터가 각광을 받겠는가. 스스로 비정규직을 선택한 그녀의 말대로 작금의 직장인들은 심지어 “회사의 노예”로 취급되는 을 중..
, 능동적 비정규직과 파리 목숨 정규직... 눈물 난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그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회사에 속박된 노예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미스 김(김혜수)의 도발적인 말에 장규직(오지호)는 “예의가 없다”며 발끈한다. 그러자 미스 김이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 예의는 정규직들끼리 지키십시오. 저에게 회사는 일을 하고 돈 받는 곳이지 예의를 지키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런 게 있을까 싶지만 그녀는 이른바 능동적 비정규직이다. “IMF 이후 16년 비정규직 노동자 8백만 시대에 이제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이 된” 시대에 그녀는 왜 능동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집하게 됐을까. 그것은 이른바 ‘미스 김 어록’이 되어버린 명대사들을 통해 미루어 알 수 있다. ‘업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