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818)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607)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68,852
Today298
Yesterday229

호스트보다 크루, ‘SNL’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

tvN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현우 편은 그 오프닝을 현우가 아닌 안영미가 열었다. 안영미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 강경화를 패러디해 외모부 장관 안경화로 등장했다. 백색 단발머리에 트렁크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을 그대로 재연했고 말투도 “- 하되 ~ 하도록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특유의 어법을 써,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SNL(사진출처:tvN)'

안영미가 강경화 패러디를 하게 된 건 팬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안영미가 강경화를 패러디했으면 좋겠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들이 나오자, [SNL 코리아]의 ‘미운우리프로듀스101’ 코너에도 ‘강시’라는 영어 잘하는 아이돌로 출연하게 된 것. ‘미운우리프로듀스101’은 이제 대선이 끝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만큼 거기에 맞게 새로운 캐릭터들로 진용을 꾸렸다. 조국을 패러디한 고국, 장하성을 패러디한 장함성, 강경화를 패러디한 강시 등이 출연해 새로운 정국운영을 뽑혀진 아이돌의 가수활동으로 패러디한 것.

[SNL 코리아]는 최근 들어 호스트보다 크루들이 더 시선을 잡아끄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호스트들의 역할이 예전만큼 프로그램 전체를 장악하는 느낌이 덜해졌고, 대신 [SNL 코리아]의 고정코너들, 이를테면 ‘엄카운트다운’이나 ‘미운우리프로듀스101’ 같은 크루들이 매회 꾸미고 있는 코너들이 더 관객과 시청자들의 화제가 되었다. 

이번 회에서도 역시 압권은 ‘엄카운트다운’과 ‘미운우리프로듀스101’에 등장한 이세영이 패러디한 MB리였다. 최근 다시 전면적인 재검토 지시가 내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 녹조라떼가 되어버린 강물을 퍼서 마시다 뱉어버리는 MB리의 모습이나, 문재수가 데뷔곡으로 내놓은 ‘사대강’의 가사를 부르며 특히 ‘보’가 많이 들어간 라임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SNL 코리아]의 살아난 시사풍자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SNL 코리아]의 고전적인 코너들이라고 할 수 있는 ‘3분 남사친’ 같은 가벼운 코너들이 있고 이런 코너들은 대부분 호스트의 매력을 백 분 활용하는 것이지만, 이제 그 무게감은 시사풍자가 담긴 코너들로 옮겨가고 있다. 호스트보다 크루가 더 빛나게 된 건 시사풍자 소재들 속으로 들어온 넘쳐나는 패러디 캐릭터들 덕분이다. [SNL 코리아]는 대통령을 포함한 화제가 되고 있는 국내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김정은, 트럼프, 아베, 시진핑 등등 해외의 인사들까지 모두 패러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사실 이런 정치 소재의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풍자들을 호스트들에 따라서는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을 게다. 그래서 그 부담을 온전히 크루 쪽으로 지우게 하다 보니 호스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어진 면도 분명히 있다. 게다가 최근 호스트로 출연한 인물들, 이를테면 정혜성, 김예원, 현우 등은 물론 연기자로서 지금 주목받는 이들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리 기대를 자아내게 하는 인물들은 아니다. 

이것은 [SNL 코리아]가 이제 크루들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이 실질적인 이 프로그램의 힘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해진 건 역시 자유로워진 시사풍자의 분위기다. 시사풍자의 문이 열리자 넘쳐나는 패러디 캐릭터들이 생겨났고, 그들을 연기해내면서 크루들에 대한 집중도 높아지고 있다. 시사와 야한 농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내는 것으로 독특한 색을 만들어냈던 [SNL 코리아]. 그 본래의 맛이 되살려지고 있다는 증거다.

Posted by 더키앙

대통령이 바뀌니 ‘SNL 코리아’도 이렇게 바뀌네

“이렇게 정치가 이런 개그의 소재가 되고 하는 게 참 좋아요.” 자신을 찾은 문재수(김민교)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선거유세를 하는 도중에 있었던 일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9]에서는 대선을 소재로 한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으로 각 대선후보들을 캐릭터화한 풍자코너를 방영중이다. 홍준표를 패러디한 레드준표, 유승민을 패러디한 유목민 그리고 안철수를 패러디한 안찰스도 모두 실제 후보들을 찾아가 당시 대선 주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선거 유세를 하던 당시라 이런 패러디 캐릭터들은 화제가 될 수 있었을 게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이 이들과 나란히 서서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은 달라진 정치에 대한 의식을 보여준다. 국민들은 훨씬 더 친근한 정치인을 원하고 더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어 한다. 서민들의 웃음을 주는 존재로서 예능인들만큼 친숙한 이들이 있을까. 그래서 대선주자들도 모두 이들과 한 자리에 서는 것이 너무나 기꺼운 일이었을 게다. 

하지만 이렇게 [SNL 코리아9]에 의해 담겨진 그 모습에서 특히 문재인 당시 후보가 문재수 캐릭터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인상 깊다. 정치가 개그의 소재가 되는 게 참 좋다는 그 말에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문재수가 “영광이고요. 저는 5년 전부터 문재인 후보님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하자 문재인 당시 후보는 “문재인 역할도 재수입니까?”라는 농담을 던져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자신이 과거에도 재수를 했었고 대통령 도전도 재수라는 점을 문재수라는 캐릭터에 빗대 던진 농담. 얼마나 웃긴가를 떠나 그렇게 웃음을 주려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런 장면은 격세지감이다. 과거 몇 년 간 [SNL 코리아]가 겪었던 부침을 떠올려 보라. 지난 국정농단 사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CJ그룹이 박근혜 정권의 눈밖에 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됐던 프로그램이 바로 [SNL 코리아]였다. ‘여의도 텔레토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패러디했던 그 대목이 심기를 건드렸다고 했다. 결국 그 코너는 사라졌고, [SNL 코리아]에서도 시사 풍자 소재는 더 이상 다뤄지지 않았다. 

시사 풍자와 19금 코미디의 균형 있는 조화가 [SNL 코리아]가 가진 중요한 특성이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어째서 이 프로그램이 한동안 성적 농담으로만 가득 채워지면서 혹평을 받았는가 하는 점은 지금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시사 풍자라는 한쪽 날개를 읽어버린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를 어쩔 수 없이 반복하게 되자 또 다른 문제들까지 겹쳐지기 시작했으니까. 어떻게든 떠나는 시청자를 잡으려는 안간힘은 무리수를 만들었고 그것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다른 건 몰라도 표현에 있어서 자유가 보장되는 일은 그 사회가 가진 숨통을 틔워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표현의 자유는 가감 없는 비판을 가능하게 하고 그런 분위기는 권력의 독주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이것이 문화의 순기능이다. 그것을 막으면 결국 소통은 단절되고 밀실이 부활하게 된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SNL 코리아]가 보여준 대통령과 대선주자들의 출연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문재수를 패러디한 김민교는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이렇게 물었다. “국민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 만들어 주실 거죠?” 그리고 지금 새로운 정부를 이끌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아 그럼요.”하고 선선히 답했다. [SNL 코리아]의 시사풍자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나아가 그것을 하나의 웃음으로서 정치인들 역시 즐길 수 있는 풍토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더키앙

여의도 텔레토비있던 <SNL코리아>가 그립다

 

지난 115일 솔비가 호스트로 출연했던 tvN <SNL코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신랄한 풍자가 화제가 되었다. 오프닝에서부터 행위예술의 한 포즈라며 솔비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자세로 그 풍자의 포문을 열었고,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코너에서는 켄타우로스 분장을 하고 등장한 유세윤이 최순실로 인해 화제가 됐던 프라다를 외치고, “우리 엄마 누군지 몰라? 엄마 빽도 능력인 거 몰라?”하는 대사로 현 시국에 대한 국민적 감정을 속 시원한 풍자로 풀어냈다. 또 김민교는 최순실 모습으로 분장한 채 등장해 깜짝 웃음을 주었고, ‘나이트 라인에서 탁재훈과 김준현의 최순실 게이트 풍자 역시 계속 이어졌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대중들은 이러한 <SNL 코리아>의 되살아난 풍자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 그것이 바로 19금 유머와 시사풍자가 절묘하게 섞어 만들어내는 <SNL코리아>만의 본래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중들은 초창기 <SNL코리아>가 보여줬던 여의도 텔레토비나 장진 감독이 진행했던 위켄드 업데이트같은 풍자 코너들이 다시 되살아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주가 지나면서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12일 방영됐던 황우슬혜가 호스트로 나온 <SNL코리아>에는 아예 풍자 코너 자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호스트 황우슬혜를 내세운 19금 유머 코드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19일 방영된 이시언 호스트의 <SNL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번 주 B1A4가 호스트로 출연한 방송에서는 그나마 시국은 아니더라도 현실 풍자가 조금 가미되었다. 이세영이 출연한 TV’와 유세윤이 출연한 킹스맨코너는 모두 우리네 흙수저 청춘들의 현실이 반영된 풍자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솔비가 출연했던 당시의 그 날선 시국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하필이면 이 시기에 민진기 PD가 교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항간에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풍자 때문에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tvN 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고 오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을 민진기 PD가 맡게 돼서 교체가 논의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tvN 측의 얘기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 건 최순실 패러디가 나가고 난 후부터 갑자기 사라져버린 시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다른 <SNL코리아>의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미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것처럼 이미경 CJ 전 부회장이 물러나게 된 결정적 이유로 <SNL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의혹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는 되살아난 시사 풍자에 대한 기대감이 단 한 주 만에 무너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이렇게 시사 풍자가 잘 보이지 않게 된 상황에 호스트로 출연한 B1A4의 비하인드 영상이 성추행 논란으로 이어졌다. B1A4를 죽 세워놓고 고정 크루인 이세영이 민감 부위를 만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 지금 이 문제는 그간 성추행 하면 남성을 가해자로만 보는 시각을 뒤집어 여성들의 성추행 또한 적지 않다는 식으로 비화되고 있다.

 

<SNL코리아>에 시사 풍자적 요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일과 이번 성추행 논란은 각각 다른 차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미묘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SNL코리아>의 특징이 19금 코미디와 정치 시사 풍자가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치 시사 풍자 같은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지게 되면 그건 성인들의 코미디가 아니라 그저 질 낮은 야한 코미디로 전락할 수 있다.

 

굳이 공식 페이스북에 남성 호스트를 세워놓고 여성 크루가 성추행을 하는 듯한 장면을 과시하듯 올려놓게 된 건, <SNL코리아>가 정치 시사 풍자 같은 성인 공감 요소를 다루지 않게 되자 이제 대놓고 야한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듯한 뉘앙스의 사건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사과문이라고 올려놓은 것이 그 부적절한 성추행적 장면을 과격한 행동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수준이니.

 

시사 풍자는 여전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걸까. 아니면 그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뿐일까. 시사 풍자가 빠져버린 <SNL코리아>는 스스로를 야한 코미디 정도로 전락시킨다. 이번 논란은 그런 점에서 보면 현재의 <SNL코리아>가 처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면이 있다. 초창기 여의도 텔레토비같은 코너들이 있었던 본래의 그 <SNL코리아>로 돌아갈 순 없는 걸까. 요즘처럼 답답한 시국에는 더더욱.

Posted by 더키앙

웃음과 만난 19금, 펄펄 나는 이유

 

19금의 세계는 어떻게 열리고 있을까. 솔직하고 과감해진 성담론, 거침없는 시사, 정치 풍자로 이른바 ‘뭘 좀 아는 어른들을 위한 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NL 코리아> 성공의 이유를 19금 트렌드로 보는 이들이 많다. 양동근이 열어젖힌 19금의 세계는 신동엽에 이르러 폭발했다. 애초부터 섹드립(야한 애드립)의 대가로 알려진 그였지만 19금이라는 제 물을 만나자 신동엽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SNL코리아2'(사진출처:tvN)

물론 19금이라는 지금껏 어딘지 마이너로 치부되던 세계가 메이저의 세계(신동엽은 지금 최고의 개그맨이다)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큰 편이다. 어른들의 세계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조차 어떤 수위에 대한 금기 같은 것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해진 성담론을 다루는 <신사의 품격>이나 <로맨스가 필요해> 같은 드라마가 주목받는 것에는 분명 이 19금의 금기를 넘나드는 솔직 대담 스토리에 대한 어떤 통쾌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뿐일까. 과연 이들 프로그램들은 19금이라는 문을 열었기 때문에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케이블 채널이 초창기에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19금 프로그램을 거의 전면에 내세웠던 때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자극적인 페이크 다큐와 여성 출연자들의 노출을 극대화한 비키니 게임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19금 소재들은 실제로 케이블로서는 바라보기 힘든 시청률을 끌어오는 동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실질적인 이득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블 채널의 특성상 프로그램의 회전율(재방을 여러 번 할 수 있는)이 좋아야 하는데, 19금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그 편성 시간대가 한밤 중으로 국한되는 한계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케이블 채널의 이미지가 그 자체로 마이너한 B급, 심지어 저질의 이미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케이블이 보여주고 있는 19금은 뭐가 다를까.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들 19금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또한 덧붙이고 있는 것이 코미디라는 점이다. 19금은 어딘지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이 코미디와 엮어지면 말이 달라진다. 훨씬 가벼워지고 밝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바로 ‘웃음’이라는 마법에 있다. 19금을 표방하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단지 자극적인 성적 장면을 끄집어내기보다는 성인들을 위한 공감대에 더 맞춰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19금 트렌드의 실체는 바로 여기에 있다. TV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매체라는 특성 때문에 TV의 주 소비층으로서 중장년층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정작 ‘뭘 좀 아는’ 어른들을 위한 공감대를 가져갈 수 있는 콘텐츠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이다. 코미디가 최근 열고 있는 소재들을 보면 어른들을 위한 콘텐츠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을 느낄 수 있다.

 

<개그콘서트>가 ‘애정남’이나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직설적인 시사풍자 개그를 선보였을 때, <SNL코리아>도 ‘위크엔드 업데이트’에서 더 대담한 시사풍자를 시도했다.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시사문제를 꼬집는 장진은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확실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의 우스갯거리로 치부되던 개그에 현실이 투영되는 건 뭘 좀 아는 어른들을 위한 소재들이 점점 개발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코미디의 소재로서 열린 세계가 바로 19금 성담론이다.

 

시사풍자나 19금 성담론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소재들이 그간 상대적으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이른바 블루오션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웃음의 코드로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지 예능 프로그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사의 품격>이나 <로맨스가 필요해> 같은 드라마가 음습한(?) 인상을 주지 않고 오히려 솔직하고 공감 가는 콘텐츠로 자리한 것은 거기에 코미디라는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장르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한 성담론과 공감할 수 있는 웃음. 최근 열려진 19금 트렌드의 아이콘처럼 신동엽이 부상했다는 점은 이 트렌드가 가진 두 요소의 결합을 잘 설명해준다. 사실 <SNL코리아>에서 신동엽은 굳이 과한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보다는, 은근한 그만의 섹드립으로 더 큰 호평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마치 아이들은 뭔 소리인지 잘 모르지만 어른들이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웃음이다. 그저 야한 것만이 아니라 어른들만의 공감대에 주목하고 있는 것. 그런 점에서 신동엽은 최근 19금 트렌드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